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가 참 마음에 든다. 엄마와 아들 같아 보이는, 따듯한 사랑이 싱그러운 바람에 실려 흐르는 느낌이다. 다르덴 형제 라는 명감독이 만들었다고 한다. 잠깐 검색 해보니. 그들의 영화를 이전에 본적은 없다. 감독의 명성과 이 작품이 유수한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을 감상했다. 역시나 좋은 작품이다.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가 생각났다. 그 영화에 대한 자세한 기억은 안 나지만. 한 소년의 심리적 반향과 그를 쫏는 카메라의 시선들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11살의 소년, 그것도 엄마는 없고 아빠한테서. 버림받은 아이의 심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평생 잊지 못할 큰 상처를 받은 와중에 벌어지는. 소년의 심리가 가슴을 울린다. 인간의 매정함 속에. 한편으로는 지극한 따듯함. 아이를 붙잡아주는 마음의 손길은 아이의 미래와 사회의 기능에 일말의 희망을 안긴다. 

 경제적 여건으로 자신의 아들을 무정하게 버리는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 이기적으로 보였다. 초반부터 아버지를 만나려는 아이의 간절함은 이 영화에 ..아이의 심정에.. 강한 감정이입이 되었다. 이 부분에서 극과 극인 아버지의 모습인.. 윌 스미스가 주연한 '행복을 찾아서' 란 영화가 생각났다. 매우 슬픈 영화 이면서..해피엔드인 이 영화는 실화 이야기 인데, 주인공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화장실에서 노숙하는 장면에서 울음이 나왔었다. 너무나 팍팍한 현실에서 생존하기 위해..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이 자전거 탄 소년의 아버지의 모습은..극명히 대비되었다.  또..최근에 본..'비우티풀'의 아버지의 모습은 어떤가..

 영상의 진한 색감속 자전거 타는 모습, 푸른 초록과 따듯한 햇볕을 보는것이 기분 좋았다. 포스터 속의 저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풀밭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같이 먹는 장면은 따듯함의 절정이었다. 같이 심장을 고동치고. 음식을 나누는 그 모습은 (식구)를 연상케 했다. 식구의 한자뜻은,, 인간에 있어서 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같이 공유하고 나누는 이 모습을..
 '400번의 구타'의 마지막 장면.. 소년이 뛰는 모습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의 자전거의 질주는. 그 의미가 각별하다. 

 /영화 이야기가 아닌.. 자전거에 관한 단상. 
  내가 주로 타는 비치 크루저 자전거를 처음 샀을때가 생각났다. 4월의 강추위 속, 서울의 북쪽에서 먼 길을 달렸었다. 왠지 비치 크루저 동호회 같은데 가입해서..모임에라도 나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왠지 여자도 많을 것 같고..그래서 옆에 있는 친구에게 가입해야겠다고 했다. 도중에 너무나 추워 한강 공원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데 비닐 옆으로 보이는 주차장엔. 쌔끈한 소나타 차량들이 차례로 주차를 하고 있었다. 차량 동호회 모임인듯 한데, 마흔 안짝의 남자들과.. 몇몇의 여자들이 모였다. 나는 어느 순간 그들의 모임을 바라보며 친구에게 험담을 늘어놓았다. 물질 만능, 소비 시대의 멍청한 사람들 같아 보인다구.. 하나의 상품을 통해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모습을 보아하니..그들이 자본주의의 노예처럼 보였다.  조금전의 내 계획과 설레임은. 나도 모르게 혐오로 바뀌어 있었다. 한번도 그런식의 모임에 가본적은 없지만. 그날, 우연히 지켜본 봐로는 왠지..거부감이 많이 들었다. 아마도 몇몇의 여자들을 보고서 무의식속에 " 이건 아니야 ~ " 라고 각인이 된 모양이다. 그것을 넘어서..다수의 남자들의 속물스런 눈빛과 행동들이 거슬렸다. 그들의 묘한 기류가 라면을 먹는 내내 가소롭게 보였다. 솔직히 나 나 그네들이나 별반 차이 없지만..내 속마음이 까발려진듯한 수치심이 불편했었나 보다. 아마도 내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속물성은 그날. 변화무쌍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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