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동호회에서 은평카를 검색해 보니.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 마음씨 좋은 사장님 부부가 안 좋은 일에 휘말려 현재 가게를 열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안타까움에, 이 곳의 추억이 떠올랐다. 아마도 처음으로 산 새차 였기 때문에, 그리고 차를 통한 완벽한 서비스와 인간미를 나눌 수 있었던 곳 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처음 이곳을 갔을 때는 새차를 산지 얼마 안 된 후였다. 주말마다 세차하고 왁스칠 하며 광내던 때 였는데, 운전석 문짝에 3센티 가량의 작은 흠집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서울에서의 운전도 초짜였던 시기. 그 때는 심리적으로 멀고 먼. 은평구를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은평 뉴타운이 올라가기전. 그 동네의 허름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구파발로 가는 길, 기자촌에  들어서 있었던. 사진속 허름한 카센타는  쉽게 찾지 못했다. 결국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찾았는데, 친절한 아저씨는 눈에 잘 안 띄는 곳이니 조금 더 타다가..다른 흠집이 생기면 그 때 오라고 했다. 새차의 심리적 결벽 같은걸. 간파하고 안심시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괜한 돈 쓸뻔 했다. 어짜피 차 라는게 그렇게 노후화 되는 것인데, 내 눈에만 보이는 흠집은 새차의 결벽심만 없애면 됐다.

 그 후 진짜로 여기에서 수리를 받은 적이 두 번 있었다. 둘 다 껍데기 가 찌그러지고 까진, 경우 였는데, 다시 찾은 기자촌은 황량하게 변해 있었다. 뉴타운 재개발을 앞두고.. 황폐하게 폐허가 되어가고 있었다. 작업에 대해 사장 아저씨는 엄청난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오만함이나. 돈에의 탐욕이 절대 아닌. 장인 정신의 숭고함 같은게 느껴졌다. 그 들 중년 부부의 모습은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인상과 말투 였다. 판금과 도색 실력이 정말 감쪽 같다. 지금도. 수리한 그 부분이. 문제 된적이 없다.  

 마치 기자촌의 몰락이 그런것처럼 이 은평카의 몰락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경우가 되버렸다. 그간의 일을 사장님의 입(댓글)을 통해 듣자하니. 재개발 때문에, 이전하게 되었는데, 밑에서 일하던 정비사가. 이 은평카의 신뢰를 등에 업고. 상호와 고객 관리 기록을 또 중요 장비 까지 빼내서 새로 문을 열고 홍보하며, 사실을 호도 하고 있다는.. 그런 억울한 일들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일도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많은 듯 했다. 왠지 정직한 자, 순진한 자 에게는 나쁜 목적의 인간들이 잘 들러붙는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일에 투철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상처 받은 차의 흠집을 감쪽같이 복원해 주던, 그래서 차주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준. 그 분의 재기를 기원한다. 언젠가 또 새차를 사게 된다면. 평생 당골로 삼을 집 이었는데, 친구의 차도 내 추천으로 거기서 수리를 했는데. 감동을 받았다. 말끔히 수리하는 업자들이 많겠지만. 실력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그리고 자동차 사이에 정과 정이 오갔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립다. 기자촌의 마지막 모습도.. 첫 인상은 70년대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 까 하는. 살짝 타임 머신을 탄 듯한 그 생소한 동네의 인상이 눈에 선하다.  가끔 북한산을 가면서 그 앞을 지나게 된다. 이미 그 곳의 흔적은 싹 지워졌고. 아파트 밀집한 동네가 되버렸다. 원주민들.. 그 곳에 있던 작은 가게들은 지금은 어디 갔나. 은평카의 처지는 원주민들의 수난의 일례 같다. 

 아마도. 이제 내 차는 그냥 도로에서 영업하는, 찌그러진 곳 펴 드립니다.. 같은 데서 해야 겠다. 이제 목돈을 들여 수리 했으니.. 15만 까지는 타겠지.  어제 뉴스를 보니..차량 화재가 급증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나같이 냉각수가 조금씩 새다.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냉각수의 중요성..타이어의 중요성. 간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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