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진작가가 나오는 영화 추천 중에 이 영화를 소개 받았었다. 처음 들어보는 감독 이름이었지만.(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꽤 멋드러진 이름에..제목도 블로우업..- 확대, 부풀리다  란 의미도 흥미가 생겼다. 우리나라 제목은 욕망.. 
 예술 영화 감독 이름과.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애매모호한 기분이 먼저 감지 되었다. 

 최근에 다시 보았는데도. 이 영화는 감독이 말하려는 주제를 딱 꼬집어 얘기 할 수 없는 영화 였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요..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란..초월된 의식 내지..선의 경지에 대해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뭔 말인지 궁금하다면..이 글을 보기 전에 그냥 영화를 찾아서 보세요.)

 영화의 배경이 1960년대 런던 이다. 대부분 흐린 하늘에. 거리의 모습은 전쟁후 의 창백함이 담겨 있다.
 패션 광고 스튜디오의 젊은 사진가가 주인공이다.
초반에 영화는 그의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상당히 당혹스러울 정도로 안하무인이다. 진중함, 내면이란 것은 하나도 찾아보기 힘들고.. 그는 싸가지 없는 껍데기 에 불과해 보인다. 큰 스튜디오와..조수와 모델을 부리는 모습.. 롤스로이스 오픈카를 타고 허영에 찌든 모습.. 패션 사진가에게 픽업 될려고..쫏아 다니는 젊은 모델 지망생들..등등.. 감독이 그려내는 주인공과 배경의 모습은. 혀영과 환영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공허한 초상들이다. 

 60년대의 영국이라면..전후. 대중 소비 사회가 본격적으로 부흥 되면서..다양한 대중 문화들이 넘쳐나고..발현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패션 잡지와 TV광고의 호황속에. 비틀즈와 롤링스톤즈 등등 대중 스타들이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가치관은 급격히 자유와 해방(방종?)으로 돌출 되었다.. 결국 68혁명을 전후로 해서..모더니즘의 와해와..포스트 구조주의의 뿌리가 내딛으면서. 포스트모던의 시대가 도래하는. 일련의 과도기 속의 징후들을 감독은 포착하고 있다. 이 영화가 발표된 해는 1966년. 급격히 대중 문화 소비 사회로 진입한, 그 첨단을 달리는 패션 업계의 사진가가 주인공 이란 것은. 감독이 포착한 시대 정신의 예리함 이고..앞으로 펼쳐질 실재 없는 이미지 즉. 시뮬라르크 세상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한적한 공원에서 남.녀 커플들을 보고..멀리서 사진을 찍는다. 대상의 표면만 훔치는 사진가는 패션 사진이 아닌 일상의 사진 에서도 몰래 염탐하고 사진으로 채취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주인공이 패션 사진가 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허상으로서의 이미지에 대한 욕망과 표면 만을 겉도는 우리의 삶에 대해 표현한다. 

 그 사진속에 포착된 살인의 정황은 확실치 않아 보인다. 영화 제목 그대로. 사진 부분을 확대해서 주인공은 유추하지만..그것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사진 속 살인 사건이 진짜 인지..주인공의 집착이 불러낸 환영 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어쨌든 사건을 목도하고도 그는 경찰서로 가지 않고. 시내를 방황한다. 라이브 클럽에서 야드버즈(실제 전설적 밴드의 라이브 모습..젊은 지미 페이지와 제프 벡이 나옴.) 의 연주중 부셔버린 기타의 넥을 사람들을 뿌리치며 가져 나와 의미 없이 내팽겨 친다. 공허한 군상들..

 모든 개개인은 단지 자신의 쾌락 혹은 욕망 안에서 안주할 뿐 타인의 문제 속으로 개입하기는 극도로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 점점 개인화되고 있는 현대문명의 병폐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_kenzokkk님 리뷰중.

 영화의 이 극적인 사건은. 전혀 스릴러 스럽지도 않거니와..해결의 단서와 실마리도 없이. 그저 모호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진실은 어디에도 없이. 부유하는 껍데기들만 가득이다.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이 마임 퍼포먼스를 하는 젊은이들의 테니스 경기를 보다가..보이지 않는 공이 자기 한테 넘어오자. 그는 줍는 시늉을 내어 그들에게 던져준다. 그 때..소리가 실제 공의 움직임 소리가 나면서. 주인공은 서서히 화면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영화 처음의 화면.. 

 우리가 보았던게 무엇인가..영화라는 2시간의 허상.. 보고자 하는 것만 보는 눈뜬 장님 같은 우리의 모습.. 시각에 대한 욕망의 천착.. 실재의 경험은 보는 것에 달려 있지 않다. ?????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친구 화가는 자신의 창작 비법을 일러준다. " 난 그림 그릴 때 아무 생각 없이 그려. 나중에 뭔가 의지할 것을 발견하지. 마치 탐정소설에서 단서를 찾는 것과 같아." 새로 작업 중인 작품을 두고서도 그는 ' 나도 뭔지 모르니까 묻지 말라' 고 말한다. 어쩌면 감독도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한 듯 하다. 영화는 목적 없이 전개되다가 실마리 비슷한 것을 살짝 흘린다. 그 끝엔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감독은 굳이 이 허무함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껏 목도한 장면들을 되묻게 한다. 우리가 두 시간을 할애한 것의 본질은 무엇이었나. 우리가 소비해 온 영화란 무엇이었나.._ 반골리즘 리뷰중..

 2번째 보니 조금 감독의 의중이 파악이 되나..여전히 생각할 꺼리를 많이 남겨 놓는 애매한 영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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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젠 참 힘든 하루 였다. 아침 부터 이상한 복선들이 건네졌다. 고속도로엔 평소 보다. 한밤의 로드 킬 사체가. 많이 보였고. 자주 졸음이 왔다. 간밤에 꾸웠던 꿈도. 기억은 안 나지만.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졸음의 원인이 잠의 질 문제였겠지만. 메멘트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라는 정언명령 처럼 엄습했다.
 차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조는 와중에. 갑자기 음악의 볼륨이 지혼자 커졌다. 마치 옆자리에 귀신이라도 타서..볼륨다이얼을 막 돌리는 듯이..카스테레오 계기판의 숫자와 음량이 막 높아졌다. 당연히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나의 수호천사 (귀신?) 가 나를 지켜준 것이라 믿고 싶다. 이전에도 소름 끼칠 만한 졸음 운전을 하게 됬었는데. 그때도 나를 지켜준 무언가를 느꼈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 유체이탈을 했다가. 디시 내 몸으로 의식이 들어온 기분..졸음 운전은 단순한 졸음이 아닌것 같다.

 평소에 눈에 익은 길들을 자주 놓쳐 빙빙 돌게 되었다. 또. 내가 서게 되는 차선만 유독 신호가 길어지는..평소와는 정 반대의 상황만 반복됐다. 대단한 럭키맨이라고 자부 하고 있었고. 지인들도..이제는 어느 정도..그걸 인정하는 단계인데..럭키맨의 위상이 오늘은 말이 아니었다. 간혹 일진이 안 좋은 날도 있어야 행운의 날이 더 값어치가 있는 법..거의 모든 하루하루가 행운의 기적이 아닌가..

 봄의 후유증 인가.. 초여름의 생채기 인가..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저녁엔 엄마의 성화에..여의도에 위치한 저축은행에 가 뉴스 화면의 상황속으로 들어갔었다. 맙소사..다들 너무나 고생하신다. 탐욕에 눈 먼 쓰레기들 때문에 성실한 인간들은 애면글면 하는 모습이다. 

 힘든 하루의 마지막은 조카를 위해 배스킨 라빈스 레고 블럭 트럭을 만들어 주는 일 이었다. 6세 짜리라고 박스에 써 져 있는데...서른살 용이 더 맞는 것 같다. 매우 피곤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30분 정도 집중해서 완성했다. 어린이날을 위한 삼촌의 수고였다.

 이 글에선 힘든 하루의 본론이 빗겨 갔지만. 어쩌면 더 안 좋은 상황이 빗겨 나가기 위한 하루 였던 것도 같다.
 몸과 마음이 완전 소진되어. 10시에 잠에 들었고. 새벽 2시에 깼다. 휴일의 새벽. 깊은 잠에 빠졌을 그리운 사람들..좋은 꿈. 만끽 하시길..
 자 오늘 하루..어떠실까요...당신은 오늘을 즐길 권리가 있다.
 황사로 찌든 하늘을 뒤로하고..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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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주에 오랬만에 헌혈 차량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나는 왜 여지껏 헌혈을 한번도 안했나..하는 의문에..봄날의 느즈막한 태양속에 비춰진 헌혈 차량의 모습은 과거의 기억을 들추어 냈다. 
 
 아마도 초등학교 2학년때 쯤. 방과 후 집으로 가는 길에 보았던. 내 또래 한 아이가 눈에서 피눈물을 쏟고 있었던 모습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런듯했다. 좀 더 큰 다른 아이가..접은 우산을 돌리고 가다..쇠 꼬챙이 같던 우산촉이 다른 아이의 눈을 찔른 것이다. 피와 눈물로 뒤범벅이 된 아이의 모습에 그 주변의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충격적인 이미지였다. 흐린 하늘과 회색의 공간들 속에 뺨을 타고 흘러 내리는 선붉은 피는 강렬했다. 그 아이의 고통이 한 층 배가되어 내게 전달 되었다. 울음소리를 뒤로 하고..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아이의 눈에서 흐르는 피는 길게 남았다. 이 기억은 뾰족한 것에 대한 첫번째 시각적 충격이었던듯 싶다.

 주사에 대한 공포는 누구나? 있겠지만.( 내 초딩2년 여자 조카는 주사를 아무렇지 않게 잘 맞는다..ㅜ) 나는 아주 끔직히도..무섭고 싫어한다.. 포경수술이나..잇몸에 맞았던 주사는 정말..생각하기도 싫다. 나중에 포경수술에 대한..진실. 또는 말도안되는 유래를 읽었을땐. 얼마나 분노를 했는지..
 
 대학 1년때. 남자들이 한쪽에 귀걸이 하는게 유행이었다. 포스트모던 문화의 유니섹스 코드가 이상하게 들어온 대표적 사례라고 할까..정확히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대학생이 된 멋 좀 부리는 남자 아이들은 꽤 귀를 뚫었다. 나는 그런 대중의 유행에 괸심도 없었거니와..당시 얼터너티브 록 (그런지 룩) 의 영향에서..그런 귀걸이는 번외였다. 내가 좋아했던 뮤지션들이 죄다 귀걸이를 했다해도..나는 못 했을 것이다. 쇠가 내 살을 파고드는게 무섭고..고통스러울것 같아서.. 같은 이유로..문신도 하고 싶은 이미지와. 확실한 이유. 신념이 있긴 한데.. 피가 두렵다..

 헌혈에 대한 좀 더 심정적인 거부감은. 고등학교때 짝사랑 했던 아이 때문이었다. 같은 입시 미술학원을 다녔던 친구 였는데..뭐랄까..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올법한 여고생 이었다고 할까..얼굴은 하얗다 못해 창백했고. 단발의 청순한 이미지였다. 그 아이는 중학교 때 자살기도로 손목을 그었던 적이 있다고 했고..피가 나면 잘 안 멈추는 병?증상이 있다고 했었다. 4녀 1남의 넷째딸 이었는데, 뭔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애틋한 느낌의 아이였다. 

 요즈음 같은 날씨의 토요일 방과 후 미술학원에 가..뎃생을 하고 있었다. 얼마후에 그 아이가 들어왔는데.. 손에 피묻은 휴지를 꾹 눌러쥐고 들어왔다. 이유를 물으니. 신도림 역에서 헌혈 아줌마에게 끌려 헌혈을 하게 되었는데.(아마도 헌혈은 못하고..찌르기만 했었다고 했나? 아무튼) 화실까지 오는 내내 피가 안 멈춘다고 했다. 아..가슴이 많이 아팠다..분노가 치밀기도 하고..바보같기도 해서..그림이 안 그려졌다. 당시 내가 뭐 어쩠겠는가..흡혈귀 아줌마들에게 속으로 이를 갈수밖에..예민한 감수성의 시기였던 만큼 이 기억은..헌혈에 대한 증오심 까지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내가 헌혈을 안 한 거라고는 말을 못하겠다. 사실은 단지 주사 바늘이 무서워서 그렇다고 말하기는 너무 단편적이다.. 알다시피 제도적..신뢰성? 염려..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그동안의 부정적 고정관념이 변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내게 바란다. 자신의 피를 기부..나눈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인 것이다.. 과연..내가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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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에 중고로 샀었던. 기타 한대를 다시 팔았다. 이 직거래를 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건데. 내게서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은..왜이리 한결같이 너무나 완벽한 구매자 들인지..참 기분좋게 물건을 팔게 된다. 내 얼굴이 신뢰감 있게 생겨서일까..ㅋ 별로..꼼꼼히 보지도 않고 선뜩 구매하는 모습에서..난 왜이리 물건을 잘 팔까.. 좋은 사람들만 만나게 될까 하는 자만심 까지 생길 정도다. 나 같은 경우는 중고 물품을 구매할 경우..매우 꼼꼼하고 신중하게 보는 편인데.. 몇번은 구매 거절도 했었고. 한번은..내 지역 쪽으로 온 판매자를 돌려 보낸 경우도 있었다. 
 
 어제는 30초반의 남자와 거래를 했었는데. 만나는 장소에 구매자가 아담한 꽃다발을 들고 나타나..참 인상깊었다. 꽃다발을 든 남자가..기타를 사러 왔다. 거의 동시에..그 꽃다발의 주인공인..그의 여친이 나타났다. 남자는 씩씩하게 여친이라고 소개했다. 얼떨결에 그 여친분과도 인사를 나누고 나는 기타 케이스를 벗겼다. 사람 많은 지하철 역 입구에서 수줍어 보이는 기타를 넘겼다. 꽃다발을 꼭 쥔 그 여친은 매우 따듯한 눈빛으로 남자의 플레이(테스트)를 지켜 보았다. 그들과 기타는 완벽해 보였다. 설레임의 공기가 감싸고 있었다.

 거래가 성사되고, 서로 기분좋게 헤어졌으나. 빈 손으로 돌아선 나는 이상한 무력감에 빠졌다. 내 손에서 마음을 담아 건네진 꽃다발이 한 번도 없었구나 라는 자각이 들었다. 내겐 아무것도 없었다..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 내가 뭔가를 쥐게 된다면..그것은 너를 위한 것이다. 다 버려야 한다..

 아주 오랬만에 술을 마셨고..기분이 좋아졌다. 한밤의 음주 라이딩은 봄을 잊게 만든다. 뭐를 또 팔아볼까........나? 스펙이 무지 않좋구나..ㅜ 그래도 상태는 좋은데..어떻게 저렴하게 라도.. 중고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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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지만..간혹 마시는 진한 아메리카노 한잔의 후유증? 이 상당하다. 카페인이 들쑤시는 기분..아주 좋지도 싫지도 않지만..문제는 잠을 푹 못 자는데 있다. 아무래도 나는 카페인의 내성이 보통 사람들보다 약한가 보다. 나에게 커피와 담배는 비슷한 구석이 있다. 아주 깊게 빠지지도. 거부하지도 못하는 그런.. 나는 중독이 아니면서..중독이 항상 두렵다.

 저번주 금요일 부터 상태가 안 좋았다. 봄의 꽃들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랬다. 봄날의 비에 낙화한 꽃잎을 보며 청춘?의 소실에 가슴이 아렸다. 해마다 봄날은 가지만..유독 근래에..봄을 진하게 탔다. 경계에 서있는 이 기분..마음의 감기가 더 도지지 않길 바란다. 남자는 가을만 타는줄 아는데..봄도 탄다. 나이들수록. 여름만 있었으면 한다. 이젠 비오는 것도 싫고..태양에 널어둔 마음만이 행복하다. 

 주말 내내 마음의 습기를 없애려 열심히 운동장을 뛰었다. 평소보다 오버해서..허리 근육이 놀랬다. 허리가 아픈 반나절 동안. 서글펐다. 파스의 효험이 그렇게 좋은지 처음 알았다. 상상으로 마음에도 파스를 붙였다. 심히 화끈댔다.

 오늘 아침. 일어날 때 쯔음 다행히도. 기분이 좋았다. 한순간 마음을 어떻게 먹기에 따라..나와 세상의 보여짐은 천국과 아수라를 종횡한다. 언젠가 꿈에서 노엘 갤러거 가 나왔었다. 그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쉬크한 미소는 내게 위로를 건넸다. 경이로운 벽이 인생 자체이고 후회로써 뒤돌아 보지 않는 삶이 사랑 자체라는 것을 말하려는 듯 하다. 이 순간의 온전한 사랑은 완벽하다. 나는 이것을 즐긴다. 봄날이 간다. 또 봄날이 간다..벌들에게 물어보고 싶고. 별들에게 소원을 빈다.

 진한 커피 한잔은 이상한 글을 쓰게 만든다. 
 아마 다음날 아침..차라리 술을 마실걸..쯧쯧 그러겠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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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7분만 씹고 버려>





"거긴 어두워

해님 몇 개 보내 줄까?

슬픔도 괴로움도 7분 만 씹고 버려

이 썩고 속 썩으니 7분 만 앓고 버려





시간을 놓치지마 시간을 벌어야 돼

슬프고 추운 시간을 줄이고

흙내음 같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야지

7년 안에 석유 위기가 온대

7년이 7분 처럼 금새 갈거야

있으나 없으나 맨날 돈 걱정

이러다 죽기전에 우리는 언제 행복할까

생활은 배처럼 흔들려도 흔들리진 마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어

마음이 안전벨트가 되어야지

안전벨트가 될 신앙과 환상이 필요해





나는 회의주의자지만 삶은 아름다워

슬프고 가난할수록 꿈의 트럼펫을 불며 가야지

너무 늦었어, 너무 나이를 먹었어

쉽게 선을 긋는 말을 버려

감각의 종이란 종 다 울리고

좀 더 다르게 살기를 바라야지

배우고, 보고, 느낄 것들이 많이



거긴 캄캄해

해님 다섯 개 더 보내 줄까

슬픔도 괴로움도 7 분만 씹고 버려

이 썩고 속 썩으니 7 분만 앓고 버려

앓다 쓰러질 시간도 7 분만

7분도 7 년 처럼

용광로같이 살고 사랑할

네가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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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이루는 법' 




  변지의(邊知意)군이 천리의 먼 곳에서 나를 찾아왔다. 그의 뜻
이 어디에 있는가를 물었더니 문장(文章)에 있다고 하였다. 그날
집 아이 학유(學游)가 나무를 심었다. 심어놓은 나무를 가리키면
서 비유하여 설명해주었다.


  사람에게 있어서 문장은 풀이나 나무로 보면 아름다운 꽃과
같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나무를 심을 때 그 뿌리를 북돋아주어
나무의 줄기가 안정되게만 해줄 뿐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나무
에 진액이 오르고 가지와 잎사귀가 돋아나면 그때에야 꽃도 피
어난다.


꽃을 급히 피어나게 할 수는 없다. 정성스러운 뜻과 바른 마음으
로 그 뿌리를 북돋아주고, 독실하게 행하고 몸을 잘 닦듯이 줄기
를 안정되게 해주어야 한다. 경전과 예(禮)를 궁리하고 연구하여
진액이 올도록 하고, 넓게 배우고 들으며 예능에 노닐어 가지나
잎이 돋아나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그 깨달은 것을 유추하여 쌓아두고 그 쌓아둔 것
을 펼쳐내면 글이 이루어진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문장이 되
었다고 인정하게 되니, 이것을 문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문장이란 급하게 완성될 수는 없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집으
로 돌아가 구해보게나. 여러가지 배울 점이 있을 것이네.


- 정약용 저, 박석무 편역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창비, pp.329~330


 위 사진속 기타는 일렉트릭 기타의 대명사.  일렉트릭 기타의 양대 산맥인 스트라토캐스터 (오리지날 USA 펜더)  와 레스 폴.(깁슨 카피형인 국산 마제스트 레스폴) 이다. 전기 기타의 엄마 와 아빠 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찍은 나의 애기들..(서인영 버전..)

 생긴 걸로 봐서는 왼쪽이(스트라토캐스터) 아빠(남성)일 것 같지만..소리의 성향은 여성적이다. 맑고 선명하며..청아한 이쁜소리를 내준다. 반면. 오른쪽의 레스폴은 좀 더 곡선이 강조되고. 클래식해 보여 여성적인 부드러움을 상상하지만. 소리의 성향은 남성적이다. 굵고 묵직하며. 쭉쭉 뻗는 힘이 특징이다.

 외양과 다르게 이 소리 차이의 주된 특징은 전자 기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픽업 차이에서 온다. 싱글 코일 픽업과..험버커 픽업의 차이.. 그것이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와 깁슨 레스폴의 성향을 구분짓는 가장 큰 요인이다. 

 스트라토캐스터의 싱글 픽업은 소리가 선명하고 청아한 대신. 기본적으로 잡음이 많다. 이것을 개선시킨게 싱글형 두개를 붙여 험 노이즈를 잡은.. 험버커..오른쪽. 레스폴 에 넓적하게 붙은 쇠붙이 모양.. 1957년에 처음으로 깁슨 레스폴에 박혀 나오면서.. 험 노이즈가 없는 전기 기타 소리를 얻게 되었다.

 나는 이 기타들을 바라보면서 20세기 모더니즘의 한 맥락을 보게 된다.
 최초의 솔리드 보디의 전기 기타는 1940년대 미국의 한 동네 전기공인 레오 펜더에 의해서 발명 되었다. 그 이전의 기타는 우리가 알다시피.. 울림통이 있는, 속이 비어있는 클래식한 모양의 기타였었다. 이미 기타 픽업의 원리와 제품은 개발되어 있었다. 자석을 구리선(코일)으로 칭칭 감으면..전기가 발생되어 현의 진동을 미세한 전기 신호로 바꾸어..그 신호를 앰프로 보내..증폭시켜 스피커로 크게 출력 시키는게 전기 기타의 원리이다.

 레오 펜더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구상에 착수한다. 새로움..은 모더니즘의 근본적 가치 였고. 그는 불철주야 일에 매달린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최초의 솔리드 보디(울림통이 없는 나무 덩어리로 된) 전기 기타인 펜더 텔레캐스터 였다.


 1940 년대 후반에 저런 디자인의 기타가 나왔다는 건..정말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우리는 이미 저 기타 모양에 익숙해 졌지만, 기존의 둥그런 기타를 보아 오다가.. 저것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당시 사람들의 놀라움을 상상해 보자. 기타 헤드 모양도. 줄감개가 한쪽으로 다 몰린. 디자인과, 기타 몸체와 넥을 따로 만들어 나사로 붙여 버리는 새로운 공정 방식.. 등등.. 하나 같이 다 새로움 이었다.
 
 전통적인 기타 제작 방식으론 기간이 많이 걸리니..가격을 낮출 수가 없어..레오 펜더는 좀 더 많은 대중들이 값싸고 품질 좋은 기타를 갖게 하려는 의도가 파트 조립 방식인 펜더 기타에 녹아 있다. 이런 식의 대량 생산..대량 복제가..원본의 아우라..즉 장인 정신의 깊고 정밀함..을 대중적으로 희석하는 계기가 되었고..모더니즘의 쇠퇴를 가져오는 하나의 예 이기도 하다.

 초기 텔레캐스터의 몸체는. 레오 펜더가 집에서 쓰던 식탁 나무를 잘라. 파내어 부품들을 장착해 만든 것이라 한다. 그래서 그 식탁 상판 두께가.. 오늘날 계속. 펜더 기타의 두께가 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워낙 나무의 품질이 좋아..식탁이나 문짝 나무를 재단해서 써도 울림이 좋은 악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름 또한 얼마나 현대 적인가. Telecaster 텔레..란 말을 당시에 기타에 쓴 것만 봐도 꽤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다. 처음 이름은 브로드캐스터 였는데 이 이름은 이미 다른 상표에 쓰여져 있어서..한 동안. 이름이 없는 캐스터 란 의미의 Nocaster 라고 불려지게 된다.
 그리고 이 텔레캐스터 를 좀 더 보안하고. 진보 시킨게 1954년에 첫 발매된 스트라토캐스터 였다. 맨 위 사진 왼쪽..( 내껀.2008년 스탠다드 모델.)

 가히 디자인적인 혁명이라 부를 만하다..몸에 붙는 면을 인체공학적? 으로 컨투어(윤각) 처리한 세심함 부터 획기적인 트레몰로 시스템 까지.. 50년대 로큰롤의 역사는 이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 와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  아래 영상은 로큰롤의 개척자 버디 홀리.  다음에 계속..




 4월의 우중충한 비는 캘리포니아의 태양을 꿈꾸게 한다.


 


펑키 그루브 펑크,  록이 갖춰야 할 모든 것..재기 발랄. 정신이 늙지 않는 것. 열정..똘기..음악에 대한 순수한 태도와 프로페셔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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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극장에서 볼려고. 호시탐탐 적당한 시간을 노리고 있었으나..하루 이틀 미뤄지더니.. 결국. 컴퓨터로 보게 되었다. 영화, 혼자 자주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혼자 보면 너무 찌질할 것 같아서..내심 두려웠나 보다. 내가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이유는..'멋진 하루'를 만든 이윤기 감독이고.. 임수정이 나와서 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타를 끌어안고 보았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기타에 대한 페티시적인.. 변태 같은 느낌이구나..가볍게 암 생각없이 아르페지오 하면서 보았단 말.) 
 
첫 장면부터..자동차 씬.. 그것도 아주 긴.... 두 남녀 주인공을 운전석과 조수석 정면에서 카메라가 시점의 변화 없이. 그들의 대화를 비춘다. 처음부터. 중요한 씬이다. 여자가 남자를 차는 씬이니까.. 그래서 맘에 안 들었다기 보다. 현빈의 연기가.. 딱 연기 같다.. 
 이런 장면에서도..별다른 조명없이 촬영한 것 까지는..괜찮은데.. 촬영용 렉카차에 실려..다른 주행하는 차보다 높아 보이는 게 거슬린다. 10분 정도의 롱 테이크 라면..저런것도 좀 신경 써주지.. 촬영 앵글이 안 바뀌니..꼭 촬영차에 상차해서 촬영할 필요는 없을텐데.. 어쩌면..그냥 마스터 숏을 쭉 찍은걸..편집 과정에서 사용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게 이 영화에 더욱 타당한 것 같고..

 그리고 그들의 사는 공간으로 두 남녀와 카메라가 들어간 이후로..거의 계속 시종일관..답답한 집 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밖에는 한없이 비가 내린다..감정의 상태가 어떻든 빗소리는 듣기 좋았다. 이내 지루하다와 지루하지 않다가 반복된다.
 인물 내면의 감성에 관객이 이입되기에는..배우들의 연기 내공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윤기 감독 특유의 섬세함이 있긴 하나. 전통적 영화 문법. 이야기의 구조가..벗어나 있어. 감상자는. 감독의 섬세한 감성의 의도를 캐취하지 못한다.
 5년의 결혼 생활 끝에..그들이 살았던 공간은. 그들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공간의 공기감 자체가..배우들의 짤막한 대화들과 함께 정서적 울림을 준다. 빗소리 또한..그것을 극대화 시킨다. 
 이윤기 감독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공간의 분위기와..빛과 색. 소리등을 아주 섬세하게 잘 잡아낸다. 그래서 극장에서 보려 한 것이었는데..극장에서 보았으면..더 지루했을지..아님..감정에 푹 빠져들어..찔끔거렸을지..모를일이다.

 영상의 주된 톤은 로우키에 매우 서슬퍼런 차가운 톤이다..간혹..백열등 밑의 앰버 톤이 나오는데..이런 영상의 색감을 통해..영화 제목 그대로인..사랑한다..사랑하지 않는다 의 내면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확실히 이 영화는 이야기 로써 보는 영화가 아니라.. 영상과..소리의 상징과 그 먹먹한 공기감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 그들의 5년 동안의 결혼 생활에서 왜 임수정이 떠나는지..단지 다른 남자가 생겨서 그런게 아니라..남편(현빈)과의 관계에서..그녀가 느꼈을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 아무런 설명없이..그녀가 뻔뻔하게 이별 통고를 하고..남자는 병신 같이..묵묵히 그런 여자를 배려?하는데..그 후 줄 곧 현빈의 특유의 배려는 ..왜 부인(임수정)이 떠나게 (다른 남자가 생기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 유추가 된다. 빈 틈이 없고..자기 자신이 꽉 차.. 상대가 들어올 틈이 없는 남자 였던 것이다. 상대에게 숨막히게 만드는 그런 사람..마냥 좋기만 한게 좋은게 아니라..상대에게 맞추어 줘야 하는데 그는 너무 틀에 짜여진 사람인듯 싶다. 건축 설계 일을 하다..뭔 일로 바꾸는 모양인데..(자기 자신의 자각./ 이미 늦어버린 깨달음.) 그의 직업이 건축 설계란 점도..그런 그의 성향(문제)을 반영하는듯 하다. 

 이런 식의 다른 영화가 생각나는데..'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다.  메릴 스트립과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걸출한 명작인 이 영화 또한. 처음에 메릴 스트립이 5살 베기 아들과 남편을 남겨 둔채 매정하게 집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영화가 중간을 넘어갈때 까지..부인이 떠나고 홀로 5살 아들을 키우며 분투히 직장(광고회사)생활 하는 더스틴 호프만에 동정이 가고. 메릴 스트립은..매정한 엄마로 나오는데..그들이 법정 공방을 하면서 점점 드러나는..그들의 부부 생활에서 메릴 스트립이 느꼈을 외로움과 공허를..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결국..마지막엔. 오히려 메릴 스트립에 좀 더 공감이 가면서..결혼에 대한, 삶에 대한 큰 각성을 일으키게 만드는 영화였다. 더스틴 호프만은 일에 미쳐..자신의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사랑이 없었던 것이었다.

 이 영화의 구조 또한 비슷하다..관객들이 많이 놓치겠지만.. 아마도 여자들은 좀 더 공감이 갔을 수도 있겠다. 사람의 관계에선 빈틈이 많아도 문제지만..빈틈이 없어도..더 큰 문제다..서로의 빈틈을 채워 줄 수 있는 관계가.. 진정한 관계의 관건이다.
 차분함과 열정 사이에서..나의 빈틈은 오락가락한다. 떠나는 자는 버림받은 자 보다 더 힘들 수 도 있다. 시작도 안해보고 벌써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영화속 상황이 내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너무 슬프다.. 강의 준비도 안하고 주절주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슬프다..

 기억에 남는 대사.

버릴 건 미련없이 버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지석)   그거 참 의미심장한 말이네 (영신)
당신 참 나이스 해 ~ 참 좋은 사람이야 ~~ (영신)
괜찮아 ..다 괜찮아 질거야..정말..(영신)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 이노우에 아레노의 소설 " 돌아올 수 없는 고양이"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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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부터 동료 ..씨가 점 보러 갈껀데 같이 가자고 했다. 난 점 볼 생각은 없는데, 같이 가 줄 순 있다고 했다. 그러기를 여러번. 혼자가기 두려웠는지. 그동안 참아놨던. 그 싱숭생숭한 욕구가. 봄이 되서 터졌는지. 응암동에 점 보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예전에 다른데서 신점으로 소문나 전국적으로 유명한 점집에서 2번 보았어서. 점 집에 대해 그리 거부감이 없었기 때문에 흔쾌히 같이 가줬다. 처음 가보는 동네에, 아저씨 둘이 두리번 거리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점 집 앞에 섰다. 점 집 스러운 좀 허름한 빌라..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점 집은 거의 이런 식 인것 같다.

 가정집 안 거실에 들어서자 중년 여자가 우리를 맞이했고. 그 보다 어린 한 여자가 앉아 있었는데..눈매가..예사롭지 않았다. 썩 기분 좋은 인상이 아니었다. 동료는 그 특유의 사람좋은 풍채의 허허~ 거리며. 점쟁이와 인사를 나눴고. 난. 뻘줌하게..쇼파에 앉았다. 그 둘은 안방으로 들어갔고. 난 그 퀘퀘한 눈빛의 여자와 거실에 남겼다. 눈을 안 마주치려. 괜시리 집안 구석구석에 과도한 시선을 보냈고. 그나마저. 약발을 다하자.. 동료의 가방에서 책을 꺼내 뒤적이다..졸려서..눈을 감았다. 안방에선..한 창..점 얘기가 오갔다. 그 집의 벽은 스폰지로 만들었는지..소리가 다 들렸다. 그러다가 잠깐 졸았다.
 
정신을 차려보니..이미 점은 끝나서 그 둘이 나왔고. 점쟁이는 작은 의자를 가져다 내 앞에 놓고 앉더니.. 내 관상을 보고..말을 했다..부모덕을 못 받았다느니..그동안 참 힘들었겠다..쯧쯧..그런 태도로..지껄였다. 내가 갑자기 동정을 받는 입장이 되니.. 그동안 정말 되게 힘들게 살아온 것도 같았다. 복채를 낼 사람도 아니니. 그냥..퉁 쳐보는 것인가.. 그래도 마지막 멘트는...뭐 그래도 올해는 여자친구는 생기겠네...쯧쯧쯧 혀를 차다. 동전 하나 던져주는 심사인가..

 참고로..나의 전반적 사주팔자는 분명 좋은편이다. 점의 미래 예측은 이젠 별로 신봉하진 않지만.. 인간의 사주팔자..오행.등..의 원리는 타당하다고 본다. 내게 별로 안 좋은 소리를 해대서가 아니라.. 방에서 들려오는 내용을 들어보니.. 내가 전에 봤었던..점쟁이에 비해..야매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에선 점쟁의들의 영향이. 정신과 의사와 같은 기능을 갖는다. 걱정과 불안을, 희망으로 기대로 만드는 사업.. 기댈곳 없는 미래의 불안에 정신적 위안을 가져다 주는..그런. 점의 효용을 적당히 긍정한다. 다만 미래의 예측에 너무 매달리지만 않다면.. 분명. 기분 전환이 된다. 미래의 불안 이라는 것도 현재에 충실하다고만 해서 없어지는게 아닌것 같다. 인간의 숙명 같은.. 삶의 경이로움은..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는 것에 있는게 아닌가.. 그것조차도 긍정 할 수 있는 삶이. 진정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일 게다. 

 동료는 매우 마음이 편해진 상태로 나섰고. 나는 옆에서 그런 그의 마음의 작용을 보면서 같이 와주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왠지 우리의 모습이 홍상수 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경우는 생활의 발견에서 김상경 같이..된 꼴이었다. 동료는 나의 기분을 물었지만..나는 그냥 재밌다고 했다. 새로운 상황에 내가 들어가 맞닥뜨린 어떤 감정을 경험해 보는게 즐거웠다. 

 
 내가 처음 진짜 점을 본것은 서른살때 였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바닥을 쳤을 때 였고. 예약 시간에 그 문을 열기 전까지..점을 본다는 것의 두려움으로 갈팡질팡했다. 문을 열었고. 한 시간 후에..그 집을 나갈땐, 큰 위로를 받았다. 친구가 그토록 추천해준 그 점 집은 신점 (신내린 사람) 이라고 했다. 내가 느낀바로는 평범하지 않은 분이었지만..전혀 인간적으로 불편하지 않았다. 나의 과거와 현재를 완전히..꿰뚫고 있었고. 미래의 방향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했다. 딱. 미래의 예측을 남발하는게 아니어서.. 점을 본다는 느낌이 덜 들었다. 그러다 간혹. 점쟁이 답게. 비수 같이 과거의 일을 꼬집었다.

 나에 대한 고민이 많았기에, 나란 존재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도움이 되었었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 때. 충고 했던 부분이..원래의 흐름되로 진행 되었고. 조금씩 어떤 운명이니 팔자 라는 원리와..그것을 깨우치려는 강한 의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삶의 조건들을 내가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들이 좀 더 좋은 삶을 이끄는 관건이다. 그것이 자신의 사주와 상반되지 않은 이상..

 점은 미래를 맞추지 못한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하기 나름인데..마음의 의지가 문제인것 같다. 그 마음에 대해 내 타고난 사주와 어떤 관계인가를 들여다 보는것이다. 그 때. 마음을 잡지 말라고..그러니까..마음의 집착의 문제에 대해서..권고 했다. 현재 나는 내가 조절하기 힘든 마음의 반향에 대해 조금은 힘들어 한다. 원래는 이런 마음의 문제에 대해. 깨달은 바가 있어. 잘 대처 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지만. 인연의 조건을 더 다져야겠다는 생각이다. 
 내 마음과 팔자가 박복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런 것이 점이 주는 위약효과 인가..

 간혹. 어떤 삶의 풍경에서. 과거와 현재에 미래가 다 들어있는 장면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삶의 연륜이 쌓이고 공부를 하다보면. 자신의 삶의 길이 신이 내려준 꽃잎이 뿌려진 길처럼..훤히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타인과의 사랑의 문제는..두 존재의 운명이..만나는 일이니..쉽지 않다. 정말 인연이란게..뭔지..

 강남역이나 종로거리의 천막 속에 젊은 여인 두명이 나란히 앉아 점 보는 풍경은 친근하면서도 기묘하다. 강남역 카페에 앉은 수많은 소개팅 커플들은 물론이고..사주팔자가 장사가 되고. 타로점은. 악세사리 처럼 일상속에 파고 들었다. 최근에 느낀 경험으로는..그저 허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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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제목은 2nd Chapter of Post-colonialism ( 후기식민주의의 두 번째 장 )

 목요일 오후 오프닝 리셉션에 참석하러. 홍대에서 청담동으로 자전거를 몰고 갔다. 오랬만에 압구정 동에 진입하니. 나의 새 자전거 (블랙 스완)은 이 동네와 잘 어울리는데. 나는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든다. 웹상에서나 말로만 들었던. PKM 갤러리는 심하게 럭셔리 했다. 아마도 내가 가봤던 갤러리 중에.. 가장 럭셔리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이런 공간에 오면 맘이 편치 않다. 이런 데서 전시를 한다면 기분은 좋겠지만. 마음은 그다지 편하진 않을것 같다. 

 주차장 입구엔 검은 양복 입은 젊은이들이 무수히 들어가는 고급 외제차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내 자전거를 끌고 건물 뒷편으로 가서..안쪽에 대고 있었는데. 안에서 직원이 나와..정중하게 바깥쪽 오토바이 옆에 대라고 했다. 보통 이런 경우 은근히 자전거는 푸대접을 받게 되는데.. 그 직원의 태도가 예의가 바라서..기분이 안 나뻣다. 블랙 스완의 덩치와 무광 블랙의 자태가.. 자전거라고 쉽게 무시 못 할 것도 있고..내 옷 차림도..나름 아티스트 다웠다. ㅎ

 전시 공간은 완전 크고..천장 높고. 조명 깔끔하고.. 나무랄때 없었고. 존경하는 선생님의 개인전이니..감격하는 마음으로 봤다. 다른 손님들과 이야기를 하셔서 멀리서 인사를 건네고..(웃으시며 날 알아봐 주셨고..감격했다.ㅋ) 선생님 이지만 이미 나의 마음은 팬의 입장이기 때문에..설레였다.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좀 심심했다. 작품 구경, 손님 구경 하다가.. 교수님께. 그동안 들고 다니던. 문화지형도 책에 싸인 받고. 별로 얘기 도 못해보고 일찍 자리를 떳다. 물론. 나갈때. 인사를 건넸고..와줘서 고맙다고..악수를 청하셨다. 아마도 내 존경하는 눈 빛과 마음은 통했으리라.. 별다른 대화는 못했어도..올 해 처음으로 뵈어서 좋았다. 다음엔, 빠른 시일안에 내 작품들고 찾아가야 하는데..정신차리자.

 다시 압구정으로 나왔다가. 그냥 가기 아쉬어 삼성역 사거리로 가 선배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긴 거리를 달렸다. 선선 하고 좋았지만. 내 뇌는 허벅지에 있는 듯 했다. 

 전시에 대한 감상평은 다음에 한번 더 갔다오고..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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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이상적인 부부인 톰과 제리의 근처엔 제리의 직장 동료 메리가 있다. 이 여인은 우울증과 알콜중독에 곧 깨져버릴듯한 상태다. 그녀의 외로움은 너무나 처절해. 영화 보는 내내 안쓰러웠다. 감독은 이 대비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잔인하게도 확실해 보인다. 가장 행복한 부부의 모습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대비..톰과 제리 부부 사이에서 메리는 더욱. 인생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듯 하다. 툭 치면 떠져버릴듯 외로움과 불안의 극치가 아슬아슬해 보인다.

 영화의 내용은 계절의 변화에 따른. 일상의 소소한 변화를 얘기 하지만.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평범한 일상의 재미가 녹록치 않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애원하는 어린 아이 같은 메리에게 자꾸 마음이 쓰였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왜이리 불편한 여운이 남는지..아마도 지금의 나도 조금은 그런 상태인가..안 그래도 주말에 간혹 마트를 나가면..참..쓸쓸해진다. 옷차림도 정말 추리하게 입고 나갔을땐 더욱.. 어제 저녁엔 티비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 광고에서 뽕브라를 팔던데 멍하니 계속 보았다.

 메리와는 정 반대로 톰과 제리 부부의 아들의 여자친구는 정말 가식적으로 보여서 싫었다. (포스터 사진속 오를쪽.) 밝고 쾌할한건 좋지만. 너무 가면을 쓴것 같다.

 커플들에겐 밝은 희망을. 솔로들에겐 깊은 불안을 심어줄 영화다.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인생인가..1년의 시간 속에 인생 전체의 사유가 녹아있다.
 마이크 리 감독은 해피 고 럭키를 만들었는데 일상의 연출과 인물의 감정을 잘 파악하는듯..
 더불어 영국식 영어 듣기의 즐거움도 함께 있다.
 이것 참 좋은 영화였지만..긴장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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