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 출처가 불분명한 초콜렛이 있는데 맛은 그리 달지 않고 카카오의 농도가 풍부했다. 

내가 파스타를 해먹는 방식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상황에 따라 제각각 다른데, 그날은 그 은은한 초콜렛 맛 때문에 새로운걸 도전해 보자는 생각이 앞섰다.

초콜렛 파스타.

뭐 별건 없다. 올리브 기름에..초콜렛을 녹이고, 브로콜리 와 삶아진 파스타를 넣고 볶아 먹는..

어떨것 같나.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모양새는 짜파게티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맛은?. 시중의 식당에서 파는 파스타의 양으로 먹자면, 꽤 흥미롭고 독특한 별미 같은 맛이다. 

진하고 달짝지근한 카카오의 맛과 향이. 파스타면에 스며들어 끈덕진 식감을 내준다. 

그런데 나는 판매하는 파스타의 네배 정도를 만들어서 먹는데 이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식을수록 초콜렛은 굳어져 면들이 한 뭉텅어리가 되어버린다. 많이 먹을수록 기름의 느끼함과 카카오는 한숨짖게 만든다. 고로 혼자 배 채울려고 먹기는 그렇고

특별한 날 여친이나 부인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 같이 요리 하기에는 괜찮을듯 싶다. 와인과 곁들여서.. 그 달디한 맛을 상쇄시킨다면 꽤 훌륭하다. 


이런 하이브리드 요리의 최고의 실패는 바나나 떡복이 였다. 

먹는거 가지고 장난친건 아닌데 개도 안먹을 맛이었다. 

간혹 이런 실험을 하다보면 매일 먹는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매일 태양을 보고, 씩씩하게 숨쉬고 걷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행복해진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낄라 후유증  (0) 2012.12.23
TV일상  (1) 2012.11.11
차사고  (0) 2012.10.25
BR31의 썸머  (1) 2012.10.21
오늘 생각  (0) 2012.10.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