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요란벅적한 태풍의 소란은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나 화창한 여름의 끝을 밝히고 있다.
꿈속의 그리움은 날이 밝자 수줍게 자취를 감춘다.

태풍은 나의 마음과도 같다. 너의 창문에 무의미하게 부딪히는 바람은 온데 갈데 없다.
어느날 사랑이라는 바람이. 그렇게 오고 갔다는 사실은,창문 틈새로 파고드는 깊고 너른한 햇빛에,
하얗게 탈색된다.

그래도 창문의 들썩거림은 생생하다. /





평소에 감기를 잘 안걸리는 내게. 감기의 증상은. 생소해. 혹시 다른 병은 아닐까.요 몇일 걱정했었다. 두통과 잇몸의 열로 인한 욱신거림인데.. 비극을 상상했던 난. 혹시 죽을병은 아닌가. 의심했었다.
어제밤 보다는 좀 낳아졌지만..그래도..머리가 온전치 못하다.

자 푸른하늘이다...더욱 더 푸른하늘을 예고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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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리버리 얼떨결에 만들어는 봤는데.. 이걸. 뭐 어떻게 하는 건지..모르겠다. 아이폰 같은 스마트 폰이 있어야지 수시로 확인하며 제대로 할 수 있는거 같은데.. 난..그냥..2G 폰이고..별로 바꿀생각은 없으니..  그리고..글은 두개 써봤고.. 팔로잉은 네 명 해 놨는데..이걸..뭐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트wi터 사용법이라도 검색해서 공부해야 겠지만..좀 귀찮기도 하고..음.~~

예전에 갱신된 여권 사진용으로 내가 찍은 셀카 사진에 아이디는..easthawk 가 이미 있어서..easthack 으로 정했다. hack 이란 단어가..해커 할때..쓰이는 단어인데..나름 뜻이 좋아서..

 빌리 코건 billy corgan.(스매싱 펌킨스) 의 트위터를 기웃거리다가. 그가 팔로잉한 사람이 궁금해서 가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비스 코커. 위트있게..Not Jarvis Cocker 이란다. 스티븐 말크머스.(하지는 않는듯.) 그리고..심상정..

앞으로 어떨지는 좀 더 두고 봐야 겠다. http://twitter.com/easth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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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가려고. 유유자적하게 자전거를 몬다. 한강으로 가기전. 홍대앞 주택가, 군데군데 카페는 고요하다. 골목의 이쁜 카페를 두리번 거리며 음미한다. 천천히 서행하는데. 내 앞으로 걸어오는 두 여인의 말 소리가. 좁은 골목 벽에 부딧쳐 아 주 잘 들린다.

여인 1왈 " 외국인 인가?." 
여인 2왈 " 그냥 한국놈 인데.." 

 금새 지나쳐 뒤를 바라 보았다. 나랑 여인 둘 이외  골목 앞 뒤로 아무도 없다. 헉..나한테 한 소리였다..모자를 쓰고. 어둑어둑해서 착각했겠지만. 가까이서 보면..엄연한 한국놈.. 그러나..그 여인 2의 말의 어감에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한국놈.. 내가 길거리에서 품평의 대상이 된것도, 어색하지만. 그 말의 미묘한 심층이 집에 가는 내내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과응보 란 생각이 먼저 든다.. 평소에 얼마나..홍대앞 여성들을 보면서 뻐꾸기를 날렸던가..그동안 나의 독특한 표현력에 그들은 제물이었다.

 남자 사람. 한국놈을 깔보는 듯한 그 어감에서.. 그들의 문화 정체성. 내지 사회의 계급성을 엿볼수 있었다. 라고 말하면..너무 오버인가.. 백인 인거 같았는데. 한국놈이어서 실망한 그들에겐 까무잡잡한 동남아 노동자나..아프리카 흑인은. 놈 도. 아닌. 그냥 것 이었을까..

 사실 우리안엔 한국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고..너도..한국년은 아니다. 그래서 슬프다..
한국년이란 표현은 내게는 금시초문 이다. 참 무서운 말이구나..구업은 결국 내게 돌아온다.

 나는 놈이긴 한데. 진짜 한국놈일까? 심층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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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 진영의 지식인 두 분이 싸우고 계신다. 물론 글로..(사상적으로).  매우 흥미롭기도 하고, 많이 배운다. 촌철살인의 글들은 보고있는 독자들에게도 감정이 싸늘해질 정도로. 첨예하다. 논리 속에서도 서로 인신공격의 수위가 높다. 내가 알기론 두 분이 오래전에 아웃사이더 란 사회평론집을 만들기도 하고. 친한걸로 알고 있었는데,, 두분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아쉽기도 하지만  한국사회의 가장 뛰어난 지식인이 가진 근본적 . 사상. 사회의식. 사유체계의 충돌을 보는 점이 내게는(독자들에게는) 공부가 된다. 김규항 님의 글(반박문)을 통해서.. 좌파..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 사민주의자..들의 구분을 이제 어렴풋이 파악해 나갈수 있게 되었다. 

 발단은. 김규항 님의 이 글에서 시작되었다. http://gyuhang.net/1951  이 글에 대한 반박으로 진중권 교수는 씨네 21에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3029&article_id=61413  이 글을 썼는데.. 평소의 진중권 교수의 글 과는 다르게 뭔가 흥분한 상태에서 쓴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드러나서, 반박의 여지가 많다고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김규항 님은 장문의 글로 http://gyuhang.net/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그러나. 상대에 대한 공격의 고삐는 늦추지 않은 치밀함으로 반박한다.

 진중권 교수의 재반박글을 보고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나는 평소에 진보 진영의 김규항과 홍세화 님의 삶의 태도를 가장 이상적인, 추구해야햘 가치관으로 여기고 있었다. 내가 비록 자유주의자의 가치관을 가졌다해도..벗어날수 없다 해도. 꾸준히 추구해야할 이상화는 진짜 좌파에 있다고 보았다. 김규항님 말 대로. 그것을 구현하고 도달할 수 없을지라도..이 극도로 편향된 사회에서 노력의 가치는 있는 것이다. 김규항 님의 그 동안 책들은 다 보았지만. 그 반막문은 김규항의 좌파적 세계관을 다시 한번 정리. 음미 할 수 있는 글 이었다.

 진중권 교수의 재 반박문이 기대된다. 뛰어난 학자로써. 리버랄한 인간으로써. 부러움(존경)대상이다.  나 또한 시간과 재력이 언젠가 된다면 진중권 교수 처럼 경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이다. 어릴때 꿈이 비행기 조종사 였기 때문에, 그의 비행 일기는 꿈의 욕망을 심어준다.

그러나. 소소한 삶의 관점에서는 김규항님의 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삶과 밀착된,종종 일상의 글들이 정서적 공감과..인간의 품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나 애들 키우는 글들은..더욱..(집에 조카들을 보면서 많이 생각해본다. 혹시나 준비 차원에서..ㅋ)
 위에 소개한 논쟁에서..이런 점인 사적인 감정은 별개다. 하지만. 사람이 감정의 동물인 이상..정서적 공감은 중요하다.  두 분의 존경하는 지식인들의 글을 통해서..나의 줏대를 다시 확인해 본다. 누가 더 좋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추구해야할 가치를 진정 마음에 담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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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적인 선입견을 떠나 절 운동의 효과는 매우 탁월하다. 불교도들만의 전유물이라기엔 너무 탁월한 운동이기 때문에, 언론매체에서도. 많이 소개된다. 

 작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으로. 근육 운동의 효과와, 하체와 발의 자극을 통한 기의 순환. 그리고 복식 호홉으로 인한 명상의 효과도 얻을수 있다. 

 보통 108배를 하는데. 15~20분 걸린다. 처음 하기에는 참 힘들다고 느낄것이다. 숙달되도. 108배를 하면 땀이 쭉 흐른다. 짧은 시간에 운동의 효과가 매우 높다. 

 많이 알려졌다 시피. 혹은 주변 사람들의 사례를 봐도. 당뇨병. 허리디스크, 다리근육약화에 의한 무릎관절이상. 두통, 어깨결림. 등등에 효과가 있다. 

 그림 동작 1 에서 몸이 내려갈때..날숨. 코로 호홉을 뱉고..동작 4 에서 몸을 일으킬때, 들숨. 코로 깊게 호홉을 들이키며 단전에 기를 모은다. 

 숫자를 세는 것은. 잡념을 없애기 위함이다. 잡념이 많으면. 108개를 세는 것도. 헷갈려 잊어버린다. 15분 정도. 단순한 반복 동작과. 숫자에 집중하는 것이..마음의 안정을 가져 온다. 힘들어도 일주일 꾸준히 해보면 느낀다. 

 알다시피? 절은 절대적 대상을 숭배하는 행위나. 복을 비는 행위가 아니라. 하심. 즉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낮추는. 한마디로 겸손해 지려는 적극적인, 몸과 마음의 행동이다. 

 나는 자전거타기와 달리기를 꾸준히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절운동을 하지 않지만. 다른 분께 추천하자면 가장 손쉬운 운동이면서 효과는 제일 좋다. 종교적 편견만 버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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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랬만에 새책과 새음반을 각 한 점 씩 샀다.


  리챠드 애쉬크로프트의 4번째 솔로 앨범. 새로운 밴드, 앨범의 타이틀 이기도 한 소리의 국제연합. 
 명칭이 너무 멋지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신보를 집에 돌아와서 헤드폰으로 집중해서 처음 감상하는 기분..매우 기분 좋다. 리챠드의 음반이니..좋을 건 말할 것도 없고..

 키스 해링 저널. 번역 출간 된지..한달도 안된 책이다. 키스 해링 전시에 맞춰. 발간 된듯 하다. 새로 알게된 예술가의 내면 일기.. 매우 설레이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논 책들이 많아서..당장 읽어질지 어떨지 모르곘지만..오랬만에..내 소유의 초판 책을 사니 기분좋다. 저 자화상 그림..사람들이 나랑 닮았다고 그러던데..머리카락만 닮은 것 같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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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앞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bar 도마뱀이 불길에 사라졌다. 저번주 금요일날 친구와 저녁을 먹고 홍대앞을 산책하다. 우연히 길에서 친구.(도마뱀 사장)을 만났는데, 그의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안부를 묻자. 도마뱀에 불이 났다고 했다. 그때까지는 화재의 크기를 가늠못하고. 어디 일부가 불에 탔나 보다 했는데. 엊그제 그 앞을 지나다가. 깜작놀랐다. 건물 전체가 다 타버린 것이었다.

 햇살 따가운 여름 오후의 긴 열기 속에 씨커먼 건물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잊고 지낸 20대의 묻혀둔 감정이 내 몸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완벽한 단절과 종말을 고하는..그런 심정. 상징적인 도마뱀을 보면서 아련하고도 슬펐다.

 도마뱀을 많이 가거나.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었어도. 20대 때의 기억의 일부분에는 도마뱀에서의 추억이 서려있다. 밀폐된 어둠과 음악. 나의 단편영화촬영. 설레였던 데이트. 어색한 방황의 시간들 등등.. 그 타버린 공간과 함께 모두 내게서 떨어져 나갔다.

 2년도 안돼 휙휙 생겼다 사라지는 그런 뜨내기 가게들에 비해 이 도마뱀을 오랬동안 지켜온 친구의 상심이 매우 크겠지만. 금새 다시 일어서리라 믿는다. 위로의 마음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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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새벽 5시 반 서부간선 도로를 타고 성산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먼동이 터, 멀리 눈앞에 보이는 북한산의 문수봉, 보현봉의 정상 언저리에는 구름이 감싸고 돌며, 영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매일 양화대교를 건너면서 언제나 눈앞에 떡 버티고 있는 북한산을 보면서 나는 위로를 받는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언제든 어렵지 않게 잠시 놀다 올수 있다고..

 올해는 자주 가지 않았지만. 언제나 내 시야에서 떠나지 않은 북한산은 말이 없는 든든한 친구였다. 아무리 사회가 천박해도, 내가 서울을 사랑할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산과..한강이 주는 정취였다. 산을 좋아하고. 세계 여행을 많이 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한다. 서울만한 도시가 없다고. 서울같은 대도시에 이렇게 멋지고 수려한 산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최근에 여행을 많이 하시는 분의 말에 의하면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이란 도시가 서울과 비슷하게 대도시 바로옆에 명산이 있다고 하더라. 그 한가지 이유때문에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1순위가 되어버렸다.

 이상하게 성산대교 절반을 넘은 지점부터 정체가 시작한다. 분명 앞에서 사고가 났구나 라고 생각한 순간 뒤에서 요란하게 렉카차 둘이 미친년 처럼 움직인다. (성산대교 북쪽으로 향하는 끝단 부분은 사고 다발 구간이다. 상암 월드컵 구장 쪽으로 죄회전 하는 차들이나. 내부순환도로를 타려는 차들이 다리 끝에서 1,2차선으로 붙으면서 거의 항시 정체가 되면서. 다리 절반을 넘어서면서 가속이 붙은 차들이 갑작스런 정체에 속도에 못이겨 추돌을 하는 접촉사고가 많은데. 항상 주의 해야 한다.) 5분 정도 찔금찔금 갔더니 사고 다발 구간에서 현장을 보게 되었는데, 이건 추돌(접촉)사고가 아니라. 맞은편 차량과 서로 반쪽면을 정면 충돌한 대형 사고였다. 충돌의 튕김으로 각 차량의 위치는 옆으로 틀어져 있었다. 승용차의 전면 유리는 대파 되었고, 승합차의 뒷 창문등도 충격의 여파로 파손되어 있었다. 사고의 성격상. 중앙선을 넘어와서 비틀어져 있는 반대편의 승용차가 음주 운전 내지. 졸음 운전으로 사고가 난 경우였다.
 누군가의 과실 유발로 인한 우발성의 참혹은 내게 각성을 주었다. 되도록 중앙선 옆 1차로는 삼가자고..삶의 피로가 높은 사회에서, 과로 내지. 스트레스로 인한 음주등. 자신의 속도는 타인에겐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운전자들이 내심 걱정되었지만. 한편으론 끔직한 피 장면을 보지 않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곧 도착할 구급차에 걱정을 맡기고 나는 벗어나 출발했지만. 반대편 차량들은 참 재수없게도. 차 안에서 구경만 한다. 그 뒤 차량들은 영문도 모른체. 정체되고. 아주 천천히 서행하며 구경하는 차만 없어도. 그 뒤로 쭉 정체되는 일은 없을텐데..그 놈들은 무슨 심보인지..차라리 내려서 사고차량의 운전자를 도와주던가.. 내 바로 앞, 멀지 않은 시간에 일어난 사고라 참 미묘한 감정이었다. 

 어제 모교수의 죽음소식은 어이없게도. 도박으로 인한 사채를 씀으로써의 자살이란다. 말그대로 돈이 사람을 잡았다. 어제도 참 어이없다고 글을 썻는데. 오늘은 더 어이없다. 작가로써 치열한 예술정신, 학자로써의 고뇌,에 의한 압박감..이런거 였음. 덜 허무했을 텐데. 영화 타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욕망, 쾌락 중에 도박이 제일 무섭다고 한다. 섹스, 마약..게임..등등은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몇년전에 엠티 답사로 강원도 영월에 갔다가. 강원랜드를 구경갔었는데. 사람들의 모습과 분위기에 충격이었다. 경마장의 사람들 보다. 좀 더 정신 나간 사람들 같았고, 돈 다발이 돈이 아닌 그냥 시퍼런 종이 처럼 보였다. 패가망신의 지름길은 보증서는 사람이랑. 강원랜드에서 도박하는 놈 일 것이다. 도박하는 놈은 인간도 아니다. 그 돈의 욕망이 뿜어내는 열기에 숨이 막히고 역겨웠다. 
 그 때. 친구의 형님이 강원랜드 직원이었는데, 강원랜드 구경갈려고 한다니까..신신당부 하며, 여러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사연들은 놀랠 노 자였는데. 설마 하는 그런..심정.. 근데 막상 구경가 보니..그 분위기는 과연..설마가 아니었다.  적막한 깊은 산골에 거대한 욕망의 집어등 처럼. 환한 불을 밝히고 있는 강원랜드는 죽음으로 가는 랜드다. 

 북한산 산행기를 쓰려다..사설이 길었다. 산행기는 다음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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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친구와 밥을 먹다가, 중** 사진과 전임교수인 권** 교수가 자살??. 아무튼 돌아가셨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 구글에 검색해 보니..몇몇 트위터 에서 부고 소식이 있는거 보니 사실인 모양이다. 뭐 이런 확인 안 해도. 작업실에 그 교수가 지도교수 였던 중* 출신이 있으니, 직접 못 들었지만. 확실한 모양이다. 

 사망 원인 이야 잘 모르겠지만..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추정될 확률이 높다고 본다던데, 순간 든 생각이. 시간 강사도 아닌. 중** 사진과 전임교수이고 나름 알려진 사진 작가인데.. 그리고 상업적 필드에 있는 것도 아니고..젊은 학생들과. 호홉하며 내면의 고양으로 자기 작업 하는 작가 인데,, 왜..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40대 중반의 시간 강사가 억대의 전임교수자리 지참금을 요구 받고 자살했다는 뉴스엔 씁슬하지만 그럴수도 있겠다 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 분은 40대 중반에 탄탄한 자리를 구가하던 분인데..겉으로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할만한 위치와. 탄탄한 작가의 과정속에 있다고 해도, 그 사람속(아픔.외로움등)은 알 길 없다는 씁슬한 회한이 몰려온다. 내 분야에 선망의 위치에 있는 분의 죽음이 묘한 기분으로 다가온다. 이 분 대학원 면접때 뵈었었다., 내 사진에 까칠하게 반응했던 기억이 있지만, 꽤 열정적인 사람이다 라는 기 가 느껴진 분이었는데..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참 아쉽다.

 오늘 오전에는 흐린 날씨 였지만. 오후 부터는 매우 환상적인 날씨의 장관이었다. 푸른 하늘에 솜사탕 같은 뭉게 구름.. 덥지만. 소곤히 부는 여름 바람.. 해가 저무는 아름다운 한강을 옆에 낀 강변북로 자전거길을 달리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자연의 아름다운 순간을 잠시라도 온몸으로 만끽한다면, 그래도 조금은 삶의 희망이 생기지 않았을까..
 자살로 단정 지어서 얘기 하는데. 타살이라면, 그 자리를 노리는 다른 사람의 사악한 소행? 예전에 본 프랑스 영화 중에. X 취업에 관한 짧은 보고서? (제목 확실치 않음) 란 영화가. 중년의 실업자가 재 취업을 위해. 다른 지원자, 경쟁자들을 하나씩 찾아가 살인하는 내용의 영화가 생각나, 말도안되는 추측을 해 보았다.

 아름다운 석양. 높은 뭉게 구름을 보면서 자기의 삶을 끊는 사람들에 대한 아픔을 느꼈다. 성산대교를 건너면서 석양 빛에 물든 일렁이는 수면을 보며 지금 어느 곳에서는 이 한강을 보며 뛰어내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란 슬픈 의심이 들었다.


 내일 아침 또 저 태양이 뜨겠지..저런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아무리 삶이 비루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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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월드컵 결승전을 볼려고 새벽 세시 반으로 핸드폰 알람을 맞추고, 일찍 (10시 반?) 잠들었다. 잠깐 눈을 감았다 뜬 사이, 여지 없이 핸드폰 알람은 울리고 있었다. 급하게 알람을 꺼놓고,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좀 더 잤다. 10분후 다시 울렸다. 이땐, 일어날수도 있었는데, 어렴풋한 의식중에 그냥 인터넷으로 하이라이트나 보지 하는 생각이 스치자. 몸과 마음의 괴리가 좀 진정되었다. 마음이 살짝 방심한 사이 몸은 달콤한 새벽의 잠으로 빠져들었다. 5시에 원래 알람이 울렸고, 20분이 지난 후에 일어났다. 아직 축구는 하고 있었다. 연장전이 진행중. 연장전인데도, 양 팀 선수들의 몸놀림과 스피드는 환상적이었다. 치열한 공방전 속에 동이 텃고, 월요일 새벽의 축구보는 재미가 있었다.

 요번 월드컵은 내가 좋아하는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골을 못 넣었지만, 그의 플레이를 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스페인 대표팀의 선수들이 다수, 그와 함께 뛰는 FC바로셀로나 의 동료들인데, 사실상 이들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고. 팀웍이다. 메시를 보는 대신에. 이니에스타와 사비 (셋다 키 170.)의 플레이를 보는것으로 대리만족했다.

 이니에스타의 한방에 결국 스페인이 우승햇고, 선수들은 기쁨과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에겐 어짜피 승패가 나뉠거, 승부차기 까지 안 간게 다행이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독일이 아르헨티나에 4:1로 이길때, 독일의 경기력이 너무 좋아 우승까지 하지 않을까 했지만, 스페인에 사정없이 밀리는 걸 보면서, 독일의 한계가 보였다. 독일 축구의 진화는 아직 미완에 그쳤다는게 각광받는 신예 외질의 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독일의 선수들이 라리가의 명문팀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4년후 독일은 강력한 우승후보일거 같다. 그런데 나 혼자만 생각하는건데.. 외질을 볼때마다..내가 저렇게 생기지 않았나,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ㅋ 그가 터키계 라는데,, 나만의 착각인가..

 또 독일의 축구선수 슈바인슈타이거를 보면 나는 자꾸, 나찌 독일이 생각난다. 히틀러가 그렇게 강조했던, 게르만족, 눈푸르고 금발의 강인한 아리안 의 혈통에 나치 친위대의 사악함까지 겸비한 인상이어서 인지, 그의 얼굴을 보면 아우슈비츠의 독일군 보초병 같은 생각이 들었다. 좀 이상한 생각이지만 나는 그 당시 나찌 독일이 좀 더 늦게 패망했으면, (일본의 패망과는 별개로) 지금의 미국과 자본주의는 어떻게 됐을지 상상의 호기심을 펼쳐본다. 유태인이 없는, 적은 자본주의라..?

 최근의 국제 뉴스를 말하지 않더라도, 나는 지구상의 악의 축은 이스라엘 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뒤를 받치는 미국의 유태인들의 돈이 이 지구를 망쳐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치광이 였던 한 인간이 그렇게 한 민족을 말살시키려 했던 일이 단순히 한 사람의 광기 였을까..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슈바인슈타이거를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유럽의 역사를 알아야 겠단 생각이 든다. 유태인은 왜 유럽에서 천덕구러기가 됐는지.. 아니 왜 이 지구상의 악 이 됐는지..

 좀 잔인한 상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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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일 파스텔 이란 재료를 처음 써봤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썻던 크레용/크레파스 와 매우 비슷했다. 크레파스는 뭔가 불쾌한 냄새가 났던 기억이 있지만, 오일 파스텔은 냄새가 나지 않았다. 나는 파버 카스텔 제품을 샀는데, 같은 구성의 카렌다쉬? 제품은 6배가 비쌋다. 카렌다쉬는 6만원.. 왜 그리 비쌀까.. 무슨 차이일까..궁금증을 무릎쓰고, 나는 가난하기 때문에  파버 카스텔을 골랐다. 더 싼 국산 문교 제픔도 있었지만, 왠지, 그것은 그림이 안 나올꺼 같은 상상이..들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명화의 비밀' 이란 책 속의 앙리 팡탱 라투르 의 흑백 소묘 인물화 를 따라 그렸다. 19세기 매우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 모델인데. 내가 그린,그려진 인물은, 마치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와. 베이비샘블스의 피트 도허티 를 섞은 듯한 얼굴의. 인물이 그려졌다. 거칠은 파스텔 지에 뭉뜽그려진 오일 파스텔 끝으로 원작의 섬세한 연필 소묘 처럼 묘사 하기 힘들었다. 이목 구비를 그리다 보니, 점점 남자의 얼굴이 되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다행이다. 원작과 똑같이 그리는게 무슨 의미인가. 눈동자를 그리면서. 새로운 인물을 창조했다는 게 느껴졌다. 왼쪽 눈의 위치를 잘 못 잡아 눈이 멀은 인상의 사람이 되었다. 

  그림을 그리기전 유투브에서 오아시스의 라이브를 하나 보았고,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향하는 음악을 하는 록의 아이콘 피트 도허티 (현.베이비샘블스, 전.리버틴스) 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렸더니, 이런 인물이 그려졌다. 이 그림의 제목은 ' 록 스타 ' 멀리서 그림을 볼 수록. 40대 중년남자의 얼굴이 보이는데, 그림이 참 아이러니 하다. 얼굴을 그릴때, 자기가 선망하는 사람을 닮게 그린다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다른분이 카렌다쉬 오일 파스텔을 썻었는데, 가격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색의 발색 자체가 틀렸다. 밝고 화사하고, 살아있는 색을 보여줬다. 흰색은 정말 하얀데 나중에 필요할때. 낱개로 구입해야 겠다.

Pete Doherty 의 라이브. 페도라(짧은 챙의 중절모)를 유행시킨 장본인, 긴 챙 중절모도 많이 씀..모델 케이트 모스의 연인. 팜므파탈 같은 연인과..마약. 돌출행위로.항상 구설수에 오르나..그의 음악 만큼은 경이로움..리버틴스와..베이비샘블스를 거쳐 현재는 솔로 활동중인것 같음..요절할 거 같은 록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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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을 정리하면서 작년에 녹음된 소리를 들어보았다.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ambience (공간 분위기) 소리 를 듣는 것은 오래된 사진을 꺼내 보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산을 걷다가. 골목을 지나가다가, 혹은 방안에서 비오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상념에 젖었고, 녹음기를 꺼내 녹음 버튼을 누루고 짧게는 30초 길게는 몇 분을 나는 가만히 숨죽여 녹음되는 소리에 집중했었다. 그 녹음하는 순간은 정념의 상태로, 나를 잊은채 멀두커니 서서 대상의 소리에만 집중했다. 나는 공간의 침입자 였다. 한없는 겸손의 마음으로 그 소리들을 경청했다.

 대상에 완전히 귀 귀울이며 숨죽인 짧은 그 순간이 존재의 모습일 것이다.





도시의 소리에 찌든 사람들에게 자연의 소리는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의례 있었던 것 이라는 소리의 관성에서 벗어나면, 자연의 소리는 바로 발견되며,  어떤 화음, 음악 보다도 편안한 즐거움을 준다.





도시 일상의 소리 또한 선택되어 녹음된 공간의 소리는 최소한 녹음한 본인 한테는 의미가 있다. 돌아 갈수 없는 그 시간. 그 공간의 기억. 은 이 소리안에 담겨져있다. 소리의 또다른 체험은 그때, 그랬었지 하는 과거 체험을 잠시나마 선사한다. 청각의 상상만으로 나는 회상한다.





비는 콘크리트 바닥과 지붕에 떨어져 톡톡 튀는, 둔탁한 물 방울 소리를 내고, 바람은 나를 휘감어 도저히 섞일 수 없는 마찰의 소리를 낸다. 바람 자체는 소리가 없다. 공간을 점유한 나와 마이크로폰의 덩어리에 부딪혀 스치고 스쳐 어디론가 가버린다. 바람의 짦은 흔적이 내 귓가에 울린다. 그리고 계속 나를 몰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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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에 집에서 자전거 타고 나왔다. 조금이라도 기온이 올라가기 전에 출발한 것인데, 오늘의 날씨는, 최악이다. 농도 짙은 희뿌연 스모그는 가보지도 않은 중국을 연상케 했고, 대기 가득 수분이 질척인다. 자전거를 타고 내달려도, 청쾌한 기분은 쉽게 오지 않는다. 몸을 휘감는 습한 기운은 피부의 호홉에 물을 먹인다. 

 홍대에 다 왔을 때, 내의를 입지 않고 티셔츠 달랑 하나 입었는데, 땀에 군데군데 젖었다. 작업실에 오자마자, 티셔츠를 훌렁 벗어보니, 초록색 지오다노 민 무늬 티셔츠의 등과..앞 면에 추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땀에 얼룩진 그 무늬,문양들이. 50년대 미국 추상 미술 처럼. 기하학적인.패턴과. 형상. 섬유의 번짐 효과 등... 가만히 보고 있자니..내 몸이 만든. 미술 이었다.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드쿠닝을 섞은듯한..( 카메라가 없어서. 안타깝게도 기록을 못 남겼다.) 공기중에 곧 사라질, 내 몸의 굴곡? 이 만들어낸 오토그래픽 이라고 할까..한 시간의 자전거 타기가 이뤄낸 몸의 미술이라고 나름대로 정의 해 본다.ㅋ 영화 '캐스트 어웨이' 에서 배구공에 찍힌 그 핏자국이 윌슨 이란 영혼의 대상체가 됐듯이 내 티셔츠의 형상이 무엇을 자꾸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곧 증발해 사라져 버릴 감정이다.

 환상적인 여름날이 수시로 펼쳐졌던 2008년 여름이 생각난다. 아마도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중국이 인위적으로 대기 오염을 줄이고, 관리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진위 여부를 떠나서 정말, 더워도 청명한 대기의 모습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해의 여름은 누구나 아니 어느정도는 기억할 것이다. 맑은 영혼을 지닌 사람들은 그 순수한 햇빛에 감동받고 또 감동받았을 나날들 이었으니..
 아마도 인위적인 태풍의 효과 였지 않았을까. 인간이 이렇게 대기를 오염시켰으나, 다시 임시 방편으로 정화시킬 능력을 가졌다는게 아이러니 하다. 또 다시 먹고 살기 위해 이렇게 묵시록적 대기 속에서 살아가야할 우리 존재가 불쌍하다. 

 일기가 사람의 기분을 좌지우지 하는 것에 나는 요즘 들어 점점 민감해지는 것을 느낀다. 적절한 일조량을 받지 못하면 약발 떨어진 마약쟁이 처럼 좀 불안해 진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일거다. 오늘 같은 대기는, 영화 '로드' 의 그 암울한 잿빛 하늘이 드리워지는 날의 경고이자 복선일 듯 싶다. 경포대나 해운대의 태양. 아니 더 멀리 캘리포니아나 지중해의 공기와 태양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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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날씨는 참. *같다. 저번주 금요일 부터 기상예보가 지들 맘대로 소설을 쓴다. 수분의 증발을 막는 거대한 대기오염과. 낮은 구름들은 인체의 생리적 저하를 옥죄어 온다. 후텁지근한 더위에는 땀을 흠뻑 내어주는것이야말로 최선의 대안이다. 내 몸의 열기로 쥐어짜듯 수분의 증발은 습기의 기분나쁜 엄습을 미리 예방해준다. 내안 물질의 노폐물 뿐만 아니라, 그동안 물 먹은 스폰지 처럼 먹먹한 감정도 쥐어 비틀어 짜, 새로운 흡수를 준비한다. 아주 예전에 보았던, 왕가위의 '타락천사'에서 그랬던 것처럼 땀을 열심히 흘려버리면 나올 눈물도 없다는 것을..

 열심히 달렸다. 요즘 너무나 에너지 과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더 달렸다. 많이 먹고 많이 달리는 것. 신진대사의 소비의 측면에서 볼 때, 매우 바보같은 짓이지만, 잠재된 에너지의 축적과, 활용할 수 있는 용량의 크기를 늘려야 겠다는 나의 욕망이 합리화 시킨다. 그 동안의 지향점과는 정 반대인 외면적 마초를 조금은 상상해보며, 이 전의 나의 모습을 버린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나는 내면적 마초였고, 외면적 삐리함 이었다. 이제는 그것을 역전시킬 때이다. 내면의 겸손과 외면의 생동감으로 나를 바꾼다. 변화에의 의지는 서서히 신체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게 내 몸을 보기 좋게 살찌우기 위해서 월요일에 비즈바즈란 뷔페 레스토랑을 갔다. 물론 어떤 쿠폰이 있었기에. 우리는 몇일 굶은 숫사자의 영혼으로 음식들을 탐했다. 간혹 친구가 아주 가끔 내가 보이는 폭식의 모습에 너 '푸드 파이터' 같다는 말을 했었다.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겠지만, 이런 비싼 뷔페에서 한 두 접시 먹고 나오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음식에의 탐욕 처럼 얘기 했으나, 실지로 나는 국화차 하나를 마시면서도. 태양의 열기를 먹는다는 생각을 하고, 참치회를 먹으면서 태평양의 기운을 섭취한다는 상상으로 물질에 대한 감사를 마음으로 느끼며 먹는다. 다만 건강상 폭식에 대한 염려인데, 일년에 몇 번 되지는 않으니, 괜찮다고 합리화 시킨다. 문제는 폭식 보다도 빨리 먹느냐,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느냐가 건강에 더욱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천천히 먹으면, 많이 먹을 수도 없다. 그러나 이날 우리는 한 시간 반 동안, 아주 빠르고 쉴새 없이, 이야기도 많이 하며 먹어댔다. 그런 와중에 틈틈히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어린이들 빼고는 대체로 맛있는 음식앞에서 무덤덤해 보였다. 아 이 먹는 즐거움이란, 나는 마냥 신나했다. 음...음..하는 맛있는 신음소리를 내며..

 어젠 또 드로잉 사람들이랑 델문도에 갔다. 그 참치회덮밥을 잊지 못해 들어 가기 전부터 내 뇌에선 오이시데스를 읖조렸다. 근데 그 메뉴만 안 된다더라. 그래서 일본 아침밥 정식 이란걸 시켰다. 구운 연어 한 토막과, 청국장 같은 작은콩 된장에 밥을 비벼먹기도하는 그런 정갈한 식사 였다. 내 옆에 사람은 청국장 냄새가 심하다며 뭐라 그랬지만, 나는 맛을 음미하며 먹으니, 약간의 냄새 조차도 맛있었다.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을 볼때. 저런 식사 먹어보고 싶단 생각을 햇었는데, 그런 욕망이 충족되었다. 내 식성.취향은 딱 일본 스타일 이었다. 한국 음식 먹을때.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인데, 일본 스타일 음식은 너무 편하다. 건강에도 매우 좋을 거 같고, 다만 밥의 양이 나한텐 적다는게 좀 흠이다. 어릴때 부터 우리집은 아주 큰 스텐레스 밥그릇에 수북히 밥을 담아 먹는 문화여서 체구에 비해 식사량이 많다. 지금은 많이 줄였지만. 다른 집에 비해선 밥을 많이 먹는다. 아 일본여자랑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본 음식과 일본여자랑, 무슨 상관인지, 그냥 혼자라도 일본 스타일로 해 먹으면 되는거 아닌가..왠지 그 순간 다른 상상이 들어서 였나? 식욕과 성욕은 같다던데, 그래서인지..
 여기 델문도에 자주 밥먹으로 갈 것 같다. 6시 이전에 밥을 주문하니, 음료가 공짜로 서비스 됐다. 나는 뜨거운 홍차를 마셨는데, 식사 만큼 차 또한 아주 수준급이엇다. 다른 사람은 라씨 라는 퍼먹는 요구르트를 먹었는데. 이것 또한 일품이다. 

 이 충만한 단백질의 풍요속에서 외면의 마초는 조금씩 자라고 있다. 문제는 푸쉬업을 많이 해도, 배가 나오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데 있다. 어쩔수 없는 외계인 체형..차라리 풍부한 단백질을 머리속 세포를 키우는데 써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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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 시원 섭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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