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무조건 봐야할 영화다.. 더더욱. 훈훈한 남자.. 오웬 윌슨이 주인공. 한밤의 파리라.. 개봉도 하기 전에, 파일이 보이길래, 무조건 다운. 개봉하면 다시 한번 볼 것이다. 극장에 요즘 뭘 하는지 검색하는 것 보다. 새로 올라온 파일이 뭐있나 보는게 더 좋은 작품을 고르는것 같다. ㅜ

 극장에서 본 영화보다. 파일로 본 영화가, 보고난 후. 글을 더 쓰게 되는것 같다. 다시 리마인드 하기 쉬어서 그럴까. 꼭 그렇지는 않지만, 집에서 혼자 볼때가 더 집중이 잘 되는점도 있다. 아니 영화의 매력에 깊이 빠져든 작품일수록 글쓰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객관적 거리를 두고. 비평적 사고가 아닌. 주관성의 몰입은 속깊은 마음의 반향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좋은 작품은 마음속에 숙성되어져야 한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물이 오를대로 오른, 대가인 우디 앨런은 이번에는 환상적 요소인 시간 여행을 가미했다. 뭐 우리가 흔히 하는 상상에 불구한데도 이 노장 감독의 이야기엔 왠지 특별한 구석이 있다. 아마도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지...

 젊은 소설가인 오웬 윌슨은 약혼녀 가족과 함께 파리 여행을 온다. 약혼녀는 매우 현실적인 인물.. 그녀의 부모들은 딸의 애인을 그리 탐탁치 않아 한다. 소설가란 직업과 감성을 이해하기에는 그들은 너무 상류층이거나 보편적인 시선.. 

 그런 사람들과 은근히 섞이지 못하고 어느날 혼자 밤거리를 배회하다 1920년대 클래식 차를 우연히 동승하고 그는 그 때의 시절로 들어간다... 스콧 피츠제랄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활동하는 그런 파티에서 그가 동경했던 꿈에 그리던 20세기 초의 위대한 예술가들을 만나게 된다. 젊은 피카소를 보고...브뉴엘..살바도르 달리...만레이 등등등..의 초 호화 예술가 들과 교류한다. 

 예술에 있어 자신이 생각하는 골든 에이지에 시간여행으로 들어간다는 설정. 상상만 해도 흥분되지 않나.. 이걸..영화로 부여주다니.. 보는 내내 즐거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오웬 윌슨의 순하고 벙찐 모습도 좋고.. 애드리안 브로디가  달리로 분한 모습은 너무 똑같아서.. 정말.. 환상의 극치 였다. 

 영화 처음부터 옛 음악과 초여름의 파리의 모습은 환상에 빠지기 쉽게.. 너무 아름답게 보여준다. 역시 영화는 환상의 매체라는 걸 우아하게 보여준다. 

 (내가 생각하는 골든 에이지는 60년대 중후반..의 문화사적 과도기..비틀즈가 활동했고..지미 헨드릭스가 우드스탁에서 연주 하던 히피들이 사랑의 여름을 주창했던.. 그 시절이 황금기 아닐까.. 어릴적 보았던. 케빈은 12살의 원제도..원더 이어스 이고 이 시절의 청소년기를 다룬 드라마 였다.)

 과거를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것은 현실이 불만족이고 우울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과연? 

 꿈에서라도 내가 동경하는 예술가와 대화를 나눌수가 있다면.. 영화속 소설가 지망생 오웬 윌슨은 헤밍웨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소설가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 이야기 듣는다. 헤밍웨이의 진중함, 죽음에 초연한 눈빛은, 연기하는 배우였지만. 인상깊었다. (노인과 바다를 영어책으로 읽고 있었는데, 그리 간결한 문체는 아닌것 같던데..)

 현실의 낮 동안에, 약혼자의 친구 커플과 관광 명소를 돌아다니는데, 아마도 오르셰 미술관 에서 부턴.. 약혼자가 소르본 대학에서 강의를 할 거라는 남자를, 말하는 족족 치켜세우고 그에겐 말도 못하게 무시하는데,  그 전날 밤에 본 피카소의 그림과 연인 아드리아나의 사연을 미술관 그림 앞에서 그들에게 생생히 이야기 하고 쑥 빠지는 장면에서 역시 우디 앨런 감독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책으로 읽은 지식(정보)의 나열은 아무 쓸모도 없는 허세에 불과했다. 

 아드리아나와 파리의 야경속에 데이트 하며. 서로 더욱 가까워 지던 찰나.. 그는 현실의 약혼녀 얘기를 하고 아드리아나는 삐쳐서 떠나고 그는 그 카페에서 달리와 루이스 브뉴엘..만 레이를 만난다. 미래에서 온 그의 이야기는 초현실주의자인 그들의 작품에 영감을 끼치게 되고.. ㅎ 이런 장면들..짧지만 너무 재밌다. 그의 이야기를 듣던 루이스 브뉴엘의 심각한 얼굴이란.. 안달루시아의 개를 아직 다 보지 못했는데, 꼭 봐야겠다. 

 그는 당시 유명한 예술 평론가 혹은 편집자인 거스루쓰 스타인 에게서 작품의 리뷰를 듣는다..예술가의 일은 절망에 굴복하는게 아니라 존재의 허망함에 치료약을 주는거다 라고 패배주의자가 되지 말고 확신에 차고 생동적 이어야만 한다고 충고한다. 

 약혼자는 그를 내비두고 그 유식한 학자와 놀러다니고.. 그는 낮동안 혼자 파리를 산책하다.. 중고책으로 아드리아나의 책을 구했는데.. 그 안엔.. 자신을 만난 이야기와 속마음 하며, 그 후 벌어질 일이 적혀 있다.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선물했고..자신과 하룻밤 사랑을 나눴다고.. 그 때부터..그는 흥분해서 그것을 준비하며 부산해 하는 모습은..마치..내 일인듯..흥미롭고 설레였다. 역시 우디 앨런 감독은..위트와 재치의 대가.. 오웬 윌슨의 소박하고 격식없고, 몽환적인 캐릭터는 너무 공감적으로 다가왔다. 

 그가 아드리아나에게 작업걸 때.. 그들앞에 마차가 당도하더니..그들에게 타라고 한다. 그걸 타고 간 장소는 그녀의 황금시대..1890년의 파리.. 또 거기서 고갱과 드가를 만난다. 근데 그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황금시대라고 그리워하며 현실을 부정한다... 여기서 그는 깨닫는다.. 진정한 글을 쓰고 싶다면 자신의 환상(과거가 더 좋았다는 그래서 현실도피적..인 환상)을 없애야 한다는 걸.. 

 하지만 이 영화는 파리에 대한 환상을 잔뜩 심어준 영화였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영화속 현재의 파리 모습이나.. 과거의 파리 모습 모두..나의 현실부정에 일조하지만, 낭만적인 해피엔딩은 꿈꾸듯 달콤하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레 교습소 (2004)  (0) 2012.04.22
컨트롤러 (2011)  (0) 2012.04.01
베니와 준 (1993)  (0) 2012.03.11
감각의 제국 (1976)  (0) 2012.03.03
파니 핑크 (1994)  (1) 2012.02.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