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 3F  2011  10. 19 ~ 10. 24   www.insaartcenter.com
 

사진 작업 <조선 블루스> 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의 각성에서 시작 되었다. 나의 문화적 뿌리는 무엇인가. 우리의 역사적 전통성은 어떻게 되었나. 이런 질문에서 비롯해, 동시대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의문과 비판적 풍자를 통한 본인의 발언이다.

  지금 우리가 입고 먹고 즐기는 모든 것들, 모든 사회 제도와 원리는 200여 년 전 서구의 산업혁명을 통한 모더니즘(근대화)의 영향아래 놓여 있다. 고유한 민족의 풍습과 정체성은 급격히 서양화로 귀결되었다. 특히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의 근대화의 역사는 실로 우울하기 짝이 없다. 19세기 중 후반 조선이라는 오랜 전통의 왕조는 망조의 길에 들었다. 수운 최제우에 의해 동학(東學) 이라는 민족의 자발적 종교와 농민 운동이 있었지만, 꺼져가는 마지막 불씨를 되살려 보려는 노력에 불과했다. 일본에 의한 전략적 근대화를 거쳐, 한국 전쟁으로 모두 쓰러진 이후, 우리는 미 군정에 의해 정치. 문화. 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에 놓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서구가 모더니즘을 거쳐 6_7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에 들어선 것에 비해, 우리는 자발적인 근대화의 과정을 겪지 못했고, 독재와 한국식 근대화인 개발열풍에 일관했다. 90년대에 들어 문화의 개방화에 포스트모더니즘 까지 유입되면서. 우리의 삶과 문화는 뒤죽박죽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0여 년 전의 전통문화는 말살 되었고, 뿌리 없는 수생 식물 같은 돈만을 위한 미국식 문화만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서구의 브랜드와 아이콘이 우리의 정체성을 대신하고 있다.

  본인은 이러한 현실을 역사인식 속 자각에서 찾고, 록(대중음악)의 저항적 태도로 문화와 사회적 코드를 상정해 담론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작업의 제목인 <조선 블루스>는 우리나라의 역사 인식과 블루스라는 1900년대 초반 흑인들의 노동요에 비롯한 대중음악의 뿌리인 슬픔과 비애의 정서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블루스에서 로큰롤으로 진행했듯이. 록음악의 저항 정신과 분노의 열정에 가치를 두고 있다. 역사의 진보를 이끌었던 힘은 순응이 아닌 반항에 기초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본인은 그러한 punk 펑크적 태도를 작업을 통해 견지하고자 한다.

  신토불이나 민족주의를 옹호 하려는게 아니다. 이미 문화는 다중 중첩의 혼재된 상황이다.

몸은 동양인(한국인) 이지만 정신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대한국적 작금의 현실에서 우리의 모습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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