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던 영화감상에 다시 탄력이 붙었다. 사회적 이슈가 되는 영화들을 시의에 맞게 챙겨 보는것도, 도가니 의 뒤늦은 감상후에 들었던 나 자신의 회의 였다. 대중적 취향 내지 공론에서 거리를 두고자 했던 나의 오만은 도가니의 여파로 인해 누그러졌다. 영화를 통한 사회적 의식의 환기와 자정의 기능은 매우 중요하고 훌륭한 면이라 생각한다. 사회를 좀 더 정의로운 쪽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이런 영화야 말로 작품으로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부러진 화살을 보고 나서 많은 글들을 읽느라 시간가는줄 몰랐다. 그만큼 이 영화를 통한 논란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한 만큼. 실제 사건에 대한 갑론을박이 도통 무엇이 진실이고 맞는지 아리까리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진중권 교수의 글이 도화선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실제 공판 기록을 빠르게 읽고 있었지만. 나는 실제 사건의 공방 보다는.. 이 영화를 보고 난 직후의 온전한 나의 영화평을 쓰고자 한다.

 우선 이 영화가 가진 법치주의의 근간인 사법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와 비판은 통렬하고, 의미가 있다. 법(법전)에 대한 소신과 신념은, 정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질문하게 하고 행동하게 한다.

 우리는 법이 기능하는 비상식적인 면들을 많이 봐왔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부과되는 법과, 그것이 없는 자들에게 부과되는 법은 이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특권화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우리가 저항할 방법은 별로 없거나 거의 없다. 법이 공평하지 않고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문성근 이 연기한 판사가..타당한 논리에 말을 못하고. 묵살하기만 할 때..그래서 개판인 재판에 참관인들이 계란을 던져.. 법관들이 놀라 겁먹는 장면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워낙 원리원칙이 무너지고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에 사뭇힌 분노가 표출되었던 것이다.
 영화는 영화래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누구나 이런 부조리한 일을 당할 수 있고..사실 벌어지고 있을 이런 억울함에 동정하고 연민하며...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관례나 관습을 부정하고. 법의 원칙대로 가야한다는 소신을 우리에게 자각하게 한다. 누구의 말대로 나..원래 그려려니 한 것이 아닌..주체적인 법의 소신과 확립을 말한다. 거대 권력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펼치고 맞설때, 사회는 진보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부분에서 안성기가 변호사한테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은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보여준다. 타인의 눈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소신있게 밀어부치는 그런 의식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하지만 이 소신이..신념이.. 자기괴리와..합리화의 당착에 빠지거나 몰상식에 기대게 될 때는 더 큰 문제다. 자신이 믿는 것만 보게 되고 타자의 입장이나 생각,감정들은 무시, 배제한 채. 자신이 옳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더 큰 근본적인 문제다. 한마디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에는 인품이 함량미달인 것이다. 재판에 불합리하게 졌다고 해서.. 석궁을 들고 위협을 한 자체가.. 반사회적이고..상식적인 사람이 아닌 것이다. 원래 사건의 교수는. 사법부에 대한 비판이 아닌.. 각각의 법관들에 분노와 공격을 펼쳐놓는데..사회 정의에 대한 소신보다는 개인의 원한에 사뭇힌 것 같아 안타깝다.. 숲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닌 이파리가 다 떨어진 나무에 앉아..번개를 맞았다고 해서.. 나무를 막 쪼아대고 있는 꼴이랄까..

 영화는 의미있게 잘 보았지만..실제 사건이다 보니.. 그 사실 맥락에 대해 많은 설전이 오가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옳은지에 대한 판단 보다는. 이 영화를 통해..아니 이 사건을 통해. 대중들이 좀 더 좋은 나라에 대해. 상식과..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바램을 조금이라도..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었음 좋겠다. 
 자유,민주,평등의 국가가 우리나라 인데..이 단어들이 왜이리 어색하게 다가오는 걸까..

" 우리 사회의 분열과 대립의 원인은 ` 보수 진보 ` 이데올로기 대립이 아닌 ` 몰상식과 상식 ` 대립이다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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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 사진가의 삶을 극적이면서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무자비한 폭력의 현장,  표준 단 렌즈를 단 카메라로 현장의 상황을 바로 코 앞에서 포착한다. 자신의 안위는 뒤로하고.. 폭력의 상황속으로 빨려들어가 셔터를 누른다. 

 때는 90년대 초반. 남아공의 내전, 아마도 이런 혼란기를 거쳐. 직접 투표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나 보다.  

 한 신참 사진가가.. 폭력의 현장에 맞닥드리고, 취재를 위해 혼자 무작정. 분열과 증오가 난무하는 집단속으로 뛰어든다.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상황에 동조돼 자연스레 사진을 찍게 된다. 바로 눈앞에서 광란의 살인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던 그는 폭력앞에서 자신의 방관자적인 입장에 대해 충격 받기 시작한다. 사진은 채집할 뿐. 목도하는 현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 사진을 미디어에 팔아 넘기고. 전 세계에 그 사실을 고발한다. 하지만.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그 광경에서 무력함과..실존적 고뇌를 느낀다. 그 첫 사진으로 신문사의 데스크에 인정을 받고..일련의 보도사진가 그룹에 합류하게 된다. 케빈 카터를 포함한 그들 4인방은  뱅뱅 클럽 이라고 불린다. 

 이 영화에 나오는 실존인물도 무척 유명한 보도 사진가 들이지만, 이 방면에 최고로 유명한 이는 로버트 카파다. 스페인 내전의 공화국 병사의 죽음이란.. 머리에 총을 맞아 쓰러지는 그 찰나를 포착한 사진과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빗발치는 기관총 세례속..미해병 병사를 찍은 사진으로 전쟁 사진의 대명사가 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 당신에게 마음에 들지않는 사진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좀 더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전쟁 사진을 넘어서 이것은 사진의 진리 인 것 같다. 꼭 시각적인 면 뿐만 아니라.. 내용이나 정서적인 모든 면에서 이것은 중요하다.

 이 영화는 종군사진가들의 현장을 대리 체험 하게 해 준다.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는 그들은 한때의 미친 혈기가 지배하는 듯 하다. 정말 대단하지만, 나는 도저히 못 할 것이다..란 설레발이 쳐진다.

 내가 첫 카메라를 가진게..대학 1년때인데, 96년은 학생 운동의 마지막 해 였다. 그 해 8.15 통일 축전은. 신촌에서의 거대한 데모와..최루탄이 난무하는 마지막 대규모 학생운동이었다. 그 후로 학생운동은 급격히 빠르게 대학에서 자취를 감췄다. 첫 카메라인 니콘 F90X는 세로 그립이 달린 좀 있어보이는 외관이었다. 그 해 여름. 하릴없이 친구와 돌아다니던 시절..신촌의 데모 현장은 나에겐 사진찍기의 놀이터 였다. 난생 처음 지랄탄의 독한 맛을 알았고, 최루탄 가스가 얼마나 무서운지 사진찍기 의욕이 싹 가셨다. 그 때 우리는 전형적인 미대생 이었다. 유미적이고 방관자적인 입장을 가진. 게으름뱅이들.. 전문가로 보이는 카메라 덕분에..기자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나는 현장에 접근하기가 두려웠다. 나는 이런 사진에 맞지 않음을 사진 첫 시작부터 어렴풋이 깨달았다. 떨어진 최루탄을 발로 끄는 전사 대학생들이 그렇게 대단해 보였다.  친구와 최루탄 가스를 마시고 눈물 콧물 질질 켁켁 대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들은 파파라치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보다보면. 방관자로써 찍고 빠지지만. 그런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는 것 자체가 감탄할 만한 요소라는걸 알 수 있다. 그 현장에 있음 자체와 그 현재를 증명하는 사진을 남기는 자체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참혹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첫 씬에서 알 수 있었다. 총알 세례와 폭탄의 끔직함을..로버트 카파는 그 와중에 사진을 찍은 것이고..이것은. 현장의 진실로써 대단한 느낌을 자아낸다. 

 케빈 카터의 굶주린 소녀와 독수리는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보도사진가의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 이 사건은 사진가의 자살로 이어졌지만. 여전히 카메라를 든 사람의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사진은 사진이되. 인간의 상식. 윤리적 행위는 방관할 수 없다. 주인공이 끊임없이 고뇌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카메라를 를 들었음으로 생기는 딜레마..사진이 먼저인지..인간의 기본적 상식이 우선인지.. 사진은 목적이자 수단이지만..그것은 무엇을 위해서인가..  질문을 던진 영화였다. 

 70년대 신화적인 여류 사진가. 다이앤 아버스도 이러한 사진가적 딜레마에 봉착해 자살을 하지 않았을까..비정상적인 사람들을 찍던 상류층 출신의 사진가는 그들의 불운의 삶을 채집해 자신이 유명한 예술가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근본적인 모순에 고통을 느끼지 않았을까..

 유명한 전쟁 사진작가 짐 낙트웨이의 다큐멘터리 보다 더 흥미진진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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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가 참 마음에 든다. 엄마와 아들 같아 보이는, 따듯한 사랑이 싱그러운 바람에 실려 흐르는 느낌이다. 다르덴 형제 라는 명감독이 만들었다고 한다. 잠깐 검색 해보니. 그들의 영화를 이전에 본적은 없다. 감독의 명성과 이 작품이 유수한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을 감상했다. 역시나 좋은 작품이다.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가 생각났다. 그 영화에 대한 자세한 기억은 안 나지만. 한 소년의 심리적 반향과 그를 쫏는 카메라의 시선들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11살의 소년, 그것도 엄마는 없고 아빠한테서. 버림받은 아이의 심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평생 잊지 못할 큰 상처를 받은 와중에 벌어지는. 소년의 심리가 가슴을 울린다. 인간의 매정함 속에. 한편으로는 지극한 따듯함. 아이를 붙잡아주는 마음의 손길은 아이의 미래와 사회의 기능에 일말의 희망을 안긴다. 

 경제적 여건으로 자신의 아들을 무정하게 버리는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 이기적으로 보였다. 초반부터 아버지를 만나려는 아이의 간절함은 이 영화에 ..아이의 심정에.. 강한 감정이입이 되었다. 이 부분에서 극과 극인 아버지의 모습인.. 윌 스미스가 주연한 '행복을 찾아서' 란 영화가 생각났다. 매우 슬픈 영화 이면서..해피엔드인 이 영화는 실화 이야기 인데, 주인공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화장실에서 노숙하는 장면에서 울음이 나왔었다. 너무나 팍팍한 현실에서 생존하기 위해..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이 자전거 탄 소년의 아버지의 모습은..극명히 대비되었다.  또..최근에 본..'비우티풀'의 아버지의 모습은 어떤가..

 영상의 진한 색감속 자전거 타는 모습, 푸른 초록과 따듯한 햇볕을 보는것이 기분 좋았다. 포스터 속의 저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풀밭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같이 먹는 장면은 따듯함의 절정이었다. 같이 심장을 고동치고. 음식을 나누는 그 모습은 (식구)를 연상케 했다. 식구의 한자뜻은,, 인간에 있어서 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같이 공유하고 나누는 이 모습을..
 '400번의 구타'의 마지막 장면.. 소년이 뛰는 모습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의 자전거의 질주는. 그 의미가 각별하다. 

 /영화 이야기가 아닌.. 자전거에 관한 단상. 
  내가 주로 타는 비치 크루저 자전거를 처음 샀을때가 생각났다. 4월의 강추위 속, 서울의 북쪽에서 먼 길을 달렸었다. 왠지 비치 크루저 동호회 같은데 가입해서..모임에라도 나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왠지 여자도 많을 것 같고..그래서 옆에 있는 친구에게 가입해야겠다고 했다. 도중에 너무나 추워 한강 공원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데 비닐 옆으로 보이는 주차장엔. 쌔끈한 소나타 차량들이 차례로 주차를 하고 있었다. 차량 동호회 모임인듯 한데, 마흔 안짝의 남자들과.. 몇몇의 여자들이 모였다. 나는 어느 순간 그들의 모임을 바라보며 친구에게 험담을 늘어놓았다. 물질 만능, 소비 시대의 멍청한 사람들 같아 보인다구.. 하나의 상품을 통해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모습을 보아하니..그들이 자본주의의 노예처럼 보였다.  조금전의 내 계획과 설레임은. 나도 모르게 혐오로 바뀌어 있었다. 한번도 그런식의 모임에 가본적은 없지만. 그날, 우연히 지켜본 봐로는 왠지..거부감이 많이 들었다. 아마도 몇몇의 여자들을 보고서 무의식속에 " 이건 아니야 ~ " 라고 각인이 된 모양이다. 그것을 넘어서..다수의 남자들의 속물스런 눈빛과 행동들이 거슬렸다. 그들의 묘한 기류가 라면을 먹는 내내 가소롭게 보였다. 솔직히 나 나 그네들이나 별반 차이 없지만..내 속마음이 까발려진듯한 수치심이 불편했었나 보다. 아마도 내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속물성은 그날. 변화무쌍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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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가 이제 몇번째 인지 가물가물하다. 이젠. 홍상수 영화는 마음이 편하다. 홍상수 영화만의 장르를 만든것 같다. 익숙한 공간들 속에 반복되는 이야기, 항상 비슷한 캐릭터, 남자와 여자의 본질을 그리는 감독만의 스타일. 재미있다. 씁쓸하지만, 깨닫는 점도 있다. 날 것의 남녀 관계는 사랑의 환상으로 포장하는 것 보다 나을 수가 있다.  
 가장 자신의 이야기 인 듯 하다.  송선미, 김보경은 나도 그 술자리에 끼고 싶을 만큼 이쁘다. 마지막 고현정의 출현은 짧지만, 확실한 여운이 있었다. 
 홍상수 영화의 내,외적인 내용들이 부럽다. 록앤롤 적인 삶의 내용.. 록은 아무나 하나...
 정독 도서관 가고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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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제목은 인디언식 내 이름이다. 신빙성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든다. 어릴적 TV 와 비디오에서 봤던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춤을 꽤 집중해서 보았던 기억이 있다. 거의 기억이 사라졌지만. 마음이 포근해지는 느낌의 영화였던 것 같다. 저 이름을 처음으로 들었을 때, 왠지 마음이 푸근해졌다.

 미국 서부의 깡촌 중의 깡촌인 인디언 보호구역을 지나고 나서 미국의 진실 들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다운 됐을 때. 윈도우 록 이란  마을의 식료품 마트에서 보았던 인디언 아이들과의 눈맞음은 이상한 기분을 자아냈었다. 서로 그다지 많이 다르지 않은 외양.. 순수한 호기심과. 동질감으로 바라보는 듯한 눈빛. 마음이 푸근해졌다. 그날 처음으로 차안에서 아주 깊이 푹 잤고,  푸른 아침 햇살 속, 인디언 부랑자 청년과의 만남. 그는 강도로 돌변하지 않았고. 정말 작은 도움만을 바랬다. 그 황량한 지역을 지나면서,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마음속에 되내었다. 그런 풍경은 본적이 없다. 용감한 바람은 그림자 속에. 

 참고로 인디언식 이름 짓기 매뉴얼 

태어난 년도 뒷자리

***0년생:시끄러운, 말 많은
***1년생:푸른
***2년생:어두운 →적색
***3년생:조용한
***4년생:웅크린
***5년생:백색
***6년생:지혜로운
***7년생:용감한
***8년생:날카로운
***9년생:욕심 많은

◇ 자신의 생월

1월:늑대
2월:태양
3월:양
4월:매
5월:황소
6월:불꽃
7월:나무
8월:달빛
9월:말
10월:돼지
11월:하늘
12월:바람

◇ 자신의 생일

1일:~와(과) 함께 춤을
2일:~의 기상
3일:~은(는) 그림자 속에
4일:따로 붙는 말이 없음
5일:따로 붙는 말이 없음
6일:따로 붙는 말이 없음
7일:~의 환생
8일:~의 죽음
9일:~아래에서
10일:~을(를) 보라

11일:~이(가) 노래하다
12일:~의 그늘 → 그림자
13일:~의 일격
14일:~에게 쫒기는 남자
15일:~의 행진
16일:~의 왕
17일:~의 유령
18일:~을 죽인 자
19일:~은(는) 맨날 잠잔다
20일:~처럼..

21일:~의 고향
22일:~의 전사
23일:~은(는) 나의 친구
24일:~의 노래 
25일:~의 정령
26일:~의 파수꾼
27일:~의 악마
28일:~와(과) 같은 사나이
29일:~의 심판자→을(를) 쓰러뜨린 자
30일:~의 혼

31일:~은(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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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이란 형용사는 이 영화와, 이것을 감상하는 모든 제반 상황속, 삶의 시간을 통칭하는 말 일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영화는 끔찍하게 아름답다. 
 심장이 이렇게 먹먹해지는 영화는 실로 오랜만이다.

 가족을 위해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가며 생존하고 대를 이어 나가는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씁쓸한 송가 같다.
  딸에게 biutiful 이라고 잘못된 철자를 가르켜 주는 그는, 자본주의 삶의 문법에서 벗어난 자신의 고단한 삶이 죽음을 선고 받음으로써, 그 가난과 핍박이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질까봐 노심초사하는 은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잘못된 철자를 발음하는 그대로 쓰면 돼..하는 그의 삶은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질 거란 슬픈 비유다. 자신의 아버지가 불운한 삶을 살다 죽은 것 처럼..자신도 그랬고,, 과연 남겨진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불운의 삶을 타파할 것인가. 


 주인공 아버지(욱스발) 외에. 세네갈 이민자와.. 중국인 불법 노동자의 삶들은 모두 이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가족.가정의 붕괴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처절하게 보여준다. 
 
 욱스발이 거의 죽음에 당면했을때, 세네갈인 이헤 에게 자신의 집과... 모은 돈을 내 주면서 자신의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간청하는데.. 이헤가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한 씬은.. 짐을 꾸리고 어느 터미널 역에 당도하는 것이었다. 열린 결말이지만. 이 씬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은 절망 이지만,  왠지. 이 영화는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 엿보인다. 흑인인 이헤가 두 백인 아이를 학교 앞 까지 멀찌감치 떨어져 걷다가 다른 사람의 눈에 신경이 안 쓰일 때 쯤 같이 걷게 되는데.. 인종과 계급문제가 극명히 드러나는 점이지만.. 그들의 자잘한 눈빛과 시선은 차츰 희망적으로 보였었다.
 아버지로써 최선을 다했던..욱스발은 영화의 처음과 끝에 자신의 젊은 아버지와 해후하는데.. 영화를 관통하는 이 부분은 고된 삶을 마친 자의 어떤 안식 같은게 포근하게 느껴졌다. 이냐리투 감독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고 명시했다.  이 세상의 고군분투하는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송가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의 삶은.. 이것이 인생인가.. 사람 저마다의 팔자소관이란 말인가.. 그래도 슬프지만 긍정어린 영화였다..
 언젠가 보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인사이드 잡 에서의 파렴치한 금융 사기꾼들이 생각났다.
 욱스발이 피오줌을 쌀 때, 요도가 좀 아팠는데.. 병원이라도 가야할까..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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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는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 죽지만. 지금 당장이나. 적어도 5년안에,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선다면,  분명 슬플 것이다. 죽음을 모르기 때문에, 죽으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공포가 있는 것 같다. 사는게 고통이라지만 내 몸과 영혼이 사라지는건 더 큰 공포일 것이다. 현재의 삶. 근미래에 도래할 삶들이..없다면.. 점차 늙어가는 세월을 만끽하지 못하고 삶이 갑자기 단절 된다면,, 슬픔이란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심정이 쓰나미 처럼 밀려올 것이다.

 27살의 젊은 청년이 희기암을 선고 받는다. 사느냐 죽느냐의 반반의 확률, 이 병마를 견디어내는 과정을 가슴 따듯하게 그린 영화다. 결론은 해피앤딩 이지만. 영화는 차분하고. 주인공의 심리적 상태와. 주변인의 감정에 쉬이 이입되어, 대리 경험을 해주게 한다. 내가 만약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고1 여름방학때, 엉덩이에 딱딱한 혹이 잡혔었다. 딱딱한 무언가가 몸속에서 잡힌다면.. 먼저 암 종양을 생각하고 혹시나 하는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동네 의원에서 그것을 떼고 조직검사가 나오는 근 한달 동안, 정리할 것도 없는 삶을 정리했다. 이때의 기억은 그냥 기름 덩어리를 떼어낸 것에 불과해 희박하지만,  스물 후반때의 병원 경험은 이 영화를 보면서 참담한 심정이 새록 기억 났다. 증상은 있는데 진단이 안 나오는 그래서 병명도 없는 그런 소위 현대병에 몸과 마음이 매우 날카로와 졌었다. 대학병원 진료실 앞에서.. 빽빽한 노인들 틈에 섞여 앉아 대기하는 그 심정은 정말 슬프다. 이 때의 경험은 삶을 변화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스트레스와 생활습관을 고치면서, 몸이 좋아져 증상이 사라지는. 그런 경험은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했다. 어떤 병, 증상은 하루아침에 오는듯 하지만, 그것이 사라지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내가 언젠가 혹은 곧 죽는다는 생각은. 현재를 겸손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는 삶의 기로에 서 있는, 매일매일이 죽음과의 사투인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경이로운 작용들 속에서, 삶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균형과 조화. 그리고 온기. 이것이 무너지면. 죽음은 한 발짝 다가 선다. 그리고 스트레스라는 거대한 폭포속 소용돌이.  죽음을 인정하면..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다. 집착과 탐욕 조차. 죽음 앞에선 별 거 없다. 메멘토 모리는 좀 더 무명을 깨우기 위한 정언명령이다. 

 이 영화의 내용은 색다를게 없지만, 타인과의 소통에 있어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친구와 부모와의 감정적 실타래, 그리고 새로운 사랑의 출발점.. 삶의 위기는, 그것의 극복을 통해, 새로운 지점으로 발전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패트릭 스웨이지가 죽었단. 사실을 알았고, 천재소년 두기에 대한 언급은 예전을 추억하게 했다. 동시에 케빈은 13살이나. 천재소년 앤드류 또한. 24살 박사과정 의사는 업 인 디 에어 에서 나온 아가씨인것 같은데, 많이 이뻐졌다. 그녀의 쓰레기장 차를 보니..내가 아는 여자의 아반떼가 생각났는데, 아무래도 여자들은 차를 좋아할 지 모르는 것 같다. 겉이 더러운건 상관없는데, 내부가 그런 것은..용납하기 힘들다. 정말 싫은 남자를 떼어내는 방법중 하나일 것 같다.  

 인상깊은 장면들이 많다. 처음 자신의 병을 선고 받을때 나오는 라디오헤드의 노래, 하이 앤 드라이는 사는것의 고독한 우수를 영상과 함께 잘 표현해 준다. 또 마지막 엔딩에 나오는 펄잼의 옐로우 레드배터 는 얼마나 감미로운지. 사실, 그 정도 수술을 했다면, 장애를 갖게 되는게 더 사실적 일 것 같으나. 역시나 영화는 그것도 헐리우드 영화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극복한 자의 새로운 발걸음.. 사랑은 언제나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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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영화였다. 조연급의 배우들은 누구나 딱 알만한 유명 배우들이 괴팍한 캐릭터로 나온다. 처음 보는 주연 배우들과 이런 조연 배우들의 조합이 잘 어우러진다.
 내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나오는 저속한 단어들..말들에.. 자막을 떠나서 왜이리 재밌는지.  새로운 언어를 배울때, 욕부터 배운다더니.. 성적인 욕들이..쏙쏙 귀에 잘 들어온다. 그런 단어를 나열하기는 그렇고..그 중에서..흑인 제이미 폭스가 마더뻐커를 er 이 아니라 ah 로 발음해야 한다는 부분에서..골 때렸다. 
 세 친구중에서..가장 병신 같은, 제니퍼 애니스톤을 상사로 둔. 치과 보조사의 스트레스가 역시 가장 재밌었다. 보기엔 좋아도..정말 그런다면..좀 무서울것 같다. 

 이런 영화는 볼 때 재밌고 말 영화래서 그런지.. 지나고 나서 글을 쓰려니. 도통 생각이 안 나는군.. 적당한 재미와..명 배우들의 썩 괜찮은 조연급 연기를 볼 만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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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심자 내지 시작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을 가진 이 영화는 주인공(올리버)에게 찾아온 사랑의 이별과
 
새로운 만남에서 시작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슬픔에 쌓인 그에게 찾아온 새로운 사랑은 별 말이 없

어도 서로를 눈빛으로 알아보고 통하게 된다. 슬픈 눈을 가진 남자에게 여자는 어떤 동질의 감정을 느

끼고, 급격히 가까워진다. 하지만 서로에게 빠져들수록 그들은 상대방의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할까 걱정을 하면서 함께 된다는 것에 두려워 한다.  


 영화는 주로 남자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오가지만, 여자 주인공 가족문제의 상처들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마음을 열고 새로운 삶을 같이 시작하려는 그들에게 그들이 살아온 가족과. 가정 환경.
 
결혼 생활의 진실이 뿌리깊이 그들의 시작을 방해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년의 삶을 지켜보고, 회상

하면서 남자와 여자는 깨닫는다. 아버지는 자신의 삶과 욕망에 포기하지 않았노라고.. 위기를 겪은 그

들에게 이제 함께하는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들은 이제 인생이라는 같은 배

를 탔다. 


 이 영화를 쓴 사람의 자전적 이야기 일 듯 싶은데 주연 배우 세명과 캐릭터 있는 강아지의 연기가 환

상적이다. 특히나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는  최고중의 최고로 여겨진다. 눈속 깊이 슬픔이 가득한 모습

은 영화의 차분한 감흥을 배가시켰다. 혼잣말을 하거나 개와 대화하는 장면들은 정말 고독하고 쓸쓸

한 마음이 가득했다. 무음속 개의 표정과 독백은 조연으로써의 비중이 상당했다. 동물 연기상이라도
 
줘야 할 듯.



 여주인공 멜라니 로랑은 정말 아름답다. 프렌치 쉬크.. 서양 여인의 외모는 비주얼적으로 멋지고 감

각적이지만 사랑스럽진 않은데, 이 배우는 이쁘면서 식상하지 않고, 미소가 정말 사랑스럽다. 두 주연

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이 영화의 주 공간인 로스앤젤레스의 따듯하고 평온하지만 공허한
 
분위기에 도취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 흐르는 음악, 사진, 일러스트 또한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아련함을 이끌어내는 이 장치들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복습같은 것 이었다. 



 이 영화는 세개의 시간 축을 왔다 갔다 한다. 현재와. 아버지와의 말년의 삶들과, 아동기적 어머니와

의 기억들..이 플래쉬백으로 교차편집된다. 주인공 올리버의 성장과정의 부모의 관계는, 그의 내면을
 
이루고 있는 결혼과 삶에 대한 선입견과 고독을 유추할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원래 게이였는데, 엄마가 죽고 나서 커밍아웃을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어릴적
 
가정의 기억은 형식적인 결혼의 모습들 이었다. 박물관장을 지낸 샐러리맨 아버지의 바쁜 일상에서
 
그의 엄마는 예술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자신을 결혼의 형식적 속박속에서 인내하는 모습들에서 주인

공 올리버가 느낀 것은 과연 삶을 긍정하는 것이었을까.. 



 아버지가 게이 인 것을 알고도. 내가 고쳐주겠다며 결혼한 엄마의 용기가 대단하지만, 그녀의 표정에

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사랑 받지 못하는 여자의 퍽퍽함 이었다. 


 현재의 새로운 사랑 앞에서 말년의 아버지와의 삶의 추억은 그를 새로운 삶의 길로 인도하는데 도움

과 용기를 준다. 죽음에 이르는 아버지의 삶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슬

픔을 벗어나 새로운 사랑으로 자신의 빈자리를 아낌없이 열어 줄 수 있는 그가 된 것이다. 짐작만 할

뿐인 여자의 문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보여준 마지막 삶의 모습은 그 커플에게 삶의
 
물살을 헤쳐갈 방법을 보여준 것이었다. 


 
    속박과 굴레가 벗어난 지점에서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솔직한 욕망과 행복을 추구하는 그런 삶은,
 
새로움. 처음 시작하는 것 에 대해 두려움 대신 설레임으로 가득찬 것일 것이다.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때마다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 잃을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있다. 당신은 잃을

  없으니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2005)


 언덕을 산책하고 헌책방에서 테이트 하는 모습들.. 그녀의 호텔방, 아버지의 집과..올리버의 집 등

등.. 귀와 눈. 감성까지 모두 즐거워 지는 영화였다.  나의 영화 순위. 서양영화 탑5안에 드는,, 서양 여

인이 사랑스럽게 보이기는 중학교 때 소피 마르소 이후 처음이다..ㅋ 아니 더 먼저 인 것은 초딩때 TV

에서 보았던 컬러판 리메이크 '로마의 휴일'에 나온 여배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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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킬링 타임용으로 아주 훌륭한 영화였다. 수시로 낄낄 거리며. 과자와 몽쉘 통통으로 군것질을 하며 본, 근데 몽쉘 통통 무척 맛있군. 다음에 마트에 가면. 2팩 정도 사야겠다. 

 어쩌면, 사회에 만연했지만 민감한 지역 편견, 갈등을 코미디 화 시킨게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표현이나 정서상 균형과. 수위가 중요한. 또 한편으론 이러한 사실을 코미디화 시켜 그러려니 무마시킨, 뿌리 깊은 지역 감정은 이제 어쩌지 못하는.. 코미디의 한계.  써놓고 보니..말이 애매한게, 한 마디로.. 지역 감정에 대한 양가감정이 공존하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 이다 보니. 웃기는 영화 엿지만. 조금은 뒤끝이 있는, 현실에선..영화처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애매한 감정의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재밌으면 됐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시대 배경은 1980년 후반. 시대 배경이 확실히 복고도 아니고..애매하다. 자동차의 모습은 그 당시 차량이나.. 나머지 환경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 단지 두 남녀의 풋풋한 연애가 지금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좀 과장하는 순진함 이나 내숭이 계속 웃음짓게 했다. 그런 연애 시절이면..나도 정말 잘 할 수 있는데..뭐랄가 문학적이면서 닭살 돋을랑 말랑 하는. 그런 아날로그적 감성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전형적인 복고 영화라고 느낄 것이다. 
 
 이시영이란 배우를 처음 본 ' 우리 결혼했어요' 에 나왔을 땐. 오! 신선하고 이쁘게 보였는데.. 바로 그것뿐이었다.. 그 후로는 전혀 감흥이 안 오는 외모가 되버렸다. 내게는.. 너무 뻔한 이쁨은 식상하다. 그런데 또 공주의 남자와 영화 활에 나왔던 문채원은 뻔한 이쁨이지만.. 괜찮아 보인다. 이상도 하지.  난 이 영화에서 노처녀 이모 역할로 나오는 김정난 캐릭터가 가장 재밌었다. 송새벽의 목에 걸린 메추리알이 김정난의 가슴골에 들어갈때..푸핫 하며.웃어 제꼈다.. 그 후로. 김정난의 장면은.. 왜이리 웃긴지.. 말투와 표정만 봐도..웃긴 상태가 돼 버렸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전혀 재미 없을 수도 있다. 웃음의 코드가 아주 강하지도 않고, 독특한 개성을 가지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은근히 웃기는 흐름을 형성한다.  영화의 호홉(템포)는 느릿한듯 안정적으로 흘러가며. 억지가 아닌 편안한 코미디 영화로 다가선다. 감독이 영화의 흐름을 잘 콘트롤 한 듯 하다.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한 코미디적 해석으로 보인다. 뿌리 깊은 지역 감정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획일적 취향에 대한 극복 등을 송새벽의 직업인 순정만화가와..그것의 추종과 이해를 수반해, 좀 더 다양성의 사회와.. 화해와 용서를 말하는 괜찮은 코미디 영화 였다. 뻔한 내용 임에도 불구하고. 시도와 재미가 좋은 영화 였다. 아주 적절한 캐릭터와..배우들의 역활들은 이 영화를 좀 더 좋게 보게 했다. 
 영화에서 만화가인 송새벽이 찍은 사진들을 이시영과 여자인 친구들이 보면서 변태라고 단정해 버리는 모습에서.. 조금은 시각차 내지 세월차 를 느꼈다. 획일화된 시선은 극복해야 한다. 차별적 시선을 갖는게 오히려 중요하다. 창조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기.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는, 좋은 의미로의 변태 이다. 끊임 없이 자기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사전적 의미의 변태 말이다. 

 내가 이 영화에 감정 이입 할 수 있었던 점은. 아버지의 지역 감정은 어릴적 자랄 때 부터 흔하게 들어오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모두 경기도.. 한마디로 수도권 출신 이지만. 아버지는 영화에서 처럼 군대에서..혹독한 경험을 하셨다. 그리곤 평생 이를 가는.. 감정이 맺혔는데.. 예전에는 이해를 못 했지만..지금은 그런 경험에서 오는 감정과 편견을 이해하긴 한다.  나 또한 뉴욕에서 겪은 흑인의 경험은 어떤 편견을 갖기에 충분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오는 편견은 어쩔 수 없는. 아프리카에서 몇 년을 일한 어떤 친구는 흑인들에 대한 휴머니티가 하나도 없어졌다. 도덕책이나 종교 가르침이 말해 주는 것 이상이 현실 삶의 경험에는 극복하기 힘든 점이 있다. 
 그 지역의 기질 이라는 것.. 분명..있다. 오랜 역사속에서.. 형성된. 그것이. 불화를 일으킨다. 동 서를 가르는 험준한 백두대간은 말 과 풍습의 차이를 보였고. 오랜 기간. 다른 나라로 전쟁을 벌였던. 그것이 어찌 하루 아침에 없어 질까. 지리산을 종주 하다가.. 전라도와 경상도. 가르는 경계를 만나게 된다. 처음 시작은 전라도의 마을에서..하산 지점은 경상도의 마을에 끝나는.. 큰 산맥을 두고.. 당연히도.. 벽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작년에 아버지가 주선한 첫 맞선에 나간적이 있다. 이야기 하다 우연히 그 쪽 아버지 고향을 알았고. 집에 돌아와서. *** 라던데, 하니, 참 효과가 좋았다. 더 이상 만나보라고 채근하지 않고.. 다른 데를 알아 보시더라.. 이제는 그런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아마 누구라도 데려오면 부모님은 환영할 것이다. 흑인이나 조선족만 아니면.. 남자는 고향을 많이 따지지만..여자는. 그런 지역 편견에 그리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아버지의 말대로... 비슷한 지역 사람을 만나는게 가장 좋긴 한 것 같다. 분명 남녀 관계를 떠나 인간 관계 에서도 지역적 기질, 정서 차이 에서 오는 갈등은 분명 존재하니까. 

 나는 이런 우리나라의 지역 감정..갈등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반도 국가이자. 국토의 70퍼센트 이상이 산악 지역인 것에서 근본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륙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작은 땅에서 티격태격하는 꼴은 제 살 깍아먹기 아닐까. 가까운 서로에게 증오를 퍼붓는 상황. 역사적인 외세의 수탈이 잦은 분열을 만들고. 그것에 기승해 탐관오리들이 서민을 수탈하고.. 그러한 증오들이 쌓이고 쌓인.. 광주 민주화 항쟁이나. 제주도 4.3 사건만 해도. 쉬이 잊혀지지 않을 상처들이다.   그러고 보니 광주를 제대로 여행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광주 비엔날레를 보고..잠시 거쳐갔을 뿐이었다. 무등산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5.18 묘역도 함께..야구장도 한 번 가봐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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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동호회에서 은평카를 검색해 보니.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 마음씨 좋은 사장님 부부가 안 좋은 일에 휘말려 현재 가게를 열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안타까움에, 이 곳의 추억이 떠올랐다. 아마도 처음으로 산 새차 였기 때문에, 그리고 차를 통한 완벽한 서비스와 인간미를 나눌 수 있었던 곳 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처음 이곳을 갔을 때는 새차를 산지 얼마 안 된 후였다. 주말마다 세차하고 왁스칠 하며 광내던 때 였는데, 운전석 문짝에 3센티 가량의 작은 흠집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서울에서의 운전도 초짜였던 시기. 그 때는 심리적으로 멀고 먼. 은평구를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은평 뉴타운이 올라가기전. 그 동네의 허름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구파발로 가는 길, 기자촌에  들어서 있었던. 사진속 허름한 카센타는  쉽게 찾지 못했다. 결국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찾았는데, 친절한 아저씨는 눈에 잘 안 띄는 곳이니 조금 더 타다가..다른 흠집이 생기면 그 때 오라고 했다. 새차의 심리적 결벽 같은걸. 간파하고 안심시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괜한 돈 쓸뻔 했다. 어짜피 차 라는게 그렇게 노후화 되는 것인데, 내 눈에만 보이는 흠집은 새차의 결벽심만 없애면 됐다.

 그 후 진짜로 여기에서 수리를 받은 적이 두 번 있었다. 둘 다 껍데기 가 찌그러지고 까진, 경우 였는데, 다시 찾은 기자촌은 황량하게 변해 있었다. 뉴타운 재개발을 앞두고.. 황폐하게 폐허가 되어가고 있었다. 작업에 대해 사장 아저씨는 엄청난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오만함이나. 돈에의 탐욕이 절대 아닌. 장인 정신의 숭고함 같은게 느껴졌다. 그 들 중년 부부의 모습은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인상과 말투 였다. 판금과 도색 실력이 정말 감쪽 같다. 지금도. 수리한 그 부분이. 문제 된적이 없다.  

 마치 기자촌의 몰락이 그런것처럼 이 은평카의 몰락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경우가 되버렸다. 그간의 일을 사장님의 입(댓글)을 통해 듣자하니. 재개발 때문에, 이전하게 되었는데, 밑에서 일하던 정비사가. 이 은평카의 신뢰를 등에 업고. 상호와 고객 관리 기록을 또 중요 장비 까지 빼내서 새로 문을 열고 홍보하며, 사실을 호도 하고 있다는.. 그런 억울한 일들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일도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많은 듯 했다. 왠지 정직한 자, 순진한 자 에게는 나쁜 목적의 인간들이 잘 들러붙는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일에 투철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상처 받은 차의 흠집을 감쪽같이 복원해 주던, 그래서 차주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준. 그 분의 재기를 기원한다. 언젠가 또 새차를 사게 된다면. 평생 당골로 삼을 집 이었는데, 친구의 차도 내 추천으로 거기서 수리를 했는데. 감동을 받았다. 말끔히 수리하는 업자들이 많겠지만. 실력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그리고 자동차 사이에 정과 정이 오갔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립다. 기자촌의 마지막 모습도.. 첫 인상은 70년대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 까 하는. 살짝 타임 머신을 탄 듯한 그 생소한 동네의 인상이 눈에 선하다.  가끔 북한산을 가면서 그 앞을 지나게 된다. 이미 그 곳의 흔적은 싹 지워졌고. 아파트 밀집한 동네가 되버렸다. 원주민들.. 그 곳에 있던 작은 가게들은 지금은 어디 갔나. 은평카의 처지는 원주민들의 수난의 일례 같다. 

 아마도. 이제 내 차는 그냥 도로에서 영업하는, 찌그러진 곳 펴 드립니다.. 같은 데서 해야 겠다. 이제 목돈을 들여 수리 했으니.. 15만 까지는 타겠지.  어제 뉴스를 보니..차량 화재가 급증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나같이 냉각수가 조금씩 새다.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냉각수의 중요성..타이어의 중요성. 간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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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보게 되는 티비 프로그램에 멍하니 빠져서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날. 사우나에서 나와 몸을 닦고 말리며 보았던 하이킥은 멍하게 재밌었다. 페스티발에서 인상적이었던 백진희가 나와, 좋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뜨는? 박하선은 전혀..안 끌리는 캐릭터와 외모다. 바보거나 위선자이거나. 말투와 표정. 나에게는 비호감이다. 띄엄 띄엄 보느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서지석과 러브 라인이.. 재밌긴 하다.  오늘 점심을 먹으며 보았던 재방송엔. 윤계상의 동료 이적이 박하선의 소개로 소개팅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러한 심리 자체가 재밌게 느껴졌다. 기대와 실망. 여자가 소개하는 여자의 절망. 등등..근데 박지선 이란 개그우먼은 자주 못 보아서 인지..많이 생뚱맞은 느낌. 정말 뜨악 스런 심정. 박하선의 착함은..왠지 남을 더 힘들게 하는 캐릭터 인 듯. 그 멍청한 말투 너무 싫다. 

 또 어느날 케이블 티비에서 보았던. 정우성이 나오고 한지민이 나오는 드라마는.. 풍경이 죽였다. 배경이 통영인 것 같은데,  그 언덕위의 카페 혹은 집 뒤로 보이는 통영 항구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근데 한지민은 내게 전혀 어떤 감흥을 주지 않아, 드라마의 재미가 반감.  통영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남도 여행을 해야 하는데, 지리산도 다시 한번 가고 싶다. 밤 열차를 타고 깜깜한 새벽이 되서 내리는 그 피곤함 속 설레임. 아니 다음에 갈 땐. 태백산맥을 읽고 가야겠다. 

 깊은 밤이다.. 쓸데없이 끄적거리지 말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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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년식이 되다 보니,  작년 일 년 동안. 보험 견인 서비스를 세번 이나 썼다.  요번 겨울 들어서 시동 문제가 있었다. 가스차래서 연료관에 남아있는 액상 가스를 소진 해야지 다음날..영하의 기온에 얼어 붙지 않고. 시동이 걸린다. 평소엔 그럴 필요 없지만.. 요즘 같이 추울땐. 시동을 바로 끄지 말고.. 가스 차단 버튼을 눌러 꺼야 한다.  처음에 시동 문제는 이런 습관이 안 들어, 생긴 문제라고 생각했다. 결국 온도가 올라. 얼었던 기화기나 연료관이 풀리면. 별 문제 없는 것이라 여겼다. 그렇게 해서 운행을 했었고. 시동 문제는 해결을 찾은 듯 했다.  하지만 엊그제 충분히 예열을 하고 출발 했음에도.. 곧 길에서 서버렸다. 그 뒤..갤갤거리며.. 시동이 될 듯 말듯 .. 결국..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견인차를 불렀다. 견인 기사가 라디에타 캡을 열어 보더니 냉각수 가 없다고 했다. 냉각수와 시동 문제가 언뜻 매치 되지 않았으나, 곧. 심각성을 알았다. 어딘가 냉각수가 조금씩 새서.. 결국. 오늘에 이르러..예열이 됬음에도 불구하고. 엔진이 도중에 멈쳐버린 것이었다. 그동안 자주 고속도로를 왔다 갔다 했던 내게, 골로 갈뻔한 경각심을 불러왔다. 고속 주행중에...시동이 꺼졌거나.. 엔진이 눌러 붙거나.. 심지어 화재가 날 수도 있었던..헐..

 일이 끝나고.. 화장실에서 수돗물을 받아다.. 라디에타와..냉각수 통에 임시방편으로 물을 채웠다.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어렵사리 시동이 걸려.. 운행을 하였더라면.. 차를 통째로 버려야 할 상황이거나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게다. 물을 채우고..누수가 바로 되지 않는걸 확인하고.. 시동을 키고 예열하고 출발했다. 부평에 있는 차 동호회 협력점에. 예약을 하고. 오후에 바로 거길 갔다. 가는 길 중간에.. 펑펑 눈이 날렸다. 정비하러 가는 길에.. 말끔히 세차도 했것만..도루아미타불 되었다.
 카센터 에는 다행히도. 다른 작업차가 없었고. 바로. 내 차는 리프트에 올려졌다.  타이밍벨트도 갈 시점이기 때문에 목돈이 들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많은 정비 내역과 금액..후..~~  
 90 후반대 금액이 나왔고..결국.. 89에 견적을 승인했다. 수리 내역이.  A4 한장이 넘어갔다. 냉각수의 누수는... 라디에타가 깨졌었고...  그 동안 차가 노후화 되면서..서스펜션 엔진 미미 등 진동과 충격을 잡아주는 고무 부위가 찢어지고....전체적인 충격이 누적되면서..벌어진 일 같았다.  정비 실력과 가격에 대한 건 충분히 신뢰가 가기 때문에.. 큰 금액에도 그나마 기분좋게 수리를 할 수 있었다. 

 저녁 시간이 되고, 수리 하는 걸 보다가.. 근처에 미용실에서 헤어 컷을 하고. 저녁을 정비사 분들과 같이 짜장면으로 해결했다. 왜이리 꿀맛인지..네 시간 여의 작업을 마치고. 다시 약간의 젊음을 되찾은 애마. 이제는 펜더의 찌그러짐 같은게.. 눈에 들어왔다. 얼마간은 또 생생히 달릴 준비가 된. 애마에게, 그 동안 신경 안 썼던 외관의 흠집을 복원해줄  왕년의 명소 은평카 를 찾았다. ( 계속,, 은평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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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이 으스스.. 겨울이 원래 이렇게 추웠나. 몸과 마음이 모두 사그러든다. 집에 빨리가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싶을뿐. 그리곤 따듯한 차 한 잔과 음악,  이불속에서 웅크려 보는 책 한 권의 나태,  그 이불속이 어릴적 온돌방의 절절 끊는 뜨거움이었으면 하는 아쉬움. 뼈속까지 데펴지는 그 훈훈한 겨울의 맛을 어찌 전기 장판이나..관속을 흐르는 뜨거운 물이 알까.
 최근에 읽은 어떤 글에서 온돌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말기 암 치료를 선고 받은 사람이..6개월 온돌에서 지내면서..많이 호전 되었더라는.. 겉만 뜨겁게 달구는 것이 아닌.. 뜨거움을 품은 돌이 은은히 뼈속까지 전달돼, 몸 속의 찬 기운을 없애는..그런 자연의 원리를 말했다. 뜨거운 피가 순환이 안되고..어떤 부위에서 온기를 잃어가는게 질병의 과정 이라 한다. 점점 차가워지는 세포속에서 암은 발전된다.
 차가움은 독이다. 외부가 차갑다면. 내부가 더욱 많은 열을 내야 한다. 내면의 열정. 겨울은 내면을 돋구는 계절이다. 하지만. 밖과 안이 꽁꽁 얼어 붙는 날이면, 겨울은 혹독한 시련을 가져온다. 웅크리다 못해 겨울잠이라도 자고 싶은 심정.

 이틀전 새해 둘째날. 대전에서 정오에 일이 끝나고 계룡산을 찾았다.  여러번 와봤기 때문에 친숙한 산이다. 겨울산의 웅장함은 풍미를 자아냈다. 남매탑 쪽으로 올라가며. 아이젠을 안 챙긴것에 대해 자책했다. 겨울산엔 무조건 아이젠을 준비해서 가야하는데, 올라가는 건 그리 문제가 없지만.. 내려올때가..참 어렵다. 몇 번 미끄러질 각오로.. 더욱 느리게..한 발 한 발 집중하며 내려오는 수고를 해야 한다. 뭐 어짜피 산행 이라는게 이런 수고를 즐기는 것이니까.. 하지만 미끄러지면서 어떤 부상이라도 당할까 봐..걱정과 불안이 바로 앞의 길의 운치를 없앴다. 걷는 그 행위에 오로지 집중해야만 하는 하산길. 어쩌면.. 이게 좀 더 완벽한 산행이 아닐까. 미래의 불안과 과거의 후회가. 사라진 지금 당장의 문제에 열중하는..

 세번째 온 남매탑은 여전히 영묘하다. 오후였기 때문에, 더이상 가질 않고, 남매탑에서. 좀 오래 머물었다. 생각지도 않은 촛불에 불을 붙이고.. 기원을 담아 소원을 빌었다. 촛불을 응시하다.. 유달리 내가 붙인 촛불만..요동을 치는게 아닌가. 아직은 차분함의 때가 아니라는 듯. 안정과 평화는 아직은 요원한가. 촛불 같이 마음이 울렁거렸다. 내 마음은 이렇게 돌 탑이 되가고 있는데 어디서 이렇게 바람이 부는지 모를일이다.  서로 마주 앉은 돌 탑은 따듯해 보였다. 
 혹독하게 추운 겨울이지만. 아직은 나의 따듯함을 충분히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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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아침. 레드 제플린 박스 셋의 음반을 CD 플레이어에 걸었다. 일렉트릭 기타의 자글자글한 리프 플레이가 정신을 깨운다. 지미 페이지를 많이 좋아하지 않지만 점점 이 고전의 맛에 빠지고 있다. 아침을 깨우는 소리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 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간 도둑은 다름아닌 유투브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라이브 영상을 보다보면..끊을 수가 없다. 지금도. 노엘 갤러거의 라이브 영상을 보고 있자니, 수없이 들어봤어도..오 ! 노래 너무 좋다~ 가 절로 나온다. 격세지감 이랄까. 15년 전에는 홍대에서 신촌가는 길에 위치한 백 스테이지 란곳에서 이런 영상을 비디오로 감상했었다. 그 때 파릇파릇한 록커 들은 이제 중년의 사내들이 되어 90년대의 송가들을 부른다. 나는 유투브에서 추억과 인생을 환기한다. 

 스티븐 말크머스 앤 더 직스의 새앨범이 나온걸 뒤늦게 알았다. 프로듀서는 벡. 90년대의 두 천재가 만났다. 앨범 표지도 마음에 들고. 꽤 훌륭하다고 한다. 무척 기대된다.. CD 가격은 꽤 비싸다. 그것도 교보문고에선 품절..올해는 말크머스씨가 한국에 오지 않을까..기대해본다.

 새해 추천곡은 스테레오포닉스의 have a nice day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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