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가 넘은 시각 집에 돌아오는 길은 안개속의 사투였다. 자전거로 양화 대교를 넘는데..더욱 짙어진 안개는. 거의 모든 형체를 지워 버렸다. 마주오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간헐적으로 갑작스레 안개속에서 뛰쳐나왔다. 자전거를 타면서 이렇게 강력한 안개는 처음이었다. 매일 보는 일상의 풍경이 초현실적으로 바뀌었다. 암흑의 안개속으로 돌진하는 나는..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안개는 싸늘하게 내 뺨을 휘감고, 이마와 머리 부분의 경계선엔 안개가 고여 흘러내린다. 안개비란 것이 이런 것일까.. 가죽 장갑을 잃어버려. 손이 시려 빨리 달리고 싶었으나..5미터 앞이 안 보이는 안개 때문에..안개를 안고 간다. 간헐적으로 안개속에서 다른 질주자들이 나타났다..안개속으로 사라진다. 참으로 고독한 풍경이다. 마치 아마겟돈이 도래한 것 처럼..카메라와 삼각대 생각이 절실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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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부턴가..정규 방송의 뉴스를 안 보게 되었다. 아니. 티비 자체를 챙겨서 보질 않으니..어떤 소식이나 새로운 티비 광고들은 그냥 우연에 맡기는 셈이다. 집에 들어오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대한 소식을 했다. 그 중..내 눈을 사로잡은건 사이클 경기에서의 사고 영상 이었다..출발 하자 마자 한 선수가. 갑자기 쓰러지자..그 뒤에 따르던 선두들이..뒤엉키며..나자빠지는 사고 였는데..평소에 자전거를 타는 입장에서..남의 일 같지 않고, 매우..걱정스런 마음으로,, 그 충격을 내심 걱정했다. 다행히 넘어진 선수들 다 큰 부상은 없는듯 한데..얼마나 놀랬을지..심정적 동정이 간다.

아마 근래에..나 또한 2번의 큰 사고를 겪을 뻔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에..더욱 놀란것 같다..사고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잊혀졌던 기억이..그 뉴스 영상을 보고..무의식적으로 자전거용..헬멧.을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에서 자전거로 내려오다가..(남산에서의 자전거 다운힐 은..환상적이다.) 마주 오는 셔틀 버스와 정면 충돌한뻔 했는데..내리막길의 자전거 속도는..짜릿하지만..그만큼 순간 위험도도 증가한다. 그리고 일주일 전 주말에. 홍대 커피프린스점 내리막길에서..갑작스레 유턴하는 차량과 아주 아슬아슬한, 종이 한장 차이로. 충돌을 빗겨갔었다..마주 오던 일군의 사람들중에..몇몇 여자들이..그 순간 비명을 질러서..그 위험성이 더 극적이었다..그 찰나..나는 강원래 처럼..붕 떠 아스팔트에 곤두박힐 수도 있었지만..신의 가호로..손살같이..위험을 모면했다. 정말 불법? 유턴하는 차량은 조심해야 한다. 도로의 규약에 일탈하는 행위 이기 때문에..뭔가 급작스럽다.. 행위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급박함이..사고를 불러온다. 살짝 평상심을 잃고 흥분하는 순간..찰나의 후회는 밀려온다. 암튼 다시 사고 뉴스를 보면서..자전거 타기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또 한가지 충격적인 뉴스는 목포와..서울등..곳곳에서 지반 침하가 심각하게 일어난다는 뉴스였다..원인은..과도한 도시 개발로 인해..지하수 가 적어지면서..침하가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서울의 대표적 예로..강남의 교보빌딩 근처를 지목했는데..꽤 충격이었다. 천재지변이 아니라..결국..언젠가..인재로..도시가 붕괴할 거 같은..머지 않은 상상에...소름돋았다. 목포시의 뒤틀어진..건물.등의 실제 영상은..정말..심각하다..도시에서 사는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

 어쨋든..공사용 하이바 라도 사야하는건지.. 머리위의 새똥을 조심해야 하는게 아니라..벽돌을 조심해야 할지도..
 상해에서.. 대형 화제가 나. 50여명이 사망했다.. 1주전 쯤..상해에 있는 친구의 뜬금없는 문자에..걱정되기도 하지만..중국엔 인구가 많으니까..사망 50명에 들 확률 자체가..극소로 희박해서..그 뉴스는 오래 남지 않는다. 이런 뉴스에 무감각해진 나 자체가..무섭다. 삶과 죽음은 그냥 소식에 불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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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유로 글을 바로 쓰지 못하면 어떤 체험이 글을 통해서 톡톡 드러나는게 아니라. 마치 탄산 빠진 콜라 처럼 특유의 현장성 묘사성이 힘을 잃는다. 주중에 오랬만에 맛집 다운 맛집을 발견해서 바로 글을 써야지 하다가..지금에서야..그 때의 푸짐한 만찬을 되새김질 하면서 썰을 푼다.

 생각해보니..요 근래에 기억에 남을 맛집을 여러군데 우연찮게 다녔다. 행주산성 근처의 국수집과. 스시진의 런치메뉴. 홍대근방의 레게 치킨(여긴 맛집이라기 보다..독특한 분위기와 희소성) 그리고 제일 최근에 먹어본...음음..

 소개할 집은 상수역 에서 광홍창역 방향으로 홍대 후문쪽 건너편에 위치한 옛맛 서울불고기 집이다. 생긴지 얼마 안 된 집이었고, 친구가 몇일전에 들르려고 했다가..고기가 다 나가..못 먹고..돌아선 집이라고 했다. 전형적인 고기집 형상이고..실내 조명이 매우 밝아서 일단 좋다. 카운터 뒤로는 정육점용 고기 냉장고(투명)가 비치돼 있어서..고기가 더 신선해 보이고 믿음직 스럽다. 불고기 2개를 시켰는데.. 고기의 양이 무지 많아서 메뉴판을 자세히 보니..1개에 300그램.. 이니까..한근을 시킨 셈이었다..남자 셋이서..공기밥 과 소주 한병까지, 시켜서 매우 배부르게 먹었다. 양과..맛...서비스..반찬의 맛..등 나무랄때 없이..완벽했는데 가격 또한 매우 착했다. 셋이서 삼만육천원에 실컷 배부르게 먹고..겉치레의 서비스가 아니라..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분좋은 서비스를 받고 나오니..매우 기분 좋았다.

 가족이 하는 집인거 같았다. 지리산에서 도닦다 내려오신것 같은, 희끗한 긴 수염이 인상적인 분이 사장인듯했고. 주방의 부인과.. 서빙 하는 젊은 아들?이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알바생이 아니라 서빙하는 젊은 남자도..뭔가 정성이 느껴졌다. 주방 아주머니는 찌개를 가져다 주면서, 빨간동치미국물?의 건더기가 없는걸 보시곤..더 드릴까요 하면서..완전 수북히 담아 오셨다. 메인 요리인, 불고기는 버섯과 당면등과 함께..특이한 불판에서..한꺼번에 같이 굽게 되어 있었다. 진짜 불고기의 맛이 뭔진 모르겠지만..제대로 하는집 같았다. 오랬만에 아주 맛있고 괜찮은 고기집을 오니 20대 때 교수님과 함께 여러 고기집을 다녔던 생각이 떠올랐다. 하루에 두 끼 이상 꼭 고기를 드셔야 하는 한마디로 고기중독? 이신 분 이었는데, 그 때 고기맛을 처음 알았다..아 옛날 생각하니 입맛 다셔진다..음음..
 
 암튼 홍대앞에 보기드문..괜찮은 고기 집이었다..자주 들를듯..아 출출하다..날씨도 쌀쌀한데 라면이라도 먹을까나...

 예전엔 맛집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항상 뭘 먹을까 고민이다..맛집의 기본은 손님에 대한 마음가짐이 젤 중요한것 같다. 그 마음이 음식에 드러나고..맛을 통해 그 주인의 정성을 느끼는 것이다. 새로 생기는 홍대앞의 식당들을 보면..인테리어는 잘 해 놓았는데..그 가게만의 개성 혹은 정성이 부족해 보이는 집이 많다. 가격이 착하다던지..양이 무지 많다던지..맛이 특출나나 던지..뭐 하나가 뛰어나야 하는데..고만고만한 가게들이 많다..딱 주말 데이트용..가게들은..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게 보인다..누군가와 한끼 식사는 매우 소중한데..간혹 잘 못 고른 식당은..기분이 불쾌하다..내게 있어서 가장 불쾌한건..맛 없어서가 아니라.. 양이 적으면..화가 난다...왜 우리나라 파스타 집들은..그렇게 적게 주는지..가격도 비싸면서..그래서..아직도 짜장면은 파스타 보단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서양물 먹은 파스타와 피자가 고급음식인양..비싸게 구는 현실이 부조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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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은 보통 집에서 쉬지만, 선배가 홍대앞에 온다길래, 자전거로 부랴부랴 뛰쳐 나갔다. 가방이나 카메라를 메지 않았기 때문에..전 속력으로, 심장과 허벅지의 근육을 풀로 가동시켰다. 공해에 찌든 안개가 해를 가려버렸다. 풍경과 색들은 인상파 그림처럼 서로 겹치고 불투명 하다. 그래도 토요일 답게 홍대앞은 젊은이들로 가득이다. 길거리에 사람이 많아 우리는 자전거를 천천히 끌며, 산책했다.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드물어 보였다. 90년대의 홍대앞이 그리웠다. 정확히는 그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을 활보했던 20대 초반의 내가 그리웠다. 텅 빈 분노로 클럽을 전전했던. 우리에겐 가치있는 문화가 없었다. 

 거의 매일 보는 홍대앞이지만. 꾸릿한 대기의 주말 홍대앞 모습은, 망각의 꿈속에서 허우적 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날 선배의 표현으로..패셔니스타가 되었다. 프리마켓이 열리는 놀이터에서..그리고 길거리에서..나를. 정확히는 나의 패션을 사진 찍겠다는 제안을 세번 이나 받았다. 처음엔. 뻘줌하며,의아했고, 두번째엔. 자연스러웠고. 세번째엔..선배 표현으론 거만하게..거절했다.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지 찍히는 대상으로서의 나는 참. 거북살스럽다. 미디어에서 자주 듣는 패셔니스타란 말이 정확히 무슨뜻인지 궁금했다.
 
fashionista    
패션 디자이너; 패션 리더(항상 최신 유행대로 옷을 입는 사람)

 이 정의에 따르면..나는 이 날..패셔니스타가 아니었으며. 내 삶의 패션 자체는 더더욱 패션니스타와는 거리가 멀다. 패션이 사람의 얼굴 처럼. 그 사람을 드러내 보이고 대표할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주요한 역할은 동의하나, 오늘날 패션의 과도한 허상에의 점입가경은 우려를 금치 못한다. 또한 패션의 취향없음이나 부조화를 경멸한다. 패션은 자기 신체의 결점을 커버하고,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포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추구하는 문화적 가치와, 행동 양식은 패션을 통해 드러나며. 패션의 조형적 조화는 심미안적 표현을 가능케 한다. 

 멋을 부린다 라는 말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행동이지만. 진정한 패션은. 자기 표현, 자기 만족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유행이란 것에 쉽쓸리지 않고, 자기 옷을 입는 것..그런점에서 나의 아티스트적, 패션적 우상인 자비스 코커는 군계일학이다.



 
 
 
















 나의 패션의 모티브는 거의 영국의 뮤지션들 한테서 온다. 90년대의 음악씬은 내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고, 60년대의 히피 운동의 컬러와 환각적 그래픽 패턴의 복고적인 면을 추구한다. 브랜드 옷을 선호하지 않으며, 누가 준 헌옷이나, 대박 할인 아울렛 상품을 선호한다. 새거 살일 있으면 유니클로..
 아마 아주 어릴때 부터 그랬다. 누나가 둘이기도 했고. 엄마는 어디서 보따리로 얻어온 옷을 입혔다. 새옷 대신 아주 다양한 색상과 종류를 내게 골고루 입혔다. 어떤 옷을 입을지 선택(디자인) 하면서 미적인 감이 떳는지. 원래 있었는지..나는 교복을 입을 때까지 조금은 옷을 잘 입는 아이였다. 그러나 중학교 때를 제외하곤..옷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냥 있는것 잘 조합해서 입는다..물론 옷을 살때는 내게 딱 맞는지 신중하게 산다. 없으면 없는 데로 대략 몸에 맞춘다.

 예민하고 멋부리던 중학교 시절. 딱 한번. 엄마 한테 옷 사달라고 졸랐다. 친구가 입고 온..이랜드 인지 웨스트우드 인지..암튼 그런 브랜드의 아이보리색 꽈배기 문양이 들어간 스웨터가 너무 탐나서..졸랐으나..단칼에 거절당해, 상심이 컸으나..그 후론 딱히 뭘 사달라고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컴퓨터 빼곤..암튼 중학교 미술 선생님 한테. 감각을 인정받은 이후에..누군가 내 옷 차림에 긍정적 관심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한 때 등산화만 신고 다녀 사람들이 뭐라 했던 기억.. 장마철 런닝구 스러운 늘어진 흰색 나시를 입고 나왔다가..여자 동기들한테 구박받던 기억이 나지만..난 상황에 잘 맞게 입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일률적 시선이 문제지..특히 여자들..

 이 날 거리패션을 찍히면서, 나의 신체적 결점과 패션과의 상관관계. 패션을 통한 나의 가치관들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결국 건강한 몸의 사랑이 정신의 건강과 패션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정체성)을 타인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근데 날 찍은것이 잘못된 패션 사례로 찍은건지 혹시나 모르겠다.. 그 날 인증샷이 없으니..이 글을 읽는 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보통 패션피플 들을 좋아하지 않으나..이 분은 진짜 패션 전문가 이시다..블로그도 정말 잘 운영하시는듯.. 글도 잘 쓰시고.. 거리 패션 사진에 관한 포스트를 링크한다. 이 작가..서점에서 보니 저 책도 나왔던데..사진 참 잘 찍는다. http://blog.daum.net/film-art/1374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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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치를 한 20개 가량 뽑았다. 예전에 두서너개 보이는 새치를 뽑을 때는 아무런 고민 없이 솎아 내지만. 형광등 불빛에 비추인 젖은 머리를 이리저리 들섞이다 보면 유달리 반짝이는 머리카락이 많다. 이 걸 뽑자니..갯 수가 많아..조금이나마 머릿숱이 없어지는게 안타깝고..내버려 두자니.. 눈에 거슬린다. 검은콩도 많이 먹는데 뭔가..억울하다..그래도 탈모가 되는 것 보단 훠얼씬..낮다. 새치는 내 몸의 일부이지만 참 계륵같은 존재다. 그래도 흰색으로 변해버린 머리카락이지만 아예 없어지는 것에 비해 감지덕지 해야할 나이가 됐다. 그래서 요번만 다 솎아 주고..다시 새치가 보일땐. 쓰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심정으로 내버려 두리라... 거울 보고..한동안 얇은 머리카락에 집중했더니..눈이 아프다. 삶은 작은 딜레마의 연속이다.
 고작 머리에 새치 좀 난것 가지고 이런 글을 쓰다니..음모에 흰털이 난게 아니라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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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집에 들어오다가, 마트에 들려..싸구려 와인2병을 사들고 왔다. 훈제 오리를 굽고. 와인과 함께 저녁을 거하게 먹었다. 2/3 병을 마시니..알딸딸한게 기분좋게 취기가 올라온다. 그 동안 술을 멀리했었는데, 내 몸속의 세포들이..기쁜듯. 놀란듯 하다. 한바탕 아리하게 춤을 춘다.
 겨울을 앞두고, 식욕이 왕성해졌다. 토요일 장례식장에서도, 슬픈 마음과는 정 반대로..식욕이 땡겨. 밖에 나와 밥을 먹고..수시로 초콜렛을 사먹었었다. 선선한 공기와 뜨거워진 머리에..입안은 너무 달달했다. 역설적이게도 삶은 단순하다..때 되면..배고프다 라는 것.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는것..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진 않는다. 술기운에 잘 안 써지는 글을 써볼까..해서..마셨는데..계속 멍멍하다. 글을 쓰면서 축적된 마음을 흘려보내야 한다. 책만 너무 읽어도 글이 잘 안 써질 것이다. 자기가 생각하는 법을 잃어버리게 되니까..누군가의 생각에 모두 동조되어버릴 위험이 있으니까..자기 생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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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스스로 이 세상을 떠났다. 좀전에 빈소를 갔다왔지만..이것이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겠다..할 말은 많은데..쓰여지질 않는다. 그냥 대학교때. 친구와 산책하면서 내가 찍은 그의 베스트 컷을 한없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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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부득이 하게 나의 짧은 생각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  
 작업실 컴퓨터로 책을 발췌하고 정리하고 있었는데, 비교적 이른 아침에 누군가 문을 두들겼다. 주인 아저씨 인가 하고 나가보니, 한전? 전기회사 에서 나온 분이.. 누전 차단기 좀 확인하겠다고 했다. 나는 흔쾌히 그러시라고..들어오시라고 했다. 전기를 내릴껀데 컴퓨터나 다른거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자동적으로 또. 그러시라고..했는데..그 순간. 사고가 터졌다.

다른 방에 자고 있던. 동료가 자다가 뛰쳐나와 아주 많이 화를 냈다. 나와 그 전기 아저씨는 당황했고. 화 속의 내용을 들어보니, 밤새 작업한 파일이 순간의 단전으로 날라간 것이었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 화를.. 나는 할 말을 잃었고. 그 전기 기사분은,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 분은 내 말만 믿고 내린것이었는데. 불구하고..일본사람처럼..굽신거리며 미안하다고 그랬다. 정작 사건의 발단은 나 였는데.. 난 벙쪄서..멍해졌고, 곧 동료는 조금 이성을 되찾았고, 그 기사분은 머리를 조아리며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허탈하게 소파에 털석 주저앉아. 진심으로..정말 미안하다고 만 말했다. 다른 변명할 꺼리도 없거니와. 분명히..나의 불찰 이었다. 계속 컴퓨터를 켜놓는다는 습관과. 월요일 아침엔. 자고 있을꺼란걸 대략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성급히..전기 기사분에게 답변해버렸다. 한번만 옆방으로 가서 확인하면 될것을.. 화가 누그러진 동료는..내가 내일 처럼 침울해지자..오히려..괜찮다고 위로했다. 납품해야할 작업이 아니고. 개인 작업 이었다고..중간에 수시로 저장 안 했냐고..물어보니..안 했단다. 음... 워낙 성격이 좋으신 분이라.. 금방 쉽게 털어버리시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건..다시는 이런 실수 안하려고..반면교사?(이 표현 이럴때 쓰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삼아 글을 써놓는 것이다. 마음에 새겨두려고.. 항상 컴퓨터 작업중에는 수시로 저장을 하고..전기는 함부로 내리는 것이 아니며. 내 실수와..반성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거..암튼 순간의 실수로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고. 화와 미안함과 공허한 감정이..세명의 남자들속에서 주고 받았다. 나의 짧은 판단으로 본의아니게 피해를 줬다. 사건은 내게 어떤 교훈을 남기고 일단락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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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났는데 여전히 어둠이었다.

나날의 새벽은 매일의 삶의 개벽이다. 자연의 이치. 음과 양. 밝음과 어둠 속에서 우리는 서있다. 마음은 나를 벗어나 움직인다. 대기에 순응하며. 바람에 맞기며. 두 다리는 부지런히 교차한다.
나는 경이로운 벽 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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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자리에 앉았는데, 내 앞에 서있던 젊은 여자가..허영만의 꼴 이란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책을 보면서,간혹 시선이 나를 향하는걸 눈치 챘는데, 나도 이 만화책을 처음 봤을때, 아마 그 날 하루 동안은. 무심히 보던 사람 얼굴을 좀 자세히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생각해 보면 친구들의 얼굴도..세심히 관찰해 보지 않았다는걸..알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은..지극히 속물적이고 상업논리에 천착한 책이라 생각한다. 결국..남는건..아무것도 없고..쓸데 없는 분별로만 가득한..관상이 중요하긴 해도..결국 세부적으로 따져도..개인의 직관을 넘어설 순 없다.

 그 여자는 나의 얼굴에서 어떤 정보를 얻었을까..책의 어떤 부분에서 나의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봤을까..나는 차라리 맘놓고 보시라고..아예 눈을 감아드렸다.. 아마도 내 얼굴은 꼴이라는 책의 임상실험이 잠시 됐다.

 간혹 지하철 자리에 앉다보면...내 앞에..짧은 치마나 팬츠를 입은 여인이 서면..참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난감하다..그냥 눈을 감아버리거나..읽을 생각 없던..책을 꺼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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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이발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두상이 이뻤다면. 혹은 머릿결이 얉았다면. 스킨헤드나 장발로 다녔을 것이다. 볼품없는 두상에 어쨌든 머리에 붙어있는 머리카락만으로도 감사하며, 최대한 결점을 커버한다. 잡초같은 머리카락이라도 얼마나 감사한가..
 이발하는걸 싫어하는 이유가. 타인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길지 않은 순간이 싫기 때문이다. 안경을 벗은 나의 모습을 뿌연 눈으로 쳐다보는 것도 싫고, 미용사가 나를 구석구석 쳐다보는 느낌? 도 싫다. 아마도 어렸을때의 나름 트라우마? 일 수도 있다. 동네 미용실에서 구렛나루 부분을 면도칼로 밀다가..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어쩌면 남이 들이대는 칼과 가위에 대한..공포가..무의식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내가 알기론..작년까지는 > 홍대앞의 미용실들은 굳이 예약없이 가도 자를 수 있었다. 그런데. 몇몇 군데에서..예약안했다고..거절 당하면서..상당히 기분이 나뻣다..예약문화가..좋은점이 많겠지만..나로썬. 여태 살아온 데로.. 생각났을때. 그냥 아무데나 들러서.. 잠깐 잡지보며 기달려 깍는 유목민적 방식과 충돌을 빚으니 참 성가셨다. 12~15000 을 받으면서..옛날의 이발사 보다도..더 실력은 없는거 같은데, 예약하셨냐고 꼬박꼬박 물어보고..안 했다면. 무식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가 옥죄었다. 

 그래서 그렇치 않은 분위기의 미용실을 찾다가. 합정동에 주택을 개조한 작은 동네 미용실을 찾았었다. 이름도..이쁜 '풀잎 미용실' 중년의 아줌마가 혼자 지키는 딱 동네 미용실. 젊은 미용사 보다 맘도 편하고. 별 말이 없어도..불편하지 않았다. 참고로. 난 미용사랑..머리 깍으면서 말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간혹 미용사랑 수다떠는 손님을 보면..특히 남자..되게 신기하다. 이쁘고 젊은 미용사가 내 머릴 깍아도..난 눈을 꾹 감고..명상한다..제발 빨리 끝나라고..간혹 미용사의 보드라운 손이 내 귀나 목덜미에 닿으면, 나는 더욱 돌부처가 된다. 그래서 매번 듣게 되는 소리.." 많이 피곤하신가봐요..?" "네." 쓱싹쓱싹...끝...

 그리고 머리 감겨주는 것도..뭐랄까..민망하다..두피마사지의 대단한 스킬 때문에 깨운하긴 해도..머리감는걸 서비스 라지만..누군가에 맡겨 하는것 자체가 불편하고..간혹 얼굴에 올려놓은 수건이..내려와..눈이 오픈될때..참 난감하다. 웃기는 모습을 생판 처음 보는 사람한테 보이는것..돈을 지불하는 거지만..사랑하는 사람도 아닌 남이 내 머릴 감겨주는것..그 교환가치가..나한텐 이상하다.. 그리고 안좋은 기억.사실 쪽팔린 기억중 하나가. 고등학교때. 처음 이렇게 누워서 머리 감는 미용실을 갔다가..쪽당한 안좋은 추억도 있고..알다시피 잘못 누워서..

 그러다..몇달전부터..친구가 추천해준..홍대앞의 깍새란 곳을 알았다. 여기서 처음 머릴 깍고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그동안의 미용실에대한 고민이 일거에 사라졌다. 가격도 6000원이고..머리는 예전 블루 클럽처럼 내가 알아서 감는 방식이고...이발사 분의 실력이 꽤 좋았다. 보통 홍대앞 미용실들의 어중간한 스타일링 차원이 아니라..그냥..정직한..이발사 방식이었다. 대부분..프로야구 중계를 틀어놓고 있었고. 말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처음에 대략 짧게 잘라달라고 말하면 알아서..내가 원하는데로 깍아주신다. 

 어제 간게 세번째 인데..영화 '아저씨'의 원빈 머리 스타일로 잘라 달라고 말했다.. 오호 나로썬 장족의 발전이다..근데 다른 손님들이 있었다면..그렇게 말했을지는 의문이다. 갑자기 쌀쌀한 날씨 만큼이나..머리가 시원해졌다. 참 맘에 들었다. 어짜피 맘에 들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에..더욱..
시원한 옆구리 만큼 머리도 시원해지니..날아갈것 같았다. 사실 추위에 짧은 머리는 닭벼슬이 스는것 같았다. 옆구리에 내 날개는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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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정말 하염없이 내린다. 고즈넉한 추석 휴일. 혼자 점심을 먹기엔 간단한 파스타가 최고다.

집에 오디 주스 액기스가 조금 남아있어..이걸. 넣어봤더니..파스타 면이 무척 이쁜 색으로 변했다.

마늘과 양파. 올리브 기름에..오디 액기스를 넣고..삶은 면과 함께 볶는다.

보기와는 다르게..맛은 별로 없다..간도 싱겁게 했고..재료가 들어간게 없으니..그러나 몸엔 무척 좋다

원래 후라이팬 채 그냥 먹는데.. 색이 이뻐서 사진 찍으려고 접시에 담았다.

접시에 담은 양보다..더 많이 후라이팬에 남아있다.. 다 먹었다..

파스타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다.

비가 오니.. 김치 부침개가 먹고 싶다.. 이건 해보질 않아서..조금은 귀찮구나..

어제 사우나에서 오랬만에 몸무게를 재보니..당연히 65가 넘을줄 알았는데..63밖에 안됬다.

그러니 맘놓고 먹어도 된다. 많이 먹어도 생각만큼 살이 안찌니..이건 좋은건가..

배부르니..글도..돼지처럼 멍청하게 써지는구나..암튼 추석 많이 먹자..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추석의 의미는 현대 생활, 사회에선..안 맞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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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밤..모기들이 한놈 두놈..내 방으로 잠입해 들어왔다. 방충망이 없는 내 방 창문은. 해 마다 가을이면 모기들의 죽음의 놀이터가 된다. 뭔가를 하는데. 수시로 모기를 잡느라..일이 자주 끊어졌다. 집에 오기전 오래만에 사우나에서 땀을 쪽 뺏더니 피곤한 것도 있고..극성스런 모기를 상대하기 귀찮기도 하고 해서 일찍 잤다.

 오늘 아침 7시에 일어나니..또..여전히..비가 오고 있었다. 세수도 안하고..운동장에 달리기 하러 나갔다. 오랬만에 비 맞으며 달리는 아침이었다. 땀과 빗물과..대기의 선선한 습기는 콩나물 시루속의 콩나물 처럼 내 육체와 정신을 키웠다. 
 샤워하고 아침먹고..차 마시고 하는 와중에..아침마당이 시작했다.. 놀랍게도..대통령 부부가 나왔다.. 아침부터..참..**   나야 이미 아침을 먹은 상태지만..이제 일어나 아침먹을 사람들은..짜증이 제대로겠다.. 

 풋, 오늘 하루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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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부터 비가 온다 했는데 비가 안 오길래..(오전까지는 비가 올 기미가 안 보였음.) 간만에 산행을 갔다. 일요일 아침. 도로는 한적한 편이었다. 등산이 아니라..북한산 언저리를 가볍게 돌았다. 내가 자주 걸었던. 산길을 북한산 둘레길 이란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곳곳의 표지판과..지도에서..확인된다. 뭐 어쨌거나..그런거라도 만들어서..아줌마들만 산을 찾는게 아니라..젊은 여인들도 산을 찾았으면 좋겠다. 뭐..그런것은 등산이 아니라 산보니까..

 경복궁 옆의 갤러리에 들렀다가..친구를 기다리려.. 교보문고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광화문 앞길을 걸었다. 참 짜증났다..바닥에 깔린..돌들이..뜨거운 열과..빛의 반사를 토해내고 있어.. 인상이 찌푸려 졌고..광화문 앞부터..교보빌딩 까지 난..그 어이없는 공원? 은 .. 한숨이 나올 정도 였다. 누가 공공디자인을 했는지..왜 왜..나무가 없는 것이야.. 그리고..그 테두리에 흐르는 그 얕은 물줄기는 뭥미..암튼 어이상실..새 대가리들의 구구구 울음소리가..연실 들림.. 교보문고 들어가기 전까지..

 새로 오픈한 교보문고는..예전 교보문고를 돌이킬 수 없이 변화 되었다. 강남 교보문고 처럼 변화 됐는데..굳이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나 뿐만 아니라..교보문고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이 전의 공간을 그리워 할 듯 싶다. 사람구경. 책구경을 하면서..적응해 보려 하는데..뭔가 불편하다. 이전에 비해서..베스트셀러 코너 같은게 많아 졌는데.. 그런점도..결국..거대 출판사의 책들을 더욱 노출시키키 위한 로비.전략인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익숙했던 공간의 구조가 바뀌니..마음을 둘 곳이 적당치 않았다. 그리고 주말에 교보문고를 되도록 오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다시 차를 세워둔 통의동 쪽으로 가다보니..먹구름이..잔뜩 몰려오고 있었다..곧 친구에게 뭘 건네고..차를 타니 아주 완벽한 타이밍으로 차에 타는 순간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연대 앞 부터..성산대교 진입 전까지..비가 정말..폭포 떨어지듯..쏟아졌다. 와이퍼도 소용없어지고...사방의 시야가 없어지면서..차들은 쌍 깜박이를 켜고..천천히 서행하는..그런..폭우..오 멋지다..비가 세상을 가렸다. 폭풍속의 질주가 아니라..빗줄기 속의 정체로..비오는 도시를 음미했다. 빗소리와 섞여..차 안에서 듣는 음악 소리는. 무드가 증가 되었다. 근데 옆 자리엔 가방만 널부러져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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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 집에 들어오니..엠비씨에서 배우 장진영의 사망 1년을 맞아. 스페셜 방송을 하고 있었다. 땀에 젖은 옷과 허기진 배를 뒤로하고. 그냥..앉아서 보았다. 생전에 특별히 좋아한 배우는 아니었지만. 꽤 호감가는 인물이었다. 시원하고. 호탕한 그러나 섬세한 내면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암 투병 소식에.. 주연배우로써 영화 흥행실패가 얼마나 스트레스로 쌓였는지를 지레 짐작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청연' 을 꼽을 수 있는데. 나는 이 영화를 상당히 기대했었다. 비행기를 좋아하고. 비행에 대한 욕망이 있는데다...클래식한 복엽기를 탄 장진영 을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너무 아름다웠다. 그러나 영화는..참혹했다.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기획..연출이..어설프기 짝이 없었다..거대 자본이 들어간 그 영화..주연 배우로써..얼마나 심적 고생이 컸을까..참 안타깝다. 왠지 난 장진영의 암발병을 그 영화 탓으로 돌리고 싶다..

 작년에..서점에서 그 남편이 낸 책, (장진영과의 만남과..죽음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을 후두룩 읽어 보았다.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긴 했어도. 왜 이런 책을 냈을까 (상업적 의도?) 의아했지만..그녀가 배우였으니까..대중들이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심정일 것이라. 믿고. 남은 자의 아픔에 공감했다. 

 역시 영상 매체의 힘은 강렬하다. 그녀의 흔적이 더 즉각적으로 감정에 와 닿았다. 참 아름답고 선한 사람이었는데..그 웃는 표정, 모습만 봐도..그 사람의 내면이 올올이 다 보였다..
 그녀의 작품중..오버 더 레인보우를 다시 찾아 봐야겠단 생각이 든다..좀 더 환하게 웃을수 있게..좀 더 환한 모습의 그녀를 기억에 담게..

 요즘..엠비씨 주말 드라마 글로리아를 좀 보게 되었다. 시간에 챙겨보는건 아니지만..왠만해선. 그냥 보게 되는..오랬만의 드라마다. 일단..주연 배우 중.. 배두나와 소이현 은 내가 좋아하니까.. 복고풍 음악이 있고. 변두리 3류 니이트클럽이 주 무대. 배경이니까.. 내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을 가면..항상..저런 나이트 클럽에 가보고 싶단..욕망이 항상 있었는데..가보진 않더라도..드라마 속에서..그 상상을 조금은 보여주니..흥겹고 볼만하다.. 이나영이 안 나오니까..보기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대상이 소이현 으로 바뀌었다. 마음을 후벼피는 내공은 없어 보여도..미소가 너무 이쁘긴 하다. 배두나는 영화 공기인형 이후로..급 좋아함.. 배두나 역활을 신민아 가 해도 어울리겠지만..영화 고고 70과 중복되나? 암튼..복고풍 느낌..어릴적 보던..드라마의 향수를 일깨우는 것 같다.

그렇게 TV는 사랑을 싣고. 내 눈 앞에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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