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보았다. 연극에 문외한이라 딱히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배우 이혜영의 연기는 당연 독보적인 카리스마가 있었다. 목소리가 너무 멋져서 그 특유의 톤이 잊혀지지 않는다. 자신이 아름다운 악기자체인 이 배우는 우아한 카리스마를 연실 뽐내었다. 


 인터미션 포함 약 3시간의 작품이라 관람하는데에도 힘들었다. 배우들은 이 연극을 준비하고 공연하느라 얼마나 힘들겠는가. 대단한 집중력과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난 연극을 보면 그 극에 몰입이 되기 보다 배우들의 연기와 몰입에 찬탄하곤 한다. 나는 영화 장르에 감상이 특화되있어. 연극은 너무 생소하게 다가온다. 렌즈를 통한 환영의 이미지와 이야기에 천착이 된 것이다. 실제 배우가 내 눈 앞의 공간에서 연기하는 걸 오히려 이질적으로 느껴지는건, 보드리야르가 말한 이미 가상현실의 삶을 더 익숙하게 여기는 시뮬라크르에 대한 친화력 아닐까. 


 예전에 대학로 소극장에서 몇편의 연극을 감상할때 부터, 연극 관람은 왠지 참 힘들다라고 느꼈다. 하지만 이 헤다 가블러는 아주 좋은 공연장인 명동예술극장이서인지 참 쾌적했다. 또 연출과 배우의 힘 이겠지..겉도느냐 집중하게 만들 카리스마가 있느냐.. 이혜영은 정말 대단한 배우 같다. 


 어떤 아저씨 관객의 스마트폰 음악소리가 흘러나온 것 빼곤,, 말의 아름다움에 집중했다. 15분의 인터미션때, 화려한 명동의 네온싸인 거리를 걷다 다시 감상하는 것도 좋았다. 


 헨리크 입센의 말년작이라고 하는데 19세기 말의 인간 군상들의 욕망..특히 헤다 가블러란 귀족 집안의 딸의 내밀한 심리..욕망을 드러낸 작품이다. 이 당시엔 되게 앞서간 통찰을 드러낸 작품일 것이다. 지금의 현실의 여자들의 내면을 보는듯이.. 뛰어난 예술가의 통찰은 시간을 초월해 우리에게 당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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