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을 수 있음.


  주옥같은 영화다. 이것은 남자들의 성장에 관한 영화다. 사랑에 대한 믿음에서 벌어지는 상처와 그것의 극복에 대한 이야기다.

  이 영화의 초반부 두 소년 ( 엘리스 와 넥본 ) 이 머드 (매튜 매커너히) 를 무인도에서 처음 만날 때, 감독의 연출이 인상깊었다. 아직 이 영화의 장르나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을 모르는 입장에서 머드의 심상찮은 등장은 마치 범죄 스릴러 물 일꺼란 긴장을 조성한다. 하지만 머드는 겉보기완 다르게 내심 순수한 사람.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기사도 정신과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진 엘리스는 그의 진심을 알아본다. 

 

  머드는 어릴적 독사에 물린 자신을 살린 여인 주니퍼 (리즈 위더스푼) 에게 헌신했다. 다른 남자에게 가버렸어도 그는 사랑의 맹목성에 빠져 그녀를 지켜주고자 어쩔수 없이 살인을 저질러 강가의 무인도에 숨어 있다. 어른이지만 내면의 성장이 어느 순간 멈춰버린 사람. 그런 그를 엘리스는 영원한 사랑의 가치를 믿는 순수함으로 믿고 따른다. 하지만 이 둘의 자기 자신의 믿음은 성장의 장애물이고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걸. 힘들게 깨닫게 되는데, 그런 두 인물의 주변부의 남자들의 조언이나 묵묵한 도움은 자기 안에 갇힌 사랑을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현실적 사랑의 행태로 보인다. 머드를 잡아 복수하려는 악당의 아버지도 또 아들이 죽어나가자 자기 믿음에 대해 놓아버리게 되고, 여기 나오는 모든 남자들은, 변화의 양상을 통해 어떤 성장의 과정을 밟게 되는 면면을 보여준다. 


  자기 안에 갇힌 믿음. 영원한 사랑에 대한 허상을 깨우친 자들이 갇게 되는 자유가 영화의 마지막에 의미심장하게 보여진다. 엘리스는 새로 이주한 도시의 아파트에서 여자의 눈길에 미소를 지으며 화답하고, 머드는 자기 앞에 펼쳐진 드넓은 강인지 바다인지를 바라보며 영원한 사랑이 깨어지고 난 후,어떤 새로운 삶을 살지가 탁 트인 강은 말해준다. 


  사랑은 내가 믿고. 우러르고 좋아하는 대상에 있지 않다. 그건 자기가 만든 이미지에 불과하지, 그런 믿음에 자기가 잡아먹힌다. 영화에서 뱀의 상징성이나. 뱀에 물린 엘리스를 머드가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들어 살리는 장면은 꽤나 의미심장하고 사랑에 대한 태도를 말하는 것 같다. 주니퍼가 머드를 사랑안했다기보다 여자는 어쩔 수 없는 여자인, 어쩌면 이 영화는 철저히 남자 입장에서 바라본. 마초 영화 일 수 있다. 언어로 다 말할 수 없는 남자들의 성장 이야기는 요즘의 내게 너무 큰 귀감이 되었다. 


  p.s. 이 영화는 왠지 여러 가지 영화나 소설을 떠오르게 한다. 일단 수상가옥과. 강. 두 소년이 나오니까. 허클베리 핀이 생각나고, 스티븐 킹의 원작인 영화 '스탠 바이 미' 에서의 소년들의 모험과 성장. 넥본으로 출연한 소년 배우는 '스탠 바이 미'에서 리버 피닉스의 모습을 빼 닮았다. 마지막 탁 트인 강에 대한 심상은. '데드맨' 과. '모스키토 코스트' 에서와의 여운과 비슷하고, 무튼 여러 가지를 오마주로 환기시키는 느낌이 강했다. 미국 시골의 공간 배경은 유럽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내가 본 미국 시골의 이미지와 닿아 있어, 아련하게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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