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이랑 표적이 개봉하고 있을때, 역린의 평이 너무 극과 극이라. 그냥 안전빵으로 표적을 보기로 했다. 나름 재밌게 보았다. 영화 '아저씨'에서의 액션이 너무 인상적 이었던지라, 이제 왠만한 액션씬은 평균 이상의 짜릿함을 주는 것 같다. 내용은 프랑스 영화가 원작이라던데,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가 힘있고 강렬해서 두시간 동안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들 너무 힘을 준게 작정하고 이건 영화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류승룡은 한국판 리암 니슨이 될 것인가. 도회적인 느낌보다는 영화 '활'에서의 몽고군 같은게 더 잘 어울려 보인다. 유준상의 악역 연기. 잘 하지만 게리 올드맨 정도엔 못 미친다. 


 역린은 뭐랄까. 되게 공들여 찍은 티가 많이나 왠만해선 좋게 봐주고 싶은데, 감독의 연출과 편집이 그러니까. 영화 전체의 리듬과 호홉이 너무 무드 잡는다고 할까. 드라마 pd인데 처음 영화 연출작이라 영화적 호홉이 아니었다. 마치 20부작 드라마의 스페셜 편집본 같은 영화가 되 버렸다. 인터넷서 이 영화에 대해 극명한 호불호가 양쪽 다 이해가 된다. 아무튼 내겐 너무 빤해 보이는 영화였다. 그래도 현빈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고, 정재영이나 조재현의 연기는 급이 남달랐다. 조재현의 '길티. 길티'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루 동안 급박하게 돌아가는 암살의 서스펜스나 스릴러가 밍숭밍숭하다. 총제적인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한마디로 보이는 형식과 외관은 화려한데, 영화의 맥을 못 잡은 모양새. 이 감독은 다음 영화 작품을 찍을 수 있을까..


  방황하는 칼날은 더 많이 아쉬운 영화였다. 문제적인 소재로 묵직한 주제의식으로 나아가기엔 연출이 버거워 보인다. 중반 이후로 영화는 질질 끌려다니는 느낌이다. 초반의 강력한 충격과 아버지의 동기는 점점 자포자기식으로 흘러간다. 실제로 정재영이 연기한 아버지는 죽음의 사투를 벌이며 복수를 위해 차츰 나아가는데, 별로 긴장감이 들거나 하지 않고. 그냥 안쓰럽고, 답답하고. 참담하고 그렇다. 이런 사건이 그렇듯이.. 영화도. 뭔가 명쾌하지 않고, 답보상태인것 같다. 그러나 문제제기, 법적.사회적 인식 재고에 있어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으키기에는 좋은 의도의 영화였다. 정재영의 연기는 참 고생했겠다 라고 단번에 느껴진다. 가해자 청소년의 심리도 파고 들었으면.. 너무 욕심인가. 그러나 좋은 영화는 악인의 캐릭터 조차도 다면적인 차원으로 그리는 것에 있다. 이 영화의 질문의 방향은 느껴지지만 설익다 만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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