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이 좋은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오늘 같은 경우도 늦은 저녁에 언제라도 땀을 흘릴 수 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는건. 늦은 밤 뿐만 아니라 어둠이 내리깔리면 뛰질 못한다.
그리고 더이상 비오는 날 달리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자각.. 

 또 헬스장엔 물구나무서기 기계가 있어. 왠지 혈액순환에 좋은 것 같다. 요가에서도 제일 으뜸으로 치는게 물구나무 서기 자세라 하던데 기계의 도움을 받더라도 좋을 것이다. 
 반면. 런닝머신 앞에 달린 TV모니터를 없애면 창밖의 비오는 거리가 더 운치있게 보이며 달릴 수 있는데..시선이 답답하다. 오늘 처음으로 12키로 속도로 달려봤다. 이 속도로 계속 거리를 늘려야 겠다.

 일주일 전인가. 홍대 롤링홀에서 공연을 보았다. 블루스 록 밴드 로다운 30의 신보발매 기념 공연.. 게스트가.. 김창완 밴드여서..얼씨구나 좋아라 했다. 드디어 우상을 실제로 보게 되는 구나.

 오프닝 게스트..1부 2부 3부..로 이루어진 공연이었다.  오프닝은 통기타로 델타 블루스를 우리말 노래로 부르는 하헌진 이란 젊은 남자였다. 21세기에 한국에 울려퍼지는 정통 목화밭 블루스 사운드 였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로다운 30의 윤병주의 아기자기하게 생긴 스킨헤드 머리가 등장했다. 수염 때문에 더더욱 심슨가족의 심슨같이 생긴..모양새.. 예전에 EBS 스페이스 공감 공연을 보고.. 멋지다 라고 감탄했다. 지미 헨드릭스 풍의 블루지한 록..을 추구하는 그들의 음악은 내 취향과 비슷했다. 

 드디어 2부에서 김창완 밴드가 나왔다. 기타리스트가 하세가와가 아닌..젊은 한국인 남자애로 바뀌었다. 김창완 님은 나이가 무색하게..젊은 오빠의 분위기가 물씬.. 실제로 연주를 들어보니..역시나 굉장히 파워풀했다. 2대의 기타에서 뿜어 나오는 퍼즈 드라이브 소리는 옛추억의 카오스 같았다.
 내 앞 4.5미터 앞에 있는 우상과 눈이 맞는 순간..그의 음악 재능이 내게 좀 텔레파시로 전수좀 해달라고 간절히 바랬다. 그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노년의 내가 되어야 할 모습이었다. 
 산울림의 명곡들도 많이 연주했다. 아니벌써.가지마오.기타로 오토바이 타자..등등.. 연주가 굉장히 하드했다.  

 3부는 다시 오늘의 주인공 로다운 30 인데.. 김창완 밴드에 워낙 흡족해서 좀 김이 빠진 모양새.. 계속 비슷한 분위기의 블루스 록.. 그러다.. 어느 랩퍼와의 협연.. 처음엔 신선했으나..나중엔 좀 짜증..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빨리 집에가서 마샬 앰프를 키고 내 기타를 울리고 싶었다. 즁즁즁 쾅꽝.. 마구 소리 질러.. 내 속의 열정을 깨우고 싶었다. 

 김창완 밴드를 보니..언젠가 김수철의 공연도 꼭 보고 싶다 란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  (0) 2012.03.28
좋은날  (3) 2012.03.25
브레이크  (0) 2012.03.23
일탈의 맛  (0) 2012.03.18
1st. GYM  (1) 2012.03.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