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랬만에 한적한 가을의 휴일을 만끽하고 있다. 아침에 운동장에 나갔더니, 파란 하늘에 만국기가 저마다의 칼라를 뽐내고 있었다. 달리기를 적당이 하고. 집에 가서..카메라를 가져나왔다. 초등학교 운동회엔 항상 만국기가 펄럭이는지? 여전한 그 만국기가. 반갑기도 하고.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일단 생각에 앞서..청명한 가을 아침 햇살과..그 색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필름으로 찍어서, 바로 올리진 못한다.
 오전엔 계속 라디오헤드 1집을 계속 틀어놨다. 다른 앨범에 비해 많이 듣지 않았지만..명반이다. 그 흔했던 노래 Creep 도..이젠..록음악의 고전이 된 듯하다. 이 햇살과 청량한 휴일의 공기 속에서.. 어떠한 음악이던지 제 생명를 발한다. 영국의 우울하고. 먹먹한 감성의 소리조차도 우수에 찬 밝음으로 인도한다.
 그래도 이런 날에 캘리포니아산 RHCP 음악이 제격이다. 백인 지미 헨드릭스라 불리는 존 프루시안테의 기타 소리를 들으며.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 예술가들은 거의 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약과 알콜 중독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중독의 나락에서 절망까지 가 본 예술가들, 그것을 극복해 일어선 사람들의 작품은 남다른 감흥이 깃들어 있다. 알콜 중독을 극복한? 그래함 콕슨도 그렇고.. 마약, 알콜. 여자의 삼종 셋트를 갖춘. 극복한 에릭 클랩튼의 음악은 얼마나..심금을 울리는가.. 생각해 보면..나는 중독을 극복할 꺼리가 없다. 굳이 한가지 말해야 한다면.. 호환 마마 보다 무서운 AV를 끊고 창작 활동에 매진 했다. 라고 말해야 하나.. 뭔가 그럴듯한 중독을 극복할 꺼리를 찾아봐야 겠다. ㅋ

 아이폰 5가 나오면. 똑딱이 카메라가 필요한데..그것때문에서라도..구입해야 겠다. 요즘..스냅샷들을 찍고 싶은 욕구가..포도청이다. 이 순간 순간. 같은 태양과 같은 숨결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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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피란 말의 어원이 빛으로 그림을 그리다 란 말이다. 사진을 찍을때는 순간의 빛을 담아내지만. 인화과정에선 인화지에 100초 내 외의 빛을 노광시킨다. (사진에서 보듯이 전지 사이즈 일 경우 대략) 그 와중에..손 과 도구로. 사진의 부분부분을 빛을 더 혹은 덜 쪼이게 만드는데..그 몸짓 자체가..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인 것이다.

 요즘의 사진은..디지털로 찍어서..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해..잉크젯 프린트로 뽑는다. 시작함으로써의 나의 목표는 전통적 사진 방식에 충실히 기반을 다지자 이다. 그래서 필름으로 찍고..직접 현상하고..인화하는..모두 내 손에 의해서..작품이 나오는. 그런 수고의 재미를 추구했다. 하지만 어떤 네가티브 원고는. 속을 썩인다. 사진에서 보이는 인화지는 새로나온 파이버 베이스 인화지 인데, 무려 15장 한 박스에 26만원이다. 한장을 망칠 때마다..약 2만원이 돈이 날라간다. 긴장하고 집중해서 한다해도..완성작을 한큐에 뽑아내기 힘들다. 내 얼굴이 들어간 자화상을 4장째 뽑던날. 빡 돌 뻔했다. 포토샵으로 만져서 프린팅 하고 싶지만..그마저도..돈이 많이 든다..큰 사진 몇장은 그렇게 하겠지만.. 흑백 은염사진(젤라틴 실버 프린트)만의 깊은 블랙을 추구한다.


 오늘 프린트 보다에서 크게 출력할 사진의 필름을 스캐닝을 의뢰했는데, 전혀 프로페셔날하지 않다. 대충 엡손 V700 으로 해도 그 보단 잘 스캔하는데. 돈 주고 하는것 인데도..영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 업체와는 세번째인데..궁합이 안 맞는다. 오늘의 실수를 말미암아..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성급하게 판단, 선택하지 말자..프로페셔날하게 움직이자. 내가 보기엔 거긴 확실히 아마추어다..아님..돈 있는 작가들이.전적으로 오퍼레이터 옆에 두고 하는 작업이나..어울리는 그런 업체. 


 나는 여전히 사진..빛으로 그린 그림을 좋아한다. 쪽바리 잉크가 아닌. 나중에 엡손이 협찬해 준다면..좋아할지도 모르겠다..ㅋ  오늘의 불만은 역시 스캐닝도..내가 해야지..만족한다는 남의 눈이 아닌 내 눈의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천만원짜리 핫셀블라드X1을 사진 않겠지만..오늘의 일을 통해 다른 대안을 생각해 냈다..그것이 오늘의 7만원짜리 수업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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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2학기 본격적인 수업의 강의가 끝나고.. 흐리고 흩뿌린 비가 내린 탓인지, 감정이 너무 차분해 졌다. 저번학기 처럼 수업 전이나 후에.. 그 애절한? 감정이..많이 수그러 들었다. 아니..거의 없어졌다. 열정이 식었다기 보다. 금새 정상적인 적응이 된 것이라 본다. 그 애절함이란. 수업전은..긴장과 설레임으로..후에는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자괴감으로..점철되었었다. 그러나 왠지 이제는, 강의의 이상과 현실이..거리가 좁혀진 느낌이랄까..(아직 멀었지만). 어떤 이상한 열정은 점차 편안함으로 흐르고 있었다. 어쩌면 벌써, 저번 학기의 언캐니함을 그리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 좋지 못한 강의실에 어버버한 선생과 호기심 잔뜩 눈에 담은 학생들. 그 중에 한없는 미소를 짓고 있던 몇몇 여학생들..그러했던 나의 첫 학생들..내가 첫발을 내 딛을 수 있게 한 그 미소를 잊지 못하겠다.
 강의실도 그때에 비하면 천지차이 인데. 문과대 인문홀에서 마이크를 대고 하는 그런.. 나름 있어보이는..왠지 자비스 코커라도 된듯한, 이상한 제스춰를 취해야 할것 같은..ㅋ
 작은 단상과 옹기종기 모여있던 책상위 시간들이 생각났다. 오늘 따라 그 응원의 시선이 많이 그립다. 설레이며 아름다운 시선이 오갔던 그 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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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가을밤 바람은 감정을 깨어있게 만든다. 더운 낮의 공기와 차가운 밤 공기는 첨예하게 대치해 무의식의 어렴풋한 감흥이 수면위로 떠오른 느낌이다.
 금요일 저녁 늦은 저녁을 먹으며 우연히 보았던 SBS의 프로그램중 궁금한 이야기 Y가 매우 인상깊었다. 2편의 기구한, 사람사는 이야기 였는데. 오래간만에 감동을 받은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예술적으로 감정이 풍부하고 총명했던 한 사내가 군대에 가서 머리를 잘 못 맞아..정상인의 기능을 상실한 후, 그의 노모가 10년을 콘테이너 박스안에..사육 하듯이 돌보는 이야기 였는데..그의 딸과 아들이..그러한 할머니의 집착을 깨고..다른이들의 도움으로..치료를 받게 한다는..내용이었다.
 그 아버지가 촛점이 흩어진 눈으로..차안의 음악이 나오자..반응하면서 눈물이 흐르는 모습에선..가슴이 시렸다. 가족 누구의 잘못도 아닌..그 할머니의 아픔과 집착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그의 자식들의 용기와..따듯함도..감동적이었다. 

 멀쩡했던 사람이 군대 가서..미치거나..비정상이 되어온 경우는 흔치 않지만은 않다. 몇년 전 까지만 해도..수원의 시골집에 갈 때..그 동네 어귀를 뱅뱅 도는 남자가 있었는데..듣자하니. 장교로 군대를 갔다오고나서..정신이 이상해져서 그런다고 했다. 군대에서 고통받을, 받은. 이들이 얼마나 많을지..   근본적인 원인은..평화와 통일을 반대하는 기득권 우파 들이 아닌가. 그들의 권력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안보 위기설이..가장..효과적이니까.. 이 땅에서 군대를 간다는 건..참. 더러운 일이다.

 두번째 이야기는..매일 이별하는 노 부부 이야기 인데..이 것 또한..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환갑이 넘어 결혼한 노부부의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였는데.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신체 능력이 떨어져도..그 사랑이라는 애틋한 마음만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간의 영원한 가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랑에..할머니의 딸이..할아버지가..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거라고..미친듯이 반대를 해서..결국..사랑하지만..따로 살아야 하는 기구한 이야기 였다. 한 사람의 탐욕과..이기가.. 노년의 애틋한 사랑을 절박하게 하고 있다. 너무나 순한 할아버지의 모습에서..아 저것이구나.라고 느꼈다.

 토요일날. 낮. 홍대에서 광화문으로 가는 버스에서 본 기묘한 풍경이다. 신촌대로에서 홍대 쪽으로 들어가는 좌회전 하는 버스와. 맥도날드 배달 서비스 오토바이가 충돌한 사고였다. 내가 탄 버스가 교통 정체에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면서..사고 현장이 한 눈에 들어왔는데.. 마음속 깊은 분노가 들끌었다.
 엠 자가 새겨진 쓰러진 오토바이 옆에. 유니폼을 입은 젊은?남자가 죽은듯이 쓰러져 있었다. 피가 흥건하진 않지만..피가 터져 아스팔트에 뿌려져 있었고.경찰과.엠블런스..어중간하게 세워진. 텅 빈 상대편 버스.. 그리고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있는. 어떤 사람.
 사람이 다쳐서..죽었는지 살았는지..도로에 미동도 않고 피흘리며 누워 있는데. 버스에 승객이 다 내릴동안..아니 이미 앰불런스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쓰러진 남자는.. 인간의 존엄성 보다는..아마도 법적인 과실 관계..보험회사의 판단 여부 등등..자본주의 쓰레기 같은 무덤에..짓밟히고 있었다. 그 태연한 사고 현장의 모습에 나는 경악했다. 인간의 양심은..어디로 갔을까..이 시스템이 정말 무섭단 생각이 들었다. 
 사진 작가 조엘 스텐필드의 작품이 떠올랐다. 카메라가 있었다면..차창 너머로 몇 컷을 찍었을지 모르겠다. 그 슬픈 풍경을..내가 할 수 있는건..고작 찍는거나..묘사하는 것 뿐..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지도 모르는데.. 서류쪼가리가 더욱 중요한..
 생명은 종이쪼가리 보다 못하다..슬프다.. 그 맥도날드 맨의 무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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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에 매진했다. 절박에 임박했을때. 몰입도는 순도 깊어진다. 책을 읽는 머리와 작업에 쓰는 머리는 다르다. 그래서 더욱 피곤했다. 익숙치 않은 머리와 감성의 에너지를 쓰느라 일상이 의미로 가득찼다.. 기분좋은 피곤함 이지만, 감정의 예민함과. 파고는 평소보다 섬세하다. 역시 체력이 관건이다. 에너지를 잘 관리하고 분배하는 지혜가 중요하다.

 사실 전시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간당간당 하다. 외부적인 요인과..내부적인 요인 모두 갈등을 일으키는데. 가을에 말고 내년 봄에 하는게..순리적으로 맞긴 하지만.. 내겐 자꾸 멈춧거릴 여유가 없다. 금요일 저녁에 처음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에게 사진을 보여 드렸다. 정식 작품집이 아닌 노트북 상에서 보여드린 이미지 였지만, 보여드리기 전까지 얼마나 긴장하고..여러가지 생각이 드는지.. 처음 강의 할 때 보다 더 긴장했다. 작가로써 제일 중요한 점인..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히 섰다는 점은 인정을 받았지만. 시각적 표현에 있어서..너무 직설적 이다. 란 지적을 받았다. 표현에서 obvious 와 clear 의 차이를 깨닫다. 앞으로 좀 더 아이러니와 위트의 상황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살짝 의기소침해졌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포기란 없다. 코디 최 선생님의 말대로, 작가의 가장 중요한 뼈대가 섰기 때문에..앞으로 시각적 표현을 더욱 연구하면 된다. 그동안  어떻게 보다는 무엇에,치중한게 확실하다. 무엇을 말할것인가..를 어떻게 내 스타일로 완성해 나갈까가 앞으로의 과제다.

 당장 전시에 관한 딜레마가..집중을 방해한다. 연휴 이후론 본격적인 강의도 겹치고..앞으로 넘어야 할 당위들이 넘친다.

 오늘 아침.. 자전거길에. 진한 가을의 외로움 혹은 그리움이 엄습했다. 바빠서 가을의 여운을 음미할 향취도 없이. 당분간 퀴퀴한 약품 냄새의 암실에서..고독을 만끽하련다.
 일요일날 본 혹성탈출의 시저의 표정이 자꾸 기억된다. 진화되는 눈빛과..표정의 강인한 뚝심이.. 나 또한 잊지못할 원숭이들 이었다.

 역시 명절은, 현재의 축소된 가족의 관념에선..살아있는 인간들의 쓸데없는 감정의 소모와 허례허식의 유산이다. 나는 친척이 아닌 우리 가족들 만으로..명절을 향유하는 기쁨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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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canny 함이 지배하고 있다. 내 눈에. 내 지각에. 살점들이 출렁이고 있다. 보기 싫어도 볼 수 밖에, 없는 이 괴이한 드러냄들..이 뭐꼬..스님들의 화두 처럼..보기와 보여짐의 관계속..욕망의 정치. 이 뭐꼬..

 언젠간.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는데.. 엄마와 나들이 나온. 여인이 난감한 손짓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쯔음을 가리고 올라가고 있었다. 그 부위를 가리기엔 얼마나 작은 손인가. 손도 엉덩이도. 참 주인 잘 못 만나..민망하기 그지 없다. 그렇게 입고 다닐꺼면..당당하기라도 하지..진정한 핫 팬츠의 매력은 당당함에서 오는 것인데.. 괜히 뒤에 따라 올라가는 남자들만..괜시리 켕긴다. 보이는 걸 안 볼수도 없고..
 아무리 자기 만족, 제 멋 이라지만..이렇게 죄다. 몰 개성적으로 입는건..유니폼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핫 팬츠 만이 아닌 소위 하의 실종 이라는..웃도리를 하의 까지 덮여..정말 아랫도리를 입었는지 잘 모르겠는 패션은..패션의 테러 같다. 다리가 이쁘고 안 이쁘고를 떠나서..옷 입는 감각이 정말 떨어지는 아이들이나 그렇게 입는 것 같다. 또..바지 앞 포켓이. 짧은 바지 밑단을 넘어 빼꼼히 드러나는 것도..그닥 보기 좋진 않다.

 신체의 아름다움은 표피적인 살갖의 드러냄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오히려 천박하다. 허벅지의 물결은 언제까지 출렁일래나..미의 기준이 서구화의 영향으로 인해..동양적 열등감이 서구적 기준으로 근접하면서..그에 따른 자신감의 표출인가..그렇담. 또 언젠가는..풍만한 가슴 드러냄 열풍이 올지도 모르겠다. 점점 나이들수록 이래 저래 눈 둘곳이 편치 않겠다..

 내가 여자라면..아니 여자로 태어난다면..모델 지현정 같은 외모로 태어나고 싶다. 내가 보기엔 궁극적 여성의 아름다움 이랄까.. 아무튼 요즘 언캐니함에 사로잡히고 있다. 글을 대충 마무리 하려 보니까..언캐니한 일화들이,,마구 떠오른다..시선 단속..썰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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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스케치북을 들쳐보다가.. 그림 들을 발견했다. 다른 그림도 있었지만.. 빌리 코건과 마를린 맨슨을 그린 그림이 대비가 되어 올려본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말년에 카메라를 놓고. 뎃생을 추구했다. 나도 말년에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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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먹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테레비 에선. 나는 가수다가 방송 되고 있었는데, 김조한의 무대가 마무리 되고 있었다. 와인색 레스폴 기타를 메고 있던데..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매우 궁금했다. 로큰롤 베어 라고 하는 낌새가 록을 한 모양이다..그 특유의 흑인 창법으로 어떤 록 음악을 했을지..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는 와중에 다음 가수가 옥주현 이었다..음..그런데 그녀가 할 노래는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 멋진 명곡을 또 그녀가? .. 아니나 다를까..ㅜㅜ 옥주현은 내가 보기엔 명작 크래셔 같다. 명곡을 망쳐놓는..그녀의 재능은 탁월해 보인다. 서시 에 이어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다..도..매한가지였다. 그 사이에 뭘 불렀는지..모른다.. 내가 그 방송을 볼 때 마다..그녀는 나를 짜증나게 한다. 

 너무 한거 아니냐구..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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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같은날 동물원의 북극곰 심정이 조금은 헤아려진다. 빙하 위에서 뛰놀던 새끼곰이 마취총을 맞아, 어느덧 깨나 보니.. 말도 안되는 동물원의 감옥..간혹..나 또한. 그런 굴레에 떨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해 본다. 한국인의 습속. 과는 뭔가 섞이지 않는 나는, 휘엉청한 오늘 같은 달 의 방아 찧는 토끼 마냥..기이하다. 매운 음식이나..기후..요즘 시대의 세태 등등.. 모두. 내게는 맞지 않는다. 특히나 커피의 공화국인양..널린 커피 전문점에서의 은근한 스트레스는..그것을 인지하고 나서는..계속 불쾌감으로 남는다.  내가 돈을 내고 마실(먹을) 음식을 충분히 선택할 시간을 빼앗긴(강요하는) 그 상징적인 맥도날드화 는 심신을 피곤하게 한다. 예전의 카페 문화가 그립다. 청바지를 입은 예쁜 여대생이 직접. 메뉴판과..커피를 날라주는 그런..여유, 은근한 눈빛과. 청춘의 공기, 물론 그런 카페를 가면 되지만, 뭐랄까. 설명하기 힘든,  예전 같은(20대 초반에 커피숍을 다녔던) 그런 감흥이 아니다. 비싼 프랜차이즈 커피를 밥 보다 선호하는 요즘의 세태를 비난하기 보다는 단지. 커피 한잔의 여유와 안락의 향취가 그리울 따름이다.

 역시나 세월의 흐름에 뒤쳐지는 내가 문제인건가..내 삶의 스타일은, 한마디로 말하자면..복고적 이다. 스마트한 것 보다는 자연의 풍류와..아날로그적인 걸 좋아한다.
 몇년전 유럽 배낭을 갔다 왔던 친구가 나보고 하는 말은 너의 삶의 패턴은 유럽인들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아침에 간단한 점심거리를 싸들고.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공원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고, 등산하고.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고..등등..그들의 삶에 내가 동조한다기 보다. 최소한 자연적인(합리적인)..삶에 근접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자전거로 어디를 어떻게 다닌다고 하면 다들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사실. 별것도 아닌 것인데.. 또 언젠가. 휴일의 서울대 잔디밭에서 돗자리 깔고 뒹글뒹글 책 읽으며 한나절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상한 사람이군 하는 여자가 있었다. 물론 혼자 그러는 거에 대해 걱정어린 시선이었을 거다. 내 생각엔..연인과의 최고의 데이트는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혼자? 그게 뭐가 문제인가.. 앞의 이 문장을 써놓고..잠시 반성했다. 더 큰 즐거움을 생각하라고..  

 어떤이는 이런거에 대해 토이남..초식남을 떠올를지 모르겠다. 그것의 자세한 정의는 모르지만..나는 일단..록 음악..(펑크) 를 좋아하고..음담을 즐기며. 여성적취향을 경멸한다. 그러나 내 안의 여성성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여성성이 많은 것이다.

 나는 언젠가? 부터 남의 시선에 그리 많이 신경 쓰지 않고 산다. 좀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다 가 맞겠다. (아저씨가 되는 전초?)
 최근에 에메랄드 그린 색깔의 스웨이드 가죽으로 된 로퍼(신발)을 샀다. 종로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칠부바지에 그 로퍼를 신었다. 문제는 발목 양말을 ( 복숭아뼈만 가릴정도로 최대한 접어서 내렸음 ) 신었다는 거에 있었다. ( 사진을 찍어뒀는데..나중에 올려야 겠다.) 내가 보기엔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그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나..대다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것 같다. 본의아니게 다른 사람들의 발들을 관찰하게 되었는데..다들 양말을 안 신고..로퍼를 신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양말이나 팬티에 그리 신경 쓰며 살지 않았다. 기능적 요소이지  패션의 범주라고 생각은 안 했다. 뚫어진 곳을 꿰멘 양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캘빈 클라인이 아니면..안 입는다. 
 그 날 양말을 벗었다. 느낌이 나쁘진 않았다. 괜한 고집을 부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무한도전에 나온. 정재형이 반바지에 샌들에 양말을 신을 모습을 보고..저거봐 저거봐..하면서 되게 반가웠다. 

 동물원의 북극곰 마냥..더위먹은 망상은 내 몸에서 풍기는 마늘 냄새에 의해 사그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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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내린다. 많이 걸었다. 베트남은 안 가봤지만. 왠지. 베트남 스러운..푹푹 찌는 다습한 열대야 기후 같다. 물먹은 빨래 스폰지 마냥..축 처진다. 탐닉에의 후회. 다시 용맹정진 하자. 삶은 하염없이 흘러간다. 사소한 의미와 행복은 수시로 챙기자. 이 비와 공기를 추억할 날은 곧 들이닥친다.
 많이 피곤했다. 그래서 글을 일찍 줄이려고..핑계를 댄다. 생각이 많고, 비의 감성에 젖지 않으려, 한마디로 찌질해지지 않으려..하는지도 모르겠다. 좀 더 객관적으로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너무 좋게만 보는게 아닌가 싶다. 반추. 법고창신. 긍정적으로 자기검열하자.. (자신감은 가득 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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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견딜만 하다. 예전엔 미치도록 더위가 싫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겨울의 시림이 끔직하다. 이게 다 나이탓 일까..아니다 아직은..모든걸 나이탓으로 돌리긴 이르다. 좀 더 좋은쪽으로 체질을 바꾸었거나. 몸의 기운이 좋아졌다고 본다. 여름을 이기는 법은..열심히 땀을 내는 것이다. 당연히 운동이다..제일 좋은 방법은 숲속에서 땀을 흘리는 것이다. 숲속에서의 더위는 포근하다.

 앞으로 두어달.. 내 생명은 미친듯이 발악하며 많은 땀을 흘리노라. 이제는 더위가 반갑다. 

  아마도 몇일 전, 충무로 가는 버스안, 신촌쯔음에서 여중생 둘이 탔다. 그들의 대화는 ㅈ내빡쳐..개빡쳐..등등이 대부분 이었다. 대화라기 보다. 무작정 내뱉는 발악에 가까운.. 첨엔 비교적 앳된 목소리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게 참 이상했지만..자꾸 듣고 있다 보니..음악적으로 들렸다.. 마음가짐에 따라 그 소리도 즐거웠다. 이거 더 얘기하다간..변태아냐 그러겠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잃어버린 언어를 찾은 희열같은게 있었다. 버스를 내리면서..나도 나즈막히 ㅈ내빡쳐..라고 읊조렸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그 날 더위속에서 계속..그 말을 웅얼거렸다..매우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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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마지막 성적 입력을 다 끝내고, 홀가분한..아니 보람찬 마음을 간직하고, 10월에 있을 전시를 위한 작업에 매진해야겠다.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기 뭣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좋은 선생이었다. 이것은 나 자신의 평가가 아닌. 학생들의 반응이었다. 특히 마음을 담은 편지와 진심어린 피드백 글들은, 나를 감동시켰다. 내가 강의를 잘 한다. 했다. 기 보다, 내 정성어린 마음씀이..전달되었던것 같다. 이심전심의 마음. 마지막 퍼포먼스?가 이것이었다. 석가모니가 첫 제자를 얻게 되는 일화를. 패러디 했었다. 단상에 올라 꽃 하나를 아무 말없이 드는 것 대신...나는 불끈 쥔 주먹을 뻗치고 아무 말없이 학생들을 응시했다. 멀뚱거리던 와중에..몇 학생이..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어색히? 웃으며.. 뜬금없는 행동을 설명했다. 석가모니가. 첫 제자 마하가섭을 얻게 되는 일화를..말이 아닌. 마음이 직통하는 그 가르침을...그동안 15주의 많은 말 대신. 그 마지막 퍼포먼스에서..용기와 열정을 얻기를 바란 심정이었다.
 어쨌든 난 수줍게 박수를 받았고. 소통하는 마음의 희열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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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수다에서 옥주현이.. 신성우의 ' 서시' 를 불렀다. 가뜩이나 비호감인데..이건. 막가자는 거다. 어찌 그 명곡을 그 따위로 편곡해서 부르는지..편곡은 지 맘대로 부르라고 하는게 아닐 건데.. 나는 가수다를. 그래도 의미있게 보는 편이지만, 옥주현의 '서시'를 통해서, 많은 회의가 든다. 진정. 노래란.. 진정..가수란.. 빽빽 고음만 올리려고..바이브레이션 잘 하려고만 하는게 아닐 거다. 그 감동적인 멜로디 라인을 왜..짜증나게..지맘대로..하는지..필이고 뭐고..자아도취에 불과하다. 
 오늘 동료가 나는 가수다.음원을 틀어 놓은걸..듣다가..다시 짜증이 나서..한마디 쓴다.. 그녀에겐 안됐지만..대부분 남자들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남자들은. 가수 성시경을 싫어할 게다. 남.녀의 시각차는 극명하다...남자는 남자가 알아본다..그 가식을..

아무튼 내게 있어서..옥주현과 성시경은..참..뭐라 할 말이 없다.. 불행하게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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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식당을 드디어 찾아 갔다. 그러나 블로그에 포스팅할 사진은 한 장도 안 찍었다... 나도..누구 처럼..좋은 식당이나, 카페가서 사진을 찍고.. 음미하며, 소개하고 싶지만 항상 아차 하는 순간에(이미 음식의 반은 없어짐) ...에이..몰라..하는 심정으로..포기한다.

 식당 차우기는 그런 표피적인 사진을 찍고 소개할 곳은 아닌것 같다. 사진으로 증거하는 그 요리와 분위기를 환기 할 수 없다. 그곳은 행복한 요리의 기운이 스며있는 곳이다. 주인장의 환한 달덩이 같은 얼굴마냥..마음이 풍족해진다. 아주 작은 공간임에도..부산하지 않고. 편안하다.

 이미 전화로 예약 할때 부터. 알 수 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주인장의 말투와 목소리를 통해서. 따듯한 식당이라는 걸.  식사중..오랬만에 대학 후배를 만났는데. 여기 주인장이 친구 라고 했다. 오호..역시나..세상은 좁고. 완벽하다. 완벽한 요리는 마음을 움직이고, 나의 독선과 아집을 무너트린다. 맛의 황홀. 그 순간 여래가 도래했다.

 마음이 따듯해야. 그 공간과..요리가 빛을 발한다. 작은 식당엔 주인의 정성이 담겨 있다. 진정한 요리의 맛은 그 정성(마음씀)의 맛에 감동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중견 배우 윤여정씨도 보았다. 이래저래 좋은 하루 였지만..이내 차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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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사람을 선호하지 않는 이 풍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착함이 미덕이 아니라. 결점인 세상. 착한사람 신드롬은 앞으로 요원한 일일까.

 어제. 소개팅 주선을 하면서..느낀 건데, 사람들은 착한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착한 사람도 착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마음이 아주 착한 두 남녀를 엮어 주려는 나의 노력은..처음부터 잘못된 어필에.. 설득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을 흘렸다. 결국 두 착한 사람은 만나게 되었으나..앞으로.. 그 여자..혹은 그 남자..되게 착해.. 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겠다.

 착하다..란 말에는 마음씀이 곱고 선하다..혹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 또는 양보를 잘 한다..등등..이 있겠지만.. 요즘의 착함의 정의는 결국 착함이라는 것도..결국 나의 기쁨을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팽배하다. 그럴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나보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없으니까.. 그래서 예수님은..너를 나같이 사랑할 수 있느냐? 라는..천금벼락같은 말씀을 하지 않았겠나..

 결국 헌신적인 사랑도 근본적인 자기애에 의심받는다. 하지만 나는..삶과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믿는다..이거 웬 뜬금없는 소리냐구.. 이 순간.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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