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 시골에서 가져온 은행열매 자루를 차안에 실었다가 그것이 가죽 시트에 좀 뭍었고, 냄새로 인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은행열매의 악취는 강력했다. 몇억년에 걸친 종의 번식의 핵심은 고약한 악취로 동물들이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역사를 아우르는 생존본능의 냄새에 당해낼 재간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이런 저런 검색을 하며 냄새 제거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고, 실행을 해봤다, 사과를 쪼개서 놓아 보기도 하고, 향초를 피우고, 무엇보다도 선루프와 창문을 열어 추위를 맞서가며 운전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 냄새는 여전히 어디선가 잠복해 있다가 내음을 발산했다. 이젠 좀 익숙해진것도 같다. 그 냄새가 역겨움 보다는 구수움에 더 가깝다. 사람은 환경의 적응에 민감히 변화한다. 차문을 처음 열었을때, 그 냄새를 맞닥드리면 이젠 정겹다고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나의 자동차 생활은 망했다. 추위와 미세먼지와의 싸움보다 더 냄새가 중요하다. 오늘도 내일도 활짝 창문을 열고 달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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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가보게 된 베트남 쌀국수 집, 두 곳에 대한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이태원에 위치한 르 사이공 이 아주 훌륭했다. 6명이 모여서 이것저것 시켜서 먹었는데, 다들 식당의 분위기와 서비스. 가격, 음식의 맛에 매우 만족했다. 오랬만에 만나 즐거운 자리여서 식당에 대한 평가가 플러스 요인이 됐겠지만, 그런걸 감안하더라도 여러번 찾아볼 괜찮은 식당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베트남 쌀국수나 볶음면 말고 월남쌈을 먹어봐야겠지만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그냥 편하게 쌀국수를 시켜먹게 된다. 쌀국수는 기본이 8000원. 양 더 많은게 10,000원. 


 반면 부모님이랑 가게된. 서울역의 맛집이라고 검색해서 알게된. 하노이의 아침은 소문 보단 별로 였다. 맛은 둘째치고 가격이 좀 쎄다란 생각. 그리고. 나한테 중요한 양이 르 사이공에 비해 적었다. 서비스도.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했고, 분위기도. 그냥 그랬다. 그냥 점심에 회사원들이 들릴 만한데지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만한 식당은 아니었다. 


 내가 왜이리 베트남 식당에 대한 호감이 가나 생각해 보니, 뉴욕에서 베트남 식당에 갈 때마다 되게 맘 편한 기분으로 갔던 기억과 무의식에 자리잡은 풍족감 이었던듯 싶다. 베트남인 종업원들이 되게 착하고 친철하고, 성실하단 느낌과, 무엇보다 밥 메뉴를 시키면 보기에도 꽤 푸짐한 산 같은 밥을 큰 접시에 내 놓았기 때문이다. 중국 식당에 비해 조미료도 덜 사용해서 소화시키기에도 편했다. 쌀국수도 거기서 처음 먹어본 것이었다. 무턱대고 고수를 확 넣었다가 사약 마시듯 흡입 했었지만, 그래도 베트남 식당은 정겹다. 그것도 다 추억이다. 


 몰랐었다. 부모님은 베트남 쌀국수를 처음 드셔보는 것이었다. 느끼해서 별로 라고 했다. 그냥 한번 드셔본 것으로 여기시라 했다. 


 르 사이공은 두군데가 있다고 한다. 경리단길에 좀 더 작은 분점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태원 안에 있는 곳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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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서울역사 미술관. 보시러 가세요.. 아니 보시러 오세요 라고 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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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운전할때, 러브홀릭의 베스트 음반을 자주 듣고 있다. 많은 모던록 음악을 들어왔지만 러브홀릭의 노래들은 멜로디 라인이 훌륭하다. 그 수려한 멜로디를 살려주는 지선의 보컬은 내겐 최고의 음색으로 들린다. 뭔가 말과 글로 느낌을 표현하기 힘든 성질의 자지럴듯한 감성을 돋군다. 중음대가 꽉차고, 조금은 단조로운 모노톤의 음색이지만, 러브홀릭의 노래엔 정말 딱이다. 마치, 외국 가수 Dido 다이도 와도 흡사한 보컬이다. 이러한 분위기있는 목소리라면, 외모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김태희 외모에 박경림 목소리 보단, 박지선 얼굴에 지선 목소리가 더 낮다.   


 러브홀릭의 훌륭한 노래에 아쉬운 기분으로 인터넷서 라이브 동영상을 보다보니 지선의 스타일링이 너무 아쉬웠다. 스타일리스트를 고용안했나, 스타일 컨셉이 정반대로 잘못 정한것 같다. 숏컷트 보단 롱헤어가 더 어울리고, 바지보단 여성스런 치마가 더 어울렸을 텐데, 허스키한 음색만큼 보이시한 스타일링을 한 듯 하나 좀 아줌씨스러운 느낌. 지선의 외모가 괜찮은데도 불구하고 분명 스타일링의 잘못인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아쉬운 건, 노래 할때 감정의 몸짓이 너무 단조롭고, 어색한듯 하다. 이런점에서, 자우림의 김윤아는 정말 발군의 기량이다. 보컬의 기술적 테크닉도 변화무쌍하고 감정표현, 무대 모션,등 너무나 잘해서 오히려, 가식적인 느낌이 든다. 김윤아도 무척 좋아하지만, 둘 중 하나를 꼽자면 그래도 지선의 단조로운 음색의 매력에 더 끌린다. 김윤아의 쥐락펴락하는 보컬의 내공은 남자 영혼을 빨아먹는 요부 같은 느낌이다. 말 나온김에, 하찌와 애리의 황애리 양의 보컬도 무지 좋아한다. 셋 중에선 제일 정겹고 풋풋하다고 할까. 


 러브홀릭과 자우림의 차이는 노래의 훌륭함, 인지도를 넘어서 밴드 결성 방식의 차이에 있다. 자우림은 알다시피, 무명때부터 홍대 라이브 클럽활동을 하며 탄탄한 팀웍을 이어나가는 밴드이고, 러브홀릭은 작곡하고 프로듀스하며 기타 베이스를 맡고 있는 두 남성 멤버가 오디션으로 지선을 뽑은 것이다. 훌륭한 조합에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지선은 솔로 활동을 하게 됐었다. 그들의 재능을 더 이어가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그래도 이 노래들을 듣는 순간은 꽃잎이 바람에 나비처럼 흩날리듯이 마음이 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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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전에 CD플레이어의 가장 핵심 부품인 픽업을 교환했다. 인켈 CD 6030G 모델인데 1994년에 구입한 오디오 콤포넌트다.


 참 오래 쓴 물건이고, 그동안 트레이벨트나 전자부 판넬을 교환한적이 있다. 내겐 여전히 음악은 CD플레이어로 듣는게 더 어울리고, 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300~400 장의 음반이 쌓여져 있다. 언젠가부터 CD 인식률이 떨어지더니, 한번에 음반 2장 이상 플레이 하면, 다음 씨디를 못 읽었다. 그러다 아예 인식불가가 됐고, 이걸 어쩌지 하고 방치해 두었다. 픽업 교체 비용은 예전에 얼핏 듣기에 7~10만원 든다고 했다. 


 이 제품은 나름 고가 모델이었지만 현 중고시세는 5만원. 하지만 거진 20년째 쓰고 있는 이 물건에 애착이 많이 갔다. 


 처리해야 할 일의 상단엔 CD플레이어 고치기가 있었지만, 막상 수리할 곳을 찾아 들고 나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포탈 검색에 제품의 모델명을 치니 같은 제품의 픽업 교체기가 있었다. 정말 금쪽같은 정보였다.


 이 제품엔. 소니에서 만든 KSS-240A 란 픽업이 쓰였다. 나름 고급 픽업인데. 필립스 픽업에 비해선 내구성이 약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쨌든 19년을 썼으니, 내구성이 그리 나쁘다고 할 순 없다. 인터넷 검색하니 옥션에서 27,000 원에 이 부품을 팔고 있었다. 배송비 까지 3만원. 물건이 도착했고, 기계를 뜯어 픽업 교환을 신중하게 마쳤다. 그리고 조심스런 기분으로 전원을 넣고, CD를 넣자, 너무나 반갑게..토탈 러닝 타임이 뜨는 정상인 상태, 이 기기는 다시 생명을 얻었다. 어디 맡기는 수리비용의 절약은 물론. 혹시 다른 고장일 경우, 부품비용. 제품 다 버려야 할 처지를 막았다. 오랫동안 써오던 은근한 감성의 제공처였던 물건을 내 손으로 고쳐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 




 고장나 떼어낸 픽업 부품.


 1994년에 샀던 오디오 시스템의 스피커는 이미 수명이 다해서, 너덜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건 재생 불가하니 그냥 버려야 한다. 


 생각해보니 오래쓴 것들의 교체가 절실한게 많다. 자동차 타이어도 네 짝 다 교체해야한다. 그동안 쓰던 미쉐린 타이어는 한 번의 빵구도 없이, 너무나 만족하며 탔다. 새로 살 타이어는 차가 노후화 됐으니 저렴한걸 쓰겠지만, 타이어는 역시 미쉐린이 짱이다.란 생각. 


 또, 중 등산화 두개의 밑창을 갈아야 한다. 비브람으로 안 해도, 창갈이는 비싸다. 그래도 새 신발을 사는 비용보단, 내 발에 최적화된 등산화를 수리하며 쓰는게 낫다. 


 어제 시골에서 김장 배추와 여러 농산물을 싣고 왔는데, (해마다 가을이면, 하게 되는 일들) 은행을 담은 비닐 자루에서 진액이 흘러나와. 뒷자리 가죽 시트와 카페트 매트를 적셨다. 그러니까. 은행 X 냄새가. 차안에서 진동을 했다. 아 망했다. 가죽 시트야 물걸레로 닦으면 상관없고. 매트는 버리고, 뭐 하나 사면 되지만. 그 냄새가 차 안에서 가시질 않는다. 


 이걸 어쩌지.. 오래쓰기는 쉬운게 아니다. 그래도 동거동락한 시간 떄문에 참 애잔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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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순간. 나는 나의 모든 피를 A형으로 바꾸고 싶다. 저질러 놓고 아차! 하며 끝나는게 아니라, 되돌아볼수록 내가 왜그랬을까..왜이리 성급했을까..왜 그렇게 순간 호기로웠을까.. 점심때 까진 안 그랬는데, 집에 돌아오면서 점점 머리를 쮜어뜯게 만든다. 영화 관상에서, 송강호가 납득이 한테 했던 충고, 넌 목젖이 나와서 성질이 급해 화를 부른다.가 정말. 실감나게 내게 다가온듯 싶다. 정말 좋은 의미로 한 일인데도 왜 그렇게 한 방향으로만 보게 되는지.. 그렇게 반성하고 힘겹게 배웠으면서 또. 부디 제발 그것이 폭탄만은 되지 않기를.. 제발 그것이 팝콘 폭탄이 되기를...간절히 기원한다. 지금 심정엔 과거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고 21살로 갈래? 오늘 아침으로 갈래? 물어본다면, 단연코 오늘 아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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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들어오면서 조카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토이러저스에 들렀다. 슐라이히 공룡 모형 인형을 사고, 마트에서 기웃거리다 마트만 오면 사게되는 하이네켄 맥주를 담으로 가다보니, 새로운 패키지 포장의 하이네켄을 아리따운 아가씨? 한 명이 서서 행사하고 있었다.

 "이거 뭐에요?"  

 "(쌓아둔) 6개 캔 한 패키지 상자를 사면(14,400) 팝콘 2개랑, 선물 추첨 기회를 줍니다."

 "(올커니) 할께요." 

 조그만 부스에 들어가니, 자물쇠가 잠긴 박스가 있었고, 왼쪽에 열댓개의 열쇠가 있는데, 그중에 박스를 열 수 있는 열쇠를 고르는 한번의 선택 기회였다. 나는 그 짧은 순간 비장해졌다. 안구는 인광을 쏫아냈고 금색 자물쇠의 크기를 주시하며 열쇠의 제각각 크기 중에서 대략 가늠했다. 작은 열쇠 중에서 나는 찰나 집중하고 집중해서 명상의 단계로 들어섰다. '첫 느낌을 따라가라' 순간 집중해서 선택했고, 도우미에게 키를 전달했다. 하이네켄 아가씨는 씨익 웃으며 키를 꼿고 돌렸다. "자물쇠가 열렸습니다." 그러고보니, 박스 안에는 삼각뿔 모양의 흰색의 조그만 스피커가 있었다. '흐흐흐흐~' 

 하이네켄 아가씨는 맥주 한팩과 선물, 팝콘2개를 테이핑으로 묶어줬다. 나는 초등학생 운동회서 어쩌다보니 선물받은 심정으로 너무나 공손하게 "고맙습니다" 하며 꾸벅 인사도 했다. 마치 선생님에게 하듯이.. 


 내가 수능 시험을 볼때, 수학을 진작에 포기해서리 전부다 찍어야 했었다. 수학을 포기한 탓에 두뇌가 타당한 논리의 단계를 거쳐 정답을 찾는 것에 익숙한게 아니라 논리의 비약과 상징. 공상과 상상의 나래속에서 허우적 대는걸 즐겼다. 1번부터 5번까지의 객관식 답 문항을 집중해서 노려보며 '내가 정답이야. 나를 골라줘!' 하는 잉크 이미지에 눈길이 갔다. 전체적인 음악적 리듬감내지, 변형과 조화의 원리를 염두해 두면서. 그래서 난 절반을 찍어서 맞췄다. (이것도 자랑이라고.ㅋㅋ) 또한 모의고사 때와는 다르게 본 수능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그날 아침 명상의 효과가 컸다. 


 언젠가 조지 클루니, 이완 맥그리거, 케빈 스페이시가 나오는 영화 '초 민망한 능력자들' 원제는 '염소를 노려보는 자들' 을 보았는데, 그러한 자들의 얘기였다. 사물을 노려보기 좋아하는 사람들. 뭔가 하염없이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공중부양은 왠지 껌딱지 뗴듯 쉽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나는 그런 유머코드에 익숙하고 즐거워한다. 한번의 눈빛에 천개의 길이 오고감을 느낄수 있는 그런. 아무리 멀리 있어도 가까운 것의 일회적 나타남 같은 행복의 아우라. 


 이거 생각보다 음질이 좋다. 자우림의 새앨범중에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 가을에 가슴을 찌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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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올해 LA 다저스 경기들의 내용을 포함해, 그들의 시즌 행보는 최고의 추억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영어 말 그대로 언빌리버블한 경기를 계속 펼치고 있다. 어젠 경기 후반 6:0으로 지던 경기를 뒤집어 승리했다. 매일 헐리우드 야구 영화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5월 말인가. 30승 42패로 지구 꼴지를 달리던 이전 경기들의 내용을 보면 저렇게 한심한 팀도 없었다. 라고 누구나 탄식했다. 뉴욕 양키스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 돈 매팅리는 경질의 위기에 임박했고 기자들과 신경질적 설전을 벌였다. 그러했던 팀이 그 후. 36승 8패를 기록했고, 지구 1등이 됐고, 지금은 거의 무적의 팀이 되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단 연봉 1위 팀 (2000억 이상) 다운 성적을 내고 있는데, 그런 돈 과의 상관관계를 떠나서 선수 면면의 야구 인생사의 사연들이 참 흥미롭다. 그들의 실력 뒤엔 드라마 같은 인생의 굴곡들이 숨어 있는 것이다. 단순히 야구 경기의 결과에만 치중해 본다면 그냥 매일 행해지는 스포츠일 뿐이지만 메이저리그는 그들의 인생 스토리가 생생히 살아 움직인다. 단순한 스포츠 경기 이상의 감동의 인생 드라마가 숨어있는 것이다. 너클볼 투수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동은 그런 것 이었다. 2012/08/27 - [영화] - 너클볼 [EIDF 2012]



 그런면에서 최근에 (옆 사진) 알렉스 로드리게즈를 위시한 약물 사건은, 그 사안이 대단히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 누구는 정직하게 자기와의 투철한 싸움을 통해 한구, 한구, 한 타석, 한타석, 메이저리그 생존에 사투를 벌이는 것인데. 그런 약쟁이 들에게 평범한 플라이 볼 아웃이 홈런이 되었던 것이고, 이것은 진짜 비겁한 일인 것이다. 말 그대로 약쟁이들은 그냥 꺼져!야 한다. 


 현재 다저스의 천재 타자, 유격수 헨리 라미레즈의 과거 사연들도 흥미롭지만, 나는 사이영상 투수 잭 그레인키가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늘 새벽 5시부터 시작한 경기도 말 그대로 우완 투수 최고 연봉 계약자 답게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외모에서 뿜어나오는 범상치 않음은 4차원 멘탈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게 한다. 그것은 그의 군더더기 없는 솔직함에서 비롯된 것 같다. LA 다저스에 온 계기를 말할때도, 솔직히 돈 많이 줘서~ 말그대로 우승에 대한 거창하고 클리쉐적인 수사가 아닌. 그냥 솔직함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또 그의 선수 경력중에는. 5승 17패로 리그 최다패 기록도 있고, 사회불안 장애로. 1년을 통째로 쉰 경우도 있다. 그런 정신적 문제를 극복하고 2009년 최고의 투수 영예인 사이영상을 받게 되고, 최고의 대우로 다저스에 온 것이다. 


 그의 경기 모습을 보면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총기, 영기, 똘기 모든 것을 느끼게 하는 그의 눈매는 처키의 인상을 엿보이게 하기도 한다. 4월과 6월에 벌어진 벤치 클리어링(집단 난투극)엔 그가 중심이 됐고, 호기롭고 멋졌다. 그 덩치의 타자가 뛰쳐올때, 몸으로 되받는 모습은, 정말 남자 다웠다. 결과는 쇄골 골절로 한달을 못 나왔지만 말이다. 그리고 6월에는 상대 투수의 공에 머리를 맞고 실실 웃는 모습 또한 묘했다. 이때의 집단 난투극으로 선수단 전체가 반전이 된 것도 같다. 확실히 이날 벨리사리오의 분개한 모습은 그가 다시 정상의 불펜투수로 돌아오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 (다저스 벤치클리어링이나 잭 그레인키 등으로 검색하면 볼 수 있음. 대단히 살벌함. 야구가 어술렁해 보이지만 팀웍. 매너. 불문율.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대단함)





 조용하고 침착한 그의 표정에 서려있는 놀라운 집중과 강인한 의지는 남자가 봐도. 참 멋지다 라고 여겨진다. 타석에서의 그 집중력 또한 . 왠만한 타자 보다 잘 치는 그의 타격은 승리를 직접 이끌기도 한다. 투수지만 타율이 4할 이라는 건, 경이로운 일. 


 메이저리그 통산 300승을 거둔 90년대의 대표적인 우완 투수 그렉 매덕스를 능가할 수 는 없겠지만 나는 그가 매덕스 이후 최고의 우완 투수가 되는 것을 꿈꾼다. 200승 이상을 넘는걸 꼭 보고 싶다. 다저스 저지를 산다면. 난 단연코 21번 GREIN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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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밤 10시에 자서 새벽 5시에 일어나고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전에도 12시 이전에 자고 한 6시 반에 일어났으니 그리 큰 변화는 아니지만, 10-5 생활이 좀 더 몸에 맞는 느낌이다. 새벽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느낌만 뺀다면 오전 시간의 집중력은 가히 최상이다. 요즘 책을 읽은 페이지 수는 많지만 딱히 그에 대한 글을 쓰기가 망설여진다. 습관의 문제인가. 맞는것 같다. 읽기와 쓰기는 뇌와 마음의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거고 신체의 근육과도 같은 것이다. 막연한 이유였었지만 이전의 습관들은 어쨌거나 좋은 것이었다. 좋은 습관은 맑은 정신과 건강한 몸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오랫만에 운동장에 나가 달리기를 했다. 낮은 구름과 비를 몰고 오는 바람. 스폰지 케익같은 폭신한 흙. 그리고 새벽의 청아함. 이열치열이 아니라 이습치습 이었다. 습기 속에서 내 몸의 수분은 증발을 포기하고 일치감치 후두둑 발밑으로 떨어졌다. 간간히 비가 흩뿌렸고, 상쾌했다. 요즘 나는 인생의 방관자가 된 기분이다. 아니 평생 그랬는지도, '그래서 뭐 어쩌겠니?'.'아님 말고.' 식의 자포자기식의 건강함도 아닌 것이 뭔가 질질 끌려다닌것 같다. 그래서 난 건강한 방랑자가 되려고 한다. 이것저것 기웃거려보고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마음을 비우고 팔랑팔랑 노닐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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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있는 오래된 윈도우 데스크탑 컴퓨터가 갑자기 멈췄다. 사람 나이로 치면 120살은 족히 먹었을, 그냥 자연스레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연식을 가진 컴퓨터였다. 일주일 전 쯤, 성적입력을 하다 저절로 훅 꺼졌고, 그 후로 다시 전원이 안 들어왔다. 파워를 5천원 주고 다른 걸로 바꿔 봤지만, 다시 전원이 들어올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메인보드나 부팅 하드디스크가 고장난것 같다. 결정을 했다. 이제 그만 이 컴퓨터를 해체하기로. 그 안에 달려 있는 세개의 하드 디스크를 뗴어 작업실의 컴퓨터에 물려 최근에 산 도시바 외장 하드에 옮겨 담았다. 500기가 두개 120기가 한개의 데이터를 옮겨 담을래니. 시간이 솔찬히 들었다. 두개의 하드 디스크의 백업을 선별해 하고, 부팅 디스크로 쓰던 웬디 500기가 하드를 물렸을 때, 잘 작동하던 컴퓨터가 윈도우로 부팅이 안 되었다. 똑같은 회사, 용량의 다른 하드는 잘 인식되고 윈도우에서 백업이 문제 없는데,, 결국 컴퓨터가 저절로 전원이 나간건 부팅 하드 디스크가 고장이 났던가, 메인보드가 죽으면서 하드 디스크 까지 죽게 만들었나 보다. 뭐 워낙 오래된 것도 있지만, 토렌트 파일의 P2P를 쓰면서 하드 디스크의 물리적 피로가 고장을 유발한 것 같다. 아 그 안에 있는 400기가 상당의 데이터를 어찌하나. 아주 중요하진 않더라도 소중한 데이터 들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그런 경우 동종 하드의 기판을 교체해 인식시켜 복구 하는 경우를 알았다. 

생산일은 6개월여 차이지만 같은 모델. 용량의 하드 디스크 여서, 정상작동하는 하드의 기판을 떼어내 고장난 하드에 이식시켜 물려 보았지만, 실패였다. 결국. 데이터 복구 업체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내 경우의 복구 비용은 평균. 15만원에서 25만원 사이였다. 명정보통신이란 이 분야 최고라는 회사의 비용은 2배 이상이었다. 미래정보기술이란 용산에 있는 업체를 방문했다. 사무실에 한명의 엔지니어가 일을 보고 있는데, 왠지 신뢰가 가는 외모였다. 좀 보더니 데이터 복구 가능하다고 했고, 예상대로 15만원의 비용을 청구했다. 


 알다시피 하드 디스크는 A/S 가 수리 개념이 아니라, 1대1 교환이다. 어느 회사고 그 안에 데이터에 대한 보상은 없다. A/S 기간안에도 고장나면 데이터는 알아서 복구하던, 버리던 해야 한다. 그러니까 대용량 하드가 고장이 나면, 그 복구 비용은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커지는 꼴이 된다. 예전에 삼성 120기가 하드 두개를 샀고, 그 중 하나가 채 1년이 안되어서 고장이 나서 허무하게 데이터를 날린 기억이 있다. 갑자기 떨걱 거리는 하드 디스크 소리에 그 안에 있던 자료들은 그냥 증발한 거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 디지털 이란게 생각해보면 참 무섭다. 눈에 볼수 없는 무형의 데이터는 갑자기 아무렇지 않게 영원히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몇주전, 새로산 도시바 칸비오 데스크 2테라 외장하드에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는 와중. 하드를 읽고,쓰지 않는 와중엔 더 소음과 진동이 있는게 이상해서 A/S 센터에 가져갔더니. 새로 교환해 준단다. 분명. 소위 말하는 양품이 아니었던 거다. 또 섬뜩해졌다. 이게 고장이 나버리면, 하드 디스크 몇개를 살 비용이 복구하는데 깨진다. 그래서 결정했다. 또 다른 외장 하드 디스크를 사서 통째로 백업해 놓자고, 이게 다 하드 디스크 복구 하면서 얻은 지혜랄까. 그래서 13만원에 씨게이트의 백업 플러스 2TB 제품을 샀다. 도시바 보다는 전반적으로 좋다. 판매율 1위 제품 다웠다. 

 하드 디스크 제조 업체는 WD(웨스턴 디지털. 웬디로 불림). 씨게이트. 도시바 이 세곳 뿐이다. 그래서 외장하드를 사더라도. 이 세 회사 중의 완제품을 사는게 가장 좋다. 아 프랑스 업체인 라씨 외장하드 까지.(겁내 비싸고 멋짐)


 결국, 배운것은 토렌트 이용의 p2p 사용은 하드 디스크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 같고, 꼭 그게 아니더래도 하드 디스크의 물리적 고장은 언젠가 일어나는 것이니, 평소에 안전한 곳에 백업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다는... 배보다 배꼽이 큰 망연자실의 경험을 하지 않으려면..말이다. 

 

 누구나 이렇게 쌓여져만 가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영역이 이젠 개인의 차원에서 기업의 대량 스토리지 사업으로 가는 것 같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그런 일환인 거고, 오히려 개인이 여러개의 하드 디스크를 구입하며 관리하는것 보다. 기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훨 좋을 것이다. 보안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땐, 그게 더 편리할 거다. 다음 클라우드의 50기가 서비스도 나름 유용하다. 

 이래저래 예상하지 않았던 지출을 계속 하고 있지만, 백업의 중요성을 체험했으니, 나름 디지털 세상의 값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  

 오래된 하드 디스크에 있는 당신의 소중한 자료, 미리미리 백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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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LA 다저스 팀. 야구 경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90년대 후반과 2001년 까지 박찬호를 통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아왔고, LA 다저스 팀은 박찬호의 전성기였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다. 요즘은 알다시피 류현진이 호투를 이어나가고 있어서, 줄곧 관심이 가는데, 오늘도 류현진은 호투 했고, 선발승은 날아갔지만,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는 아주 재밌는 경기를 펼쳤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다저스가 승리해서 더욱 재밌었다. 어제 16대 1의 대패를 빼고. 그제 경기와 오늘 경기,, 아니 요즘의 다저스의 경기는 마치 헐리우드 영화 같은 경기를 펼치는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 같은 괴물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등장은 고액 연봉자는 즐비하지만 모래알 같은 팀의 조직력에 끈끈한 풀이 되기도 하고, 그와 동시에 부상에서 돌아온 헨리 라미레즈 라는 특급 유격수는 어슬렁 어슬렁 스타 플레이어의 기질을 확연히 보여준다. 그제 경기에선 맷 켐프는 타격이 예전같지 않다지만, 도루 두개로 3루로 진출해서 외야뜬공에 결승 득점을 올리는 걸 보면, 스타는 역시 다르구나. 리더의 기질을 여실히 보여줬다. 초반에 성적이 안 좋아서 그렇지 다저스의 면면을 보면 꽤 매력적인 팀이다. 리그 최고의 투수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을 보유했고, 라미레즈, 켐프, 푸이그, 곤잘레스, 이디어.등등등 꽤 괜찮은 라인이다. 선발진에서 조쉬 베켓만 제 역할을 해줬다면, 더 좋았을텐데, 


 커쇼의 투구는 정말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답다. 그레인키의 외모는 공포영화의 처키 같은 인상에 빈볼시비로 인한 난투극으로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그리고 류현진, 꼴지팀 한화에서 어떤 초연한 달인의 경지를 습득한듯 하다. 또 류현진과 상대하는 리그 정상급 투수들의 플레이도 인상깊다.  샌프란시스코의 범가너와, 오늘 필라델피아의 클리프 리. 멋진 투수들을 보는건 참 즐겁다. 예전에는  페드로 마르티네즈, 랜디 존슨, 등을 보며 혀를 내둘렀는데, 요즘 투수들도 그에 못지 않다. 특히 커쇼는 야구계의 메시 정도 랄까. 


 그나저나 오늘 필라델피아의 1번 타자 마이클 영은 데뷔후 작년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었고, 박찬호가 텍사스로 갔을때, 젋고 잘생기고 아주 잘하는 선수여서 좋아했었다. 이제 36살로 베테랑이 되었고, 얼굴도 늙은거 보니, 2000년 초반 그의 플레이가 생각났고, 세월의 격세지감이 물씬 느껴져왔다. 어느새 그 젊은 유망주가 2천 몇백 안타를 쳐낸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베테랑이 된 것이다. 박찬호와 류현진 그 사이. 내 나이도 *라 먹었다. 


 나는 확실히 축구보다는 야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뭔가, 축구가 연속적인, 소설이고 영화라면, 야구는 시 이고 사진 같은 느낌이다. 좀 더 심리적이고, 찰나의 승부 같은 면이 내 취향과 더 맞는듯 하다. 축구도 팀 전술, 전략에 따라 움직이지만 야구의 수 싸움의 묘미는 더 정교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리버풀 축구팀과 LG트윈스 야구팀을 좋아한다는 여자를 소개받은 적이 있는데, 나중에 친구가 그러던데, 그런말이 있다고 했다. 리버풀과 LG를 좋아하는 여자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왜냐면  절대 배신하지 않는 성정을 갖춘 거라고.. 성적이 어떻든 변치않는 충성심을 보여줄 거라고.. 근데 난 두산 베어스 팬 이거나 넥센을 응원하는 입장이래서 LG는 보이콧. 어쨌든 핑계. 스포츠에 적당히 관심있는 여자는 매력적이다. 기아 타이거즈나 삼성 라이온즈에 광적으로 빠져있는 여자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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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프로야구 개막일은 기분이 좋다. 어제의 차가움은 뒤로하고 꽃이 만발하는 와중, 프로야구는 팀당 128게임? 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어제 늦게 잤기 때문에 오전까지 피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멍때리며 두산과 삼성의 경기를 보았다. 내가 응원하는 팀은..두산 베어스 이고. 그 외로 좋아하는 팀은 아니 호감에서 비호감의 팀들을 순서대로 말하자면. 넥센-한화-롯데-LG-기아-삼성-SK 이다. 신생팀은 아직 잘 모르겠음. 


 1회 삼성의 에이스 배영수를 상대로 두산 타자들이 안타를 쳐서 차곡차곡 만루가 되었고, 투아웃 만루에서 오재원이 끈질기게 승부하다 큰 외야 타구를 쳤고. 펜스를 가까스로 넘어갔다...만루홈런.. 개막전에 만루홈런이라니...왠지 올 한 해 예감이 좋다. 팀을 떠나 개인적으론 배영수 선수를 좋아하는데 너무 힘겨워보였다. 4회인가 또 한번의 만루 기회에서 김현수가 완벽한 홈런 타구를 날렸다.. 한게임에 두번의 만 루 홈 런..와우 정말 통쾌하다. 배영수는 쓴웃음을 지어보였고, 그래도 그가 올 한해 잘 하리라 빌었다. 


 경기는 두산이 9:4 승리. 점심을 해먹으며 끝까지 다 보았다. 아주 기분좋은 경기였다. 타 팀의 결과는...넥센이 기아한테. 한점차 역전패를 당했고, 나머지 팀들은 한화.LG가 이겼다. 넥센만 이겼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목동야구장에서 넥센 두산전이 열리면 몇번은 가서 두산을 응원하는 나로서는 두산이 온리 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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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은 어제의 포근한 봄의 기운 보다는 가을의 쌀쌀함이 더 어울리는 스산함이 내려앉았다. 한강위를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부지런히 서쪽 하늘로 날아다닌다. 완벽한 대오를 이룬 새들의 모습에 균등한 집합체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물위에 쉴때는 그냥 무수한 점 들 일 뿐이지만, 여기에서 한 철을 나고 어디론가 새로운 삶의 환경으로 이동할 때에는 조직을 이뤄 비행하는 장면이 흐트러짐이 없다. 새들도 그러할진데, 우리의 삶속은 하늘을 나는 새의 마음과 처신을 통해 깨닫아야 할 것이다.  자유와 책임. 목표와 실천은 어디론가 떠나는 자의 숭고한 비상이 일깨워준 것이었다.


 부주의한 작은 사고가 자칫 나와 타인의 삶에 얼마나 큰 폭풍으로 작용될 수 있는지를,, 가슴 졸인 사건이 있었다. 


 어제 일행 셋과 수락산으로 등산을 갔다. 봄이니만큼 사람이 무척 많았다. 줄줄이 올라가는 사람들 틈에서 오랜만에 산의 떠들석함과 부산함을 즐겼다. 맑은 햇빛과 적당한 기온은 몸과 마음의 적요를 거두었다. 정상을 향한 가파른 바위가 시작되는 지점 언저리에서 간단한 식사를 위한 자리를 잡았다.  우리가 자리잡은 곳, 아래 곳곳에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희희낙낙 산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한참 요기와 회포를 풀고 있는 사이, 바위위에 꺼내놓았던 파워에이드 캔과 사과를 집으려는 찰나, 파워에이드 캔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 바로 옆 낭떨어지로 떨어졌다. 순간 캄캄해졌다. 5초간 일행을 멍하게 쳐다보았고, 두려운 마음으로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쳐다봤다. 10미터 아래 사람들이 나를 향해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연실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내가 묻기도 전에 아래에서 사람 안 다쳐서 다행이지 큰일날뻔 했다고 했다. 정말 십년감수 했다. 누군가의 머리에 맞았으면, 죽었을 것이고, 나는 아마도 과실치사로 감옥에 가겠지. 산에서의 사소한 실수가,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놓을수 있는 것이었다. 미드 '식스핏 언더'에서 매회 처음으로 일상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여주듯이 사소한듯 죽을 이유가 일상엔 언제든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찰나의 실수와 찰나의 행운에 지금 이렇게 일상을 영위하며 이런 글을 쓸 수가 있는 것이고, 지금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신께 감사한다. God bless you.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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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니 작년말부터 1월 내내 비교적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것 같다. 수다떠는 재미에 빠졌다고 할까. 요즘 나와 대화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무척 고맙다.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즐거움을 찾는일은 어쩜 근원적인 행복일수도 있다. 내 이야기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조언이나 해결책을 건네주는 그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또 타인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고 귀감이 되는지도 요즘 더욱 느끼고 있다. 보통 몇 번을 만났냐의 횟수의 문제보다, 뜸하게 만나도 그 세월의 깊이가 녹아들수록 자연스레 허물없어 지는 계기가 강한것 같다. 


 토요일 점심 약속이었는데, 전날 저녁에 고딩때 미술학원동기친구들과 신년회로 새벽까지 술을 마셔서 신사동까지 나가기가 벅찼다. 동갑내기 유부남.녀. 미혼이 섞여 있어 농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3차까지 가게 되었다. 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고 2차로 차를 마시는게 가장 좋은데, 우리나라에서 2차 혹은 3차로 찻집 가자고 하면..미친놈 취급받기 쉽상. 그래서 엄청 추운날씨임에도 3차로 맥주를 마셨고, 평소 일찍 자는 나는 졸려 죽는줄 알았다.


 술먹은 다음날은 내 목소리가 너무 섹쒸해져서? 나 조차도 믿기지 않아 운전중에 자꾸 오글거리는 멘트를 허공에 날리게 되었다. 엄청 가라앉은 저음에 백년의 고독이라도 집어삼킨듯 허무한 드라이한 음색은 술먹은 다음날 반나절만 이라는 짧은 유통기한을 통탄하게 했다. 





 브런치 베이커리 카페라고 알았는데, 뭐가 바뀐건지. 우린 파스타, 피자를 먹었다. 카페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이곳은 마음에 들었다. 생각해보니. 천장이 높고. 투박한 나무 테이블 의자. 그리고 저 곡선의 책장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것 같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와 식사가 중요했겠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이 처음오지만 무의식에 편안함을 준 것 같다. 


 많은 대화가 오고가는 와중. 책 이야기에서 일본 대하 소설? 대망 이란 작품을 일행이 추천했다. 평소에 일본의 근.현대사와. 그들의 의식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 아주 디테일하게 그들이 야만에서 선진국으로 진행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듯. 근데 도서관에서 그 책을 검색해 찾아보니..나는 한 10권짜리라고 생각했는데, 권당 500페이지는 너끈할정도로 두툼한 책이 36권까지 꼿혀 있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도 부담스러워 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이건 뭐..일본 만화책도 아니고.. 

 하지만 태백산맥, 아리랑. 안나 까레리나는 꼭 언젠가 읽어야겠다. 그러고보니 고등학교때 이문열의 삼국지를 두번 읽은게 참 아이러니하다. 언젠가 책장에 10권이 주르륵 꼿혀있는걸 보고 짜증이 치밀어올라 어딘가 보이지 않는곳에 내쳤다. 







 식사후 커피 포함 15000~20000 사이 가격이었다. 내가 먹은 알레 올리오가 가장 저렴했다. 역시 내가 해먹는것보다야 맛은 있지만, 양이 너무 적어 감질맛만 다시며..쩝쩝.. 사진을 보니 봉골레의 조개들이 참 이쁘구나..쪽쪽.. 집에서 후라이팬 째로 먹는 내게 데코레이션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남대문시장 가서 저런 접시라도 하나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삼합을 먹으러 가자고 해야겠다. 곰삯은 내 마음을 쓸어내리기 위해서..ㅎㅎ 



 매우 추운 날이었다. 코발트 블루는 눈을 시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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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 잘 먹어도 마음이 안정화되고 기분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오늘만 해도 아침엔 밥에 콩나물 국, 김치. 점심엔 라면을 먹으려 했으나 참고, 딸기잼을 바른 식빵 2개(총4개) 인스탄트 블랙 커피 한잔, 후식으로 와인 한잔과 귤 세개를 먹으니 속도 편하고 별로 배고프지도 않는다. 어제도 마찬가지로 몸에 좋은 브로콜리와 버섯만을 넣은 파스타를 와인 한잔에 곁들어 먹으니 몸과 마음이 개운하였다. 오랜만에 중가격대의 와인을 마시니 아껴먹게 되었다. 하디스 오무 쉬라즈 란 호주 와인인데 아주 적당한 맛이다. 너무 드라이하거나 스위티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와인에 든 산화방지제가 좋지 않을 듯 하여 멀리하게 되었는데, 가끔 먹는 정도는 괜찮겠지. 소식만 하면 된다..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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