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써블 을 볼까 마이 웨이를 볼까 잠시 고민했다. 둘 다 비슷할꺼 같애서..10분 먼저 상영하는 마이웨이를 골랐다. 
 
 기대를 안 하고 봐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볼 만 했고, 재밌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너무 진하게 남는 영화였다. 이 좋은 내용과 모티브를 가지고, 거대한 제작비와, 훌륭한 배우들의 열연에, 명작이 아닌 범작이 되버린 결과에 심히 안타깝다. 뭐가 문제 였을까.  

 분명. 이 영화의 스케일과 퀄리티는 대단하다.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헐리우드 외에 거의 없지 않나. 물론 이 영화를 보면서, 에너미 앳더 게이트와. 웨이백.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등이 떠올랐다. 새롭게 보여지진 않았으나. 완성도와 스케일이 그에 못지 않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심리에 공감이 안 된다. 억지스럽고 정서적 공감의 이유가 불충분 하다. 외적인 보여줌 보다, 두 주인공의 내면에 더 집중했어야 한다. 아마도. 강제규 감독은 예술적..관점 보다는 상업적 관점에 치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원안을 어중간한 작품으로, 계륵 같이 만들어 버렸다. 

 장동권의 캐릭터가..너무 인간성이 강조된 영웅담에서나 나오는 비현실적이여서, 짜증이 났다. 캐릭터가 추구하는 뚜렷한 욕망이 이래 저래 한다. 그냥 두리뭉실 인간성 좋기만 한 그. 오다기리 조 와의 악연과 구구절절한 인연속 화해는 그 심리적 경과를 관객이 공감하기에는 너무 표피적이다. 그렇다고. 내가 기억하는 또다른 한국영화 대작. '청연' 같은, 연출의 총체적 미숙함 과는 거리가 멀다. 

 재미는 있었지만. 감동은 없었다.  역사적인 비애속 한 조선 청년이 겪는 파라만장한 인생 역정. 조선과 일본의 두 젊은 마라토너가 겪는 인연의 굴곡. 애증의 환기가 다가오지 않는다. 뭔가 중심이 없는 민족 정체성이 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뭍어 나는 듯 하다. 
 배우 김인권의 캐릭터가 없었더라면,  재미와 감흥이 절반은 사라졌을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볼 만한 영화였고, 우리 근대 역사를 다시 느껴보고, 성찰 해보는 시간을 갖자. 실제 한장의 사진에서, 우리는 불우한 민족의 정체성을 자각하자.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기너스 Beginners (2010)  (0) 2012.01.14
위험한 상견례 (2011)  (1) 2012.01.08
파수꾼 (2011)  (0) 2011.11.05
제인 에어 (2011)  (0) 2011.10.09
in a better world (2011)  (0) 2011.07.24
 오늘로써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된다고.. 공영방송에선 씨부린다.  그것과 관계없이, 이사 계획이 물거품 되면서, 집에 tv가 필요했다. 큰 구형 브라운관 티비를 버리고 나서..안방에 있던 작은 티비로만 이용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새 텔레비젼이 필요하다. 새 티비를 알아보는 일련의 시간 동안 쥐새끼 같은 사기꾼의 행각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아마도.. 어떤 전자제품을 고를때, 인터넷 포탈에 검색하며. 최저가 등등을 검색하고..사용기 같을 걸 읽어 볼 것이다. 무조건 LG 제품을 마음에 정하고, 검색했더니.. 곧 네이버 파워링크를 통해. 그루빗 이란 가전제품 쇼핑몰이 가장 저렴하다는 걸 알았다. 더 나아가. 현금 결제를 하면 10%나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의심이 드는건 당연지사. 이 업체를 검색하던중.. 디씨인사이드 게시판에.. 이 업체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인 글을 보았다. 하지만. 네이버에 제일 상단에 파워링크로 검색되어지고.. 인터넷 경제 관련 뉴스에 이 업체가 소개되고 있고..블로그에도 언급되는(홍보전략이겠지만) 점. 등이 애매하게 했다. 그러나.. 사기가 의심된다는 그 글에... 반박하는 댓글의 수준을 보니, 딱 감이 왔다. 그리고 더 정보를 찾아보니, 같은 대표가..아이푸시티 라는 명품 쇼핑몰을 만들었고, 여기도 의심의 글들이 보이는.. 이런저런 정황상. 거의 확실해 보였다. 티비 구입 때문에, 몇일 동안  이 사이트의 추이를 관찰했다. 그러나 결국. 이 사기꾼 새끼들은, 먹고 튀었다. 33셋의 젊은 사장 빈성철 이란 쥐새끼는 안 잡히고 중국으로 튀었다고 하던데, 꼭 빨리 붙잡아다..먹은거 다 토해내게 해야한다. 

 꽤 많은 사람이 사기를 당한 모양이다. 연말 연초에는 이런 사기가 극성을 부린단다. 한 해에만 사기 피해액이 몇 조원을 육박한다고 한다. 완전 사기꾼 공화국이다. 전에 사기는 아니었지만, 더 치트 사이트에서..관련 글들을 읽은 적이 있다. 이렇게 많은 사기 사건들이 있을 줄 생각도 못했다. 사기꾼을 양산하는 법 체계.. 이런 기초 질서..확립이 안 되니.. 사회는 점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로 나간다. 사기꾼을 대통령으로 뽑아놨으니.. 할 말 다했다. 
 몇년 전에도 이런식의 가전제품 사이트로 뉴스에 날 정도로 큰 사기껀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의심과 경각심 보다는 네이버에 뜨는 업체 링크와 정보들에 의해서, 관성적으로 주문을 한다. 그 사기꾼 뿐만 아니라.. 네이버 와.. 특히. 이 사기 업체의 기사를 실어준.. 인터넷 경제 뉴스 업체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포털사이트의 자정기능이 있기나 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돈만 주면, 광고해주는 그런 식은 정말 잘 못 됬다고 생각한다. 
 서민들의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안긴 이 사건은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가 아닌, 나도..당신도 언젠가 당할 수도 있는. 그런 우리사회의 치졸한 치부다. 부디 꼭.. 사기꾼들은 엄단의 처벌을 해야하고..관련 법 도 더 강화되어야 한다.  
 분명..온라인 상에서.. 현금 거래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충분한 검색.. 
 새해 소원은 그 사기꾼 새끼 빨리 잡아서.. 피해받은 사람들의 근심 걱정을 덜었으면 좋겠다. 결혼 혼수로 사기당한 심정은 어떨것이며,  새 티비를 장만하려는 검소한 가장의 충격은 어떨것인가. 

 티비 하나 살려고.. 참 많이도 공부 해야 한다. 옛날 같으면.. 그냥 몇인치 브라운관 티비만 선택하면 될 것을.. 지금은..LED LCD PDP 종류부터 해서.. 티비 모니터 겸용도 있고.  3D  스마트 티비 등등.. 선택의 폭이 넓어..오히려 더 부담이다. 그리고 티비 서비스 형식과 업체의 선택도 그렇고..  아날로그 티비 방송 중단이다 뭐다. 뒤숭숭하다. 왠지 다 소비를 조장하려는 꼼수 같기도 하고. 부모님 세대 말고는.. 되도록 티비를 보지 말아야 한다. 결핍과 결여를 조장하는 그런 티비..방송 .. 광고..  경계하고 멀리 해야 한다. 

 어릴적 테레비가 무서웠다. 전설의 고향..구미호가..테레비 속에 사는줄 알고.. 이제는 자본의 악마가..티비에 산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마  (0) 2012.01.04
시간 도둑  (1) 2012.01.01
비애  (0) 2011.12.28
추위 와 육식  (1) 2011.12.17
만월  (2) 2011.12.12
 비애가 넘쳐나는 사회다. 포탈 사이트에 뜨는 나날의 뉴스만 봐도 이게 사람 사는 사회가 맞나. 하는 의문이 솟구친다. 과연, 정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내가 직접 보고 겪지 못하는 모든 일들은 미디어의 정보에 의해 알려진다. 뭐가 진짜이고 허구인지.. 하지만..세상은 슬프게도. 이런 자극적 뉴스 보다 더 험하고..몰상식한 일들이 일어나는듯 하다. 허구 같은 일들이 현실에선 더 자극적 이야기들로 펼쳐진다. 드라마속의 말도 안되는 막장 이야기들이 현실에선 비일비재하게 일어 나는 듯,  사랑과 전쟁의 막장스런 소재도.. 실제 사례는 그보다 더 해, 그나마 수위를 낮춘게 그 정도 라고 한다. 간혹, 우리는 사람들 속에서 사는게 아니라..탐욕에 빠진 동물들 진창에 허우적 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번주에 뒤늦게 봤던, 영화 도가니의 충격과. 요 근래 큰 사회적 이슈인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특히 오늘 그 학생의 유서를 인터넷서 우연히 읽고 나서, 인간이란 존재의 참담한 비애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악한 감정이.. 어떻게 분노를 만들고 악마를 만들어, 선한 마음을 헤치는지.. 그 굴레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악한 짓을 행하면서 점점. 악 에 물들어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관성적 악에 찌는 동물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이라면, 자기 반성적 자아성찰 이라고 한다. 종교의 가장 큰 가치도 그것에 있을 것이다,  회개하고 반성하고, 마음을 수양하고, 행동을 바로하는.. 모든 종교가 강조하는 그런 것들. 근본적으로 내 마음에 화살을 돌려야 한다. 악한 마음이 생기거든..그 날카로움을 자신의 영혼에 꼿아야 한다. 외면으로의 천착이 인간군상의 껍데기만을 양산할 뿐이다.  관성으로서의 종교도 경계해야 한다. 일상이 되어버린 종교라기 보다.. 비수 같이 영혼에 상처를 내는 그런 것 이어야 한다. 인간으로써 평생의 의문..화두를 갖는 다는건 그 상처에 피가 쏟아지는걸.. 막아내는 것일 테다. 
 20세기 다사다난한 잔혹함도..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도 악의 관성에 물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회가 건강하다면..이런 악이 자랄 틈이 보일새라..싹을 자르는 자정 기능이 작동하겠지만, 탐욕, 각자위심으로 치달은 세상.. 누구의 잘 못 이랄 것도 없이. 우선 나 부터, 다시금, 성찰해 봐야 한다.  내 속의 악마는 잠재웠는지..
 분노의 열정은 나를 바꾸고, 세상을 뜨겁게 달군다. 사람들 사이에 따듯함을 흐르게 만들 것이다.

 그 학생의 글에서 선한 마음씨를 보았다. 죽음을 결심한 자의 선명한 영혼을.. 거친 세상에서 자기를 못 지킨 통탄과, 부모의 애절함도, 순수한 영혼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자신이 받은 고통앞에 대면할 수 있는 용기. 폭력에 맞설 수 있는 용기.  자기를 극복하는 길은 멀고 긴 길이라는 자각이 가슴을 친다. 



민주화운동가

                                                            김근태 1947~201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 도둑  (1) 2012.01.01
텔레비젼 단념  (0) 2011.12.31
추위 와 육식  (1) 2011.12.17
만월  (2) 2011.12.12
시와 음악  (1) 2011.12.11
 완벽한 하루였다. 동이 트는걸 보면서, 대전을 내려갔다. 오전에 일이 끝나고, 계획했던, 계족산 자전거코스를 위해, 용화사에 도착했다. 차와 사람이 아주 많았고, 팥죽을 먹으려 기다리는 사람을 통해서 오늘이 동짓날 이란걸 알았다. 한그릇 얻어먹었다. 따듯하고 맛있었다.  곧바로 차에서 자전거를 꺼내, 왼쪽편 언덕으로 끌고 올라갔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몸은 설레였다.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는 비포장 산길. 페달에 발을 얹고..다리에 힘을 주었다. 알싸한 공기가..얼굴을 강타한다. 초행길. 그리고 처음으로 산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 문제는, 산악 자전거가 아닌 일반 도로용 사이클이란 점에서, 불안했다. 언제 타이어가 터질지, 브레이크 성능도 좋지 못한 심리가 아슬아슬했다.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마운틴 바이크가 급 땡겼다. 왜냐면, 코스 절반도 못 가서.. 뒷 바퀴가 터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원없이 걸었다. 걷는것 또한 좋았지만. 초반 한적한 산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그 기쁨이 잊혀지지 않았다. 바퀴가 터지기 전에, 계족산성에 올랐다. 자전거를 가지고.. 진짜 산길을 올라갔다. 초행길이라 무지의 수고였다. 

 멀리 보이는 계족산성과..그 위에서 보이는 대청호.


 매우 추운 날씨였다. 하지만 몸에 열이 나니 외부의 차가운 공기와 내부의 열기가 피부에서 맞닿아  어떤  막을 형성했다.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몇 시간 안 남았지만,  긴 순환 코스의 절반도 못 미친 지점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 계속 진행하느냐, 계족산성에 올라간 것만으로 만족하고 다음을 기약하느냐,, 신기하게도 길에 들어서면..멈출 수 가 없다. 계속 가게 하는 힘이 용솟음 친다. 좋은 길을 보면 설레이고 길 위에 선 나를 충동한다. 나는 이미 이 길을 달리고 있었다. 해가 떨어진다 해도,  그리 위험한 길은 아니기에,  신나고 조심스레 자전거를 달렸다. 야트막한 업힐과 다운힐이 굽이굽이 펼쳐지는 가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전거 뒷 바퀴에 문제가 생겼다. 바람이 빠져.. 결국..절반도 못 온 지점에서 부터 걸었다. 꽤 긴 길이었다. MTB 가 필요하긴 하구나.. 자전거를 좋아하는 김창완과 김훈씨가 생각났다.. 그들도 분명 이 길을 달렸을 거라 생각하면서..  또 언제 오지 하는 생각에 걷도 또 걸었다. 하염없이 걷다 보니.. 마음은 점점 청명해지고 이성의(분별) 기능은 마비되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가 절로 내 눈에 펼쳐졌다.
 


 
  걷다보니, 이런 저런 단상들이 떠오르는데, 재미난 일화들이 자꾸 연상되었다. 뭐랄까 자꾸 글감이 떠올랐다. 녹음기는 이럴때, 써야 하는데,, 내껀 핸디 녹음기 이긴 한데,  너무 크다. 영화에서 간혹. 배우들이..자기의 말을 녹음하는 거는 멋져 보이는데.. 막상..내 말을 녹음하고..다시 재생하려면.. 이상한 닭살돋음을 경험해야 한다. 겨울 산 소리라도 담고 싶었다.
 해가 가장 짧은 날. 부지런히 걸어 해가 지기전 원점에 도착했다. 마음을 비우고 걷다보니, 두려움도 사라지고, 환상도 사라지고..지금 여기만 남게 된다. 즐거운 고독감 만이..자연만이 남게 된다. 조선 시대 같으면. 어슥해지는 산속에서 호랑이나 쳐녀귀신의 맞닥드림이 제일 무섭겠지만,  나는 간절히 처녀귀신이라도 나와 놀고 싶었다..

 원점에서.. 지름길인...어깨에 자전거를 메고 산길로 내려왔다. 즐거운 산행. 트레킹.. 자전거 주행 이었다. 오전엔 일하고..오후엔 놀고.. 저녁엔 기분좋은 피로에 찜질하고.. 추어탕으로 보신하고.. 정말 잘 논 하루였다. 나중에..친구들하고..자전거 타러 와야겠다..강추하는 자전거 산림욕 코스다. 대전엔 갈 때가 없다지만.. 찾아보면..좋은 곳이 많은 것 같다. 역시 근방의 산을 가 봐야..그 도시가 친숙하게 다가온다. 

 
  

  

'산 과 자전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명시 구름산  (0) 2012.02.05
혹독한 겨울  (0) 2012.01.04
계룡산 남매탑  (2) 2011.06.09
Trek 비치 크루저 클래식  (5) 2011.03.25
제주도 여행 3.  (1) 2010.12.30
 어젠 정말 추웠다. 오리지날 겨울의 맛 이었다. 알싸하게 머릿통을 휘갈기는 찬바람은 존재를 각성하게 하지만..한편으로는 행복의 나태를 조장하기도 한다. 뜨거운 목욕뒤에 이불속에 콕 틀어박혀, 소설책이라도 탐미하는 그 시간들.. 결혼을 했다면, 부인과의 오붓한 시간들이 절절해지는 그런 강추위였다. 점점 추위의 끔찍함에 소스라친다. 예전엔 여름보단 겨울을 좋아했는데, 완전 뒤집어 졌다. 몇 년 전만 해도. 겨우내내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겨울산의 묘미를 즐겼는데,  어제 같은 경우, 어~후~ 이게 웬 고통이람..

 평소 마음가짐은 되도록이면 육식을 자제하자는 생각이 내 몸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다. 단지 나의 건강을 넘어서..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육식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푸드 inc 나 여타 환경과 식량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꽤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육식은 식량의 불균형을 더욱 초래해.. 점점 늘어나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기아로 허덕이게 될 수 도 있는 상황이 도래 할 수도 있다. 
 
 나는 금요일 저녁. 친구들과 고기 뷔페집을 들렀다. 분명, 머리와 감정은 육식 자제이지만..내 실존의 피와 살은 고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율배반적으로 내가 가자고 했다. 너무 추운 날이었고, 우선 기름이 많은 항정살과..차돌박이 를 먹으면서..고소한 식감에 내 의식은 단순해 졌다. 거 참..맛있구나. 이 쫀득한 만족감은 뇌를 휘어잡고..동물의 단계로 떨어졌다. 지금에서야 기도를 한다. 내가 먹은 한 점의 살들에게,

 텍사스를 지나면서, 보았던. 그 광활한 소들의 수용소. 그리고 2008년촛불집회의 배신이 허무함으로 몰고온다.
 잘 지내다가 간혹가다 육식에의 집착은 어떤 정신적 불균형에서 오는게 아닐까. 담배와 술.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하고, 커피는 보통으로 즐기는 내게 육식의 즐거움은 도려내기 어려운 것인지도.. 강추위에 얼어붙은 몸의 기관에 기름칠을 해야 했다. 
 내 의식 속엔 한국적 보신문화가 자리잡고 있는것 같다. 몸에 좋다면, 기꺼이 먹을 수 있는 천박한 습속은 어디에서 기인했나.. 정크 푸드는 정크 의식을 만든다. 왠지 지금의 나 다. 앞으론 고기 먹기 전에 기도를 해야겠다. 마음가짐은 육식을 멀리하자 이지만 슬프게도 고기는 너무 맛있다. 이렇게 추울땐 더욱..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텔레비젼 단념  (0) 2011.12.31
비애  (0) 2011.12.28
만월  (2) 2011.12.12
시와 음악  (1) 2011.12.11
맥 라이온 맥 라이프  (0) 2011.12.11
 변화란 그리 쉽게 오지 않는다. 가장자리에 섰을 때,  여기 아니면 더 이상 발 디딜곳이 없을 때,  발 걸음을 옮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발없는 새와도 같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비상의 날개짓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늘을 바라보며 날 수 있을까, 의심과 불안에 떨어본들 넘어지지 않을 날개짓은 비상의 날개짓엔 턱도 없다. 중심을 잡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기를 모아 공기를 잡아라. 서서히 날개짓을 가늠한다. 날개를 펼치고 움직여라.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바람이 너를 도와줄 것이다.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읽는 풍경들  (2) 2013.04.07
비와 바람  (4) 2012.04.08
약수  (0) 2011.11.29
이사  (1) 2011.11.04
조선 블루스_전시  (1) 2011.10.26
 오늘 밤하늘에 뜬 달을 보니 터질듯하게 풍만했다. 음의 기운이 왕성해서인지 마음이 쪼그라 드는 느낌이다. 어디선가 솔로인 여자들의 구슬픔이 들리는 듯 하다. 아무튼 외로운 밤. 만월에는 콩떡이나 쪄 먹어야 하는데..어디선가 떡 방앗간 소리가..들리는구나.. 

 써놓고 보니, 음란서생스러운 글귀에..지울까 말까 하다가..블로그 글의 묘미는..이제..생각나는데로 술술 쓰는것에 있다는 걸 알았다. 그동안 글을 너무 다듬을려고 했던것 같은데, 표현의 생명력을 너무 제한하는건 좋지 않다. 갑자기 어제 본 나가수 에서 김경호의 보컬 톤이 생각났다.. 고음으로 치달을수록..성대를 컴프레써 시키는 그 특유의 소리가 듣기 싫었다..탁 터지는 희열이 아닌.. 뭔가 답답한..

 근데 왜 나는..마음이 확 열리지 못할까..나를 보는 시선들에 마음이 작아지는 걸까.. 마음의 기복이 열렸다 닫혔다. 미친년 널뛰듯,, 마음수행이 더 필요하다..제때에 제 짝을 찾지 못해서 인지도..잠재된 욕망이 변덕을 부리는 듯,  누군가가 준 추파춥스를 빨다가 생각났던 건, 금지에의 욕망...라깡이 말했던가..금지에서부터 욕망이 시작된다고..엄마의 젖을 빠는 행동이...금지 되었을 때 우리는 평생.  그것을 욕망한다고...구강기라고 했지..추파춥스는 대단한 인문학적 메타포가 깔려있는 셈이다.. 유아기적 금지된 욕망을 충족시키는... 구강기가 나온김에 항문기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다음에..ㅎ

 피똥을 봤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간다. 뭔가 이상하구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애  (0) 2011.12.28
추위 와 육식  (1) 2011.12.17
시와 음악  (1) 2011.12.11
맥 라이온 맥 라이프  (0) 2011.12.11
컨츄리 맨  (0) 2011.12.03
 저번주와 마찬가지로 일요일 내내 산울림의 노래를 들었다. 세장의 편집 cd인데, 각각의 제목은 청춘, 위로, 추억 이었다. 음반은 본 앨범 위주로 듣는게 가장 좋지만 이런 대가의 음악들은 베스트모음이던 편집본이던..어떻게 들어도 심금을 울린다. 저녁 먹을땐, 나는 가수다의 산울림 편을 보았으니..하루종일..산울림과 함께 한 날이었다. 진행자 윤종신이 산울림을 위대한 펑크록 이라고 불렀다. 보통 싸이키델릭 록이란 장르에 편입하는데..펑크록이라 명명하니..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첫번째 가수로 인순이가 청춘을 불렀을땐..많이 짜증났다. 원곡이 가진 정서와 멜로디를 다 무시해버린 그런 편곡은. 테러적이다. 새로운 충격도 아닌. 왔더뻑, 반면에, 자우림의 시도는 매우 대단했다. 역시 잘하는 밴드다. 자우림을 보고..다음에 윤민수라 재빨리 샤워를 하고..바비킴을 보았다. 역시 좋다. 다음에 적우가 노래 부를땐,  그만 내 방으로 돌아왔다.

 순위가 어떤지 모르지만.. 분명, 원곡의 감정적 정서를 살리지 못한 사람은 하위권일 것이다.  워낙 좋은 멜로디에, 한편의 시..가 음악에 읊어져 나오는 그런 예술을 다시 재해석 하기는 딜레마 였을 것이다. 나는 김창완의 편안한 노래풍이 좋다.  억지스럽지 않고 담담하게..이야기 하는듯한 노래가. 나를 사로잡는다. 과도한 옥타브와 소리지름은, 솔직한 감정이 아닌 허세 같다. 감정의 억지 강요는 마음의 평화를 무너뜨린다. 사색과 관조를 이끌어내는 음악과 시가. 산울림의 음악이다. 그러면서, 로큰롤의 정신을 잃지 않는, 전혀 비교가 어울리지 않겠지만.. 그는 우리나라의 존 레논 이라고 여긴다. 

 시와 음악은 흘러가는 시간에 진한 향수를 뿌리는 것 같다. 언젠가 그 공간의 순간들은 추억으로 소환될것이다. 적막한 겨울의 어느 일요일날 들었던 산울림의 노래는 분명 이때를 회상하는 미래의 어느 순간에 또다른 향기가 되어 위로해 줄 것이다.  다 잘 될 거라고..그렇게 믿고 싶기 보단, 현재의 당위에 충실하자고.. 
 학생이 보낸 과제 중 글귀에.. 마음에 드는 시를 음미하면서..

존재의 언어로 만나자
부딪침과 느낌과 직감으로
나는 그대를 정의하거나 분류할 필요가 없다.
그대를 겉으로만 알고 싶지 않기에
침묵 속에서 나의 마음은
그대의 아름다움을 비춘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소유의 욕망을 넘어
그대를 만나고 싶은 그 마음
그 마음은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허용해준다.
함께 흘러 가거나 홀로 머물거나 자유다
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그대를 느낄 수 있으므로..
                                                      침묵의 소리 _ 클라크 무스타카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위 와 육식  (1) 2011.12.17
만월  (2) 2011.12.12
맥 라이온 맥 라이프  (0) 2011.12.11
컨츄리 맨  (0) 2011.12.03
Seize the day  (0) 2011.12.03
 최신 맥에 깔린 구동 프로그램이 라이온 버전이다. 바로 이전의 버전인 스노 레오파드 버전을 잠깐 다뤄본게 다니,  비교할 것도 없이..라이온으로 맥에 처음 접하는 감회는 영어표현으로 어썸하다.  또 안티글레어 패널과..은색의 알루미늄 바디의 질감과. 모양새는 고져스 하다.  노트북의 트랙패드는 답답하다는 기존의 인식을 넘어서는, 오히려. 애플 매직 마우스를 선물받았지만. 굳이 마우스를 안쓰고 벌써 내 손의 제스춰와 일체감을 이룬다. 스마트폰을 아직 안쓰는 내겐 참 기특한 느낌이다. 예전 pc노트북을 썼을 때 와는 감회가 남다르다. 그리고 와이파이 환경도. 놀랬다. 집에 있는 컴퓨터와의 연결도. 무선으로 거기 있는 파일을 맥으로 옮기지도 않고.. 영화를 실행하고..음악을 튼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의 무선 환경이 편리한 면도 있지만. 최근에 외국의 뉴스를 보아하니, 전자파(와이파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한 결과..남자의 정자에 치명적이라는.. 예전 부터 염려했던 거지만. 전자파가 인체에 좋을 리는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염려에. 침대위에서 인터넷도 하지 말아야 겠다. (한번도 안해봤지만)  

 프로그램들을 설치하면서. 느낀건. 굳이 윈도우를 따로 설치 안해도 되겠단 생각이다. 인터넷 쇼핑이나 은행거래가 주가 아니고.. 작업용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비싼 맥을 사서 윈도우로만 쓴다던데, 윈도우에 익숙한 기존 습관을 버리고. 처음 컴퓨터를 만지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맥의 직관적인 면에 감응 할 것이다. 물론 장단점이 보이긴 하지만,  언제 부턴가. 예전같이 윈도우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좀 너절하게 사용하는 날 보면서, 맥을 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새로운 운영체제에 적응하는 일은 피곤한 일이기도 하지만 새로움을 접하는 설레임과 희열도 있다. 상용 프로그램들을 공짜로 설치하면서,  묻혀졌지만 잊지 않았던 욕망이 떠올랐다. 음악관련 프로그램들...애플에는 로직 스튜디오..가 있다. 그 프로그램을 애플이 인수하기전 pc용 버전으로 미디를 공부했었다. 그 땐. 쇼핑객에 불과했지만, 이젠 좀. 차분하게 만져봐야지 하는 의지가 생긴다. 리즌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나..기타 시물레이션 등등은 희열이 무궁무진하다. 주요한 어도비 제품과..오피스 제품을 설치했지만.. 로직과.리즌, 캡쳐원을 등록 실행 못하고 있다. 그냥 돈주고 사면 맘 편할텐데..그럴 여유는 없고. 꼼수를 하려다 시간만 아깝다. 캡쳐원은 사야 맞을 듯 하지만. 꽤 비싼듯..

 새로나온 아이폰에 있는 시리..(음성인식) 기능 비슷한 것도 있다. 영어로..명령어를 말하면. 실행이 된다. 물론, 발음과 액센트가 맞아야 하지만, 발음보다도 액센트가 더 중요한듯 하다.  개러지 밴드의 기타와 피아노 레슨은 어떤 레슨 프로그램 보다 더 유용하다.  사전기능과, 키노트의 유용함. 하지만 우리가 젤 많이 쓰는 한글 프로그램이 2006 버전 이후로 없다. 한글과 컴퓨터는 뭐 하고 있는지.. 여전히 맥 사용자는 전체 비율에 터무니 없이 적으니.. 개발을 안 하는듯.. 최근에 곰플레이어 맥용도 나왔다. 다른 많은 동영상 재생기가 있지만..쓰던게 제일 편하다.  

 여하튼 아직은 맥 참 지랄같다. 라는 말은 안 나올듯 싶다. 이것을 열 때마다, 은은히 풍기는 향기와 완벽한 마무새의 느낌은 비싼 값을 감성적으로 상쇄시킨다. 이 향기는 중1때, 가졌던 소니 워크맨에서 나던 냄새와 비슷하다. 조그만 기계의 추억을 불러온다. 앞으로 향기 마케팅은 공산품에서 중요할 듯 하다. 오랜시간후에,  분명 이 냄새를 기억할 것이다. 
 사진의 모토로라 구닥다리 레이저폰과 맥북프로는 잘 어울린다. ㅎ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월  (2) 2011.12.12
시와 음악  (1) 2011.12.11
컨츄리 맨  (0) 2011.12.03
Seize the day  (0) 2011.12.03
맥북 단상  (1) 2011.11.29
 대지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그 나름의 분위기가 있다. 가식없는 인간 본연의 건강함이 서려있다. 땅을 일구는 농사꾼들은 생명의 이치를 터득한다. 사람들은 이런 땅의 기운을 간과해왔다.
 최근에 보게된 짝 이란 프로그램에서..직업이 농부인 젊은이를 보고 느낀 생각이다. 이 프로그램을 자주 보진 않지만..대략 직업군에서 느껴지는 그 사람만의 분위기가 있다. 시골에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 다르게 보였었다. 땅과 자연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비교적 가면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이나 지금이나..참 괴이한 생각을 가져다 준다. 이성에 대한 감정이 표출되어 오고가는 와중의 본인 모습이 전파를 타게 되는 그런,,잔인함의 까발림이 도사리고 있는데도..불구하고..일반인 출연자들은 넘쳐난다고 한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들리는 말에 의하면) 정말 짝을 찾을 목적일까..정말 그렇다면..그들의 적극성내지, 미디어의 노출에 대한 용기가 가상하다. 또한 이것을 보면서 카카오 99% 초코렛을 먹는듯한 씁쓸함을 지울수 없다. 간혹 내 또래 나이의 출연자들이 나오면...왜이리 늙어보이는지 그들의 푸석푸석함이 내 마음을 찌른다. 그리고 내 눈에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거의 안 보인다. 다 이상해 보일 뿐, 몇일 동안..마음이 싹터..눈물 짓고..웃는 그 모습이..인간동물들의 노골적인 실험 같아, 거부감이 든다고 할까. 뭐 내가 고상한 인간도 아닌데..이상하게도..불편한 진실이어서 일지도 모른다. 픽션이던 다큐던, 마음이 생기고.. 엇갈림은 안쓰럽게 만든다. 누구나 그런 것 이니까..그러나 위안보다는 좀 짜증스러운게 사실이다. 여하튼 썩 유쾌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실험실 속 원숭이들 같은 모습..

 어릴적 일요일 아침 TV엔 남녀 짝찟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땐.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이젠 무상하면 안된다. 불편한 진실은 계속 된다.
 마음의 눈길이 닿는 그곳은 보이질 않는다. 컨츄리 맨의 순박한 눈으로, 저 멀리 대지위에서 아른아른 거리는 형체를 본다..가까이 오는지 멀어지는지 구분이 안간다. 워낙 멀어졌기에..차라리 눈을 감는다.
 친인척 누군가가 결혼을 한다고 했다. 부모님은 거길 갔다왔다, 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몇 달 전에 얘기한 맞선 자리를 다시 꺼냈다. 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요즈음 왠지..닫혀있다. 일시적이겠지만..항기로운 꽃을 피우기 위해선 마음이 무거워질 필요도 있다. 
 다시금 생각해보니..남자3.. 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출신에..강남의 학원강사였던 남자는 그가 자신을 말했듯...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피해자 였다. 건강과 마음을 해쳤던 그는 이상한 이타심을 가졌다. 조금은 뜨악한 우리 사회의 표상 같아 보였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와 음악  (1) 2011.12.11
맥 라이온 맥 라이프  (0) 2011.12.11
Seize the day  (0) 2011.12.03
맥북 단상  (1) 2011.11.29
murmur  (0) 2011.11.28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Seize the day


무지개 처럼 신기루 같은 것.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 라이온 맥 라이프  (0) 2011.12.11
컨츄리 맨  (0) 2011.12.03
맥북 단상  (1) 2011.11.29
murmur  (0) 2011.11.28
김장과 겨울  (0) 2011.11.24
 약수터의 물을 한바가지 벌컥발컥 마셨다. 살아있는 물이었고, 맛이 좋았다. 생각해보니 일상에선..끌인 물만 먹게 된다. 생수를 사먹지 않는 이상. 간만에 살아있는 물의 여운을 음미했다. 그러다 곧, 그 앞에 있는 표지판을 보게 되었다. 떡하니 음용부적합 이란 경고내지 공고가 걸려있었다. 윽. 살아있는 물은..정말..어떤 균들이 득실대고 있었나 보다. 돌이킬 수 없는 일. 그 사실을 알기전. 이미 맛있게 물을 먹었고, 내겐 약수였다. 좀 뜨악 하는 심정 때문이었는지..그 순간 뱃속이 한번 꿈틀대더니. 이내..원효대사의 해골 바가지 물 일화가 생각났다.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비슷한 경우이기도 하고. 벼락같은 깨달음을 얻지 못했지만, 마음이 편해졌다. 뱃속도 그다지 문제가 없었다. 그 균의 이름이 대장구균이었던 것 같다. 마음의 약수였다.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와 바람  (4) 2012.04.08
답보  (0) 2011.12.15
이사  (1) 2011.11.04
조선 블루스_전시  (1) 2011.10.26
조선 블루스  (0) 2011.10.08
 오늘 이른 아침. 사과가게 에서 맥북프로를 주문 결제 했다. 일주일 새 고민을 한 끝에, 결정한 것 이지만, 막상 받아서 사용할 때 까지..끊임없이 딜레마에 시달릴 것이다. 과연..윈도우 기반의 노트북과.. 맥북프로의 가격차이, 그리고 최신 사양의 프로세서를 제대로 활용할 당위적 목표가 타당한가..그리고 새로운 맥 운영체제에 적응이 될 것인가.. 나는 고성능 컴퓨터가..악세사리 소품이나..장난감으로 다루어지길 원치 않는다. 사과 로고가 박힌 맥을 쓴다는 겉멋에 도취하고 싶지도 않다. 당연. 생산을 이끌어내는 작업용이어야 한다. 새로운 기분으로 산 고성능 컴퓨터인 만큼. 기존의 관습을 없애고 새 부대를 가꿔야 한다.

 가격적인 면이나. cpu의 등급면에서 델 컴퓨터의 노트북이 합리적 이긴 하지만, 맥에만 있는 파이어와이어 포트 때문에, 맥으로 선택했다. 니콘 필름 스캐너의 인터페이스가 파이어와이어 이기 때문에.. 델 노트북보다 맥북프로는 100만원 이상을 상회한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디자인과 매무새의 우위..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적응과 도전..스티브 잡스의 신화?(내겐 해당 안됨)
 한번 사면 오래 쓰기 때문에..어떤 물건을 사던. 신중을 가하는 편이다. 장비나 어떤 물품의 효용가치를 최대한 끌어내 쓰는 것은 매우 기분이 좋다. 사물의 목적은 사용의 극대화에 있다.

 매킨토시 컴퓨터에 대한 기억은 중1때 나의 첫 컴퓨터를 살 무렵에.. 지금과 같은 고민이었다. 많이 통용되는.. 도스운영체제의 PC 이냐..독특한 맥킨토시냐를 두고..저울질 하다. MS-DOS 시스템 컴퓨터를 선택했다. 그 때. 맥킨토시를 샀으면..지금쯤, 애플빠 였을래나.. 그 후 대학에 들어와서..매킨토시를 무수히 보아왔다. 당시 미대. 디자인 쪽에서는 매킨토시가 전문 작업용으로 엄청 비싼 가격에 팔렸었다. 당시 물가로 쳐도..500 정도가 왔다갔다 했으니.. 그림의 떡이었다. 애플 G3나 초기 아이맥 누드버전을 쓰는 친구들이, 꽤 부럽기도 했다. 난 지금까지 철저히 조립PC주의자였기 때문에, 맥에 대해선 조금은 어떤 환상이 있긴 하다. 하지만. 뉴욕에 있을때. 사진 작업용으로 맥을 썻었는데..좀 적응이 안되어 성질났던 기억이 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부딪히는 것이었으니.. 그런 기억때문에.. 맥북의 구입에 좀 망설여지기도 한다. 

 맥북이든 델 노트북 이던 새로운 랩탑 컴퓨터가 오면, 침대위에 이불 두르고 앉아서..글을 써봐야 겠다..채팅 또한.. 예전에. 6개월 정도 쓰다가 판 첫 HP노트북은 생각해 보니 그래 보질 않았다. 한 두 번은 허리나 목에 괜찮겠지..
 지금 집에서 쓰는 컴퓨터는 정말 오래 되었다. 성능이 딸려, 고용량 영화 파일은 재생하지도 못하지만. 익숙한 조강지처 같은 컴퓨터 였다. 쌔끈한 첩을 맞아드릴려니..참 감개무량하다. 잘 데리고 놀아야 할텐데...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컨츄리 맨  (0) 2011.12.03
Seize the day  (0) 2011.12.03
murmur  (0) 2011.11.28
김장과 겨울  (0) 2011.11.24
다시는  (0) 2011.11.19
 힘든 하루였다. 왜 그랬는지..집에 오는내내 곰곰히 생각해봤다. 다시는 그러지 않기 위해, 사항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직시했다. 간혹 자기비하로 빠질까봐 고통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부여잡았다. 뭐 그럴수도 있지. 하지만..다시는 그렇지 않게..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 뭔가 갇히고 계속 차단 당하는 느낌..그리고 내면의 감정이 조종당하는 기분.
 나이들수록. 점점. 환경에 민감해지는걸 여실히 느낀다. 요즘 내 안에서 감정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변화의 회오리가 부는 것 같다. 몸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하지만. 감성은 오락가락 기복이 있다. 노총각의 히스테리가 시작됐나..ㅜ  어쩌면 먹는것의 변화에서 불어오는 몸의 혁명일 수 도 있다.

 요즘 먹는것의 중요성, 효과를 여실히 깨닫고 있다. 되도록 가공식품을 멀리하려는 작은 노력이 피부에 드러나고 있다. 육체의 성장이 멈춘 이후로..피부결이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었다. 새벽녁 이불속에서 간혹 내 피부를 스친 손의 감각이 깜짝 놀랐다. 마치 여인의 몸을 만진듯한 착각이 들었다. 여하튼 최대한 가공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캔에 든 음료도 되도록 먹지 않고. 생수를 마시게 되었다. 피부 같은 외양의 중요성 보다도, 나를 구성하는 세포들의 올바른 기능을 위해, 몸과 정신이 명민하게 깨어있기 위해, 먹는 것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그런면에서 오늘의 실패는 점심의 부실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뇌가 올바로 작동하기 위해서, 잠의 중요성을 일전에 깨우친 바가 있으나.. 먹는것의 중요성이 이렇게 즉각적인 작용을 하는지..의문이다. 나같이 비교적 마른 체형의 사람들은..몸에 비축해둔 에너지의 용량이 넓지 않아, 한끼, 한끼 식사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한 끼를 거르면..즉각 반응이 온다.  불가에서 부추나 마늘 등을 안 먹는 이유도 충분이 공감된다. 고기는 물론이고.. 특정한 기운을 부추키는 그런 음식들은 분명 육체의 항상성을 잃고..힘을 도드라지게 한다. 낙지나 새우는 확실히 힘을 북돋운다.
 저질 밀가루 가공식품은..최악이다. 예들 들자면..피자스쿨 같은 싸구려 음식들은(마트에서 파는 저렴한 가공식품들...) .내장기관을 더부룩 하게 하고..곧바로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 빵. 과자. 라면..등은 역시나고.. 
 
 오늘의 집중력의 부재는..결국 부실한 식사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심증이 든다. 괜한 변명일지도 모른다. 노력과 결과의 상관관계 외의..미묘한 작용법칙들을 생각하다 보니..자기 합리화의 꾀에 빠질 수 도 있다. 더욱 중요한건, 그러한 변수들을 넘어설 수 있는 실력이다. 노력이 수반되는 것은 물론이고,
 서른 중반의 겨울은 내게 사춘기 이전의 피부를 선사했고, 사춘기 이후, 질풍노도의 소멸을 느끼게 했다. 한가지 의문은 내게 질풍노도의 시기가 있었나? 라는.. 어쩌면 지금이..그런 시기 일지도 모른다. 변화의 당위앞에, 마주서는 용기와 추진력..나날이 나를 부수고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의지..삶은 점진적으로 성장한다기 보다.. 마치 주식 변동 그래프 처럼..오르락 내리락..그런 희비가 맞물리면서, 성장하는 것일 게다. 실패를 경험삼아..내일은 반등하면 되는 것이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란, 소설속 대사 처럼..나날이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노력이 삶을 이룬다. 삶을 견디어내는 것이 아닌,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자아가 형성된다.

 어깨가 무거웠지만, 다리는 가볍다. 다리는 두꺼워지고, 머리카락은 부드러워졌다. 내면의 회오리는 폭풍을 이룰 것인가..관념과 실제는 엄연히 다르다. 실제속에서 관념은 부록이 되어야 한다. 고독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폐쇄성을 경계하자. 
 이상과 현실의 거리가 멀어졌기 때문에, 힘든 하루였다. 내일은 멋진 하루가 될 지어다. 오늘의 중얼거림은 여기서 마친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Seize the day  (0) 2011.12.03
맥북 단상  (1) 2011.11.29
김장과 겨울  (0) 2011.11.24
다시는  (0) 2011.11.19
우울증에 대처하는 자세  (0) 2011.11.07
사진 찍기.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시간 속의 뭔가를 도려내 다른 형태로 지속될 수 있도록
전이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으로부터 도려낸 그 무엇이
카메라 '앞'에 놓여 있다고 여긴다.
그렇지 않다.
사진 찍기는 양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다.
하나는 앞에서, 또 하나는 뒤에서.
그렇다. '뒤'와도 상관이 있다.
이러한 비유는 그렇게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마치 사냥꾼이 눈'앞'의 맹수를 향해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듯,
총알이 발사되는 순간, 반동으로 몸이 '뒤'로 밀려나듯,
사진을 찍는 사람 역시 셔터를 누르는 순간, '뒤'로 튕겨 나간다.
자기 자신을 향해서 말이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은 언제나 이중적인 상을 갖게 된다.
사진은 찍히는 피사체를 보여주게 마련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 뒤에 있는 것'도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대립상'이다.
촬영하는 순간 사진을 찍는 사람 즉, 자신의 상 말이다.
모든 사진 속에 담겨 있는 이 대립상은 렌즈로 포착할 수 없다.
사냥꾼은 자신이 쏜 총알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반동의 충격을 느낀다
그렇다면 사진을 찍는 행위에서 이 '반동'이란 무엇일까?
반동을 어떻게 느끼고, 사진 속에 묘사할 수 있을까?
사진 속의 반동은 어떻게 투영될까?

독일어에는 이런 상황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
매우 다양한 관계 속에서 터득할 수 있는 단어,
'태도 혹은 관점' 이다.
이 단어는 심리적, 도덕적으로 '어떤 대상을 대하는 고정된 상태'를 말한다.
또한 뭔가를 위해 준비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사진이나 영화에선 영상의 배치, 세팅
(뷰파인더의 테두리 안 알맞은 위치에 피사체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가 하면 사진가가 피사체를 '받아들이는'
순간의 노출값과 셔터 속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가 '태도'를 뜻하면서
한편으론 태도에 의해 생산된 상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모든 '태도'(즉,모든 영상)는 실제로
이러한 영상이 '받아들여지도록' 만든 관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냥꾼이 느끼는 반동은 사진에서,
셔터를 누른 뒤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사진가의 자화상에 해당한다.
사진가의 얼굴 표정이 포착되는 것이 아니라 관점,
눈앞의 피사체에 대한 사진가의 태도가 반영되는 것이다.

 카메라는 일종의 눈이다.
그것도 앞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눈.
앞으로는 사진을 찍고,
뒤로는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의 영혼으로부터
그림자 같은 윤곽을 그려낸다.
그렇다. 앞으로는 피사체를 바라보면서,
뒤로는 이 피사체를 포착해야 하는 근거를 바라본다.
카메라는 사물들과 동시에 그 사물들을 향한 (사진가의) 바람을
보여주는 셈이다. 

 매순간, 이 세상 어딘가에선
누군가 셔터를 누르며
뭔가를 포착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누군가는
특정한 빛에,
어떤 얼굴에,
어떤 제스처에,
어떤 풍경에,
어떤 기분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혹은 그저 단순히 어떤 상황을 잡아두고 싶기 때문이다.
사진의 피사체는 명백하게 드러나 있고, 수없이 널려 있다.
매순간 끊임없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 사진을 찍을 때,
그 순간은 모두 일회적이며 고유하다.
시간이, 멈추지 않는 시간이 그 일회성과 고유성을 보장한다.
심지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찍어대는 스냅샷 역시
그들 각자에게는 고유하고 유일무이한 것이다.
관광객들이 흔하디 흔한 스냅샷을 찍는
가장 진부하고 단순한 그 순간들 역시
유일무이하고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다.
이때 정말 놀라운 것은 흔히 사람들이 말하듯
'시간을 붙잡았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진을 통해 매번 시간은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흐른다는 점이
새로이 증명된다는 데 있다.
모든 사진은 우리 자신의 유한함을 상기시키는 하나의 기억이다.
모든 사진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포착된 모든 영상은 고귀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고,
사진을 찍는 이의 시선 그 이상의 것이며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다.
말하자면, 모든 사진은 시간의 저편에서, 신의 시야 밖에서
이루어지는 창조행위다.
또한, 점점 잊혀 가는 신의 계명을 떠올리게 한다.
" 너의 우상을 만들지 말지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사진을 찍어도 되는 것은,
'진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아름답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진실한 행위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또한 언제나 교만하고 무례한 행위다.
그래서 사진 찍기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무절제함을 가르치고 겸손함을 잃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태도 혹은 관점'이란 말을 겸손함보다 허풍으로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카메라를 양쪽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앞으로, 뒤로.
그러면 카메라는 두 개의 상을 하나로 융합시킨다.
그러면 '뒤'가 '앞'에서 사라진다.
그러면 카메라는 촬영을 하는 그 순간 비로소,
사진가가 피사체와 분리되지 않는 것을 허락한다.
이때 사진가는 '뷰파인더'를 관통하여 자신으로부터 빠져나와
세상의 '다른 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잘 기억하고,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보고,
더 잘 듣고,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
(물론, 유감스럽지만 더 많은 경멸을 담게 될 수도 있다. '악한 시선'도 존재하는 법이니까.)

 세상의 모든 사진, 시간 속의 모든 '한 번은(once)',
한 편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모든 사진은 한 편의 영화를 시작하는 첫 장면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이 찾아오고,
두 번째 셔터를 누르는 순간 몇 걸음 더 나아가고,
다음 사진이 이어지면서,
고유한 공간, 고유한 시간을 가진 이야기로 발전한다.

 사진은 이 단 한 번에서 영원을 만들어낸다.
사진을 통해 시간이 비로소 가시화되는 것이다.
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 사이에서,
만약 이 두 장의 사진이 없었다면 영원히 잊힐 수도 있던
한 편의 이야기가 태어난다.

 사진을 찍는 순간 우리가
세상 속으로 사물들 속으로
사라지려 할 때,
세상과 사물들은 사진에서 빠져나와
사진을 바라보는 관찰자를 파고들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된다.
바로 관찰자의 두 눈 속에서 말이다.

 " 사진에 있어서 한 번이란, 정말로 오직 단 한 번을 의미한다."






'Note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캘리그래피 강좌  (4) 2013.12.18
나의 버킷리스트  (0) 2012.09.19
어느 학생의 질문에 대한~  (0) 2011.11.09
데리다와 장자의 글쓰기  (0) 2011.11.08
과골삼천(踝骨三穿)  (0) 2011.11.08

+ Recent posts