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카라에서 저녁을 먹고 제대로된 요리를 먹었구나 란 느낌이 가득했다. 요새 채식을 위한 새로운 식당들을 알아나가고 있다. 평소보다 좀 더 걸어서 괜찮은 식당을 찾아가는 보람도 있다. 물론 맛이 있고 정성이 있어야 하지만, 보통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은 실망하는 법이 없는것 같다.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식당과..메뉴들이 점점 쏙쏙들이 보인다. 잘 안 가던 구역도 걸어가보고,, 홍대 구역만 조금 벗어나도, 가격은 좀 더 싸며, 괜찮은 가게도 상당히 많은것 같다. 


 그런데 길거리에서나 식당에서 맡는 고기 냄새는 그렇게 고소하고 향기로울수 없다. 예전엔 몰랐는데,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찐한 고깃 기름 비릿내가.. 참 애증적으로 다가온다. 

 최고의 저주스런 냄새는 일요일날 집에서 였다. 


 아버지가 시골에서 어찌 개고기를 가져와. 어머니는 사위들을 불러다, 보신 만찬을 준비하느라 낮부터 개장국 끊이는 그 특유의 비린내가 집안을 진동했다. 이건 지금의 내겐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저녁까지 내내  그 냄새는 짜증을 내포했다. 평소 처럼 조카들과 별로 놀아주지 않고.. 내 방에서 기구한 개의 영혼과 살점들을 위해 명복을 빌었다. 나는 이제 고기를 먹지 않지만..어쩄든 미안하구나..


 

 홍대앞 산울림 소극장에 위치해 있는 수카라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강추할만한 식당겸 카페였다. 일본인들이 하는 식당인듯 하고 음식도. 퓨전일식?..  일하는 사람도 전부 여자. 손님들도 거의 다 여자. 거기다 정성어린 요리까지..다 좋다. 왠지 내 선입견엔 일본여자는 요리를 잘 한다..란 생각이..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나의 음식 취향이 일식과 맞는 것 같다. 양이 적은것만 빼곤.. 우리들은 양을 많이 달라고 했다. 메뉴판에 원하시면 그렇게 말하라고 써있었다. 채식은 할 수 있되. 소식은 내겐 너무 먼 이상향이다. 뭘 안 먹어도  행복으로 충만할 사랑에 빠지지 않은 이상..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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