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 이란 미국작가. 어릴적 만화영화나 어린이용 책으로 톰 소여의 모험을 접하고 최근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고 있었다. 그런 와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노작가의 죽기전 마지막 저술책. 70줄의 노인이 쓴 이 묵직한 의문에 절로 흥미와 감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노인은 독특한 관점과 사상을 말한다. 처음엔 파격적으로 느껴졌는데 어느새 노인의 주장에 어느정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었다. 젊은이와 노인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고, 귀납적으로 자신의 논지를 설파한다. 주제가 무겁지만, 철학적으로 어렵거나 모호한게 아니라. 명확한 예시로 젊은이의(우리들의) 안이한 생각을 깨우치게 한다. 그가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진실을 대담형식으로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한 책이다.


 1910년에 75세의 나이로 죽었으니까. 전근대의 시기를 살았고, 모더니즘과 세계대전의 직전의 인간의 암울함을 통찰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의 통찰은 지금의 우리 삶 조차 까지도..닿아있는것 같다. 인간은 기계와 같다는 그의 말은..  외부로부터의 힘(영향력), 교육과 훈련, 인간관계, 기질과 사고, 본능, 자기만족과 인정욕구, 충동(동기부여) 이라는 주제어로 설명되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곰곰해지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나와 우리들은 무엇이냐 말인가..좀 의아하지만 수긍이 되고, 끝까지 비관적이고 극단적이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 잘은 모르지만 니체의 주장과도 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니.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꽤 흥미로운 관점의 책 이었다. 


 타고난 기질은 바꿀 수 없다.? 버지스와 애덤스의 예. 버지스는 언제나 활기차고 희망적이고 행복했지. 반면에 애덤스는 언제나 활기가 없으며 절망적이며 낙담을 했네. 젊은 동료로서 그 두 사람은 나라의 언론을 개혁하려고 했으나 실패했지. 버지스는 그런 실패를 마음에 둔 것 같지 않았네. 그러나 애덤스는 웃음을 잃게 되었지.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것에 대해 끊임없이 괴로워하고 한탄하며서 만약 다르게 했었더라면 성공할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부질없는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괴롭혔네. 그들은 또 법을 개혁하려고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지. 버지스는 여전히 행복할 수 있었지. 왜냐하면 어쩔 수 없는 그의 기질 때문이니까 말이야. 그러나 애덤스는 참혹했네. 이것 역시 그 또한 어쩔 수가 없었지.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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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참 손이 안 가는 책이었다. 책 표지와 제목이 멋져 사다놓고는 이상하게 초반에 그의 글이 사변적이고 허세어려 보였다. 그 후로 두어번 시도해 보았지만, 타이밍이 안 좋았는지 차분히 글에 빠져들지 못했다. 그러다 몇달전에 읽게 되었는데. 뭐랄까.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은. 보통다운 책이었다. 이 사람의 첫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너무 좋아서. 그 후의 책들은 고만고만하게 느껴진다. 적당한 통찰과 유머. 지식을 대중적으로 버무리는 기술, 예민함. 아무튼 발췌하고 스크랩하고 어딘가로 던져놔야겠다. 언젠가 여행을 앞두고 다시 읽으면 또다른 재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몇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꿈을 꾸다 보면, 나 자신에게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즉 우리에게 중요한 감정이나 관념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구들은 자기들이 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정적 환경은 우리를 일상생활 속의 나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 계속 묶어두려 한다. 85


 콜리지는 워즈워스의 초기 시들을 돌아보면서, 그 시에 나타난 천재성을 이렇게 규정했다. "일상의 사물에 새로운 매력을 부여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관습적인 무관심에서 벗어나 우리 앞의 세계의 아름다움과 경이를 발견하게 함으로써 초자연적인 것을 만났을 때와 유사한 느낌을 맛보게 하는 것. 사실 우리 앞의 세계는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보고 이지만, 익숙함과 이기적인 염려 때문에 우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심장이 있어도 느끼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워즈워스에 따르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는 우리 내부의 선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냇물과 숲이 우거진 웅장한 골짜기를 굽어보면서 바위 가장자리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자연과의 관계만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도 의미심장하게 바꿀 수 있다. 207


 우리는 사막에 있지 않을 때도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우리 자신의 결함을 보고 스스로 작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굴욕은 인간 세계에서는 항상 마주칠 수 있는 위험이다. 우리의 의지가 도전받고 우리의 소망이 좌절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따라서 숭고한 풍경은 우리를 우리의 못남으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익숙한 못남을 새롭고 좀 더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해준다. 이것이야말로 숭고한 풍경이 가지는 매력의 핵심이다. 229


 욥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종교적이라고 해서 이 이야기가 세속적인 사람들에게 타당성을 잃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넘을 수 없는 장애와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과 마주쳤을 때, 숭고한 풍경이 그 웅장함과 힘을 통해 우리가 원한을 품거나 탄식하지 않고 그 사건을 받아들이도록 상징적 역할을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구약의 신이 알고 있었듯이, 물리적으로 인간을 넘어서는 자연의 요소들- 산,땅의 띠,사막-을 끌어들이는 것은 위축된 인간의 기운을 북돋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일 세상이 불공정하거나 우리의 이해를 넘어설 때, 숭고한 장소들은 일이 그렇게 풀리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바다를 놓고 산을 깍은 힘들의 장난감이다. 숭고한 장소들은 우리를 부드럽게 다독여 한계를 인정하게 한다. 보통의 경우라면 한계에 부딪힐 때 불안과 분노를 느끼겠지만, 우리에게 도전하는 것은 자연만이 아니다. 

 인간의 삶도 똑같이 압도적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태도로, 가장 예의를 갖추어 우리를 넘어서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꺠워주는 것은 아마 자연의 광대한 공간일 것이다. 그런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우리 삶을 힘겹게 만드는 사건들, 필연적으로 우리를 먼지로 돌려보낼 그 크고 헤아릴 수 없는 사건들을 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242~243


 사실 예술 단독으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 또 예술은 예술가들에게만 있는 독특한 정서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예술은 단지 열광에 기여를 하고, 우리가 이전에는 모호하게만 또는 성급하게만 경험한 감정들을 좀 더 의식하도록 안내할 뿐이다. 288


 아름다움을 만나면 그것을 붙들고, 소유하고, 삶 속에서 거기에 무게를 부여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 왔노라 보았노라 의미가 있었노라" 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292


 293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 존 러스킨의 데생법. 300~301   305  데생. 보는거, 사진 , 카메라의 생각들.. 참조


 그렇다면 여행을 하는 심리란 무엇인가? 수용성이 그 제일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게 된다. 334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 관심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이렇게 해서 굳이 거짓말을 하거나 꾸미지 않아도 삶에 생동감과 일관성을 부여하는데, 이것은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보푸라기로 가득한 현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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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 오래되어서 자세한 감흥이 기억 나지 않지만, 역시 좋은책. 

그래서 약간의 발췌만..


김춘수의 시 '꽃'에 등장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구절도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인식할 때만 그것이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만히 사물이나 현상을 응시하지 않고서는 그것의 의미를 온전히 인식할 수 없다. 40


 그저 대중예술은 당대의 기쁨과 슬픔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어법으로 드러내는 것이니, 

 하지만 고급예술은 어법이 다르다. 당대의 모순을 드러내고 실존의 고민을 고급스러운 예술양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고급예술이다. 그래서 대중예술은 ‘흔적’을 등한시하지만, 고급예술은 ‘영원성’을 중시한다. 대중예술은 그 시대에서만 소비되지만, 고급예술은 당대를 넘어서도 유효하고 다음 시대에도 가치가 보존된다. 

 대중예술이건 고급예술이건 예술가는 모순을 영감으로 깊이 인식하고, 그것을 미처 눈치채지 못한 감상자들의 심장을 날카로운 창으로 관통하는 법이다. 예술을 통해 대중은 비로소 눈을 뜨고 문제를 인식하며, 모순에 부딪히면서 세상으로 한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획득한다. 53


아우라(Aura)는 후광, 광채 등의 의미가 있는 그리스어. 종교에서 예배 대상물의 장엄함을 나타내는 용어였으나 인체와 관련하여 언급할 때 아우라는 신체에서 발산되는 보이지 않는 기나 은은한 향기 혹은 사람이나 물건을 에워싸고 있는 고유의 분위기를 뜻한다. 미술에서는 독일 평론가 발터 벤야민의 복제예술에 대한 이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는데, 그는 예술작품의 원본이 지니는 시간과 공간에서의 유일한 현존성에서 도출되는 아우라를 말하면서, 그것을 ‘아무리 가까워도 아득히 멀리 존재하는 것의 한 번뿐인 현상’이라 하였다. _ 박연선 <색채용어사전>


 하늘이 어떤 이에게 장차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그 근육과 뼈를 지치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생활을 곤궁하게 해서 행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도록 가로막는데, 이것은 그의 마음을 움직여 그 성질을 단련시키며 예전에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람은 언제나 잘못을 저지른 뒤에야 바로잡을 수 있고, 곤란을 당하고 뜻대로 잘 되지 않은 다음에야 분발하고 상황을 알게 되며, 잘못된 신호가 나타난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내부적으로 법도 있는 집안은 제대로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외부적으로 적이나 외환이 없는 나라는 언제나 망하게 된다. 우리는 그 다음에야 우환이 사는 길이고, 안락이 죽는 길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_ <맹자>


 자기혁명. 204p


 그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_ 박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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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 감흥이 기억이 안나서 그냥 약간의 발췌만. 


코드와 메시지


 이렇게 생각해 보자. 소통이 가능하려면 수신자와 발신자는 코드(code)를 공유해야 한다. 가령 러시아어 문장을 한국어 사용자가 이해할 수는 없잖은가. 매체의 시장에서는 이렇게 발신자(작가)와 수신자(대중)가 공유하는 코드로 작성한 문장만이 상품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경우 수신자나 발신자가 자기들이 공유하는 코드 안에 영원히 갇혀버린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철학이나 예술의 과제는 바로 그 코드 자체를 반성하는 데에 있다. 71


 익숙한 것은 편하다. 하지만 익숙함 사이에서의 삶은 쳇바퀴 속 다람쥐처럼 새로움이 없는 반복뿐이다. 그러나 익숙한 것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낯설게 바라볼 때, 의식하지 못한 것을 의식할 수 있게 된다. 삶과 죽음 같은 가장 기본적 문제마저 차가울 만큼 낯설게 성찰할 수 있다면, 당신은 새로운 사고의 가능성을 만나게 될 것이다. 193


세계의 유미화


루키즘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점증하는 유미화 현상이다. 보드리야르가 지적한 것처럼 오늘날 소비자는 상품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한다. 즉 상품 자체가 아니라 상품과 상품의 ‘차이’를 소비한다는 얘기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디자인, 이미지, 브랜드 등이다. 나아가 현대소비자는 상품을 일종의 내러티브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상품의 생산과 소비를 물리적 현상에서 미학적 허구로 바꿔놓는다. 일찍이 벤야민은 이를 “무기물의 섹스어필”이라 불렀다. 231


얼굴은 풍경이다. _고흐의 자화상.


“ 얼굴과 풍경의 상보성 안에서 하나를 다른 것으로 구성하라. 그것들을 채색하라. 그것들을 완성하라. 얼굴과 풍경의 교본들은 예술에 영감을 준다. (...) 건물, 마을이나 도시, 기념물이나 공장 (...) 이것들은 건축이 변형시키는 풍경 안에서 얼굴로서 기능한다. 회화는 얼굴에 따라 풍경을 위치시키고, 하나를 다른 하나처럼 취급함으로써 그 운동을 역전시키기도 한다. 영화의 클로즈업은 얼굴을 하나의 풍경으로 취급한다. “ (들뢰즈-가타리,<천개의 고원>) 287


예술의 진리 


예술은 아름다움만이 논의 대상이 아니다. 세상에 이름을 알린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행적과 작품을 통해 동시대인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바꿔주었다. 전체에 휩쓸리거나 지시에 끌려 다니지도 않았다. 작가 이름과 작품명을 줄줄 외워대는 ‘지각’으로 예술을 대하지 말라. 송곳 같은 ‘감각’을 되살려 예술의 숨어 있는 진리와 마주하라.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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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보니 작년말부터 1월 내내 비교적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것 같다. 수다떠는 재미에 빠졌다고 할까. 요즘 나와 대화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무척 고맙다.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즐거움을 찾는일은 어쩜 근원적인 행복일수도 있다. 내 이야기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조언이나 해결책을 건네주는 그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또 타인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고 귀감이 되는지도 요즘 더욱 느끼고 있다. 보통 몇 번을 만났냐의 횟수의 문제보다, 뜸하게 만나도 그 세월의 깊이가 녹아들수록 자연스레 허물없어 지는 계기가 강한것 같다. 


 토요일 점심 약속이었는데, 전날 저녁에 고딩때 미술학원동기친구들과 신년회로 새벽까지 술을 마셔서 신사동까지 나가기가 벅찼다. 동갑내기 유부남.녀. 미혼이 섞여 있어 농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3차까지 가게 되었다. 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고 2차로 차를 마시는게 가장 좋은데, 우리나라에서 2차 혹은 3차로 찻집 가자고 하면..미친놈 취급받기 쉽상. 그래서 엄청 추운날씨임에도 3차로 맥주를 마셨고, 평소 일찍 자는 나는 졸려 죽는줄 알았다.


 술먹은 다음날은 내 목소리가 너무 섹쒸해져서? 나 조차도 믿기지 않아 운전중에 자꾸 오글거리는 멘트를 허공에 날리게 되었다. 엄청 가라앉은 저음에 백년의 고독이라도 집어삼킨듯 허무한 드라이한 음색은 술먹은 다음날 반나절만 이라는 짧은 유통기한을 통탄하게 했다. 





 브런치 베이커리 카페라고 알았는데, 뭐가 바뀐건지. 우린 파스타, 피자를 먹었다. 카페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이곳은 마음에 들었다. 생각해보니. 천장이 높고. 투박한 나무 테이블 의자. 그리고 저 곡선의 책장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것 같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와 식사가 중요했겠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이 처음오지만 무의식에 편안함을 준 것 같다. 


 많은 대화가 오고가는 와중. 책 이야기에서 일본 대하 소설? 대망 이란 작품을 일행이 추천했다. 평소에 일본의 근.현대사와. 그들의 의식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 아주 디테일하게 그들이 야만에서 선진국으로 진행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듯. 근데 도서관에서 그 책을 검색해 찾아보니..나는 한 10권짜리라고 생각했는데, 권당 500페이지는 너끈할정도로 두툼한 책이 36권까지 꼿혀 있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도 부담스러워 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이건 뭐..일본 만화책도 아니고.. 

 하지만 태백산맥, 아리랑. 안나 까레리나는 꼭 언젠가 읽어야겠다. 그러고보니 고등학교때 이문열의 삼국지를 두번 읽은게 참 아이러니하다. 언젠가 책장에 10권이 주르륵 꼿혀있는걸 보고 짜증이 치밀어올라 어딘가 보이지 않는곳에 내쳤다. 







 식사후 커피 포함 15000~20000 사이 가격이었다. 내가 먹은 알레 올리오가 가장 저렴했다. 역시 내가 해먹는것보다야 맛은 있지만, 양이 너무 적어 감질맛만 다시며..쩝쩝.. 사진을 보니 봉골레의 조개들이 참 이쁘구나..쪽쪽.. 집에서 후라이팬 째로 먹는 내게 데코레이션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남대문시장 가서 저런 접시라도 하나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삼합을 먹으러 가자고 해야겠다. 곰삯은 내 마음을 쓸어내리기 위해서..ㅎㅎ 



 매우 추운 날이었다. 코발트 블루는 눈을 시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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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김수영




  김수영은 평생 자신의 내면에 ‘시에 반역하는 마음’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했다. ‘시에 반역하는 마음’은 사태의 인력에 끌리거나 자신의 기질에 안주했을 때 발생한다. 다시 말해서 사태와 자신이 고정된 의미망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거리 두기에 실패할 때, 시는 쓰일 수 없다. 시를 탄생시킬 수 있는 마음은 고정된 의미망으로 부터 벗어난 구름처럼 자유로운 마음이다. 54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의 행복을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행복과 상대방이 원하는 행복이 다를 수가 있다. 이럴 경우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어야만 한다. 상대방이 어느 경우에 행복한지를 읽어 낼 수 있는 감수성이 생기기를 바란다면 말이다. “ ‘사이’라는 것, 나를 버리고 ‘사이’가 되는 것, 너 또한 ‘사이’가 된다면 나를 만나리라.”_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그렇다. 자신의 욕심을 비우고 타자와의 거리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사랑은 불가능하다. 시도 마찬가지다. 시도 시인 자신의 선입견을 버리고 사태를 낯설게 성찰할 때에만 가능하니 말이다. 시나 사랑이 가능하려면, 타자나 자신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시인이 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어쨌든 자신이 마주친 사건이나 사물과 자신을 새롭게 연결하려는 욕망, 즉 사랑이 없다면 시를 쓰는 동력과 시를 쓰려는 의지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김수영은 “이 욕심을 없앨 때 내 시에도 진경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칸트는 자유란 “새롭게 행동을 개시할 수 있는 능력” 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68


 나만의 삶, 나만의 감성, 나만의 욕망을 되찾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으로 침잠하면 안 된다. 오히려 외부로 과감하게 나아가야 한다. 외부는 어떤 식으로든지 마음을 격동시킬 테니까 말이다. 자신의 사유로 예측하지 못한 미묘한 감정이 출현할 때, 우리는 드디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는다. “생각하지 말고, 느껴라!” 153


 마음의 비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기도록 도와주는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무엇인가 바라지만 그것이 실현되지 않을 때, 그렇다고 해서 바라는 것을 포기 할 수도 없을 때 우리는 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바로 이 순간이 제대로 된 글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래서 모든 글다운 글에는 절망 속에 다시 강해지려는 희망과도 같은 것, 혹은 되찾은 희망속에서도 현재의 절망이 더 몸서리쳐지도록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이 있어야만 한다. 

 시인의 모든 시는 자신의 삶에 직면하려는 비애의 과정에서 탄생한다. 그래서 여러모로 김수영이 오랜 시간에 걸쳐 내놓은 시들은 삶의 단독성에 이르려는 치열한 노력의 흔적이나 서러운 눈물 자국이라고 할 수 있다. 163


 모든 예술가가 예술가일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시를 쓰려면 독특한 생활의 방식(즉 인식의 방법)이 선행되어야”하니 말이다. 

 온몸으로 자기만의 생활을 영위하면서 자기만의 인식에 이른 사람만이 독특한 시를 쓸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이가 독특한 시를 쓰려고 한다면, 이는 단지 거짓 제스처에 불과하다. 189


 예술은 자기 이해에 도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고, 동시에 자기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 시나 소설을 쓴다는 것은 그것이 곧 그것을 쓰는 사람의 사는 방식이 되는 것이다.” 삶과 시가 일치가 되어야만 한다는,  그렇다. 시는 자기 삶의 투철한 이해여야만 하고, 반대로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조하는 전망이기도 해야 한다. 192


 김수영에 따르면 진정한 시인은 “ 남의 흉내를 내지 않고 남이 흉내를 낼 수 없는 시를 쓰려는 눈과 열정을 가진 사람 “ 이어야만 한다. 192


 삶과 예술에 대한 김수영의 생각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쉽다. 즉, 자신만의 삶을 살아 내려는 사람은 예술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술은 자기 이해에 기반을 두는 인간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정직하게 살아 내지 못한다. 물론 그것이 일순간의 안일을 선택한 비겁함 때문에 생긴 비극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투철한 사상이나 철학의 결여로 인해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삶이란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통찰의 결여 말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삶 혹은 다른 누구의 삶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제스처, 김수영의 표현을 빌리자면 “포즈”를 취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모든 ‘포즈’를 싫어한 시인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그가 문제 삼은 것은 자신에게만 어울리는 ‘포즈’나 제스처를 만들지 못하는 사태였기 때문이다. 200


 인문(인문) 이란 말은 매우 잘 만든 말이다. 사람을 뜻하는 인과 문양이나 표현을 의미하는 문이란 글자로 구성되어 있으니 말이다. 인문학은 사람과 그의 표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이 눈길을 걸으면 그의 발자국이 찍히는 법이다. 발자국이 찍히지 않았다면, 그곳에 사람이 없었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눈길에서 사람과 발자국은 항상 서로가 서로를 가리키는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김수영은 “시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모두가 카다란 의미의 포즈” 라고 말했다.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 내면,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고유한 ‘포즈’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삶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불행히도 그에 어울리는 ‘포즈’가 만들어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가 실은 타인의 ‘포즈’로 살았기 때문에 벌어진 안타까운 현상이다. 마치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발자국만 따라서 눈길을 걷다가 자신의 발자국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201


 1945년 우리 민족은 독립당하게 되었다. 216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과거의 노예가 되는 것은 정신분석학만의 가르침이 아니라 인문학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교육과 습관의 힘은 아무리 창조적인 사람이라도 완전히 떨치기 힘든 고질적인 질병과 같기 때문이다. 223


 “심금의 교류” 는 타인도 나만큼 자유롭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직 타인의 삶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자각에 이를 때에만, 우리는 그를 감동시킬 수 있는 표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법이다.  234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삶을 살아 내고 그것을 표현할 수만 있다면, 인간은 서로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의 행동이나 표현에는 “ 전달과 노예의 언어”가 아니라 자신만의 고유한 “심금을 교류할 수 있는 언어” 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단독성=새로움=상상력’이란 기묘한 삼위일체가 성립한다. 단독적인 것만이 새롭게 느껴지고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리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만이 단독적이고 새로운 삶을 살아 낼 수 있다. 하긴 상상력이란 기존의 사유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사람에게는 찾을 수 없는 능력이다. 김수영이 “ 시적 인식이란 새로운 진실의 발견 “ 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37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성원들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을 본다면, 이는 자신만의 삶에 이르지 않았다는 증거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나니까 볼 수 있는 것,  이것을 봐야만 한다. 정치가의 시선도 아버지의 시선도 목사의 시선도 자본가의 시선도 혹은 과거 위대한 작가의 시선도 아니다. 오직 나만의 시선으로 사물의 진실을 볼 때, 그것은 과거에 맹목적으로 따르던 시선과는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시선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적 인식”이다. 시적 인식으로 발견된 “새로운 진실”은 내게도 새롭지만, 다른 공동체 성원들에게도 새로울 수밖에 없다. 아니 다른 공동체 성원들은 내가 발견한 진실을 위험하고 불온한 진실이라고 두려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모든 공동체가 무서워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새로운 진실”은 공동체가 애써 지키려는 공통된 중심을 붕괴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으니까. 238


 자신의 삶을 자기 스타일대로 정직하게 살아 낸다면, 우리는 타인의 삶에 공명하는 보편성을 확보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 아닌가. 269


‘ 자유의 방종은 그 척도의 기준이 사랑에 있다는 것만을 말해 두고 싶습니다. 사랑의 마음에서 나온 자유는 여하한 행동도 방종이라고 볼 수 없지만, 사랑이 아닌 자유는 방종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호홉입니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에도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사회환경에서는 여간 조심해서 보지 않으면 분간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사랑이 순결하면 순결할수록 더 그렇습니다. 기도가 눈에 보이지 않듯이 사랑도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유의 방종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우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사회에서는 백이면 백이 거의 다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의 자유가 사랑을 가진 사람들의 자유를 방종이라고 탓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에는 자유가 없습니다. _ <요즈음 느끼는 일> 1963.2   270


‘ 4월 26일’ 후의 나의 정신의 변이 혹은 발전이 있다면, 그것은 강인한 고독의 감득과 인식이다. 이 고독이 이제부터의 나의 창조의 원동력이 되리라는 것을 나는 너무나 뚜렷하게 느낀다. 혁명도 이 위대한 고독이 없이는 되지 않는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혁명이란 위대한 창조적 추진력의 부본이니까. 요즈음의 나의 심경은 외향적 명랑성과 내향적 침잠 혹은 섬세성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졸시 <푸른 하늘을>이 약간의 비관미를 띠고 있는 것은 역시 격려의 의미에서 오는 것이리라. <일기초2> 1960.6.16   274


 시도 시인도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여러분도 시작하는 것이다. 자유의 과잉을, 혼돈을 시작하는 것이다. 모기소리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시작하는 것이다. 모기소리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을 . 그것을....

<시여, 침을 뱉어라> 1968.4


 한자를 분석하면 자유(자유)는 “자신으로부터 유래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312

 현실에 대한 고민이 커질수록 현실을 극복하려는 행동을 시작해야만 한다. 330

 진정한 시, 진정한 소설, 진정한 철학, 진정한 예술은 항상 ‘불온한’ 것, 무엇인가 ‘야생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362

 

 여기서 우리는 ‘관념에서의 자유’와 ‘삶에서의 자유’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이솝 우화>에는 신 포도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느 여우가 길을 가다가 맛있어 보이는 포도를 발견한다. 그런데 포도는 너무나 높은 곳에 열려 있다. 여우는 몇 번이나 뛰어서 포도를 잡으려고 했지만 도무지 딸 수 없었다. 그러자 여우는 속으로 말한다. “저 포도는 신 포도야.”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여우는 포도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것이 바로 ‘관념에서의 자유’다. 

 이런 관념에서의 자유는 포도를 따 먹으려는 의지를 좌절시키고, 끝내는 실천에의 전망도 봉쇄해 버리고 만다는 점이다. 바로 이것이 “도피자”나 “기만적 유심주의자”의 전략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기만적 책략은 진정한 인문주의자를 만나는 순간 여지없이 좌절된다. 진정한 인문주의자는 다음과 같이 물어볼 테니까 말이다. “여우야. 너는 먹어 보지도 않고 어떻게 포도가 시다는 걸 알았니?” 관념에서의 자유가 허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여우는 어떻게 할까? 아마 여우는 지금 자신의 방식으로는 포도를 딸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다른 방식으로 포도를 따려고 할 것이다. 마침내 여우는 실천적 전망을 확보하면서 ‘삶에서의 자유’로 한 걸음 내딛게 될 것이다. 366


 모든 실험적인 문학은 필연적으로는 완전한 세계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진보의 편에 서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모든 전위문학은 불온하다. 그리고 모든 살아 있는 문화는 본질적으로 불온한 것이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문화의 본질이 꿈을 추구하는 것이고 불가능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험적인 문학과 정치적 자유> 1968.2  374


 인간이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려는 이유는 항상 압도적인 권력의 억압으로부터 유래하는 자기 검열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374


 우리들의 언어가 인간의 정당한 목적을 향해서 전진하는 것을 중단했을 때 우리들에게 경고를 하는 것이 작가의 임무라는 것이다. 사회인의 목적은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통해서 적시에 심금의 교류를 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에 지장이 되는 모든 사회는 야만의 사회라는 것이다. <히프레스 문학론> 1964  376


인간의 정당한 목적 , 바로 자유다. 그리고 새로움이다. 한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그는 과거에 살던 누구와도 닮지 않고 앞으로 태어날 누구와도 닮지 않을 바로 그 자신으로 태어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로움과 자유의 존재론적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그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삶에 걸맞게 새로운 삶의 스타일로 살아야 한다. 이것이 위기에 빠질 때 작가는 사람들에게 경고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의 경고는 자유가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것일 수도, 아니면 스스로 온몸으로 자유를 구가하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듦으로써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간접적인 것일 수도 있다. 진정한 작가의 작품들이 인간의 자유를 가로막는 벽과의 충돌을 기술하거나, 동시대 사람들의 통념을 조롱하는 전혀 새로운 삶의 전망을 보여 주는 것 또한 이런 이유에서인지 모른다. 카프카가 그랬고, 바이런이 그랬고, 그리고 우리 시인 김수영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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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버튼의 가위손이 생각나는 영화였다. 가위손은 어릴때 보아서인지 감동과 여운이 많이 남았는데, 이 영화는 거리두기를 하게 되는 영화였다. 내가 동심을 잃어서라기보다, 동화적 내용이 어떤 영화, 미술적 장치로..구현되는게. 감독의 개성이 뭍어나지 않는, 그냥 그런 상업영화라 느껴졌다. 여심을 사로잡는 마케팅 전략에 충실한 느낌 뿐, 가위손 같이 독특한 작가적 역량과 개성이 느껴지지 않은게 내심 아쉬웠다. 너무 기대가 큰 걸까.. 

 이 영화의 영상은 시종일관 소프트 포커스 필터로 뽀사시한 영상을 보여주려 노력하는데, 너무 안이하게 과용한것 같다. 뽀얗게 부서지는 빛의 효과는 박보영이 기타치며 노래 부를때나 어울리지, 일반적인 장면에서도 남발하면 좀 눈이 답답해진다. 


 여성과 남성의 극명한 관람차이. 남자는 시종일관 벙쪄하고, 여자는 눈물바다를 이루었단,, 그 눈물 포인트를 이해못하는건 아니지만 좀 뻔하지 않나. 너무 대놓고 작위적으로 눈물을 유발하는.. 그런 여자들의 욕망의 환타지를 (말잘듣게 가르치고 훈육시켜 평생 자기만을 바라보고 충성을 다하는) 꽃미남으로 포장한 한편의 동화로... 나름 재밌게, 살짝 감동적으로 보았으나..내겐 킬링타임용 이상은 아니었다. 그나마 박보영이 주인공이래서 므흣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송중기의 눈빛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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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내게 이 레미제라블은 감동을 넘어 전율이 돋게 했다. 나의 영화 편력은 그동안 공포나 환타지 영화 그리고 뮤지컬 영화를 제외한 모든 것 이었으나 이 영화를 통해서 뮤지컬 영화의 편견을 깼다. 기존의 뮤지컬 영화 감상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야기에 집중될라치면, 막 환타지성으로 노래부르고 춤추고..억지 과대 감정의 발산으로 인해 자연스런 감정이입,몰입이 안되었더랬었는데 이 레미제라블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와 감정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참혹한 시대상황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꿈꾸고 행동으로 현실을 변화시키는 무한한 사랑과 열정이 묵직한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시궁창속에 피어난 사랑의 힘. 각각의 개인이 자신을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이렇게 나와 세상을 위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의 존엄심. 그것에 대한 열망과 쟁취는 결국 사람이 먼저다.란 말을 떠올리게 하고, 민주화된 선진국들의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새삼 일깨우게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토지나 태백산맥정도가 될 듯한. 빅토르 위고의 대작 소설은. 1985년 영국에서 뮤지컬로 초연되었다고 한다. 오리지널 뮤지컬을 고스란히 영화로 옮긴 것인듯. 난 어떠한 뮤지컬 공연을 한번도 못 봤지만. 영국에서 이 뮤지컬을 보고온 친구의 말로는 영화도 무지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뮤지컬 영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두시간이 훌쩍넘는 이 영화를 볼까말까 했었는데, 안 봤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지금은..몇번이고 다시 보고 싶은 의욕이 솟구친다. 


 imax 관의 soundx ? 에서 봤는데 상영관이 정말 큰거 말고는 영상과 사운드의 질이 훌륭한지는 잘 모르겠다. 영등포CGV의 스타리움? 관이 아시아에서 제일 큰 관이라고 하던데..정말인가.. 화면이 너무 커서 그런지 스크린의 핀트가 조금 안 맞는 느낌이었다. 사운드도 사방에서 꽝꽝 울려주는 입체  서라운드 느낌보다는. 모노 사운드의 느낌이었다. 왕십리 아이맥스에서 본 다크나이트 라이즈와는 반대의 느낌인데. 이런 기술적 아쉬움을 빼더라도. 영상의 질과. 음악의 감동은 대단했다. 오히려 영화기술이 스펙타클의 화려함으로 치장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나는 앤 헤서웨이가 꽤 많이 나오는지 알았다. 비교적 초반부에 일찍 죽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대단히 슬펐다. 연기가 쩐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원래 좋아했지만. 이쁜 외모를 넘어서는 진정한 배우였다. 머리 자른 모습을 보니..시네드 오커너와..위노나 라이더가 잠시 떠올랐다. 그리고 동공이 확장되는 새로운 비주얼 발견.. 아만다 사이프리드. 너무 아름다워서 헤벌쩍 마른침만 삼켰다. 목소리도 천상의 목소리. 집에 가면 맘마미아를 필히 찾아봐야지 하는 다짐..


 






 위 사진들은 당대 최고의 사진가 애니 레보비츠가 보그의 의뢰로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도 역시 쩔어주신다. 


 레 미제라블 : 불쌍한 사람들


빅토르 위고의 서문 전문

사회에는 법률과 풍습으로 말미암은 처벌이 존재하여
그것(그 처벌)이 문명 속에 인위적으로 지옥을 만들어내어
신성한 운명을 불행으로 뒤얽히게 하는 한,

그리고 이 시대의 세 가지 문제,
프롤레타리아 탓으로 남자가 낙오되고, 굶주림으로 여자가 타락하고,
어둠 때문에 아이들이 비뚤어지는 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또 어떤 지역에서 사회의 질식상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한,
다시 말해
좀 더 넓게 보아 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있는 한,
이러한 책들이 쓸모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진교수님의 주옥같은 글. 링크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2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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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 잘 먹어도 마음이 안정화되고 기분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오늘만 해도 아침엔 밥에 콩나물 국, 김치. 점심엔 라면을 먹으려 했으나 참고, 딸기잼을 바른 식빵 2개(총4개) 인스탄트 블랙 커피 한잔, 후식으로 와인 한잔과 귤 세개를 먹으니 속도 편하고 별로 배고프지도 않는다. 어제도 마찬가지로 몸에 좋은 브로콜리와 버섯만을 넣은 파스타를 와인 한잔에 곁들어 먹으니 몸과 마음이 개운하였다. 오랜만에 중가격대의 와인을 마시니 아껴먹게 되었다. 하디스 오무 쉬라즈 란 호주 와인인데 아주 적당한 맛이다. 너무 드라이하거나 스위티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와인에 든 산화방지제가 좋지 않을 듯 하여 멀리하게 되었는데, 가끔 먹는 정도는 괜찮겠지. 소식만 하면 된다..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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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천재 중 하나로 공인되는 사람은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 이다. 현재 80의 나이에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60년대 이후 기나긴 침체기를 맞고,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가 그들의 신화를 차곡차곡 쌓아가 전설이 되고 있을때, 비운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형국이 되었다. 60년대 최고의 밴드 비틀즈가 활동할 때, 이 천재 집단을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밴드는 롤링 스톤스가 아닌.. 미국의 비치 보이스 였다. 


 세기의 라이벌 비틀즈와 비치 보이스는 리버풀과 캘리포니아의 환경에서 그들의 삶을 배경으로 노래를 썻다. 63년 비치 보이스의 서핀 USA는 서핑과 자동차로 대표되는 남부해안의 젊은이들의 문화를 대변했다. 브라이언 윌슨은 비틀즈의 1965년 앨범 '러버 소울'앨범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목표를 세운다. 당시 스튜디오 녹음 기술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드럼, 베이스, 기타의 단촐한 악기 구성에 의한 리듬과 멜로디를 벗어나, 다양한 악기..소리 자체의 질료를 가진 새로운 형식의 음반을 만들었다. 멀티트랙 레코딩에 의한 악기 파트별 분리 녹음, 오버더빙을 통한 소리의 중첩효과. 다양한 악기와 효과음의 사용 등등. 당시에는 없었던 소리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 기술의 획기적 전환을 넘어서 이 음반은 천상의 하모니로서 브라이언 윌슨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해준다. 보통 일요일 아침 비틀즈나 비치 보이스의 음악을 들으면 그 천재성으로 인해 삶이 고양되는 기분이다. 완벽한 하모니는 의식과 정신을 올바르게 가져다 놓는다. 




 맨 오른쪽 인물이 브라이언 윌슨 이다. 사진속 생김새를 잘 보면 나머지 두명의 동생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중성의 흥겨운 서프 뮤직에서 스튜디오에서 예술을 시도하던 그에겐 음반회사와의 갈등속에 신경쇠약을 겪고 당시 시대 분위기에 마약 중독까지 겪으며, 천재성은 더 발화하지 못하고 기나긴 침체의 늪에 빠져 지냈다. 그러다 브라이언 윌슨은 2000년대 이후에 되서야 70년대 초반 당시 구상했던 앨범 '스마일'을 뒤늦게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한다. 늙은 그의 모습을 보면 비운의 천재의 인생무상이 참 슬프게 다가온다. 


 이 음반을 들은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또다른 충격을 받았고. 대중음악역사상 가장 훌륭한 음반으로 항시 뽑히는 비틀즈의 앨범 '서전트 페퍼스 론니 하츠 클럽'_1967 을 기획하게 된다. 그래서 그 두 앨범은 최고의 위대한 앨범 1,2을 차지한다.  아무리 그런 스튜디오 신 기술을 아낌없이 발휘했다해도 뛰어난 멜로디와 하모니의 향연이 없었다면, 이렇게 시간이 흘러 끊임없이 화자되지는 않을 것이다. 영원한 고전이 된 이 음반은 천재들의 라이벌 의식속에서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와 노력이 먼  후 세대들에게도 얼마나 큰 감동과 영감을 심어주는지를 확인시켜준다.  



 평택에 갔다가 우연하게 한 건축가가 지은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남의 집 구경은 너무나도 재밌는 일. 원래는 집 방문까지는 예상치 않은 일이었는데, 본의아니게 들어가서 차를 마시게 되었다. 건축가가 설계한 집이니만큼 차만 마시며 앉아있을수 없었다. 집을 구경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한뒤. 독특한 집 내부를 기웃거렸다. 일단 이 집의 외관은 이 집을 만든 곳의 홈페이지에서.. http://www.irojekhm.com



전경 사진만 봐도. 크지 않은 면적에. 경사진 곳이고, 네모 반듯한 땅도 아니다. 집을 짓기에는 좋지 않은 여건이다. 그것의 개성을 살려서 설계한 집이었다. 이게 좋게 볼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단점을 단점으로 살리는 것이어서, 매우 안좋게 볼 수도 있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의 이런 집은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고..안도 다다오가 말했나..? 일단 이 집의 주인 부인은 여러 단점들을 말했지만 그래도 내심은 매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와서 일단 독특한 집에 감탄하고 칭찬을 내뱉으면 기분은 좋겠지.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 집의 첫인상은 전경 사진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뭔가 여러뭐로 정돈이 안 되었다. 애기들이 4명이 사는 집이어서 당연히 정리 정돈이 안 되는 것도 있고, 디자인 적으로 좁은 면적에 독특한 구조로 지어진 것도 있고, 또 거의 모든 것이 사선으로 이루어진. 네모반듯한 안정감은 하나도 없는 것도 있다. 이런집에 맞게끔. 가족 구성원의 생활 습관이나 의식이 매치가 안 되는   느낌이었다. 


 노출 콘크리트의 제일 큰 단점은 난방이라고 한다. 겨울엔 우풍이 쎄서, 그리고 이 집은 구조가 거실의 천장이 이렇게 높게 뚫려 있어서 기본 바닥의 난방가지고는 어림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공기를 데피는 난로가 필요하고, 밤엔 웃기고 낭만적이게도 텐트를 치고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안에서 텐트치고 사는거 어릴때나 커서나 꼭 해보고 싶었는데..김기덕의 아리랑도 아니고 이런 고급 주택에 텐트라니..재미있다. 애기들용 이라고 한다. 



 경사진 땅 때문에 거실과 반지하로 이어지는 공간은 작은 극장이 되었다. 계단에 앉아서 전면의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지만 애들이 생기면 이렇게 모든 공간이 놀이방. 나무 계단 모서리가 너무 각이 날카롭게 서있어. 애들한테 너무 위험해 보였다. 20개월된 아기는 혼자 잘 놀고 있지만..나는 내심 불안했다. 그러나 엄마는 꽤 호탕하고 털털한 분 같았다.. 


 이날 새벽에 산지 얼마 안된 아이폰5를 바닥에 떨구어서 은색이 반짝거리는 모서리가 처참하게 찍혔다. 지금까지도 가슴이 매우 아픈데, 만약 내 자식이 어디가서 얼굴에 기스라도 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아기들은 온실속의 화초로 키우는건 안 좋다지만, 부모의 마음은 자식은 온실속의 화초의 마음일 것이다. 왠지 온실속의 선인장이란 말이 떠올랐다. 



 멋드러진 소파들. 요즘은 가구에 그렇게 눈길이 간다. 오래된 나무 테이블이나 의자가 그렇게 멋져 보일수 없다. 


 이 집의 더 자세한 사진은 여기서 http://cafe.naver.com/indesignclub/77834


 이런 사진만 보면 환상에 빠질수 있지만, 실제 사는 모습과, 주인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주거의 용도는 편하고 안락함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다들. 아파트를 찾는 거겠지. 나는 이 집이 전형적인 주거의 목적보다는..주거형 사무실?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뭔가 안정된 느낌은 없지만 비오는 날엔 환상적일 같단 생각이 든다. 왠지 글이 잘 써질것 같은 집이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집을 보니 여러가지 집에 대한 단상이 떠오르는데 집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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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한 번 더 보고 글을 써야 할 것이니 첫 소감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보는 내내 시 공간이 왔다 갔다 해서 적응이 안되고 당혹스러웠지만 중반 이후로는 개개의 이야기의 얼개가 대략 파악?이 되었다. 감독의 연출력이나 뚜렷한 세계관이 없다면 그 이야기들은 높은산의 모래알같이 되버렸겠지만 세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결국 하나의 주제로 통일되는 감독의 세계관을 엿볼수 있다. 비교적 선행구조의 리얼리즘 영화를 좋아하는 내겐 색다른 경험이었다. 초반 이야기에 몰입이 안 되어도. 너무나 뛰어난 비주얼과 탄탄한 연출 때문에 그 긴장의 끈이 놓이지 않았다. 힘들었지만 그 집중을 놓아버리지 않는다면 결국 감독이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그리 어려운 영화도 아니나. 이야기.주제를 말하는 형식이. 단일적이지 않고 별개의 이야기인듯 하나 결국 그것이 별개가 아닌 다 연결되어 작용한다라는 명확하게 와닿지 않은 어떤 진리를 말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어떤 종교적 진리를 끌어다 얘기해도 설명이 될텐데 나는 불교의 연기법이나 윤회사상같은게 떠올랐다. 


 다시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것 같다. 명 배우들의 1인 다역한 분장에 감춰진 걸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거 같다. 영화에 대해 딱 뭐라 말하지 못하겠지만 내겐 명불허전 같은 영화였다. 워쇼스키 남매 만세.. 배두나도 헐리웃 영화에서 자주 보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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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지는 좀 되는데, 서점의 진열대에서 발견하고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가 내용이 좋아서 곧 서점과 도서관에서 다 읽어버렸다. 그러구선 잊고 있었는데 생각지않은 선물을 받으니 되게 반가웠다. 안그래도 이런 책은 소장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있었으니.. 

 

 그러나 시간이 흘러 자세한 감흥은 떠오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책과 유사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젊은 소설가에게 보내는 편지' 도 서점과 도서관에서 틈틈히 읽고 있었는데, 그 텀이 길어 읽은 내용이 기억나질 않는다. 

 이 두 책은 강연록의 문체로 아주 친절하게 소설과 소설가의 내면을 설명해준다는게 비슷하다. 내용이 안 좋을수 없는 책이다. 노벨상까지 받은 중장년의 소설가의 인생과 소설 이야기는 우리 삶을 뒤돌아보게 하고 순간 잊혀져가는 시간의 디테일을 함구하게 한다. 


 발췌한 것을 읽으면서 다시 음미해봐야겠다. 


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


 소설 예술은 서로 모순되는 것들을 동시에 믿을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바탕을 둡니다. 12


소설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에게 삶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평가되어야 합니다. 소설은 삶에 관한 우리의 중심 사상에 호소해야 하고 , 그러한 기대 아래 읽혀야 합니다. 34


 귀스타브 플로베르 ‘감정 교육’ 토마스 만 ‘마의 산’


 이 일상 생활을 공유한다는 느낌은 소설의 보편적 힘이 되기도 하고 한계가 되기도 합니다.  


소설 읽기의 기본적인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우리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소설가가 쓰고자 하는 시대의 일상생활에 대한 관찰에 바탕을 둡니다.


 모든 소설가의 작품은 삶에 관한 수많은 작은 관찰들을, 개인적인 감각에 의거한 삶의 경험들을 전시하는 별자리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진짜 주제는 소설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아니라, 세계의 속성입니다. 주인공들의 삶, 세상 속에서 그들이 차지한 위치, 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며 순간순간 보고 느끼는 방식 등이 순문학 소설의 소재가 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일련의 소재들을 단어를 통해 ‘보는’것 입니다. 그러니까 한 번도 말로 표현된 적 없는 삶의 어떤 지대를 탐색해 나와 같은 세상에 사는 많은 사람이 겪는 상황, 생각, 느낌을 처음으로 단어로 옮기는 것입니다. 먼저 내 머릿속에는 사람, 사물, 이야기, 이미지, 상황, 신념, 역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나란히 한데 모여 형성된 어떤 짜임이 있습니다. 이 짜임을 위해 상상한 일련의 뜨개질 본도 있습니다. 극적으로 표현하고 강조하고 심화시키고 싶은 상황들도 있습니다.69


소설 예술에서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소설 주인공들의 개성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소설 속 세계가 그들 눈에 어떻게 보이냐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 도덕적 판단을 내리려면, 우선 세계가 그 사람의 관점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식뿐만 아니라 상상력도 필요합니다. 소설가로서 나의 주된 임무는 모든 등장인물과 되도록 일일이 동일화되고, 그들 눈에 보이는 것이 내 소설의 세계라는 것을 절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소설 예술을 정치적으로 만드는 순간은 소설가가 정치적 관점이나 소속 정당을 드러낼 때가 아니라, 문화,계층,성별 등에서 우리와 전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려 노력할 때입니다. 도덕적,문화적,정치적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공감을 통해 동일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71


 소설가가 지극리 ‘소박’하면서 동시에 지극히 ‘성찰적’일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작가가 될 것입니다. 


 소설 예술은 우리 자신에 대해 다른 사람처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우리 자신처럼 말할 수 있는 기량입니다. 

 문화,역사 ,계층, 성별의 차이를 극복하고 온갖 종류의 주인공을 창조하려는 갈망은 사실 우리 밖으로 나가 전체를 보고 발견해 내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나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소설 쓰기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신 밖으로 나가,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을 전체적으로 보고, 가능한 한 많이 보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동일화된다는 것. 이런 점에서 소설가는 광대한 풍경의 시적인 면을 포착하기 위해 높은 산으로 올라간 옛 중국 화가와도 닮았습니다. 

 소설을 구성하는 것은 전체가 보이는 상상의 어떤 관점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이 상상의 관점에서는 소설의 중심부도 가장 잘 감지됩니다. 74


 나에게 소설 쓰기는, 풍경 속에서(세계에서) 소설 캐릭터들의 심리 상태, 감정,생각 등을 포착해 내는 것입니다. 


 모든 작가는 시각적 상상력과 단어적 상상력에 동시에 호소합니다. 


92`93~ 중요, 핵심.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존재하면서, 매 순간 우리 나름대로 느꼈던 경험들 가운데 가장 뚜렷한 것은, 당연히, 보는 것입니다. 소설 쓰기는 단어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고, 소설 읽기는 다른 사람의 단어를 가지고 우리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특정 장면을 눈앞에 떠올리는 과정입니다. ~ 내가 쓸 문장을 한 편의 그림처럼 내가 쓸 장면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앞에 떠올리려고 애씁니다.  시각적 상상력으로 내가 쓸 장을 한 장면 한 장면, 한 문장 한 문장 구상하면서, 나는 단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될 세부 사항에 초점을 둡니다. 


가장 적절한 단어 ( le mot juste )

소설가는 상상했던 것을 가장 잘 표현할 단어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을 상상하는 법도 배웁니다.

적절한 심상 ( l’image juste )



 소설 예술의 심장부에 내재된 핵심 패러독스는 소설가가 세상을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세계관을 표현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소설에 푹 빠져 읽을 때 세상의 소리, 냄새, 모습 들과 마주칠수록 우리는 삶에서 찾지 못한 현실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 소설에는 보거나 만질 수 있는 물건도, 냄새도, 소리도, 맛을 볼 무엇인가도 없습니다. 좋은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머릿속 한편에서 우리가 현실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이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감각은 그러한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 줍니다. 내 생각에 이러한 모순된 상황이야말로 우리 안에 있는 깊은 결핍감의 원천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읽은 책이 강렬하고 설득력이 넘치는 만큼 우리 마음속 결핍감도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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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강철대오를 보고나서 짜장면이 그렇게 먹고 싶었다. 잊고 있었다가 상명대입구의 팔선생을 갔다. 여기에 들어오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진짜 중국에 온 것 같다. 오래된 중국식 테이블과 의자하며, 모든 인테리어가 맘에 든다. 음식과 공간이 조화롭고 맛도 수준이상이다. 동천홍도 나쁘지 않은데 공간의 느낌이 너무 모던해 중국집만의 매력이 덜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사람이 몰리는 유명한 가게는 너무 조미료 맛이 강한거 같아, 생각보다 별로이나, 작고 허름한 가게였던 그 곳은 전통 그대로의 춘장을 쓴다고했다. 너무 오래되서 맛이나 상호가 기억나진 않으나, 그 기억때문에 차이나타운은 항상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암튼 상명대 팔선생이나 차이나타운은 여친이 생기면 같이 오고 싶은곳, 


상명대 뒷편으로 탕춘대능선길이 이어진다. 북한산 자락으로 이어진 이 길은 (벌써ㅜㅜ) 7년전에 걸었던 기억을 유추해 찾아나섰다. 성곽이라 부르기엔 민망한 야트막한 돌무더기 방벽이 이어진 능선길은 환성적인 산보를 가능하게 했다. 오랬만에 느껴보는 산속의 설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안부니 산속이 더 포근하였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평온했고, 산의 순백의 깨끗함이 몸을 정화시켰다. 우리의 목적지는 7년전과 마찬가지로 족두리봉. 일명 유두봉이라 불린다. 여자의? 찌찌를 닮은 형상의 봉우리래서?.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돼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세시간 정도 만에 불광동쪽으로 내려와서. 지금은 이름이 바뀐 불광동 아울렛을 갔다. 거기서 나름 득템했다. 지프의 덕다운을 7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했다. 싸고 품질좋은 물건을 구입하면 기분이 좋다. 불광동은 나름 구수한 동네였다. 매표소부터 흰색 네모난 타일의 동네 목욕탕이 있었는데, 나중에 오게 된다면 꼭 들러야겠다.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그런 동네 목욕탕도 이제 먼 추억이 될 것이다. 


 홀리스커피에 앉아 피로를 풀었다.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의 어떤 여자가 자기 자리에서 칫솔질을 하며 화장실까지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왠지 그 여자는 지하철안에서도 그럴수 있을거같다. 그런 커피체인점도 수더분한 분위기의 구수함이 흘러넘쳤다. 짧막한 불광동의 느낌이 그랬다. 사람냄새가 살아있고 너무 삭막하지만은 않은 동네였다. 


 어제 저녁부터 핸드폰 통신사 이동때문에 끊겼는데. 새 핸드폰은 오늘 배송되지 않고 있다. 핸드폰 공백이 월요일까지 이어질래니 조금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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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워도 너무 춥구나. 어릴적엔 겨울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었지만, 이제는 정말 싫은 계절이 되어버렸다. 추위도 추위지만 해가 짧다란게 가장 싫다. 일조량의 감소와 추위는 덜 생산적인 하루라고 느끼게 만든다. 년초지만 곰처럼 실컷 먹어두고 겨울잠을 자고 싶은 나태의 욕망이 슬금슬금 밀려온다. 작심삼일이 아닌 작심일년이 되야할터인데. 작년 한해는 너무나 쉬리릭 가버린 느낌이다. 어쨌거나 잊지 않는다가 아니라 잊을수 없기 때문에 한해 한해가 가는게 야속하다.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들으며 어떤 모습을 꿈꾸지만 지금은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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