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의 물을 한바가지 벌컥발컥 마셨다. 살아있는 물이었고, 맛이 좋았다. 생각해보니 일상에선..끌인 물만 먹게 된다. 생수를 사먹지 않는 이상. 간만에 살아있는 물의 여운을 음미했다. 그러다 곧, 그 앞에 있는 표지판을 보게 되었다. 떡하니 음용부적합 이란 경고내지 공고가 걸려있었다. 윽. 살아있는 물은..정말..어떤 균들이 득실대고 있었나 보다. 돌이킬 수 없는 일. 그 사실을 알기전. 이미 맛있게 물을 먹었고, 내겐 약수였다. 좀 뜨악 하는 심정 때문이었는지..그 순간 뱃속이 한번 꿈틀대더니. 이내..원효대사의 해골 바가지 물 일화가 생각났다.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비슷한 경우이기도 하고. 벼락같은 깨달음을 얻지 못했지만, 마음이 편해졌다. 뱃속도 그다지 문제가 없었다. 그 균의 이름이 대장구균이었던 것 같다. 마음의 약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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