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갔다가 우연하게 한 건축가가 지은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남의 집 구경은 너무나도 재밌는 일. 원래는 집 방문까지는 예상치 않은 일이었는데, 본의아니게 들어가서 차를 마시게 되었다. 건축가가 설계한 집이니만큼 차만 마시며 앉아있을수 없었다. 집을 구경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한뒤. 독특한 집 내부를 기웃거렸다. 일단 이 집의 외관은 이 집을 만든 곳의 홈페이지에서.. http://www.irojekhm.com



전경 사진만 봐도. 크지 않은 면적에. 경사진 곳이고, 네모 반듯한 땅도 아니다. 집을 짓기에는 좋지 않은 여건이다. 그것의 개성을 살려서 설계한 집이었다. 이게 좋게 볼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단점을 단점으로 살리는 것이어서, 매우 안좋게 볼 수도 있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의 이런 집은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고..안도 다다오가 말했나..? 일단 이 집의 주인 부인은 여러 단점들을 말했지만 그래도 내심은 매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와서 일단 독특한 집에 감탄하고 칭찬을 내뱉으면 기분은 좋겠지.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 집의 첫인상은 전경 사진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뭔가 여러뭐로 정돈이 안 되었다. 애기들이 4명이 사는 집이어서 당연히 정리 정돈이 안 되는 것도 있고, 디자인 적으로 좁은 면적에 독특한 구조로 지어진 것도 있고, 또 거의 모든 것이 사선으로 이루어진. 네모반듯한 안정감은 하나도 없는 것도 있다. 이런집에 맞게끔. 가족 구성원의 생활 습관이나 의식이 매치가 안 되는   느낌이었다. 


 노출 콘크리트의 제일 큰 단점은 난방이라고 한다. 겨울엔 우풍이 쎄서, 그리고 이 집은 구조가 거실의 천장이 이렇게 높게 뚫려 있어서 기본 바닥의 난방가지고는 어림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공기를 데피는 난로가 필요하고, 밤엔 웃기고 낭만적이게도 텐트를 치고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안에서 텐트치고 사는거 어릴때나 커서나 꼭 해보고 싶었는데..김기덕의 아리랑도 아니고 이런 고급 주택에 텐트라니..재미있다. 애기들용 이라고 한다. 



 경사진 땅 때문에 거실과 반지하로 이어지는 공간은 작은 극장이 되었다. 계단에 앉아서 전면의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지만 애들이 생기면 이렇게 모든 공간이 놀이방. 나무 계단 모서리가 너무 각이 날카롭게 서있어. 애들한테 너무 위험해 보였다. 20개월된 아기는 혼자 잘 놀고 있지만..나는 내심 불안했다. 그러나 엄마는 꽤 호탕하고 털털한 분 같았다.. 


 이날 새벽에 산지 얼마 안된 아이폰5를 바닥에 떨구어서 은색이 반짝거리는 모서리가 처참하게 찍혔다. 지금까지도 가슴이 매우 아픈데, 만약 내 자식이 어디가서 얼굴에 기스라도 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아기들은 온실속의 화초로 키우는건 안 좋다지만, 부모의 마음은 자식은 온실속의 화초의 마음일 것이다. 왠지 온실속의 선인장이란 말이 떠올랐다. 



 멋드러진 소파들. 요즘은 가구에 그렇게 눈길이 간다. 오래된 나무 테이블이나 의자가 그렇게 멋져 보일수 없다. 


 이 집의 더 자세한 사진은 여기서 http://cafe.naver.com/indesignclub/77834


 이런 사진만 보면 환상에 빠질수 있지만, 실제 사는 모습과, 주인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주거의 용도는 편하고 안락함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다들. 아파트를 찾는 거겠지. 나는 이 집이 전형적인 주거의 목적보다는..주거형 사무실?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뭔가 안정된 느낌은 없지만 비오는 날엔 환상적일 같단 생각이 든다. 왠지 글이 잘 써질것 같은 집이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집을 보니 여러가지 집에 대한 단상이 떠오르는데 집 이야기는 다음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사동 레빠쥬  (1) 2013.01.30
주말 식용 단상  (0) 2013.01.13
일상  (0) 2013.01.05
추위  (0) 2013.01.03
2013 1st.  (0) 2013.01.01



 영화 강철대오를 보고나서 짜장면이 그렇게 먹고 싶었다. 잊고 있었다가 상명대입구의 팔선생을 갔다. 여기에 들어오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진짜 중국에 온 것 같다. 오래된 중국식 테이블과 의자하며, 모든 인테리어가 맘에 든다. 음식과 공간이 조화롭고 맛도 수준이상이다. 동천홍도 나쁘지 않은데 공간의 느낌이 너무 모던해 중국집만의 매력이 덜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사람이 몰리는 유명한 가게는 너무 조미료 맛이 강한거 같아, 생각보다 별로이나, 작고 허름한 가게였던 그 곳은 전통 그대로의 춘장을 쓴다고했다. 너무 오래되서 맛이나 상호가 기억나진 않으나, 그 기억때문에 차이나타운은 항상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암튼 상명대 팔선생이나 차이나타운은 여친이 생기면 같이 오고 싶은곳, 


상명대 뒷편으로 탕춘대능선길이 이어진다. 북한산 자락으로 이어진 이 길은 (벌써ㅜㅜ) 7년전에 걸었던 기억을 유추해 찾아나섰다. 성곽이라 부르기엔 민망한 야트막한 돌무더기 방벽이 이어진 능선길은 환성적인 산보를 가능하게 했다. 오랬만에 느껴보는 산속의 설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안부니 산속이 더 포근하였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평온했고, 산의 순백의 깨끗함이 몸을 정화시켰다. 우리의 목적지는 7년전과 마찬가지로 족두리봉. 일명 유두봉이라 불린다. 여자의? 찌찌를 닮은 형상의 봉우리래서?.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돼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세시간 정도 만에 불광동쪽으로 내려와서. 지금은 이름이 바뀐 불광동 아울렛을 갔다. 거기서 나름 득템했다. 지프의 덕다운을 7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했다. 싸고 품질좋은 물건을 구입하면 기분이 좋다. 불광동은 나름 구수한 동네였다. 매표소부터 흰색 네모난 타일의 동네 목욕탕이 있었는데, 나중에 오게 된다면 꼭 들러야겠다.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그런 동네 목욕탕도 이제 먼 추억이 될 것이다. 


 홀리스커피에 앉아 피로를 풀었다.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의 어떤 여자가 자기 자리에서 칫솔질을 하며 화장실까지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왠지 그 여자는 지하철안에서도 그럴수 있을거같다. 그런 커피체인점도 수더분한 분위기의 구수함이 흘러넘쳤다. 짧막한 불광동의 느낌이 그랬다. 사람냄새가 살아있고 너무 삭막하지만은 않은 동네였다. 


 어제 저녁부터 핸드폰 통신사 이동때문에 끊겼는데. 새 핸드폰은 오늘 배송되지 않고 있다. 핸드폰 공백이 월요일까지 이어질래니 조금 불안하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 식용 단상  (0) 2013.01.13
집 구경기  (1) 2013.01.12
추위  (0) 2013.01.03
2013 1st.  (0) 2013.01.01
데낄라 후유증  (0) 2012.12.23

 추워도 너무 춥구나. 어릴적엔 겨울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었지만, 이제는 정말 싫은 계절이 되어버렸다. 추위도 추위지만 해가 짧다란게 가장 싫다. 일조량의 감소와 추위는 덜 생산적인 하루라고 느끼게 만든다. 년초지만 곰처럼 실컷 먹어두고 겨울잠을 자고 싶은 나태의 욕망이 슬금슬금 밀려온다. 작심삼일이 아닌 작심일년이 되야할터인데. 작년 한해는 너무나 쉬리릭 가버린 느낌이다. 어쨌거나 잊지 않는다가 아니라 잊을수 없기 때문에 한해 한해가 가는게 야속하다.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들으며 어떤 모습을 꿈꾸지만 지금은 너무 춥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 구경기  (1) 2013.01.12
일상  (0) 2013.01.05
2013 1st.  (0) 2013.01.01
데낄라 후유증  (0) 2012.12.23
TV일상  (1) 2012.11.11

 어쨌든 지구는 멸망하지 않고 새해가 밝았다. 왠지 덤으로 생긴 새해 같다. 그러니까 선물 같은 날들..뭐 그렇게 생각하면 하루의 의미가 남다르다. 그래서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향을 설정해보고 마음이 가는대로 가보련다. 


 이른 아침. 계단의 눈을 치우고, 오랜만에 운동장에 나가보았다. 백설기같이 새하얀 운동장. 싹둑 가지친 은행나무는 불쌍해보였지만 그게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 봄날의 찬란한 개화를 위하여 현명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뽀드득..뽀드득 작은 설원의 눈부심은 기분을 좋게 했다. 낮게 드리워져 구름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은 눈을 흩뿌려져 반짝이는 보석처럼 보이게 했다. 눈을 처음 보는 대만사람마냥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집에 갈때 돌아보니, 처음의 흰 도화지 같던 운동장이..나의 발자국으로 무언가의 형상이 되었다. 나의 족적은 사랑과 예술의 길에 승차했는지도 모른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  (0) 2013.01.05
추위  (0) 2013.01.03
데낄라 후유증  (0) 2012.12.23
TV일상  (1) 2012.11.11
초콜렛 파스타  (0) 2012.11.10



 화요일밤 이때만해도 기분좋은 희망이 감돌았다. 소주와 사케를 마시고 3차로 들어온 바에서 테이블이 셋팅될 동안 내일을 생각했다. 오늘밤이 지나면 기분좋은 숙취속에서 승리를 만끽하리라. 저 한병을 다 비우고 일어서니, 꽤 취기가 올라왔다. 밖에는 추운날씨에도 주말의 널부러진 거리 분위기 였다. 다리를 못 가누고 비틀거리는 여인네들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쟤들은 내일 선거나 할 수 있을까. 거리의 많은 젊은이들은 도통 관심이 없어 보였다. 오늘의 추위와 취기와 쾌락에만 몸을 맡길뿐. 겉으로 보기엔 나또한 마찬가지였을게다. 일행과 헤어져 집에가는 내내 데낄라의 기운이 온몸을 휘감았다. 술 마실땐 괜찮은데..일어서니 흔들흔들, 아 오랜만에 취해보는구나..


 새벽에 들어와서. 내리 잤다. 아침 먹고 자고, 점심 먹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데낄라는 내 몸과 마음을 휑하게 내팽겨쳐놓았다. 적당히 잤으면..뭐랄까. 인터넷도 하고 티비도 보고 책도 보면서, 정신을 추슬렸건만. 이상하게도 계속 멍했다. 머리가 아픈것보다. 무기력증에 빠진 숙취였다. 해가 늬읏해질무렵. 오후 네시반..그제서야 투표하러 나갔다. 가는동안. 왠지 마음이 침울해졌다. 텅빈 거리를 지나 구석진 곳에 위치한 투표소는 한산했다. 계속 공허했다. 집에 돌아와서..저녁을 먹으며. 아직 개표 1퍼센트도 진행 안 된걸 보고, 방에서 또 멍하게 있었다. 채 9시도 안 되어서 침대에 누웠고, 내일 아침은 기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냥 오늘은 데낄라에 내 영혼을 팔았다 생각하자며 누웠다. 6시 알람이 울리고, 한동안 방안의 어둠을 응시했다.


 티비가 켜져있음에도. 난 쳐다보지도 않고. 아침밥만 먹었다. 어제와 마찬가지 기분이었다. 그 다음날도..또 그 다음날도..금요일날까지 성적처리등..학교일을 마무리하고..토요일 내내 내리 잤다. 무엇을 위해 살지..오직 돈..돈 . 정의와 일말의 양심은 돈의 영혼에 구걸해야 하나. 모르겠다. 이도 저도 아닌 나.. 갓 허물을 벗은 나. 채 날개를 펴기 전에 어떤 성충이 될까. 고민해보았자 이미 정해진걸. 어디서 날갯짓을 해야하나..


 삼합에 막걸리 한잔 하고 싶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위  (0) 2013.01.03
2013 1st.  (0) 2013.01.01
TV일상  (1) 2012.11.11
초콜렛 파스타  (0) 2012.11.10
차사고  (0) 2012.10.25

 TV 채널을 돌리다 (정)려원이 나오고 있었다. 려원은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군에 속한다. 여배우에 대한 호불호가 확실하기 때문에, 어중간은 없다. 예스 아니면 노. 드라마 '착한남자' 같은 경우, 문채원은 좋지만 박시연은 아니올씨다.여서 흥미가 없다. 손예진.한가인.한혜진.구혜선.하지원.한효주.고소영.전지현.은 전혀 아니올씨다 과이다.


 려원과 김명민이 나오는 드라마의 제왕이란 드라마인데 초반부이지만 꽤 강렬했다. 왠지 대박 조짐이 보일듯한. 느낌. 김명민의 배우로서의 캐릭터는 하얀거탑과.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캐릭터를 계속 이어가는듯 하다. 려원이나 김명민이나 영화로 별로 뜨질 못하니 드라마라도 대박이 났으면 한다. 왠지 유니클로의 다음 광고 모델은 려원이 될 거 같음. 


 이나영이 나오는 유니클로 광고는 너무 신성시해서 마음이 경건해진다. 여성의 성적매력같은건 인간의 수준이고 그녀는 왠지 지상에 속해 있지 않은 존재인것 같다..ㅋㅋ 유니클로의 벽에서, TV CF에서 나는 그리스 신전을 감상하는듯한 기분에 쉽싸인다. 가보지도 않았지만 왠지 그럴거 같다. 


 언제부턴가 날씨 예보를 하는 기상 캐스터 들이 왠지 섹시하게 느껴졌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건 아닌가 보다. 가슴과 골반이 강조된 의상과 몸매로 기압골의 그래픽 곡선에 눈이 가는게 아니라 그녀들의 S라인에 시선이 집중된다. 이건 기상예보를 보는건지 몸매 감상을 하는건지.. 또 채널을 돌리다 강심장에서 오윤아가 자기는 골반이 커서 애를 몇분만에 순풍 낳았다란 자랑을 해대고 있었다.. 


 골반하면 전지현. 도둑들을 봤는데, 뭐 이런 영화에 천만관객이나 들었나 하는.. 씨껍대는 도둑들 이야기 같은건 백해무익한 짓거리. 그냥 장르 영화의 재미? .. 애들이 팀짜서 그런거 따라할까봐 걱정된다. 물론 그런식의 도둑질이 아니라.. 아무튼 그냥 재미를 위해, 상업적 흥행만을 위해 영화를 만들기엔 그들의 재능이 너무 아깝지 않나. 


 몇일전 친구와 밥먹으로 카레집을 갔다가 바로 옆의 테이블엔 아리따운 아가씨 2명이 식사중이었다. 특히나 한명이 너무 곱게 화장을 해서 피부가 마치 하얀 석고상 같았다. 우리의 식사를 기다리던 와중, 그 공간엔 우리와 그녀들 두 테이블 밖엔 없었는데, 간혹 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뭐지 내가 환청을 들었나 했는데, 그녀들의 소근거리는 수다중. 점점. 저음의 남자목소리가 커졌다. 곱디 고운 트랜스젠더 였다. 기이한 경험속에 밥을 먹었고, 의외로 카레맛은 아주 좋았다. 그녀의 외모와 목소리 사이엔 제 3의 인격이 들어있는것 같았다. 아우 밥맛없어!.가 아니라 밥만 맛있게 먹었다. 

게이는? 글쎄..


 오늘 집에서도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나의 채식주의는 종말을 고했다. 밖에서는 10월 초에 이미 거하게 족발을 먹었고, 또 대부도 놀러가서 바베큐 파티와. 집들이..등등에서 고기를 먹었다.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채식주의를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나는 최대한 채식주의자의 신념은 내팽개치진 않을것이다. 먹을땐 먹더라도 나는 채식주의자였다 라는 마음가짐은 가슴에 새길 것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1st.  (0) 2013.01.01
데낄라 후유증  (0) 2012.12.23
초콜렛 파스타  (0) 2012.11.10
차사고  (0) 2012.10.25
BR31의 썸머  (1) 2012.10.21

냉동실에 출처가 불분명한 초콜렛이 있는데 맛은 그리 달지 않고 카카오의 농도가 풍부했다. 

내가 파스타를 해먹는 방식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상황에 따라 제각각 다른데, 그날은 그 은은한 초콜렛 맛 때문에 새로운걸 도전해 보자는 생각이 앞섰다.

초콜렛 파스타.

뭐 별건 없다. 올리브 기름에..초콜렛을 녹이고, 브로콜리 와 삶아진 파스타를 넣고 볶아 먹는..

어떨것 같나.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모양새는 짜파게티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맛은?. 시중의 식당에서 파는 파스타의 양으로 먹자면, 꽤 흥미롭고 독특한 별미 같은 맛이다. 

진하고 달짝지근한 카카오의 맛과 향이. 파스타면에 스며들어 끈덕진 식감을 내준다. 

그런데 나는 판매하는 파스타의 네배 정도를 만들어서 먹는데 이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식을수록 초콜렛은 굳어져 면들이 한 뭉텅어리가 되어버린다. 많이 먹을수록 기름의 느끼함과 카카오는 한숨짖게 만든다. 고로 혼자 배 채울려고 먹기는 그렇고

특별한 날 여친이나 부인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 같이 요리 하기에는 괜찮을듯 싶다. 와인과 곁들여서.. 그 달디한 맛을 상쇄시킨다면 꽤 훌륭하다. 


이런 하이브리드 요리의 최고의 실패는 바나나 떡복이 였다. 

먹는거 가지고 장난친건 아닌데 개도 안먹을 맛이었다. 

간혹 이런 실험을 하다보면 매일 먹는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매일 태양을 보고, 씩씩하게 숨쉬고 걷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행복해진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낄라 후유증  (0) 2012.12.23
TV일상  (1) 2012.11.11
차사고  (0) 2012.10.25
BR31의 썸머  (1) 2012.10.21
오늘 생각  (0) 2012.10.02

 아침 여섯시경 신도림 디큐브씨티앞 도로에서 아찔한 일이 있었다. 2차선 주행중. 1차선에서 어물쩡거리던 버스가 갑자기 3차선으로 이동하는 각도로 내 차선을 치고들어왔다. 그런데 3차선에는 행단보도위에 승용차가 한대 정차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회피기동을하며 그 틈사이로 부딪히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버스가 계속 치고들어와 어쩔수 없이 내차 조수석의 사이드미러와 정차해있던 구형 아반떼 차량의 미러가 충돌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말 살 떨렸다. 다행인건지 모르겠지만 차체가 부딪히진 않았다. 그 차를 지나쳐 정지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버스에게로 갔다. 나는 많이 놀라고 흥분한 상태. 버스기사가 미안하다고 그러며 내 차랑과 간발의 차로 접촉이 안됬기 때문에 그냥 가려는 낌새길래..내리라고 명령했다. 


 정차해있던 아반떼 운전자에게 갔다. 30대 후반 여성인것 같은데 많이 놀랜 상황. 112에 신고를 했고 채 전화벨이 한번이 다 울리기전에 전화를 받았다. 3자 대면한 상황에서 버스기사는 자신의 과실을 인정했다. 나는 버스기사에게 전화번호를 받았고, 아반떼 여성에게 내 명함을 주었다. 그 아반떼 운전자에게 버스가 무리하게 치고들어오는걸 본 것을 확인시켰고. 그녀는 버스의 블랙박스의 유무를 물어보았다. 이런일은 처음이라 곧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으나 버스기사는 운행때문에 가야한다고 자리를 떳고, 그러는 사이 난 다시 차로 가서 카메라를 꺼내 그 아반떼를 찍었다.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왔고, 또 그러는 사이 그 아반떼 운전자도 무슨 애 이유를 대며 자리를 떴다. 


 경찰은 친절했다. 사건정황을 설명했고, 경찰은 메모를 하며, 내가 처리해야할 차선책의 경우를 설명해줬다. 피해가 경미하기때문에 버스기사와의 합의가 가장 좋고, 보험처리로 간다면 버스기사의 과실이 크겠지만. 나의 방어운전과. 아반떼의 불법 주정차 위반 위치의 과실이 나올거라했다. 시간이 지체됬기 때문에 그렇게 마무리 하고 출발했는데 조수석 백미러 알맹이가 충격으로 떨거져 나가서 오른쪽으로 차선 변경하기가 번거로웠다. 차안에서 생각해보니..그 떨어져 나간 백미러를 찾을 생각도 못하고 출발했다. 


 남의 차와 부딪힌건 2번째 인데, 첫 번째는 보험처리나 경찰을 부를일이 없는 각자 수리한 일 이었고, 이번에는 피해야 경미하지만 정말 교통사고 다운 일 이었다. 그 긴박했던 찰나의 순간. 아슬아슬하게 큰 충돌은 빗겨갔다. 하지만 백미리어의 충격소리와 그 빗나간 충돌의 서늘함은 간담을 놀래켰다. 


 낮에 그 버스기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새끼는 모르는 일 같이 오리발을 내밀었다. 난 큰소리를 냈고, 블랙박스며 CCTV며 다 있을테니 경찰한테 신고 접수하고 보험 처리 한다고 끊고 보험사 직원과 통화를 하는 사이 계속 그 작자한테 전화가 왔다. 결국. 지가 보상을 해 준다는데, 8:2 로 그 아반떼의 보상문제로 언성이 높아졌는데, 전화가 와야 합의할 상황이라. 일단 내 건은 그렇게 됐다.


 보험사 직원말로는 가해자.(교통사고 유발자) 와 미접촉 사고일 경우 6:4의 판례가 있다는데, 난 그딴거 모르겠고, 돈 몇푼이 오가고 끝날 일이 아니라. 제대로 과실을 짚고 넘어가고 싶은 심정. 왜냐면. 그 작자는 그런 일이 별거 아닌 투로.. 도로에서 그런 무개념적인 행태를 벌일놈이고 발뺌을 할게 다분하기 때문에.. 차라리 그 버스와 충돌이 있었으면 본 때를 보여줄텐데.. 


 오늘 이 사고를 통해 느낀건, 차량 블랙박스의 필요성과.. 항시 차량에 손쉽게 꺼낼수 있는 위치에 카메라를 소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1년 마다 보험회사를 바꾸니.. 현재 보험사가..흥국인지..동부인지..횟갈려..작년 보험사에 먼저 전화해서 어이없었다는 것. 

 내가 아무리 방어운전이다..안전운행을 해도, 사고는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는일. 워낙 무개념 인간들이 많은것 같다. 정직하게 살자. 네비게이션 보다는 블랙박스, 블랙박스의 중요성을 확실히 느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TV일상  (1) 2012.11.11
초콜렛 파스타  (0) 2012.11.10
BR31의 썸머  (1) 2012.10.21
오늘 생각  (0) 2012.10.02
개고생  (0) 2012.10.01

 영화 '500일의 썸머'를 보면 썸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묘사하는 초반의 몽타지 화면중, 그녀가 알바를 하는 가게의 매출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같은일이 친구네 집 근처 BR31 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전부터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연찮게 금요일 밤 그 가게에 들르게 되었다. 멀리서부터 환했다. 얼마나 이쁘길래..평소에 여자에 대해 별 논평이 없는 그가(이쁜 부인을 둔 유부남이어서?) 그렇게 거품?을 물며 이야기를 했을까. 


 난 항상 서서 주문받는 방식에 대해 다소간 스트레스와 긴장을 동반한다. 뭔가 빨리 선택을 강요받는 입장이 무의식에서 항상 내심 불쾌하다는걸 이젠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 복잡하고 선택할께 많은 주문 방식을 극도로 싫어한다. BR31이나 서브웨이. 카모메식당 같은 곳에서 간혹 멘붕이 찿아온다. 그래서 그냥 동행인과 같은걸 시킨다. 서울촌놈이자 되게 구닥다리 인물인 것이다. 어디 다방같은데 없나..


 BR31은 내가 주문해서 사먹은 적이 한번도 없는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 썸머에게 어떻게 주문하는거냐고 물어봤다. 옆에 있던 친구는 그걸 왜 물어보냐고 면박을 주었다. 그런거 물어보는사람 처음일 거라며..난 정말 몰라서 그런건데.. 참고로 그 썸머는 미인이긴 하나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냥 따라나섰던 동행인이 대단한 미인이라고 극찬을 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손님들은 꽤 많았고, 알게모르게 썸머의 효과인것도 같았다. 그 가게 안은 어쨌든 매우 밝았다. 같은 브랜드 점포를 운영하는 큰누나에게 알바생을 잘써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너무 잔인한일. 하여튼 썸머는 빛이 나며 친절했고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눈이 예상외로 쌍커풀눈이어서 그랬지 실로 근래 보기드문 순수한 미인이긴 했다. 자주 가서 카운터앞 울렁증을 극복할까봐 ㅋㅋ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콜렛 파스타  (0) 2012.11.10
차사고  (0) 2012.10.25
오늘 생각  (0) 2012.10.02
개고생  (0) 2012.10.01
낚시  (0) 2012.09.09

1

 오랬만에 친구를 만나 커피숍에 갔다. 이런저런 얘기 와중에 친구의 회사 대표가 고인이 되었단 이야길 했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올해 초에 친구가 부탁한 일로 잠깐 그 대표와 인사를 나눈적이 있다. 젊고 패션 감각이 남다르게 보였고, 겸손한 분 같았다. 친구를 통해 대략의 약력을 들으니, 내 자신이 내심 부끄러워졌다. 4D 디지털 미디어의 새로운 개척자이고 전도유망한 기업인 이었다. 죽은 이유는 자살이란다. 내가 디지털 테마파크에서 찍어야 할 주 피사체였던 그는 시기적으로 얼마 후 고인이 된 것이다. 카메라의 프레임 안에서 그를 놓치지 않고자 매우 집중하며 관찰했다. 잘은 모르지만 그 사람의 끼와 열정이 부럽기도 했지만 왠지 피곤해 보이는 인상이기도 했다. 성공의 정점, 혹은 문턱에서 그런 욕구나 이행이 이해하긴 힘들지만 왠지 성공은 말못할 고민과. 고독을 수반하고, 고립을 가져오는지도 모른다. 믹 재거가 이런 말을 했다지.. " 너무 높은 곳에 있으려니 매우 고독하더군요.." 


2

 평소에 피우지 않는 담배를 세까치나 피웠다. 예전에 담배 같이 피우던 친구래서일까. 아니다. 여자 이야기를 하다 담배에 손이 갔다. 

 

3

 연휴를 맞아 한가할 것 같은 카페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요즘 새로 사서 항상 들고 다니는 카메라로 친구의 모습을 2컷 찍었고, 그도 내가 찍는걸 알고 시선을 맞춰 주었다. 사진 찍는 순간이야 모기가 사람의 손바닥에 으깨질때 내지르는 비명소리 보다 더 짧은 순간이지만 사진가에겐 그 일상의 사소한듯한 찰나의 순간이 소중한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오늘 찍은 스냅 사진들은 리뷰해보니 친구를 찍은 사진 2장이 없었다. 그가 카메라안의 사진을 재생해 보면서 그 사진을 지운 것이다. 내 동의도 없이, 미묘한 문제였다. 지금 화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결론은 디지털 사진 문화의 경솔함과 사진의 인식 차이 때문에 벌어지는, 작지만 중요한 오류였다. 친구의 초상권의 발휘는 친구니까 구체적 동의 없이 행해졌다. 내가 언어적 동의 없이 찍었기 때문에.. 친구니까 그럴 수 있는 거지만, 찍고 찍히는 소중한 의미를 사람들이 알아갔으면 좋겠다. 디지털세상의 이미지는 너무 쉬워졌다. 그냥 버튼 두번 누르면 지워진다..말끔히..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사고  (0) 2012.10.25
BR31의 썸머  (1) 2012.10.21
개고생  (0) 2012.10.01
낚시  (0) 2012.09.09
옷차림에 대한 생각  (1) 2012.08.26

오늘 낮, 말 그대로 개 고생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노인네가 몰던 자전거에 이끌려 흰색 털을 휘날리던 애완견은 작은 몸집과 다리로 있는 힘을 다해 주인의 자전거 속도에 맞췄다. 

주인은 그 개가 큰 견공이라도 되는줄 아나.

말 못하는 개는 주인의 속도에 죽기살기로 뛰었다. 

마주오던 거리가 가까워질 찰나.

나는 개의 표정을 똑똑히 보았다. 

혀를 늘어뜨린채 

 한계에 다다른 일그러진 표정이었다. 

찰나이지만 개의 영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개,개,개,개,같은..

내 인생.

그렇게 지나쳤지만 

유유자작히 자전거 페달을 돌리던 주인은 이내 곧

한 줌의 무게를 느끼지 않았을까.

최선을 다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인내하며

아스팔트 위에서 죽어갔을 작은 영혼을 위로하며

한계를 넘어 승화하는 정신을 기린다.


사진의 진정성은 그런 순간이 찍힌 것일듯.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BR31의 썸머  (1) 2012.10.21
오늘 생각  (0) 2012.10.02
낚시  (0) 2012.09.09
옷차림에 대한 생각  (1) 2012.08.26
소소  (0) 2012.06.05

 토요일 오전에 낚시를 가자는 제안에 선택의 기로에 빠진 나는, 어떠한 신념보다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갈등을 하다 주저하며 나섰다. 낚시의 매력이라는 그 손맛?은 뭘까 보다는 가보지 못한 공간의 궁금증이 컸다. 그러나 다녀온 현재 나는 무척이나 후회하고 있다. 주말 시간을 결국 회 두접시를 들고온 결과와, 채식주의에 대한 배반의 자책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인천의 섬과 섬을 연결한 끝자락에 위치한 낚시터를 가던 도중 칼국수 집에 펼쳐진 풍경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한지 채 한시간이 안되어 이런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니 마음이 훵 뚫렸다. 햇볕은 뜨겁지만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니 칼국수는 꿀맛이었다. 





 또 가는 도중 낚시 도구 가게를 들렸는데, 처음 보는 물건들이 산더미였다. 새로운 풍경들이었다. 지렁이와 새우 미끼등등..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꽤 많이 필요한 듯 하다. 





 낚시터는 이렇게 생겼다. 앞에 보이는 방갈로 뒤가 바로 바다이고, 바닷물을 가둔 인공 낚시터 였다. 바로옆이 바다래서 수문으로 물을 순환한다고 한다. 그래서 낚시터 중에서도 물이 깨끗하단다. 토요일은 이렇게 해가 저무는 모습을 감상하며 놀러온 기분을 만끽했다. 


 낚시에 빠진 지인은 원래 오랜 게임 중독자 였기 때문에 그나마 새로운 취미에 몰두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처음의 이러한 기분도 시간이 갈수록 무뎌지고 갓 돌아온 지금에선 그다지 추천할 만한 취미는 아닌 것 같다. 일단 돈이 많이 들고, 나의 즐거움을 위해(손맛) 생명을 죽이는 일이고, 무엇보다 가족 혹은 타인과 고립된 시간을 갖는 것이 좋지 않은 점 같다. 낚시가 자연과 함께,가만히 앉아서 명상의 어떤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속 뭔가 일을 해야한다. 어릴적 인상깊게 보았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광경은 그림의 떡이다. 그냥 우리 안에 가둔 물고기를 낚는것. 무엇보다 돈이 많이 드는 취미다. 주말마다 낚시터를 온다는데, 한 달에 100만원 이상씩 쓴다고 한다. 낚시터 입장료부터 모든 자질구레한 것들이 비싸다. 세명이서 이틀동안 쓴 비용이 총 30만원이었다. 





 다음날 오전까지 8마리의 물고기를 잡았다. 물론 내가 아닌 낚시광인 지인이, 우리가 잘 동안 밤새 낚시를 하며 잡았다. 아침에 보아하니 외모가 어촌계장 같이 생긴것 같았다. 토요일 밤까지 나도 낚아 볼라고 눈에 불을 키고 찌를 응시했다. 하지만 낚시란게 뭔가 잡을려고 하는 마음을 물고기가 아는 건지 항상 방심하고 있는 사이, 입질을 했다. 결국 내 낚시대는 밤 12시에 문제가 생겨, 그냥 자버렸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잡혀 끌려온 물고기를 보며. 왠지 짜증스런 마음이 일었다. 병신같이 날카로운 바늘에 걸린 미끼를 알면서도 욕망에 못이겨 덥썩 물고 고통스런 사투가 보기 싫었다. 그 물고기와의 힘 겨루기를 손맛이라 하지만, 내가 보기엔 시시하다. 그리고 잔인하다. 다음날 7마리가 든 어망을 회뜨는 곳으로 들고 갈때, 그 물고기들의 난리는 처절했다. 말 못하는 아우성은 내 안에서 지장보살을 되뇌이게 했다. 이율배반적이었다. 끔직한 장면이지만 집에가서 아버지와 누나네 식구들이 먹을 생각을 하니,,  예전에는 노량진서 살아있는 물고기를 사 바로 앞에서 회떠가서 먹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앞으로 더 이상 회를 먹지 말아야 겠다는 신념이 확실해 졌다. 4개월여 만의 채식주의 중 잠시 일탈은 나를 재차 확인하는 것이 되었다. 간혹 누군가의 담배 한개비를 빌려 펴보고  이렇게 맛없는걸 왜 피우지 하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현재 갑자기 몸이 안 좋다. 


 돌아올때 지방 국도엔 지방 특산물인 복숭아와 포도를 직접 팔고 있었다. 품질 좋은? 상품을 유통가를 빼고 파니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괜찮다고 판단하여, 다들 샀다. 근데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맛이 없다. 씨~뎅.. 그리고 또 지인의 집인 개봉동 삼호아파트를 가야 했는데, 인천의 삼호아파트를 네비가 안내해 줘서, 길도 무지 막히는 곳에서 정말 삽질했다. 난 다 물고기의 저주라 생각한다. 미안합니다..참돔. 병어돔. 점성어 님들..다시는 볼 일이 없을겁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 노여움 푸시고부디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생각  (0) 2012.10.02
개고생  (0) 2012.10.01
옷차림에 대한 생각  (1) 2012.08.26
소소  (0) 2012.06.05
소나기  (0) 2012.05.27

 오늘 오전에 일어나자마자 부랴부랴 지인의 결혼식에 갈 채비를 했다. 평소보다 뜬금없이 너무 늦게 일어났다 (9시반) 이런 적이 없는데, 비오는 어제 밤, 왠지 속이 허하고 적적해서 라면에 김치국물 한 사발을 먹었다. 한 시간여 기타치며 소화시키고 누웠던게, 너무 푹 자버렸다. 


 11시에 강남의 예식장에 도착을 목표로 초인적 노력으로 밥먹고. 샤워하고, 옷 차려 입고, 준비물인 사진액자와 여타 등등 챙기고,(눈뜨고 40분여 동안) 최대한 차가 안 막힐것 같은 지름길로 차를 잘 몰았으나, 노들길. 현충원 가기전 부근에서, 엄청 큰 교통사고가 나의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다.(그냥 올릭픽대로를 탈걸 하는 후회) 멀쩡한 차가 A4 용지라면, 야구공 만들듯이 막 구겨서 방바닥에 내 팽겨진 끔찍한 모습이었다. 삼류 소설가의 방구석에 구겨진 종이도 그렇게 처참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튼 엄청난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운전의 내공과 운빨로, 생각보다 너무 늦지 않게 도착했다. 시간이 흘러 지인들이 도착했는데, 나의 옷차림(복식)에 대해 몇몇이 지적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넥타이의 색이 문제였다. 검정색 정장에 검은 구두를 신고 흰색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를 했다. 나는 검정색 넥타이에 대한 사회적 통념 보다는 블랙과 화이트의 조합의 디자인이나 패션적인 관점에서 코디를 한 건데, 검정색 타이 때문에 결혼식에 장례식 복식 처럼 되 버린것을 지적 받은 것이다.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 사회적 관습이나 예범에 대한 나의 불찰 혹은 생각의 짧음에 대해 각성했다.

  " 내가 너무 할리웃 영화를 많이 봤나 보다.." 라고 자책성 말을 농담조로 했다. 

 또 몇몇은 양복 핏이 좋다고 칭찬을 했는데, 누군가가 " 신랑 외로 (내)~가 눈에 제일 띄어요.." 라고 말했다. 

 밥먹으면서 생각해보니 이것 또한,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다. 예전의 방송 프로그램 미수다에 나왔던 짧은 머리컷의 독일인 베라 씨의 책에서 어떤 일화가 생각났다. 한국에서의 삶에 관한 솔직한 에세이 였는데, 지인의 결혼식에 너무 튀는 의상을 하고 갔다가, 우리의 검은색 계통의 차분한 여성 정장의 옷차림의 관례와 너무 판이해서, 난감했다는.. 이야기였다. 

 신부나 신랑보다 더 이쁘거나. 멋있어 보이면 그것도 실례?. 머리가 크고 다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양복 핏은 누군가가 말했듯 " 맞춤정장 같아요." 


 그랬다. 사실. 머리크기를 줄이거나 다리길이를 늘일수는 없는 법. 주어진 한계에서 가능한 것은 운동을 해서 몸을 적당한 근육량으로 만드는 것 뿐. 헬쓰와 자전거. 채식을 하니 몸이 내적,외적으로 좋아져서 양복발이 더 잘 사는 것일게다. (살짝 나온 배는 약간의 귀여움ㅋ) 쓰다보니 왠지 자화자찬 하는 것처럼 되었지만, 나의 패션에 대한 지론은 신체적 결점을 보완, 커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론 나의 옷차림에 대한 추구가 아닌 사회적인 복식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해야겠다는 깨우침. 


 비오고 매우 습한 아침부터 이젤과 액자를 좀 날랐더니, 땀이 무척 나서 새 양복과 셔츠에 땀이 젖었다. 덕분에 정장 크리닝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있다. 

 다행히 왁스로 머리에 힘주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ㅎ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고생  (0) 2012.10.01
낚시  (0) 2012.09.09
소소  (0) 2012.06.05
소나기  (0) 2012.05.27
<연극> 헤다 가블러  (0) 2012.05.12

 금요일날 장비가방을 들다가 허리 힘줄이 살짝 놀랬는데.. 허리 근육이 엉덩이 높이 만큼 부었다. 모양새가 미쉐린 타이어 로고 처럼 되는게 문제가 아니라, 걸음걸이가 어그정 거리는게, 초딩5년때 고래잡는 수술하고 나선 걸음걸이와 흡사했다. 청담동의 럭셔리와는 완전 딴판인 나의 상태가 그냥 사람다웠다. 그래서 주말내내 거의 아무것도 하지않고 내내 누워만 있었다. 기대치 않은 반가운 메일이 왔었고, 나는 마음이 좋아졌다. 


  참회하건데, 금요일밤 본의아니게 뱀장어집에 가게 되었다. 주먹밥에 계란찜을 먹다가.. 장어 몸통이 구워들어가면서 그 허리라인에 하얗고 길게 삐죽나온 장어의 허리 힘줄을 보고. 그만 나의 아픈 허리를 생각하며 몇 점 집어 먹었다. 식감이 무척 맛있었다. 꼬돌거리는 그 힘줄이 내 허리에 약이 되리라 생각했다. 내가 채식을 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그중에 제일 큰 이유는 피와 살이 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이었다. 살아있는 동물의, 죽임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취하지 말자. 라는게 가장 큰 이유다. 결국 이기심에 의한, 나의 쾌락을 위해 수많은 고통이 양산되는 순환에서 벗어나자는 작은 실천이 채식주의였다. 아프니까 이기심이 발동했고, 후회는 하지 않지만. 다시 각성했다.  보신음식이면 사족을 못쓰던 예전의 내가 생각났다. 


 동물이 아닌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홍대앞의 토마스터란 식당을 갔었다. 거의 모든 요리가 토마토가 주 재료인 식당이다. 토마토 야채 스튜를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가격이나 양도 적당하고. 골목 안쪽이라 장사가 그리 잘 되지 않는것 같았지만..그래서 한적해서 우리는 좋았다. 토마토가 소화가 잘 되는 모양인지..오래지 않아 금새 배고파져 진짜 오랬만에 서브웨이에 갔다. 내가 싫어하는 주문방식이라..살짝 멘붕이 되었다. 그냥 앉자마자..국밥이 떡 상에 올라오는 그런 집이 그리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시  (0) 2012.09.09
옷차림에 대한 생각  (1) 2012.08.26
소나기  (0) 2012.05.27
<연극> 헤다 가블러  (0) 2012.05.12
오늘의 사건 사고  (0) 2012.05.10

 갑자기 어둑한 구름은 소나기를 불러왔다. 빗줄기에 쫒긴 대기의 먼지는 내 코에 강한 비냄새를 느끼게 했다.  비의 맛은 먼지의 맛과 비슷할꺼야. 혹은 수박 껍질의 흰 속살하고 비슷할 거 같아. 

 비의 맛을 주려 4년동안 한결같은 크기의 산스베리아 화분을 들다가 갑자기 허리 근육이 놀랬다. 

 놀이 동산에서 맛보는 이런 소나기가 그립다. 


 빈대떡이 좋을까..떡볶이가 좋을까..


 그러던 사이 비가 그쳤네.. 비빔밥을 먹어야 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옷차림에 대한 생각  (1) 2012.08.26
소소  (0) 2012.06.05
<연극> 헤다 가블러  (0) 2012.05.12
오늘의 사건 사고  (0) 2012.05.10
채식주의를 위한 일상  (0) 2012.05.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