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이제서야 보았다. 대학교 1학년때, 누군가의 자취방을 가니 이 영화를 포르노 영화와 다름없이 취급하며 감상하고 있었다. 얼핏 보니..거시기가 적나라하게 다 보이는게, 딱 포르노 였다. 그다지 아름다운 장면이 아니어서 기억에서 잊혀졌지만. 그 후 어떤 인문학책을 읽을때, 간간히 이 영화에 대해 언급되어 조금씩 호기심이 일었다. 

 이 영화가 뒤늦게 한국에서 너덜너덜하게 짤린 상태로 개봉했을때,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논란이 오갔었다. 꼭 둘 중의 한 곳으로 나눠야 할까.. 내가 보기엔 예술적 포르노 이던데.. 분명 감독의 표현 의도가 있고, 그 방식은, 숨기지 않는 적나라함은 포르노의 형식과 같다.

 별 이야기도 없이 두 주인공이 끊임없이 성에 집착.탐닉하는 영화의 뼈와 살은 영화속 배경인 1930년대 일본 군국주의 정점의 비판을 상징. 환유적으로 상응하는 것이라 하나, 그렇다해도. 시종일관. 노골적인 섹스와 점점 더..사도 마조히즘적..변태적 성행위들을 보여주는 것은 감독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해도..원초적 말초신경만 자극할 뿐이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글들을 읽어보면 전문가들은 너무 의미부여를 많이 하는듯 하다. 실제 사건의 시대배경이 1930년대 이니만큼 그 역사적 시대정신이 뭍혀지겠지만, 과대해석은 지양하고 영화의 전달력에 집중해야 할 듯 싶다. 어쩌면 이 영화는 표현의 형식이 너무 강해 그 의도가 묻혀 버리는 것일 수도 있다. 

 한 여인의 에로스의 충동이 타나토스(죽음충동) 에 이러 엽기적인 행각에 이르게 되는걸 보여준다.. 시종일관... 그들에겐 사랑이 아닌, 과도한 집착만 있을 뿐이다. 사랑의 아름다움 같은건 전혀 없고.. 참 별난 년.놈들이란 생각은 일본이란 나라의 성문화는 참 요상하단 지점에 이른다. 아마도 일본이 뒤늦게 통일국가를 이루게 되기 전까지 끈임없이 지네들끼리 싸우고 죽이고 하면서 씨가 모자라니..개처럼 어디서건 싸질러버리는 동물적 본성이 뿌리깊어서 그럴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나마 백제인들이 넘어가 조금은 문명화 시킨 것이라 추측된다. 

 전쟁과 자연환경은 성문화.의식을 바꾸게 한다. 내륙과 바닷가 지방의 차이도 분명 있을 것이고. 섬인 경우는 더더욱.. 강릉 단오제의 진뜻을 아는가..ㅎㅎ 되게 야릇하며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도..놀기 좋아하는 습성은 뿌리적으로 만만치 않다. 조선시대. 성리학..유학이 그렇게 자리잡을수 있었던 것은 그 이전의 시대가 얼마나 동물처럼 문란했으면.. 그렇겠냐 하는.. 추측이.. 또 지금의 단일 민족이라는 허상은, 우습다.. 우리는 죄다 북쪽의 몽골리안 혈통은 단일하긴한데, 참 역사적으로 생각하면..슬프기 그지 없다.

 

 예전에 일본인 한테 일어를 배울 기회가 있어서. 2달 과외 받은적이 있다. 완전 초보래서 일본인이던 한국인이던 상관은 없었지만, 나는 중간에 쉬는 시간에 언어 이외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알고 싶어,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일본인 선생이 한국말을 잘 해서 가능한)  그런 와중에 일본의 성문화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경솔했단 생각이 든다. 왜냐면 여성분이어서 그런지 난처해했다. 아마 딱히 자기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봤을 것이다. 질문의 요지는 문화적 다양성과 그 크기(갭)였던거 같은데.. 일본은 그런면에서 참 흥미로운 나라다. 예술적 깊이와 키치적 혀내두룸은 기대이상을 초월한다. 
 동경 이야기가 있는 반면..감각의 제국도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도 생각났고. 아라키 노부요시의 사진도 생각났다. 성과 연관해서 일본성..이란것이 같이 뭉등거려 생각하게 했다.

 뭐든지 과하면 이로울게 없다. 특히 남자에게 섹스는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일이다. 다시 채워지긴 하지만 정기를 뿌리는 일이다. 사마귀가 교미할때. 수컷의 단물을 다 빨아먹고 심지어 먹어 치우기까지 하듯. 이 여인의 집착은 결국 동의하에 남자의 정기를 고갈시키고.. 그것을 잘라 소유하기 까지 한다. 실제 사건이었고..그 당시에도 대중들에게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전쟁시절. 성으로의 죽음충동은 그리 멀게 있지 않았다. 극단적으로 흐르는 사회일수록. 성에의 극단적 쾌락은 넘친다. 

 마지막 그걸 자를땐. 볼 수가 없었다. 나는 피, 그런 신체적 절단의 시각적 충격에 예민하기 때문에 정신 건강상. 급하게 손으로 눈을 가렸다. 다시 보고 싶단 생각은 안드니. 포르노가 아닌가..갸웃거려 보지만 그렇다고 예술이라고 하기엔 영화의 매체적 성격상..너무 상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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