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00일의 썸머'를 보면 썸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묘사하는 초반의 몽타지 화면중, 그녀가 알바를 하는 가게의 매출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같은일이 친구네 집 근처 BR31 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전부터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연찮게 금요일 밤 그 가게에 들르게 되었다. 멀리서부터 환했다. 얼마나 이쁘길래..평소에 여자에 대해 별 논평이 없는 그가(이쁜 부인을 둔 유부남이어서?) 그렇게 거품?을 물며 이야기를 했을까. 


 난 항상 서서 주문받는 방식에 대해 다소간 스트레스와 긴장을 동반한다. 뭔가 빨리 선택을 강요받는 입장이 무의식에서 항상 내심 불쾌하다는걸 이젠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 복잡하고 선택할께 많은 주문 방식을 극도로 싫어한다. BR31이나 서브웨이. 카모메식당 같은 곳에서 간혹 멘붕이 찿아온다. 그래서 그냥 동행인과 같은걸 시킨다. 서울촌놈이자 되게 구닥다리 인물인 것이다. 어디 다방같은데 없나..


 BR31은 내가 주문해서 사먹은 적이 한번도 없는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 썸머에게 어떻게 주문하는거냐고 물어봤다. 옆에 있던 친구는 그걸 왜 물어보냐고 면박을 주었다. 그런거 물어보는사람 처음일 거라며..난 정말 몰라서 그런건데.. 참고로 그 썸머는 미인이긴 하나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냥 따라나섰던 동행인이 대단한 미인이라고 극찬을 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손님들은 꽤 많았고, 알게모르게 썸머의 효과인것도 같았다. 그 가게 안은 어쨌든 매우 밝았다. 같은 브랜드 점포를 운영하는 큰누나에게 알바생을 잘써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너무 잔인한일. 하여튼 썸머는 빛이 나며 친절했고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눈이 예상외로 쌍커풀눈이어서 그랬지 실로 근래 보기드문 순수한 미인이긴 했다. 자주 가서 카운터앞 울렁증을 극복할까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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