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를 생각해보니, 비와 바람이 변화의 기운에 생동하는, 하지만 왠지 모를 처연함이 가득한 한 주 였다. 아마도 비바람이 몹시 불던날 보았던 건축학개론의 여파가 컸고,  오랜 지인의 갑작스런 수술 소식도 있었다. 초기에 암을 발견해서 떼어냈기에 다행이지만, 왠지 몸이 아픈것 보다..마음이 더 아파 보여 걱정되었다. 갑상선 암은 어떤 징후가 있어서 병원에 가는 것 보다. 우연히 종합검진에서 발견된다니.. 대부분 스트레스가 원인이란다.. 그 분 같이 독실한 종교인에..술과 담배는 전혀 안하고..운동과 여가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도 그런데, 그것도 미혼이시고.. 근데 미혼이기 때문에 그런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병은 자신을 변화하게 만든다. 몸의 어떤 절박한 신호가 병이 아닐까..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게끔하는 불청객이지만 그것조차 긍정하는 힘을 기르는게..관건인것 같다. 

 반면에 사업을 시작해 열심히 살아가는 후배의 만남과 이야기, 사귄지 천일이 지났지만, 한쪽 부모의 반대로 진퇴양난에 빠졌던 커플의 극적? 타계, 오래 알고 지낸 후배와의 오랜만의 만남.. 그리고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 소개팅 주선.. 사실. 건축학개론을 보고나서. 감성적으로 변화무쌍해졌었다. 바람이 그렇게 미친듯이 불듯이.. 내 기억의 밑바닥에 숨겨놓았던 어떤 수치스럼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기억의 봉인이 풀어질때마다, 이제는 화해의 손길이 내 마음속에 인다. 그래서 이 바람이 핡퀴고 자나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겹겹을 풀어헤치는 것이 되었다. 

 봄의 비와 바람은 한겨울 같이 매몰찼지만,  새로운 탄생의 번영을 위해선 인고해야할 시간. 한강물이 동해바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걸, 자전거 페달을 온 힘을 다해 밟아도 정지 상태인 것은 바람의 힘이었다. 순풍과 역풍의 드라마틱함을 몸으로 체감하다 보니 잡념이 사라져버렸다. 4월의 겨울은 그렇게 지나갔다. 이제 여름일거고.. 4월 이야기는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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