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길을 가다 보면 겨울에는 눈 오는 게 믿어지지 않고, 먼 꿈 얘기 같고

겨울에 길을 걷다 보면 꽃피는 것이나 여름의 신록은 기억 나지 않는다.

같은 장소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다르다.


 단 하나의 노래만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면 현재를 살아가는게 아니라 견디는 것일게다. 비틀즈의 삶의 하루를 여러번 들으며 부유하는 나의 하루를 가늠해본다. 

 몇일전 비가 오는 심야에 고속도로를 달렸다. 쏟아지는 졸음과 싸워가며 비에 번질거려 희미해진 차선에 필사적으로 꿰어맞추며, 의식과 무의식을 오갔다. 기합을 넣어가며 다독였다. 매몰차게 나를 몰아부치지 못한것을 후회하며 위험천만하게 질주했다. 반수면 상태는 고통스러웠다.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을때, 나는 쓰러졌고 아침까지 이어졌다.  삶에 뒤척이며 무의식의 무언가가 나를 부디끼게 한다. 그것은 욕망과 기대가 불러온 부서진 부스러기와도 같다. 진정한 꿈이 없었다는 사실이, 바람처럼 내옆을 스치며 흘러가는 삶에 사뭇, 부끄러워진다. 아마도 확고한 꿈이 없었기 때문에 하루를 하루를 견디며 번뇌하는거 아니겠는가. 내게 새로운 멜로디가 넘실대어 흘러나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꿈을 깬다. 그리고 A Day In The Life 를 살아간다. 


 당신의 진짜 꿈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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