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내내 비가 내린듯 하다. 맑은 하늘을 본지가 쏜꼽혀 진다.  초록의 싱그러운 열기는 우중충한 물기로 채워졌다. 서울에 수해가 나던 날 밤. 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집에 왔다. 안양천은 아직 범람하진 않았지만..군데 군데..이미 물이 잠겨와..물길을 가르며 달렸다. 그 소리는 마음을 경쾌하게 했다. 누가 보면..저런 미친놈..쯧. 했겠지만..간혹..이렇게 비를 흠뻑 맞는것도 육체와 정신엔 좋다. 쏟아붇는 빗물엔 적도의 뜨거운 맛이 있었다..방사능도 아주 조금은 포함되었을려나.. 자연의 샤워는 나를 어린아이의 본성으로 되돌려 버렸다.

 그래서 편지를 썼다. 붙치지 않을 편지 였지만. 붙쳐버렸고. 말끔히 지워졌다.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한웅큼의 긴장이 나를 감쌌다. 슬픔은 생의 긴장으로 대체되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거 맞나.. 엄연한 현실은 경이로운 벽 이었다. 그 차가운 벽..

 

 7월은 유독 길었던 느낌이다. 딱히 한것도 없는데, 7월초의 간간한 기억들이..꽤.멀게만 느껴진다. 장마는 인간의 감성도..길게 만드나 보다. 7월이 시작할 때.. 올해 후반기의 시작으로.. 전반기를 마무리 하며, 내일을 다짐했다. 왠지. 인생의 절반이 넘어가는 지점인 것 같았다. 내가 얼마나 살지 모를일 이지만.. 대략..인생의 후반기 시작 이라는 포부 같은게 들어찼다. 20대 같이 비의 감성에 젖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예전의 나 보단 지금의 내가 좋다. 어쩃든 성장했고.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 때문에..마음이 아프지만. 결국..난 극복할 것이다. 

 비가 다시 시작된 날.. 오랬만에 대학 동기 형 한테 전화가 왔었다. 친했지만. 졸업 후 딱히 내가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아 조금은 소원해진?  오랬만에 대학 친구 한테 전화가 오면..좀 불안하다. 작년에 전화 통화후 2주후에 대학 친구가 스스로 그랬던 적이 있어서.. 그런 기억 때문인지. 그 동기 형의 목소리가.. 어둡고 멀게 느껴졌다. 함 보자는 이야기를.. 요즘 바쁘다는 사실(핑계?) 로 무마했다. 통화 후..좀 후회했다. 조만간..내가 걸어야 겠다. 아마 그 형도..비가 오래 오다보니..옛 생각이 나서 였을 것이다.

 

 저 푸른 이파리들이 광합성을 하듯이 활짝 펼 것이다. 정신의 습기는 온데 간데 없이, 바삭 마른 나무가 되어 ..를 위해 불타오를 것이다. 내 삶은 이제 숨지 않는다.

 이 사진의 제목은 ' 동물원 관람의 적정 매뉴얼 ' 정말 정석의 포즈 아닌가..7월의 소년 소녀는 항상 맑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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