오늘 낮, 말 그대로 개 고생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노인네가 몰던 자전거에 이끌려 흰색 털을 휘날리던 애완견은 작은 몸집과 다리로 있는 힘을 다해 주인의 자전거 속도에 맞췄다. 

주인은 그 개가 큰 견공이라도 되는줄 아나.

말 못하는 개는 주인의 속도에 죽기살기로 뛰었다. 

마주오던 거리가 가까워질 찰나.

나는 개의 표정을 똑똑히 보았다. 

혀를 늘어뜨린채 

 한계에 다다른 일그러진 표정이었다. 

찰나이지만 개의 영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개,개,개,개,같은..

내 인생.

그렇게 지나쳤지만 

유유자작히 자전거 페달을 돌리던 주인은 이내 곧

한 줌의 무게를 느끼지 않았을까.

최선을 다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인내하며

아스팔트 위에서 죽어갔을 작은 영혼을 위로하며

한계를 넘어 승화하는 정신을 기린다.


사진의 진정성은 그런 순간이 찍힌 것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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